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의 상상력 (바이오크라시, 비인간 생명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

제4부의 상상력 (바이오크라시, 비인간 생명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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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4부: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의 의사 결정을
장기주의적 관점에서 심의하는 제4의 국가기관
민주주의의 생태적 재구성을 위한 상상력으로
미래 세대와 비인간 생명까지 대표하는
견제와 균형의 정치질서, 바이오크라시를 그리다
저자

안병진

경희대학교미래문명원교수.미국진보사상의전당으로일컬어지는,존듀이가설립한뉴스쿨대학교에서미국정치(대통령제)연구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박사학위논문으로뉴스쿨대학교에서수여하는해나아렌트상을받았다.『중앙일보』『한겨레』『경향신문』등에칼럼을기고하고,『뉴욕타임스』,MBC를비롯해다양한국내외미디어에서발언하는등공적지식인으로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미국의주인이바뀐다』『트럼프,붕괴를완성하다』『지구법학』(공저),SouthKorea’sDemocracyinCrisis(공저)등이있다.제4부및바이오크라시연구로아테네민주주의포럼,유럽평의회등에초청받아발표했다.

목차

서문민주주의는위기를해결할수있을까

1장모든‘사람’만이평등하다-미국민주주의모델,참여와심의의이중위기
2장사상의세저수지-베리,누스바움,요나스와생명의정치질서
3장미래세대와 비인간생명을위한제4부-미래심의부구상
4장모든종들의정치로-생명공화주의정치질서만들기

에필로그생명과사랑의정치학을위하여
참고문헌
총서를내며

출판사 서평

우리의민주주의는지금차별,불평등,기후위기라는눈앞의위기를극복하기는커녕오히려그자신의위기를걱정해야하는처지에놓여있다.이책은기진맥진한우리의민주주의가다시금지구의미래를비추는빛이될수있도록민주주의자체의대전환을꾀하는야심찬제안이다.
250년전고안된삼권분립민주주의에는미래세대의인간과비인간존재,나아가우리가존중해마땅한지구시스템의목소리가결여되어있다.인간문명이이루어낸정치적·문화적·과학적진보에대한믿음과꿈이아직도남아있다면이제부터과감한상상력으로‘제4부’논의를시작하자.장혜영(정치인)

미국정치전문가로서한미양국의정치에관한해박한이해를바탕으로국내외다양한매체에서발언해온정치학자안병진의『제4부의상상력-바이오크라시,비인간생명에게도투표권이있다면』이문학과지성사와재단법인‘지구와사람’의공동기획으로출간되었다.제목이나타내듯‘제4부,’혹은저자가이름붙인대로‘미래심의부FutureDeliberativeBranch’라는제4의국가기관을신설하는구상을펼쳐보이는이책은,입법부와행정부,사법부가국가권력을나눠가지며서로견제와균형을이뤄온지금까지의민주주의에미래세대와비인간생명의자리를만들어이들에게도정치에참여할수있는가능성을새롭게열어젖힌다.2024년8월헌법재판소가탄소중립기본법일부조항에대해“미래에과중한부담을이전”한다면서헌법불합치판결을내린것처럼정치질서와국가정책,사회제도차원에서미래세대를고려하는장기적관점이점차더강하게요구되는실정이다.이책은민주주의제도를기후위기의시대에맞게생태적으로재구성하는청사진이라고할수있다.
『제4부의상상력』은미국민주주의모델의설계도를정초한근대로거슬러올라간다.특히미국민주주의모델은한국에민주주의제도가도입되는과정에서준거점이되었던만큼,미국민주주의모델에대한논의는한국에도큰시사점을준다.근대민주주의의탁월한발명품이었던이모델은다수인민에의해지배되면서도개인의권리를보장하고,인민의사의반영과현자의숙의사이에서부단히균형을찾아간다는특성을지녔지만,현대에이르러양당의독점체제나금권선거,단기주의적경향과같은정치구조가만들어지는기반이되기도했다.
이같은미국민주주의모델의여러특성중에서도인간중심주의에주목하는저자안병진은민주주의가상정하는공동체성원의범위를미래세대인간과비인간생명까지확장해보자는대담한구상을현실에서작동가능한제도와전략으로흥미롭게구체화한다.특히한국과미국정치지형의특수성을고려해민주주의의견제와균형속에서작동하는제4부의구성방식을상세하게그려보임으로써대안적이고도유효한정치질서를모색한다는점에서,트럼프의대통령재선과12·3내란사태로한미양국에서그어느때보다뜨거운화두에오른민주주의를더깊고더멀리성찰할기회가되어준다.이책은제4부를주제로한저자의2023년아테네민주주의포럼발표문을새롭게구성한것으로,인간과비인간을아울러주체로삼는대안적법학과정치질서로서각각지구법학과바이오크라시를소개하는〈지구와사람〉총서의두번째책이다.


