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인생 - 대산세계문학총서 190

세 인생 - 대산세계문학총서 190

$17.00
Description
그러므로 나는 불행하다
그리고 그건 내 잘못도 인생의 잘못도 아니다

세 가지 평범한 삶, 세 편의 특별한 글
20세기 문학의 가장 급진적인 혁신가
거트루드 스타인이 남긴 모더니즘 여성 문학의 고전
20세기 예술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모더니스트의 영적 어머니’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 1874~1946)의 소설 『세 인생Three Lives』이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90번으로 출간되었다. 거트루드 스타인은 피카소와 헤밍웨이를 발굴한 모더니즘 예술의 대모인 동시에 시인이자 소설가, 비평가로서도 이름을 떨쳤다. 『세 인생』은 스타인이 처음 출간한 작품으로 당시 혁신적 경향을 이끌며 크게 주목받았다.
독일 출신의 이주 노동자 애나와 리나. 흑인과 백인 혼혈의 유색인 멜런사. 세 사람은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비주류 노동계급 여성이다. 애나는 하녀 일을 천직으로 알고 본분을 다하지만 자신을 돌보는 일엔 인색하기만 하다. 후견인 고모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리나는 결혼을 앞두고 낭패를 겪게 된다. 비정한 부모를 혐오하며 심리적으로 고립된 멜런사는 완전한 사랑을 찾아 헤매지만 막막할 뿐이다. 기댈 곳 없는 세 사람의 인생은 고달프고 팍팍하다.
인종차별, 신분 계급, 가부장 문화, 동성애 등 다양한 이슈를 대담하게 제기하는 이 작품은 서사적 · 선형적 · 시간적 관습을 깨는 혁신적인 스타일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잭 케루악과 같은 후대 소설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미국 문학사에서 특별한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저자

거트루드스타인

저자:거트루드스타인GertrudeStein(1874~1946)
미국펜실베이니아주앨러게니(현재의피츠버그)의독일계유대인가정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을유럽에서보냈으며아홉살부터셰익스피어에심취하여워즈워스,스콧등대가의작품을섭렵했다.대학에서평생사제의연을맺는윌리엄제임스를만났으며,그의권유로의과대학에진학하나남성중심적풍토등,여러이유로자퇴후소설습작을시작했다.
1903년파리에정착하여오빠레오와함께미술작품을수집하며플뢰뤼가27번지에살롱을열었다.스타인의살롱은모더니즘예술의산실로피카소,마티스,헤밍웨이,피츠제럴드,루이스등당대예술의대가들이교유하던아지트였다.이무렵자신의경험이담긴퀴어소설『큐.이.디.』와삼각관계를다룬『펀허스트』를집필했으나출간하지는않고,1909년에『세인생』을처음으로출간했다.
독특하고혁신적인작품세계와문체로‘입체파문학가’로불린모더니즘의선구자로예술계전반에지대한영향을미쳤으며,평생의연인앨리스B.토클러스와‘플레인에디션출판사’를세워자신의작품을펴내고편집자로도일했다.1946년위암으로작고했다.주요작품으로『부드러운단추』『미국인의형성』『앨리스B.토클러스자서전』『내가목격한전쟁』등이있다.

역자:이윤재
서울대학교법과대학을졸업하고미국스탠퍼드대학교에서MBA를받았다.행정고등고시에합격하여경제부처공무원으로27년간일했으며,이후10년간기업전략연구/자문회사를경영했다.현실세계의닫힌영역을허물고타인에대한이해를확장하는문학의힘을믿으며뒤늦게영어권문학작품을번역하고있다.옮긴책으로레일라아부렐라의『번역사』,토머스하디의『캐스터브리지의시장』이있다.

목차


착한애나
멜런사
온순한리나

옮긴이해설·불행의울타리에갇힌사람들
작가연보
기획의말

출판사 서평

전통적서사를벗어난자유분방한형식
‘입체파문학가’스타인의대담한도전

『세인생』은거트루드스타인이1905~6년에쓰고1909년에(자비로)출간한첫작품으로독립적인세작품으로구성된다.가상의도시브리지포인트에서살고,일하고,사랑하는「착한애나」「온순한리나」「멜런사」,세여성의삶을담은이작품에서스타인은형식과언어의대담한실험을시도한다.전통적인선형적연대순서술을대신해유의미한에피소드들을반복해배치하고,이렇게에피소드가거듭등장하면서주인공의성격과심리를입체적으로보여준다.단어와구절,문장과문단을반복하는독특한표현방식은작품의문제의식을지속적으로환기한다.

세잔,마티스,피카소가눈이시야를구성하는방식을이해하는데도움을준것처럼,스타인은단어가의미의영역을구성하는방식을이해하는데도움을주었다고평가받으며,‘입체파문학가’라고불렸다.현대미술에서눈이나귀가자연스럽게주어진현실로보는것이그자체로관람자의적극적인구성의산물이듯,스타인의소설도독자들의의미구성방식을상기시킨다.실제로이작품은스타인이현대미술을발견한흥분속에서쓰였다.이작품을쓰기불과몇년전,스타인은오빠레오와파리에서살롱을열고미술작품을수집하며당대의예술가들과교유하고있었다.현대미술에서강한인상을받은스타일이작품에스며든것으로보인다.

『세인생』은당시발간한출판사에서‘모국어가영어가아닌’작가가쓴작품이라고착각할정도로당시로서는낯선,혁신적인작품이었으며,미국문학에모더니즘의지평을연고전으로평가받는다.

누가그녀들을불행하게만드는가?
세인물을통해그린여성의삶

세이야기의주인공들은서로만나지도않으며,각이야기는독립적으로흘러간다.그러나세편모두비주류노동계급여성이주인공이며‘멜런사’는흑인과백인의혼혈로,이작품은주변부계층의삶에주목하여인종차별,신분계급,가부장문화,동성애등다양한이슈를제기한다.

‘착한애나’는자기일(하녀업무)에대해책임감을갖고자신의살림을하듯주체적으로일을하지만고전적인성역할을벗어나지못하고,타인과사랑하는이를위해헌신하지만자신은돌보지않는왜곡된희생정신을가지고있다.‘온순한리나’는수동적이고순응적인인물로,결혼과출간같은중대사조차도자기뜻대로결정하지못하고타인의뜻에,그집안의권력자에게휘둘리고순종한다.‘멜런사’는성별에구애받지않고세상의지혜와이치를터득하게도와줄사람,진정한사랑을갈구한다.그러나반복되는사랑속에서권력관계에상처입고,공감하지못하고이해받지못하는상처들만남는다.

이들의삶은세갈래의모습을보여주지만,어쩌면각특징들의다양한조합이결국여성들의삶이고,이는오늘날까지도근본적으로는달라지지않은듯하다.여성들은세주인공들의삶을보면부분적으로자기삶이겹쳐질것이다.스타인은‘세명의인생’으로세대를넘어여성의삶에대해통찰할수있게했으며,삶의비극을만들어낸사회적문제들을짚어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