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겨울 2024

소설 보다 : 겨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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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로운 세대가 그려내는 겨울의 소설적 풍경
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소설 보다: 겨울 2024』가 출간되었다.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선정된 작품은 문지문학상 후보로 삼는다.
<소설 보다> 시리즈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은 물론 선정위원이 직접 참여한 작가와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7년째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계절마다 간행되는 ‘소설 보다’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독자를 가장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소설 보다: 겨울 2024』에는 2024년 겨울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인 성혜령의 「운석」, 이주혜의 「여름 손님입니까」, 이희주의 「최애의 아이」 총 세 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해당 작품은 제14회 문지문학상 후보에 포함되었다. 선정위원(강동호, 소유정, 이소, 이희우, 조연정, 홍성희)의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선정한 작품들의 심사평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자

성혜령,이주혜,이희주

저자:성혜령
2021년창비신인소설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버섯농장』등이있다.

저자:이주혜
2016년창비신인소설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그고양이의이름은길다』『누의자리』,경장편소설『자두』,장편소설『계절은짧고기억은영영』등이있다.

저자:이희주
2016년문학동네대학소설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연작소설『사랑의세계』,장편소설『환상통』『성소년』『나의천사』등이있다.

목차


성혜령,「운석」
인터뷰성혜령×소유정
이주혜,「여름손님입니까」
인터뷰이주혜×조연정
이희주,「최애의아이」
인터뷰이희주×이희우

출판사 서평

겨울,이계절의소설

치열했던계절들이지나고몸을움츠리게되는겨울.한해가저무는시점에서지나간것을돌이켜보며새롭게시작되는마음들을다룬세편의작품들과함께『소설보다:겨울2024』가찾아왔다.이별,그리움,갈망이낳은오해,갈등,환상이현실의균열을불러오고돌이킬수없는세계의문턱으로이끄는이야기들을소개한다.

성혜령,「운석」
“어느순간감정이아예움직이지않는다고했다.
마음이란게통째로사라진것같다고”

2021년작품활동을시작한후2023년젊은작가상,올해이상문학상우수상을거머쥔성혜령은2022년겨울에이어두번째로‘이계절의소설’에선정되었다.전작「버섯농장」에서선의와악의가주는분열과고립,공모와책임을긴장감있게그려냈던작가는이번선정작「운석」에서도미스터리한상상력에서출발해극적인감정의파고속고요한서스펜스의세계를펼쳐보인다.

‘백주’는남편‘인한’이세상을떠난후거처를옮기고무기력한날을보낸다.그러던어느날친구이자남편의동생인‘설경’이쇼핑백에담긴돌을들고그녀를찾아온다.시어머니집안의가보와같은희귀한운석인데,설경은인한이죽은후부터그돌에서인한의음성이“꺼내줘”하고말하는소리가들린다고전한다.믿지않던백주역시똑같은음성을들은후,비석판매점에찾아가돌을깨고인한을꺼내주리라결심한다.자신과결혼한뒤로시들어가다세상을떠나버린인한,이모든걸지켜본백주의복잡한감정과얽힌이믿을수없는이야기가우리의것이되는동안“이야기들이만들어지고유통되고,휘발되거나유폐되는장면들에서공유되는마음의방법을생각하게”(홍성희문학평론가)한다.

외계에서떨어진돌안에수천년이아닌수억년동안어떤물질혹은생명이돌안에남아있었고,아주오랫동안여기가아닌다른곳을꿈꿔왔다면……그것이램프에갇힌지니혹은판도라상자에갇힌불행일수도있지만,꺼내지고싶은욕망은똑같이크고강렬할것같다는생각이들었어요.우연히떠올린이“꺼내줘”란단말마의명령,부탁혹은주술에강력한힘이깃들어있는것같아소설을시작할수있었던것같습니다.
「인터뷰성혜령×소유정」에서

이주혜,「여름손님입니까」
“확실한것은종소리가들려오는한
이곳에사람이나혼자는아니라는사실이었다”

소설가이자번역가로서활동해온이주혜를2022년봄「그고양이의이름은길다」,2023년가을「이소중입니다」에이어세번째로<소설보다>에서만나게되었다.그간여성으로살아가면서빚어지는문제들을섬세하게포착해빈틈없는구성안에녹여온작가는「여름손님입니까」에서“기억에관해기억의방식으로이야기하는소설”을선보인다.그기억은‘손님’이라는상징이되어낯설고도익숙한감각의세계로우리를초대한다.

