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길을 찾다

길에서 길을 찾다

$18.00
Description
예수님의 광야를 찾아 떠난 신학생의
무일푼 전국 일주 여행기
《길에서 길을 찾다》는 지금은 사제가 된 저자가 신학생 시절 떠났던 40일 동안의 무전여행을 기록한 여행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예수님의 광야 체험을 직접 겪어 보고자 무일푼으로 다니며, 히치하이크를 통해 이동하고, 노숙하고 걸식했다. 그렇게 하느님께, 그리고 사람들의 인정과 베풂에 자신을 내맡겼던 저자는 전국 여행을 마치면서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일상에서 벗어나 빈손으로 훌훌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이들에게 이 책은 단순한 여행의 재미를 넘어 새로운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가톨릭출판사에서는 2012년에 출간되어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아 온 이 책을 이번에 산뜻한 표지로 새롭게 출간하였다. 코로나로 인한 고립의 시간을 겪고 있는 우리들 삶 어딘가가 저자가 걸었던 여행과 비슷하게 광야에서의 40일을 닮아 있다는 생각에서다. 전국을 일주하며 만난 광야에서 저자가 깨달은 것들을 독자들도 깨닫기를 바라며 이 책을 새로 개정하였다. 저자가 전국을 일주하며 직접 찍은 사진들은 더 보기 좋게 배열하였고, 글자도 더 시원하게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재편집하였다.

느리게, 더 느리게. 그것이 바로 세상을 다시 보는 길인 것 같다. 본래는 ‘광야에서의 40일’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지만, 순례의 끝 무렵에 다시 만난 이 길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전혀 알지 못했던 지명들, 있는지조차 몰랐던 나무 벤치와 길가의 가게들, 길섶에 핀 들꽃과 나무들.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급할 것도 없이, 조금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고, 그러다가 졸리면 풀밭에 누워 잠을 자고. 한숨 자고 일어나서 하늘 한 번 바라보고 다시 일어나 걷고……. 내 곁을 달리는 자동차가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천천히, 두 발로 걷는 이 길이 내겐 훨씬 소중했으니까.
- 265쪽, ‘느리게 더 느리게’ 중에서
저자

문재상

문재상안드레아신부,서울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여러번의이사를하며‘길위의삶’에익숙해졌다.불교계중학교를다니며구도의길을꿈꾸게되었고,고등학교시절에그진리를하느님안에서찾기로결정했다.하느님을만나겠다고그삶에투신했지만,그게말처럼쉬운일이아니라는사실을깨달아가고있다.지금도여전히엎치락뒤치락넘어지고깨지며살아가고있지만,그넘어짐이,그상처가즐겁기만하다.2011년에사제품을받고지금은독일프라이부르크에서까리따스신학을공부하고있다.

목차

추천의말씀-저자의체험이한줄기빛이되기를……·4
머리말-길을떠나며·7

1부길떠남

길위에서다·20
구여섯알이가져다준행복·29
도시의사마리아인·37
순대국밥과막국수,그작은행복·46
이름없는순례자·54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61
정동진에서버터플라이!·66
행복은충만함이아닌,부족함에서·74
우리는대체왜걷는거지?·80
하회마을,박제가되어버린과거·85

2부왜하필무전여행이야?

하느님을만나는방법·98
환상에서일상으로·103
어느열성개신교인의하루·108
누군가에게무언가를준다는것은·114
멈추지않는빗줄기·119
과거와만나다·125
왕소심형제의무전여행·132
원기회복의시간·136
길위에서생을자축하다·141
우리는왜성당을찾았던걸까·145

3부가난,가난,가난

보리빵다섯개,옥수수다섯개·156
알만한신자가남의성당에와서·160
청년엠티라고요?·165
우리들의천국,당신들의천국·171
보성의차밭에서·177
길위에서의두번째첫미사·185
역에서노숙한다는것은·189
인연·197
전주,전주,전주!·203
잡지에서본작은성당을찾아·209

