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죽음 트릴로지 (김혜순 시집 | 한국인·아시아 언어권 작가 최초 독일 HKW 국제문학상 수상작 『죽음의 자서전』 수록)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 (김혜순 시집 | 한국인·아시아 언어권 작가 최초 독일 HKW 국제문학상 수상작 『죽음의 자서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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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죽음은 일회적이고 직선적인 시간의 사건이 아니라
복수적이고 끝없이 귀환하는 생명의 사건이다.”

죽음으로 생(生)을 사는 다인칭(多人稱) 몸의 목소리
‘혀 없는 모국어’ 사이에서 펼쳐지는 단 한 편의 시
세계인이 함께 읽는 이 시대 가장 뜨겁고 급진적인 언어, 김혜순
‘시하고’(I Do Poetry) ‘새하며’(I Do Bird) 시의 영토를 구축해온
김혜순 시학(詩學)의 정점, 죽음 3부작을 한 권으로 읽다

“나는 이 시들을 쓰며 매일 죽고 죽었다.
하지만 다시 하루하루 일어나게 만든 것도
이미지와 리듬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죽음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죽음에서 일어날 수도 없는 역설.
시는 죽음에의 선험적 기록이니 그러했으리라.

당신이 내일 내게 온다고 하면, 오늘 나는 죽음에서 일어나리.”
-「시인의 말」(『김혜순 죽음 트릴로지』, 2025)에서
수상내역
'죽음의 자서전'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수상 (2019)
‘죽음의 자서전’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 (2019)
'날개 환상통'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 2023 최고의 책 시 부문 수상 (2024)
‘죽음의 자서전’ 독일 HKW 국제문학상 수상 (2025)
저자

김혜순

저자:김혜순
시인김혜순은1979년『문학과지성』겨울호에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또다른별에서』(1981),『아버지가세운허수아비』(1985),『어느별의지옥』(1988),『우리들의음화』(1990),『나의우파니샤드,서울』(1994),『불쌍한사랑기계』(1997),『달력공장공장장님보세요』(2000),『한잔의붉은거울』(2004),『당신의첫』(2008),『슬픔치약거울크림』(2011),『피어라돼지』(2016),『죽음의자서전』(2016),『날개환상통』(2019),『지구가죽으면달은누굴돌지?』(2022),시산문집『않아는이렇게말했다』(2016),산문집『여자짐승아시아하기』(2019),시론집『여성이글을쓴다는것은』(2002),『여성,시하다』(2017),인터뷰집『김혜순의말』(2023)등을펴냈다.1989년부터2021년2월까지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에재직하며수만은시인·작가를배출했다.현재서울예술대학교문예학부명예교수이다.
김수영문학상(1997),소월시문학상(2000),현대시작품상(2000),미당문학상(2006),대산문학상(2008),이형기문학상(2019),대한민국문화예술상(2019),캐나다그리핀시문학상(2019),스웨덴시카다상(2021),삼성호암상예술상(2022),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2024,시부문)등을수상하고,영국왕립문학협회국제작가(2022),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AAS)회원(2025)으로선정됐다.

