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천에는 똥이 많다 (이창동 소설집)

녹천에는 똥이 많다 (이창동 소설집)

$17.06
Description
“그 시대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독자들에게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시간의 무게를 이겨내고,
정직하고 정확한 현실의 언어로 살아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창동 소설을 다시 만나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영화와 달리, 소설은 언어를 통해 독자가 상상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소설의 세계는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각자의 상상력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소설의 언어는 정직해야 하고 정확해야 한다. 여기에 실린 내 소설에 그런 정확성과 정직함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시대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독자들에게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그렇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2025년 ‘작가의 말’에서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 부문에 「전리戰利」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창동은 4년 뒤인 1987년 첫 소설집 『소지』를 출간하며 1980년대 대표 작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5년 만인 1992년에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을 표제작으로 한 두번째 소설집 『녹천에는 똥이 많다』를 펴내며 확고한 자신만의 색을 보여주었던 그는, 1997년 「초록물고기」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뒤 영화에 전념하면서 자연스레 소설 발표를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소설가 이창동이 세상에 내놓은 소설집 두 권. 『소지』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가 40년 안팎의 시간을 거슬러, 나란히 2025년에 다시 독자들을 찾아왔다.
저자

이창동

저자;이창동
1954년대구에서태어나경북대학교사번대학국어교육과를졸업했으며1983년『동아일보』신춘문예중편부문에「전리戰利」가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소지』『녹천에는똥이많다』등이있으며한국일보문학상을수상했다.또한1997년「초록물고기」를통해영화감독으로데뷔한후「박하사탕」「오아시스」「밀양」「시」「버닝」등의영화를발표했으며.제40대문화관광부장관을역임했다.

목차


진짜사나이
용천뱅이
운명에관하여
녹천에는똥이많다
하늘등燈

초판해설|진정한가치를향한소설적탐구_성민엽
개정판해설|벌거벗은생명의생태학_김영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세계적으로인정받는영화감독이창동이전에유망한소설가이창동이있었다.그가등단한1983년은이른바‘5·18세대’의등장시기로일컬어진다.임철우의「사평역」이발표되고황지우의『새들도세상을뜨는구나』가출간된해였던것이다.이창동의데뷔작「전리戰利」도그연장선에있었다.개정판『소지』의해설을쓴문학평론가김형중은이작품의제목을두고“죄의식과자기혐오를불러일으키는영원한저주로서의전리”라고설파하며,이창동의등장에대해다음과같이정리했다.“이창동의글쓰기는죄의식과함께시작되었다.1983년이었고,작가의나이스물아홉이었다.”

영화감독으로자리를옮겨발표한「초록물고기」「박하사탕」「오아시스」「밀양」「시」「버닝」등의영화에서도이창동이소설에서보여준시선을느낄수있다.개정판『녹천에는똥이많다』의해설을쓴문학평론가김영찬은「초록물고기」의‘막동’과「박하사탕」의‘영호’를언급하며“『녹천에는똥이많다』의등장인물은어떤측면에서그들의문학적원형이다”라고역설한다.그러면서“이창동의소설이보다집중하는것은눈에보이는정치가아니라벌거벗은생명의기억과정신에내면화되고육체화된,보이지않는정치의작용”이라고말한다.또한“희망적인결론과손쉬운도식을멀리”하고“과거의청산과포스트모던으로가던문학적대세와발맞추지않았”던이창동의문학이반시대적이었음을지적하고,그리하여그가‘탁월한동시대인’이었다는결론에다다른다.40년의세월이흐른지금도이창동의소설이여전히유효한이유다.

전쟁과분단의기억은마치끊어내도끊어내도끊어지지않는탯줄과같아서아직도한국인이꾸는기나긴악몽의재료이자망상과편집증의원동력이다.이창동이쓴분단소설의현재성이여기에있다.그는분단의문제를체제론으로,혹은역사학적으로접근하지않는다.그의소설은5·18을겪고,1987년을겪고,김대중과노무현을겪고,세월호를겪은후에도‘장기지속’하는분단후증후군에대한심리학적보고서에가깝다.
―김형중,개정판『소지』해설「끊지못한끈」에서

이창동소설의현재적의미는우리나라를넘어아시아와미국의문학시장에서까지인정을받았다.2020년에서2023년사이,중국과대만에서두권의소설집이각각출간되며좋은반응을받은것이다.2023년에는『녹천에는똥이많다』의일본어판도출간되어화제가되었다.특히중국에서출간된(간체판)『소지』와『녹천에는똥이많다』를합한인세가3만달러를훌쩍넘기면서독보적인성과를나타내기도했다.동아시아독자들을사로잡은이창동의소설은올해(2025년)2월,미국펭귄출판사에서“SnowDayandOtherStories”라는제목의선집으로출간되었다.표제작인「눈오는날」을포함하여「불과먼지」「전리」「용천뱅이」「녹천에는똥이많다」「소지」「하늘등」까지일곱편이실린이책은출간전부터여러유명인의추천사로그기대감을드러냈다.

