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 (이창동 소설집)

소지 (이창동 소설집)

$18.36
Description
“그 시대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독자들에게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시간의 무게를 이겨내고,
정직하고 정확한 현실의 언어로 살아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창동 소설을 다시 만나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영화와 달리, 소설은 언어를 통해 독자가 상상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소설의 세계는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각자의 상상력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소설의 언어는 정직해야 하고 정확해야 한다. 여기에 실린 내 소설에 그런 정확성과 정직함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시대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독자들에게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그렇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2025년 ‘작가의 말’에서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 부문에 「전리戰利」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창동은 4년 뒤인 1987년 첫 소설집 『소지』를 출간하며 1980년대 대표 작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5년 만인 1992년에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을 표제작으로 한 두번째 소설집 『녹천에는 똥이 많다』를 펴내며 확고한 자신만의 색을 보여주었던 그는, 1997년 「초록물고기」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뒤 영화에 전념하면서 자연스레 소설 발표를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소설가 이창동이 세상에 내놓은 소설집 두 권. 『소지』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가 40년 안팎의 시간을 거슬러, 나란히 2025년에 다시 독자들을 찾아왔다.
저자

이창동

저자:이창동
1954년대구에서태어나경북대학교사번대학국어교육과를졸업했으며1983년『동아일보』신춘문예중편부문에「전리戰利」가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소지』『녹천에는똥이많다』등이있으며한국일보문학상을수상했다.또한1997년「초록물고기」를통해영화감독으로데뷔한후「박하사탕」「오아시스」「밀양」「시」「버닝」등의영화를발표했으며.제40대문화관광부장관을역임했다.

목차

여러분의안전을위해서
불과먼지
친기親忌
소지燒紙

눈오는날

빈집
슈퍼스타를위하여
꿈꾸는짐승
전리戰利

초판해설|전통적삶을싸안는성숙한인식_진형준
2판해설|‘나쁜피’의불안과고통의뿌리_우찬제
3판해설|끊지못한끈_김형중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세계적으로인정받는영화감독이창동이전에유망한소설가이창동이있었다.그가등단한1983년은이른바‘5·18세대’의등장시기로일컬어진다.임철우의「사평역」이발표되고황지우의『새들도세상을뜨는구나』가출간된해였던것이다.이창동의데뷔작「전리戰利」도그연장선에있었다.개정판『소지』의해설을쓴문학평론가김형중은이작품의제목을두고“죄의식과자기혐오를불러일으키는영원한저주로서의전리”라고설파하며,이창동의등장에대해다음과같이정리했다.“이창동의글쓰기는죄의식과함께시작되었다.1983년이었고,작가의나이스물아홉이었다.”

영화감독으로자리를옮겨발표한「초록물고기」「박하사탕」「오아시스」「밀양」「시」「버닝」등의영화에서도이창동이소설에서보여준시선을느낄수있다.개정판『녹천에는똥이많다』의해설을쓴문학평론가김영찬은「초록물고기」의‘막동’과「박하사탕」의‘영호’를언급하며“『녹천에는똥이많다』의등장인물은어떤측면에서그들의문학적원형이다”라고역설한다.그러면서“이창동의소설이보다집중하는것은눈에보이는정치가아니라벌거벗은생명의기억과정신에내면화되고육체화된,보이지않는정치의작용”이라고말한다.또한“희망적인결론과손쉬운도식을멀리”하고“과거의청산과포스트모던으로가던문학적대세와발맞추지않았”던이창동의문학이반시대적이었음을지적하고,그리하여그가‘탁월한동시대인’이었다는결론에다다른다.40년의세월이흐른지금도이창동의소설이여전히유효한이유다.

전쟁과분단의기억은마치끊어내도끊어내도끊어지지않는탯줄과같아서아직도한국인이꾸는기나긴악몽의재료이자망상과편집증의원동력이다.이창동이쓴분단소설의현재성이여기에있다.그는분단의문제를체제론으로,혹은역사학적으로접근하지않는다.그의소설은5·18을겪고,1987년을겪고,김대중과노무현을겪고,세월호를겪은후에도‘장기지속’하는분단후증후군에대한심리학적보고서에가깝다.
―김형중,개정판『소지』해설「끊지못한끈」에서

이창동소설의현재적의미는우리나라를넘어아시아와미국의문학시장에서까지인정을받았다.2020년에서2023년사이,중국과대만에서두권의소설집이각각출간되며좋은반응을받은것이다.2023년에는『녹천에는똥이많다』의일본어판도출간되어화제가되었다.특히중국에서출간된(간체판)『소지』와『녹천에는똥이많다』를합한인세가3만달러를훌쩍넘기면서독보적인성과를나타내기도했다.동아시아독자들을사로잡은이창동의소설은올해(2025년)2월,미국펭귄출판사에서“SnowDayandOtherStories”라는제목의선집으로출간되었다.표제작인「눈오는날」을포함하여「불과먼지」「전리」「용천뱅이」「녹천에는똥이많다」「소지」「하늘등」까지일곱편이실린이책은출간전부터여러유명인의추천사로그기대감을드러냈다.