목차


시인의말|7

제1권『죽음의자서전』|9
제2권『날개환상통』|115
제3권『지구가죽으면달은누굴돌지?』|367

산문「죽음의엄마」|591
연보|607

출판사 서평

2019년캐나다그리핀시문학상수상,2022년영국왕립문학협회(RSL)국제작가선정,2024년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수상,2025년미국예술·과학아카데(AAAS)회원으로선출.모두시인김혜순이‘한국인최초’라는수식어와함께쓰고걸어온역사다.
지배적언어에맞서는몸의언어로한국현대시의미학을갱신하며,그이름이하나의‘시학’이된‘시인들의시인’,김혜순.시를발표하기시작한1979년이래46년이넘는시간동안시인은늘“제도화된역사들과가장먼저작별하는시적신체의최전선”(이광호)에서있었다.하여김혜순의시집은단순히한시인의저작을넘어각시기한국현대시의가장첨예한지점을누구보다앞서이어낸별자리,시적실험의아카이브와같다.김혜순에게여성은“자신의몸안에서뜨고지면서커지고줄어드는달처럼죽고사는사진의정체성을”보는존재이다.그러기에“여성의몸은무한대의프랙털도형”이라했던시인은자신의시가“프랙털도형처럼세상속에몸담고세상을읽는방법을가지길바란다”(『여성이글을쓴다는것은』,문학동네,2002)고고백하기도했다.그렇게여성의존재방식에대한사유를멈추지않으며,시속에서전개되는시간과에너지,긴장과현기증자체인리듬,그리듬안에시의미학과윤리학을작동시키는방법론으로독보적인시적성취를이루어왔다.또한‘여성이몸에실재하는감정과정체성에충실하면서,다정함과격분이공존하는목소리로악몽과어둠을관통하는동시에새로운시적황홀’(스웨덴시카다상선정의말)을열어젖히며굵고또렷한국제적존재감을보여왔다.
무엇보다죽음으로비탄에빠진사람들의연대와죽음에의선험적직관사이를오가며생체험을넘어선미학적시론을구축해왔다.사회적참상,전쟁의트라우마같은집단적슬픔과개인의죽음,그둘사이의연관을구조적으로직조해낸‘죽음3부작’을통해여지껏누구도디디지못한언어의신개지(新開地),시의영토를오늘도넓혀가고있다.시인의연보가말해주듯,1979년이후지금껏단한번도중단된적없는김혜순의시의시작(始作)은그래서여전히현재진행중이다.다만경이로울뿐이다.

『김혜순죽음트릴로지』(문학과지성사,2025)는바로이죽음3부작,『죽음의자서전』(2016),『날개환상통』(2019),『지구가죽으면달은누굴돌지?』(2022)를한권으로묶은시집이다.올해6월서울국제도서전에선공개되어독자들은물론해외출판관계자들의뜨거운관심을모았다.책에는죽음3부작시집들시전편을비롯해,미발표산문「죽음의엄마」와2022년4월『뉴욕타임스』매거진에소개되어화제를모은시「고잉고잉곤(GoingGoingGone)」(『날개환상통』수록)을영어,독일어,프랑스어,일본어,중국어총5개언어로번역해함께실었다.
세권시집을한권으로묶다보니전체600쪽을훌쩍넘겼다.시행이길다싶으면위트넘치는시어와시인특유의리듬이갈마들고,구술과구송을오가는듯한함축적인시또한편편이라바라건대시마다독자가누리는‘펼친면의시간’이충분하기를바라는마음에서사철제본을,그리고합본형태를시각적으로드러내기위해책등을비운노출제본형식을택했다.“부모들은저의과거였다가죽어서저의미래가되었”다고,그렇게일상과애도의시퀀스가반복되는“죽음은복수적이고끝없이귀환하는생명의사건”이라명명한시인의말에착안하여,표지는강렬한핏빛붉은색지를,내지는각권마다흰종이에검은먹글자로새기는애도의시와다시태우고난그을음가득한잿빛종이를한장한장엮는마음으로본문용지를달리했다.앞표지에는제의적의미를띠는현대미술가‘이피’의드로잉을먹박인쇄로,뒤표지에는책의제목‘김혜순죽음트릴로지’를중국어,일본어,영어,독일어,프랑스어5개언어로옮겨나란히앉혔다.
표지와본문에드로잉6점으로함께한현대미술가‘이피’는강화플라스틱부터불화의금분까지다양한재료를활용해회화,조각,설치작업을병행하며,여성의몸에기생하는수많은몸들(멸종한몸,미래의몸,감각으로형상화된타자의몸)을위한제단을구축해왔다.2025년한국인최초로뉴욕현대미술재단(FoundationforContemporaryArts)dl제정한도로시아태닝상(DorotheaTanningAward)을수상했다.