인간만을위한민주주의democracy에서
모든종을위한바이오크라시biocracy로

『제4부의상상력』에서저자안병진이논하는바이오크라시biocracy,혹은저자의표현에따르면‘생명공화주의정치질서’란인간과비인간생명이공존하며동등하게참여할수있는포괄적정치질서를가리킨다.지구법학이인간이나기업등에만주어지던법인격을동식물과생태계,자연에까지부여함으로써비인간생명을법적주체로삼는법사상또는법체계의학문이라면,같은맥락에서바이오크라시는비인간생명을정치과정에참여시키는세계관과담론,제도적배열등을아우른다.그렇다면정치질서내에서비인간생명의목소리를가시화하고이들의대표성을보장하는사상적기반과방법론은어떻게마련될것인가?
저자안병진은수탁자와배심제의결합으로구성된제4부,미래심의부를통해장기적시야를갖춘전문성과취약한존재들에대한윤리적책임감을아울러확보할수있다는흥미로운주장을펼쳐보인다.엘리트주의와단기주의의폐해를방지하기위한여러제도적장치로보완되는이국가기관은현재와미래세대,생명공동체의지속가능성을기준삼아입법부와행정부,사법부의의사결정을심의하며,필요시결정을지연하는권한을가진다.그러면서도미래심의부에권력이과도하게집중되지않도록설계함으로써국가기관간에견제와균형을이룬다.물론정교한제도와절차를갖춘다해도미래심의부는격렬한이해관계의대립과갈등의장일수밖에없다.그안에서도과학자대인문학자,전문가대시민,인간대비인간수탁자등서로다른관점과이해관계가충돌할터다.그러나그런갈등적합의야말로정치의본령이라고보는이책의구상은,권위주의와전체주의가민주주의를위협하는오늘날의정치상황에서결코가볍지않은울림을갖는다.

우리는현재의다수에의한민주적통치를이루는것,그리고현재의유권자소수와미래존재의이익을다양하게대표하는것사이에서균형을잡아야한다.(59쪽)

이책은총네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먼저1장「모든‘인간’만이평등하다-미국민주주의모델,참여와심의의이중위기」에서는미국민주주의모델을검토하면서,당대유권자들에게민감하게반응할수밖에없는정치구조속에서는입법부나행정부가장기적미래를고려하기어렵다는민주주의의난제를확인한다.2장「사상의세저수지-베리,누스바움,요나스와생명의정치질서」는토마스베리와마사누스바움,한스요나스의사상을차례로살피며,주체들의친교라는우주관과각존재의자유로운잠재성발현,책임의윤리를생명공화주의세계관으로제시한다.3장「미래세대와비인간생명을위한제4부-미래심의부구상」에서는단기주의적입법·행정·사법기관의한계를보완하기위해여러학자들이앞서제안한장기주의관점의제4부구상을검토한뒤,이를바탕으로저자자신의구상을본격적으로소개한다.그러나제4부를신설하는것이해결책의전부일수는없다.4장「모든종들의정치로-생명공화주의정치질서만들기」에서는행정부와사법부,기업,교육기관등제4부바깥에서어떻게하면생명공화주의정치질서가포괄적으로자리잡아나갈수있을지를살펴보면서,학계와의회,시민사회등이폭넓게지지하는생명공화주의정치블록의중요성을역설한다.마지막으로,에필로그에서는생명공화주의화두가지금미국과한국의‘임박한파국’시대에여전히왜필요한지를제기한다.
이책의부제가나타내듯‘비인간생명에게도투표권이있다면,’또는비인간생명으로구성된의회가있다면어떤일이벌어질까.바이오크라시를주창한미국사상가토마스베리는『지구의꿈』에서비인간생명으로구성된의회의첫활동은인간을공동체로부터추방하는투표일것이라단언한다.그같은비관적상상력을,지구공동체를위한민주주의를만들어가는데발휘해볼수도있을것이다.『제4부의상상력』은비관을희망으로전환하기위한질문이라고도할수있다.

자유주의적민주주의는불완전하여,시민들이지켜나가야지속될수있다.민주주의수호의주춧돌인시민참여에힘을더하기위한방안을모색하는일은우리재단의지구적중대프로젝트,‘민주주의구성요소를다시상상하기’의한목표다.
안병진의제4부제안이라는창의적구상이구체화되는것은물론이고,향후지대한영향력을미치리라는데우리는크나큰만족감과자부심을느낀다.앤서니케팔러스(민주주의와문화재단부이사장)·아킬레스살타스(아테네민주주의포럼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