숨막힐듯한……이미이작가의정확하면서도다층적인영화이미지를창조하는기이한능력에익숙한독자라면이책에서그인상적인기술을발견할것입니다.그러한인식,그러한공감은이작가의영화애호가들을문학적팬으로바꾸어놓을것이고,당연히그의국제적입지를확대할것입니다.
―셸프어웨어나스ShelfAwareness출판사

저항에대한감동적인이야기모음.이창동은사람들이이상을지키기위해하는희생을효과적이고극적으로탐구합니다.이강력한이야기들은흔적을남깁니다.
―『퍼블리셔스위클리PublishersWeekly』

변혁의직전에있는한국을탐구하는단편소설.이이야기들은때때로육체적폭력으로치닫는감정적폭력으로가득차있으며,좋은선택의여지가없는상황에서캐릭터들을공감적으로탐구합니다.한국의최근역사에대한참혹하지만냉정한시각.
―『커커스리뷰Kirkus』

이창동은뛰어난작가입니다.이러한놀라운이야기에서나유명한영화에서나말입니다.이컬렉션은한국의최근역사의격동하는유령으로불길하게뛰고있지만,나는특이한희망을느꼈습니다.그의캐릭터들이구원을찾는방식은여전히나를경외하게합니다.잊을수없습니다.
―아야드아크타르AyadAkhtar(HomelandElegies와McNEAL작가,퓰리처상수상)

이런이야기들이마침내영어로번역된것은정말선물과도같습니다!이창동은결론이나지않는이야기의거장이자,인물들이처한상황에절망적으로작아지고입을다물게하는풍경의뛰어난건축가입니다.비극적이고애처로운아이러니가가득하고,진정으로선동적인정치적분노로불타오르는이창동의이야기는그의영화와같은복잡한즐거움을줍니다.
―아리애스터(「미드소마」와「유전」감독)

이창동은어떤형태로든스토리텔러거장입니다.그의초기작품으로구성된이컬렉션은얼마전의한국에서있었던인간이야기를깊고냉엄하게보여줍니다.읽을선물입니다.
―스티븐연(미국아카데미남우주연상후보)

여전히끊어지지않는기억으로생생히살아있는우리의지난역사와그속에서속수무책으로허물어지는도시소시민의삶은이제한국을넘어세계인이기다리는이야기가되었다.이창동의영화에매료되었던오늘의관객들은이제,1980년대를문학으로치열하게살아낸젊은소설가이창동에게새롭게,다시한번,독자로서빠져들게될것이다.

“맞아요,어머니.그줄을끊으세요.
어머니와절잇고있는그피비린내나는줄을
끊어버리세요,어머니”

분단의비극,상처받은삶,남루한일상…
폭력의현대사에주눅든사람들의절망을태워올리는
이창동첫소설집『소지』

구체적이고역사적인연원을가진이창동의죄의식은무모한1인시위도중체포되어감옥에갔다가죽기직전간경변으로돌아온,그렇게쓸쓸한죽음을맞이한‘김장수’의뼛가루를그의동료들이나누어갖는이야기를그린등단작「전리」에서잘드러난다.한편『소지』의맨앞에나란히배치된「여러분의안전을위해서」와「불과먼지」에서는죄의식의기원으로서의5·18민주화운동의흔적을볼수있다.「여러분의안전을위해서」는조금은괴팍한모습으로사람들에게불편을주는노파와함께타고가는서울발광주행고속버스에서일어난일을그리는데,그곳은돌연죄의식에노출된1983년의대한민국을떠올리게한다.「불과먼지」는훨씬직접적으로,자전적으로보이는참척의고통을드러내면서개인적인고통을개인의것으로두지않고애도와구원이라는보편주제로승화시킨탁원한결과물이다.

이소설집에는5·18과죄의식에대한이야기외에도남루한도시소시민의‘서울살이’속불안에대한이야기가주를이루고있다.집에서도회사에서도이유없이불안에쫓기는「빈집」과아들의아파트에서다른이의개를돌보며사는김씨의불안과어지럼증을그린「슈퍼스타를위하여」가그렇고,「꿈꾸는짐승」에서도시에이주한뒤부터발기부전을겪는‘대기’도마찬가지다.이불안은‘집’과관련이되어있는데,예나지금이나집의소유여부가결정적인계급정체성의표지가되는한국사회의구조적인문제가여기에서드러나는듯보인다.특히「춤」의부부가순탄치않았던여름피서를마치고집으로돌아와도둑이든것을목격하고도잃어버린것이없다는사실,정확히는잃어버릴것이없었다는사실을깨닫고폭소를터뜨리는장면은이러한계급장벽혹은소시민의식의비참과허망을확인하게해준다.

이창동문학의정수를보여주는「소지」「끈」「친기親忌」는그가이작품을쓴1980년대까지도분단의체험이얼마나끈질기게한국인들이꾸는기나긴악몽의재료로남아있었는지뼈저리도록실감하게한다.특히「소지」의어머니를지독하게괴롭히는치통과「끈」에서끊어도끊어도잘끊어지지않던탯줄의이미지는현재까지이어지는질긴고통의기억을상기할때,책장을덮은뒤에도쉽사리잊히지않는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