“시인은죽어가는모든존재를책임지는사람입니다.시를쓰는건요리와도같지요.요리가저의바깥에있는생물을죽여서조리하는것이듯,시도살아있는것을가져다언어의세계로투척하는것입니다.[……]죽음은개별적이고각자적인경험이아니라모두의것이기때문에우리아무도경험할수없는것입니다.오직수동적죽음을반복하면서죽임에저항하는존재인시인만이이를해낼수있다고봅니다.자신을죽여여럿,즉복수가된존재의글쓰기이기에‘나’를벗어나타자와소외된존재와도소통하는게아니겠습니까.이러한죽음을실천해나가는것이시의정치학일테지요.”
―김혜순(2024광주비엔날레독일관김혜순×박술대담에서)

“딸이자신의엄마의죽음을쓴다는것은‘아니’라고말하기위함이다.무엇이‘아니’인가.엄마의삶이삶이아니고,엄마의죽음이죽음이아니라는것이다.엄마가엄마가아니라는것이고,딸이딸이아니라는것이다.엄마의삶에서삶이아니었던것,죽음을끌어내고,엄마의죽음에서죽음이아니었던것,삶을끌어내기위함이다.이제엄마는죽어버려서,내안의엄마의삶과죽음은뒤죽박죽이되었고,엄마의삶과죽음은얼룩처럼서로스며들어번져버렸다.그리하여엄마는이제삶이전과이후,죽음이전과이후에두루편재해서시를쓰는여자(딸)의딸이되어버리고하고,엄마의엄마가되어버리기도하고,시쓰는여자자신이되어버리기도한다.[……]
여자는태어나면서이미벌써죽음에들려(possessed)있다.마치시인의운명처럼.죽음이선험적이다.삶과죽음을풀어나가는나의시적전략이있다면삶과죽음을다루는이와같은시선이다.[……]
딸과함께엉긴삶,딸과함께번진삶,딸과함께편재한삶,그리하여엄마는사막처럼부재하나존재하게되었다.모래처럼삶/죽음의‘/’에처한존재들처럼.두입술이겹쳐지게되었다.엄마는엄마가‘아니’게되었다.죽음이‘아니’게되었다.”
―산문「죽음의엄마」에서

죽음3부작제1권은2019년캐나다그리핀시문학상을수상한『죽음의자서전(AutobiographyofDeath)』(2016)이다.2015년,김혜순시인은지하철역에서갑자기몸이무너지며쓰러지는경험을하게된다.그녀는매순간온몸이전기에감전되는것같은고통속에서병원을찾았으나,메르스사태로병원을옮겨다니는이중의고통속에놓이게된다.세월호의참상,그리고계속되는사회적죽음들속에서,그녀의고통은육체에서벗어나,어떤시적인상태로급격하게전이되면서,말그대로,미친듯이49편의죽음의시들을써내려갔다.바로그결과물이여기,이멀쩡한문명세상에균열을불러오며,문학적으로는고통없이는읽을수없는지독한시편으로묶였다.이시집은그자체로‘살아서죽은자’의사십구재(四十九齋)의기록이다.

“2014년세월호의끔찍한여파속에서,한국의시인김혜순은엄청난충격과분노,이재앙에내몰린아이들의원혼을존중하는마음을담아비극적인작품을써냈다.그리고죽은자들이환생을기다려야하는매일1편씩,총49편으로이뤄진한편의시를구성했다.최돈미의탁월한번역을통해우리는샤머니즘,모더니즘,페미니즘이초국가적으로충돌하는김혜순의시가‘이전그누구도노래한적없는음울한톤’으로아우성치는기록을듣는다.죽음너머의음색은삶자체로들릴지도모른다고,심지어“죽음조차도내안에깊이들어올수없어서”시인은노래한다.”
―2019그리핀시문학상선정의말에서