‘나’는‘영란언니’의결혼식에참석하라는엄마의부탁으로“호랑이보다무서운여름손님”이되어일본의어느한적한호텔에도착한다.유년시절에‘나’는아빠의성씨를,언니는엄마의성씨를따르며한집에서지냈는데“언니가스무살이되자마자일본으로가겠다고선언했”고,그로부터30년도더지난지금“자신의딸결혼식에엄마를초대”한것이다.호텔안과결혼식장으로향하는길목에서벌어진일들은실재와허구,과거와현재를교차하는기억들과겹치며,그곳에서자신을“손님입니다”라고소개하는‘노부인’과‘여학생’을만난다.이제누가손님이고주인인지구분할수없게된이여정은절정으로향하면서“기억에대한정확하고아름다운은유를완성한다”(이소문학평론가).

‘아포리아’라는개념이눈에들어오기시작했습니다.타자를환대하는행위에는정해진길이없고,길이없다는것은길을잃고헤맬가능성까지내포하고있다는생각이요.손님은환대의대상이지만“호랑이보다무서운여름손님”으로대변되는궁극의타자를환대하는일에는‘길없음’혹은‘길잃음’의각오가단단히필요하겠지요.
「인터뷰이주혜×조연정」에서

이희주,「최애의아이」
“우미는어떤충동없이,삼십대여자의냉정한판단력으로
유리의아이를가지기로마음먹었던것이다”

이희주는연작소설『사랑의세계』,장편소설『환상통』『성소년』『나의천사』등을출간하며꾸밈없는사랑의아름다움과추함을독자적인작품세계로구현해왔다.이번수록작「최애의아이」에서도“‘아름다움’에대한갈망혹은집념이다른모든관심사를압도해버”리는화자‘우미’가등장한다.이작품은아이돌가수‘유리’에게반한뒤사회적시스템이낳은욕망의메커니즘속에서맹목적사랑을실천하는여성에관한이야기이다.지극히현실적이면서도환상요소가가미된소재나설정,무한대로뻗어나가는상상력,가벼운듯예리한문장들이“요즘소설”(이희우문학평론가)의즐거움을선사한다.

고무지우개위에유리의이니셜을새기고,회사회의시간에유리의이름을반복해서적고,유리에대해서라면모르는게없을정도로우미는유리에게빠져있다.결국우미는유리의정자를공여받아인공수정시술에성공한다.하지만아이돌산업처럼임신과출산도상품화되어있는세계에서조차이런행위를하는사람은“소름이끼”치는“인간들”로치부된다.좋은대학에들어가장학금을받고대기업에입사하는등“겉으론진짜멀쩡한”,친구‘은정’을제외한모두에게이런사실을완벽하게숨기며원하는미래를얻을것같은우미이지만,출산과동시에이야기는점점파국으로치닫으며“논쟁적이면서도파괴적인사랑의테러행위”(강동호문학평론가)의근원을생각하게한다.

우미는젊은여성들이동경할만한인물처럼보이지만그런여성도부딪힐때가옵니다.유리천장뿐만아닌유리벽,유리바닥이우미라는인물을둘러싸고있습니다.그리고거기서원하는걸얻기위해선처절하게부딪혀야합니다.그것이사회적으로용인되는욕망이든아니든,여자가무엇을얻기위해서는싸우듯대립해야합니다.
「인터뷰이희주×이희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