시는 살아 있다 (성민엽의 중국 시 이야기)

시는 살아 있다 (성민엽의 중국 시 이야기)

$18.00
Description
읽고 쓰는 모두와 공명하며
생동하는 이야기로 거듭나는 중국 현대시

중국 현대시의 환한 길잡이
성민엽이 풀어내는 서른다섯 가지 시 이야기
서울대학교 중문과 명예교수이자 문학평론가 성민엽의 『시는 살아 있다-성민엽의 중국 시 이야기』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채널 〈성민엽의 문학 이야기〉를 개설하여 2021년 12월부터 꾸준히 다양한 중국의 현대시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 해당 채널에 업로드한 글 중 서른다섯 편을 가려내고 다듬어 이번 책을 구성하였다.
성민엽은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평단에 등장한 이래 한국 문단의 비판적 성찰자 역할을 수행해온 문학평론가이고, 텍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토대로 한국 독자와 중국 문학 사이를 교량처럼 이어온 번역가이며, 중국 전반에 대한 너르고 방대한 지식과 특유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학문적 지평을 넓혀온 중국 문학 연구자이다. 또한 이토록 다채로운 행보의 기저에는 문학이라는 영토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선 적극적인 독자로서의 열정이 짙게 깔려 있다. 문학평론가, 번역가, 연구자 그리고 독자. 이 네 가지 층위의 시선으로 저자는 중국 현대시의 사면을 오롯하게 바라본다.
『시는 살아 있다-성민엽의 중국 시 이야기』는 ‘백화시(白話詩, 문어인 한문이 아니라 구어인 중국어로 쓴 시)’와 ‘신시(新詩, 구시 또는 구체시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등장한 현대시)’를 발표하며 중국 현대시의 포문을 연 후스(胡適)부터 최근 중국 시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독특한 개성의 위슈화(余秀華)에 이르기까지, 중국 현대 시인 스물네 명의 대표작들을 폭넓게 아우른다. 이때 저자는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섣부른 해석을 내리는 대신 어법적 차원부터 밀도 높게 파악해나가며 작품을 음미한다. 운율은 물론 구두점, 띄어쓰기, 단어가 배치되는 위치까지 가능한 한 원문 그대로 재현해 우리말로 옮김으로써 번역과 해석이 단순하고 상투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도록 텍스트의 미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다른 언어권의 작품에 대한 감상을 곁들이거나 함께 감상해봄 직한 시청각 자료를 QR 코드로 삽입하는 등 풍성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주관을 절제하고 텍스트에 집중하는 차근한 해석과 오류 가능성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는 부단한 성찰로 꾸려진 성민엽의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중국 현대시와의 공명을 시작한다.
저자

성민엽

문학평론가,서울대학교중문과명예교수.지은책으로학술서『현대중국의리얼리즘이론』『무협소설의문화적의미』『동아시아적시각으로보는중국문학』『언어너머의문학』『비판적계몽의루쉰』등과문학비평집『지성과실천』『문학의빈곤』『변하는것과변하지않는것』『문학의숲으로』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아이칭시선집『중국의땅에눈이내리고』,왕멍장편소설『변신인형』,루쉰소설선『아Q정전』과시•산문선『부엉이의불길한말』등이있다.

목차

서문|살아있는시,살아나는시

현대시의하늘로날아오르다-후스(1)
사랑의망설임에서사랑의기쁨으로-후스(2)
달을삼키는하늘의개-궈모뤄
22세청년이쓴중국최초의상징시-리진파
중국에서가장유명한현대시-쉬즈모(1)
기억해도좋고잊으면더욱좋다-쉬즈모(2)
가슴속으로녹아들고입술위에서죽는다-쉬즈모(3)
추악의미학인가,추악의멸망인가-원이둬
나를스쳐지나는그녀는누구인가-다이왕수
감각의변주곡-린후이인
아폴리네르와아이칭의갈피리-아이칭(1)
눈내리는아침에유년의여름을추억하는마음-아이칭(2)
풍부와풍부의고통을주시는하느님-무단(1)
광야에잔혹한봄이올때-무단(2)
미래를믿는자의새벽바다-스즈
자유의사수가보내는암호-베이다오(1)
현재를믿지않는자의밤하늘-베이다오(2)
지상이떠오르는순간-베이다오(3)
짧은시가길게느껴질때-구청
목면나무의사랑법-수팅
암스테르담의중국시인과물의상상력-둬둬(1)
봄에내마음이두려운이유-둬둬(2)
아버지로서의어머니와딸-자이융밍(1)
출산의장면인가,출생의장면인가-자이융밍(2)
나무,혹은물을빨아들여불로태우는등잔-천둥둥
거울앞에는아무도없지만거울속에는그녀가있다-장짜오
행복의노래인가,작별의인사인가-하이즈(1)
죽음과의마지막싸움-하이즈(2)
열쇠는찾았지만방은비었다-어우양쟝허
한밤중의고백-란란
빗속에서우는공중전화부스-탕리
공업적사물에대한감각-정샤오츙
세상에서가장슬픈시-쉬리즈(1)
21세기중국의광인일기-쉬리즈(2)
절반의중국을건너는섹스-위슈화

출판사 서평

충실하고섬세한감각과
마음을연결하는맞울림을통과하며
시는아름답게살아숨쉰다

서문(「살아있는시,살아나는시」)에서전공이현대중국문학이기때문에중국의현대시를주로다루게되었을뿐시자체를보는것이가장중요하다고밝힌저자답게,성민엽은『시는살아있다-성민엽의중국시이야기』에서각작품을찬찬하고진득하게읽어내려가려는태도를견지한다.통사구조,행과연의배치,어휘와음절의뉘앙스,반복과변주의리듬,시적장면의구성등을꼼꼼하게짚어나가며시의형태를치밀하게파악한뒤이를바탕으로시적화자와눈높이와보폭을맞추고현실과상상,전통과파격,명료와모호로이루어진시세계를둘러본다.현학적인해석과거리를두고텍스트를극진하게살피려는저자의노력덕에독자는낯선외국의문학이라는장벽을가뿐히넘어그묘미에한껏빠지게된다.
외재적맥락에지나치게치우친해석이온전한읽기가될수없다면,그러한맥락을아예떼어놓는해석또한온전한읽기가아닐터.저자는내재적인해석에초점을맞추되필요에따라중국의사회적ㆍ문화적ㆍ정치적ㆍ역사적배경이나시인의일화등을끌어와적절히시의외연을감싸기도한다.작품이취하고있는형식과그에깃든의미가중국문학의거대한흐름속에서어떤위치에놓일수있는지점검해보고,시인이남긴삶의궤적을톺아보며작품마다숨어있는비화를들여다본다.
문학적도전과진실된창작을멈추지않았던20~21세기중국시인들의시편들은,또그시편들의가치를환하게밝혀주는성민엽의시이야기는독자의가슴에공명을일으켜서로를가까이끌어당기고마음과마음을이어준다.“평범한사람의마음에도시가없을수없으니,시인이시를짓는것과다르지않다.시는시인의전유물이아니다.시를읽고마음으로이해하는사람은그자신에게도시인의시가있는것이”(서문「살아있는시,살아나는시」,p.5)라는루쉰(魯迅)의말처럼,독자는두겹의맞울림을거쳐중국현대시의아름다운숨결을담뿍느끼고,그와함께호흡하며자신만의시를품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