제2권은『날개환상통(PhantomPainWings)』(2019)은2024년전미비평가협회도서상을한국최초로수상한시집이다.김혜순시인은구제역으로돼지300만마리를살처분한연작시「돼지라서괜찮아」(『피어라돼지』)를포함해오랫동안모든살아있는,인간을포함한동물의‘몸’으로시를전개해왔다.시인은『날개환상통』에서이몸을‘새’로확장시키고있다.“몸뚱이의내밀성으로시를감지”하는김혜순의‘생체시학’이시론집『여성이글을쓴다는것은』『여성,시하다』와산문집『여자짐승아시아하기』에담겨있다면이책들사이에바로이시집이있다.시인은이“슬픔의영원한공허”(빅토리아창,『뉴욕타임스』매거진)에서권력과성별폭력에맞서끊임없이물리적,실존적투쟁을탐구하는새복화술의서사적시퀀스를펼친다.시각적언어유희와단어배치로특징지어진강렬한리듬은구송의대사처럼도읽힌다.그렇게김혜순은전통민속과신화를현대의사이코드라마적현실과혼합하여화장식,아녜스바르다의영화와이상의유산,프란시스베이컨의교황인노첸시오10세초상화,병원에갇힌공주사이클론등다양한작품을선보인다.
『날개환상통』은『뉴욕타임스』선정‘2023올해최고의시집5권’과『워싱턴포스트』선정‘2023올해최고의시집11권’으로선정되기도했다.

우리엄마
우리아빠

이제보니
우리는
작별의공동체

―「시인의말」(『날개환상통』,2019)에서

“엄마는창문,창문은햇살,햇살은손잡이,손잡이는발자국,발자국은대문.내그리움은끝없이유예된다.내그리움이끝이다음대상으로옮겨간다.지구를한바퀴돈다.”
―산문「상실의환유」에서

“저는『날개환상통』의시를쓰면서유한성과무한성을인간과공유하는존재로서의동물,그래서이중구속적존재인동물로서의‘새’에대해생각하게되었습니다.이렇게말할수있는것은새라는존재가집단무의식에서‘죽은자’의비유로서기능하기때문입니다.동시에산자와죽은자를분열시키는이상한타자로등장하지요.새는존재와부재를동시에보여주는동물이지요.[……]저는이동물,새를귀환과방황이라는두가지를함께갖는존재,날개와발을함께갖고있는존재로바라보고‘새하고자’했습니다.저는이시집을쓰면서저를바라보는‘새의시선’을많이느꼈는데,그것은판단을중지한동물의시선,그러나그앞에서죽음이바라본다고느끼는저의무의식을쓴것도같습니다.”
―『김혜순의말』(마음산책,2023)에서


제3권『지구가죽으면달은누굴돌지?』(2022)는시인의가장최근시집으로내년영어판출간(미국뉴디렉션출판사)을앞두고있다.앞서『죽음의자서전』과『날개환상통』을영어로옮긴최돈미씨가번역을맡았다.(최돈미번역가는시집『DMZ콜로니』로2020년전미도서상을수상한시인이기도하다.그가앞서영역한김혜순시인의『전세계의쓰레기여,단결하라!(AlltheGarbageoftheWorld,Unite!)』(시선집)로2011년루시엔스트릭번역상을,『죽음의자서전』으로2019년루시엔스트릭번역상과캐나다그리핀시문학상을,『날개환상통』으로2024년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김혜순시인과함께받았다.)
이시집에서시인은세상의죽음을탄식한다.1부는시인의‘엄마’가아플때와돌아가신후에죽음을맴돌며적은비탄의시들이다.2부에는코로나19라는전인류적재난을맞이한시대적절망이,3부에는죽음의바깥에서텅빈사막을헤맨기록이담겼다.시인은사적으로경험한병과죽음을투과하여세상의죽음을,그낱낱의죽음에숨겨진비탄하나하나를바라본다.‘비탄의연대’를도모하면서모래처럼부서진생명의조각들이죽음그자체인망각의사막에서무얼하고있는지온힘을다해지켜본다.그렇게죽음이란‘삶속에서무한히겪어나가야하며무한히물리쳐야하는것,살면서앓는것’임을김혜순의시를통해우리는마침내발견할수있게된다.

“시는대상앞에서대상이죽기전에시인이죽는기록일겁니다.사물과의작별,세계와의작별을통해잔혹한죽음들과맞서는,선험적이면서아찔하고아득한죽음을구축하는것이시이지요.[……]죽음만큼아무‘의미’가없는사건이있을까요?의미가없기에그것이죽음이지요.그럼에도우리가쓰는시의팅커벨은늘‘죽음’입니다.이죽음이라는부재와잠적없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