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언어의탄성(彈性)으로일깨운,
삶의탄성(歎聲)을안은김선우식존재론
어디서부터시작됐을까요?우리의폴짝은
바람타고떠돌다우물속이궁금해들어와본풀씨하나로부터?풀이전해준바깥의하늘과햇살과바람으로부터?바깥따위하나도궁금하지않다고,모든의미는우물에있다고,이속에서나는행복하다고,주먹을꼭쥐고거듭거듭말할때“그래요?정말그래요?”되묻는풀의부드러운초록색웃음으로부터?
폴짝나도요폴짝폴짝나도요
?폴짝인입니까??부분
『축생일』에서는햇빛이“양양양양”빛나고,푸른닭은해를“콕콕콕콕”쪼아먹으며,달빛은달을“톡톡톡톡쓰다듬”(?푸른닭언니네?)는다.각시편에고인의성어와의태어로표현되는언어의활달함은생명력넘치는세상을바라보는시인의태도를보여줄뿐만아니라,보다근본적인층위에서“인간의세계에서는비가시적이었던존재들을출현시키고대화하며인식하게하는”시적전략으로읽히기에충분하다.그래서시인은세계를묘사하는데에서머물지않고,가시적세계너머에드리워져있던은밀한거처를부각하며생명력의근원으로다가간다.그는“착취당하고싶지않아/착취하고싶지도않아”“도시로부터폴짝폴짝,산골로폴짝!”(?산골,폴짝인들?)뛰어나와“나로존재하기위해애쓰며살던”“대도시의나날”에서벗어난다.그리하여시인이도착한곳은작고유한한존재인“독수리에게바람에게풀씨들에게훨훨”(?폴짝,초원에서?)힘을줄수있는곳이다.이곳에서시인은논리의관절을“폴짝”건너뛰고세계의율동과생명력을몸소체득한다.특히“또각또각”걸을때에도단독자의개별성을고집하기보다,“하나가다른하나를부축하며”?독각,또각또각?)가듯서로에게기대고잇대는관계양태를그린다.조용히자신의길만을걷는이는이러한장면을결코체감할수없을것이다.이렇듯『축생일』은“폴짝폴짝”“우물과우물사이를뛰어다”(?폴짝인입니까??)니는순간에만타자와의감응과교감할수있다고,소리내어말하고있다.
삶의반복에서새롭게빛나는,
『축생일』이빚은시작의노래
축배꼽의날
하하하,오딧빛멍!
축탯줄의날
하하하,햇빛의싹!
뜁니다
뜁니다
뜁니다
배꼽에서탯줄이자라
엄마에게닿을때까지
?축생일?부분
1부와2부에서존재와의감응을말하던시집은,3부에이르러조금다른방향으로선회한다.“예순에처음쓰러진”(?엄마?)엄마는“여든넘어”“요양원”갔으며,시인은이제그와작별인사를나눌시간이얼마남지않았음을직감한다.그러나이러한작별의순간에시인은돌연히두려움을넘어새로운깨달음을얻는다.그는“이제엄마의저쪽을두려워하지않”(?엄마의배꼽?)으며,“마지막이아니라는느낌이분명하게”(?여명?)체감한다.또한시인의눈에엄마는“어딘가를향해막태어나려는/우리의소중한아기”처럼,“걸음마를배우기전아기처럼”(?엄마의배꼽?)더없이지극하고소중해보인다.이는시인이존재의시계를물리적으로뒤바꾸는자기안위적논리를세우는것이아니라,죽음과탄생을중첩되는복합적인흐름으로인식하는일종의‘시간론’을개발한것에가깝다.“태어나면죽고마는생의법칙”은삶이단회적이라는뜻이아니라,끊임없는반복과새로움속에서이를“고귀하게만드는”(?환삼덩굴의노래?)순간을적극적으로발명해야함을역설한다.그래서시인은엄마의죽음을마지막이아닌새로운시작으로받아들이며,시간과존재에대한깊은통찰을완성한다.그제야우리는표제시에담긴의미를정확하게이해할수있다.“새로운것이실은태곳적의것이라는사실이드러날때/생일을이해하는일은좀처럼쉽지않지만/나는끝모를정체를가지길원해요”(?축생일2?).
존재와시간을새롭게발명하는시인에게시는단지언어의사용이아니라,삶과함께공명하려는실천적의지를담은것이다.따라서시인은이미기울어진존재간의격차를“고르게/고르게될때까지/작고가벼운쪽으로/[······]/끊임없이중심축을/이동하려는의지”(?평평으로?)를표명한다.시인의표현에따르자면시인의일은,“발견할아름다움조차야위어간다면/발명해내는것”(?환삼덩굴의노래?)이며,“한마을의시가태어나는자리”는“법의언어”“경전의언어”“숫자의언어”가아니라“아침놀의가슴”“걸어서하루안에만날수있는이웃”“한사람한사람의오늘을살피는다정함”(?한마을의시가태어나는자리?)에서온다.거친땅을평평하게고르듯시의표면을,나아가세계의토양을고르게다지는시인의행위위에새로돋아나는시어를수확하며시집은마침표에이른다.그순간,우리의창밖에펼쳐진세상과다르지않은시적풍경이눈앞에다가온다.“이모든우주가다좋은/환절기에이르렀다”(?환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