4부가난에대한찬가

충남으로들어오다·220
댓씽유두·225
길위에서캠프준비?·230
그저감사할따름·235
아이들과하나가되다·241
우리가출발했던그곳으로·248
전의성당에서의하룻밤·253
오랜만의해후·259
느리게더느리게·264
광야에서의마지막밤·270

맺음말-다시,길을떠나며·276

출판사 서평

지치고힘들때
하느님을찾는방법
지치고힘들때면아무런준비없이빈손으로훌쩍떠나고싶을때가있다.신앙을가진이라면복닥복닥정신없는일상에서빠져나와그간제쳐두었던나의신앙과삶에대해조용히짚어보고싶을것이다.이책은우리의이러한갈망뒤에숨겨진가슴깊은곳의허전함을채워주는여행에세이집이다.그러나이책은생각지도못한참신한방법으로단번에우리내면의갈증을해소해주지는않는다.그보다는꽉막힌속이따뜻한차한잔과말한마디로스르르풀어지듯,읽으면읽을수록마음속에묶여있는매듭들을하나씩풀어준다.
저자는자신이무일푼으로여행을떠나게된이유중하나가예수님의광야체험에대한관심이었다고밝히고있다.광야는정화와시련의장소이자말그대로‘아무것도없는곳’이기에광야야말로‘하느님께의지할수밖에없는곳’이라고말한다.그래서인지저자는생각지못한상황이나갈등을직면할때마다‘광야’를떠올린다.여행내내저자의머릿속에는‘하느님체험’에대한생각이떠나지않는듯하다.돈한푼없이무작정떠난여행,그여행에서스쳐가는장소와사람들그리고그들이빚어내는상황모두가저자에게는‘광야체험’으로받아들여진다.
앞으로사제로서살게될신학생이,하느님을조금이라도더가까이서체험하고싶은간절함으로떠난무일푼여행이기에이책은보통의여행에세이집과본질적으로다를수밖에없다.이책에는숨은맛집에대한소개도,화려한볼거리를담은사진도없다.그러나풋풋한신학생이털어놓는진솔하고담백한단상들을따라가다보면삶이라는여행길에서우리가아파하고고민했던지점들을다시만나게된다.그리고그모든순간마다나와함께계셨던하느님이어느때보다도뚜렷하게그모습을드러낸다.이책을읽다보면하느님께서늘나의곁에계셨다는것을자연스럽게깨닫게된다.

하느님은먼데계시지않습니다
바로지금당신곁에계십니다
지금머물고있는자리에서일어나모든것을내려놓고길을나설때,그때에야비로소우리는하느님을만날수있는준비를마치게된다.몸과마음을움직여하느님을찾는것,그것이하느님을만나기위해우리가가장먼저해야할일이다.
이책이주는이러한깨달음은코로나19를겪는우리에게도동일하게적용된다.어딜돌아다니지도못하고집안에머무는우리가해야할일은모든것을내려놓고하느님을향해몸과마음을움직여보는것이다.특히먼저마음을움직이면몸도따라움직이기마련이다.한자리에머무른지너무오래되어타성에젖어버린나의마음을이렇게조금씩조금씩움직이다보면보이지않고느껴지지않던것들이느껴지기시작한다.그러한깨어남속에서하느님은우리를기다리고계신다.비록우리는코로나19라는바이러스에얽매여성당에도자주못나가고있지만하느님을만나기위해마음을움직여광야를향해성큼한발자국나아갈때,우리는늘우리들곁에계셨던하느님과만날수있다.

그랬다.광야의40일을걸어왔다.내가어떻게이길을걸어올수있었을까.문득길위에서만났던수많은사람들이생각났다.생각지도않았던잠자리,갑자기얻게된빵덩이,큰의미없는미소와격려까지도.의지할데라고는아무것도없던광야에서나를버틸수있게해준유일한힘.그모든것이하느님께서주신선물이었다.그분들을통해서나를돌보아주고계셨던것이다.
-274쪽,‘광야에서의마지막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