숨막힐듯한……이미이작가의정확하면서도다층적인영화이미지를창조하는기이한능력에익숙한독자라면이책에서그인상적인기술을발견할것입니다.그러한인식,그러한공감은이작가의영화애호가들을문학적팬으로바꾸어놓을것이고,당연히그의국제적입지를확대할것입니다.
―셸프어웨어나스ShelfAwareness출판사

저항에대한감동적인이야기모음.이창동은사람들이이상을지키기위해하는희생을효과적이고극적으로탐구합니다.이강력한이야기들은흔적을남깁니다.
―『퍼블리셔스위클리PublishersWeekly』

변혁의직전에있는한국을탐구하는단편소설.이이야기들은때때로육체적폭력으로치닫는감정적폭력으로가득차있으며,좋은선택의여지가없는상황에서캐릭터들을공감적으로탐구합니다.한국의최근역사에대한참혹하지만냉정한시각.
―『커커스리뷰Kirkus』

이창동은뛰어난작가입니다.이러한놀라운이야기에서나유명한영화에서나말입니다.이컬렉션은한국의최근역사의격동하는유령으로불길하게뛰고있지만,나는특이한희망을느꼈습니다.그의캐릭터들이구원을찾는방식은여전히나를경외하게합니다.잊을수없습니다.
―아야드아크타르AyadAkhtar(HomelandElegies와McNEAL작가,퓰리처상수상)

이런이야기들이마침내영어로번역된것은정말선물과도같습니다!이창동은결론이나지않는이야기의거장이자,인물들이처한상황에절망적으로작아지고입을다물게하는풍경의뛰어난건축가입니다.비극적이고애처로운아이러니가가득하고,진정으로선동적인정치적분노로불타오르는이창동의이야기는그의영화와같은복잡한즐거움을줍니다.
―아리애스터(「미드소마」와「유전」감독)

이창동은어떤형태로든스토리텔러거장입니다.그의초기작품으로구성된이컬렉션은얼마전의한국에서있었던인간이야기를깊고냉엄하게보여줍니다.읽을선물입니다.
―스티븐연(미국아카데미남우주연상후보)

여전히끊어지지않는기억으로생생히살아있는우리의지난역사와그속에서속수무책으로허물어지는도시소시민의삶은이제한국을넘어세계인이기다리는이야기가되었다.이창동의영화에매료되었던오늘의관객들은이제,1980년대를문학으로치열하게살아낸젊은소설가이창동에게새롭게,다시한번,독자로서빠져들게될것이다.

“왜너만은아직도덕적이고고상하게살고있냐?”

비참과허망속에서속수무책으로허물어지는
도시소시민의삶을곡절하게파헤쳐내는작가
이창동두번째소설집『녹천에는똥이많다』

『녹천에는똥이많다』의수록작들은한국현대사의격동과비극위에서드러나는다양한삶의곡절을적나라한시선으로그려낸다.생존만이유일한삶의방향인‘벌레’와같은삶을벗어나삶의의미와가치를찾으려는안타까운의지가어떻게왜곡되고굴절되어결국또다른감옥속에갇히고마는지극적으로형상화한작품이소설집의처음부터나란히놓여있다.「진짜사나이」의장병만은정치적으로무지한삶을살다가6월항쟁시위에서우연히연행된이후놀랍도록빠르게,각성한정치적주체로변신하는인물이다.이러한비약은과도한무모함과폭력의과잉으로나타나는데,이를바라보는화자의태도에서지식인적시선의자기모순과배제의논리가드러나고,이는또다시자신의온몸을내던져고통을감내하는장병만의모습과대비되어독자를전율하게한다.한편하지도않은간첩질을했다고주장하는아버지를이해하지못하는아들의이야기「용천뱅이」에서도세상으로부터버림받은존재인용천뱅이의길을스스로선택할수밖에없었던아버지가어떻게든그굴레에서벗어나고자절망적인시도를하는모습이그려진다.재산을노리고거짓으로아들행세를한주인공이자신이속이려고접근한사람이진짜아버지임을확인하지만결국그누구도믿어주지않는상황으로치닫고마는전쟁고아의기막힌운명을담은「운명에관하여」도같은맥락에서이해할수있을것이다.

한국일보문학상수상작이자표제작인「녹천에는똥이많다」는‘벌레처럼’‘단순히살아있음’의상태에안주하는주인공앞에그와는정반대의이복형제가나타나면서이야기가시작된다.이복동생의등장으로인해주인공의서글픈자기만족이균열되며삶이통째로흔들린다.주인공은지독한가난에서살아남기위해아등바등버티며간절히꿈꿨던안온한생활이한갓쓰레기더미위에지어진허약한허구에지나지않았다는것을깨닫지만,그것이라도지키고자동생을밀고한주인공은결국똥구덩이에처박히는비참한상황을맞이하고만다.그러나또한그럼에도불구하고계속해서살아가야한다는것을다시금되새긴다.

한편자신이알고있는올바른삶을살아갈용기도힘도없는젊은여성이도피한곳에서다른이의모함을받아거짓자백을강요하는잔혹한고문을당하는「하늘등」도생생한묘사가돋보이는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