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 사회 (냉소주의는 어떻게 우리 사회를 망가뜨렸나)

냉소 사회 (냉소주의는 어떻게 우리 사회를 망가뜨렸나)

$16.28
Description
대한민국은 '냉소주의'라는 함정에 빠져있다!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주말마다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보였다. 국민의 뜻을 외면할 수 없었던 국회는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고,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헌재의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리 업무를 본다고는 하지만, 당분간 정상적 국정 운영이 어려워졌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매체 비평지 《미디어스》 기자이자 사회평론가인 김민하는 이렇게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국 사회와 정치 상황의 원인을 ‘냉소주의’에서 찾는다. 『냉소 사회』는 우리 일상부터 정치까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냉소주의’란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우리는 무한경쟁 체제 속에서 남들과 비교되며 끝없이 열등감을 강요받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러한 열등감은 일상생활과 사회·정치적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냉소주의로 표출된다. 주요한 사안들에 대한 ‘판단 중지’ 태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효율성의 신화,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한 정치 등은 그러한 냉소주의의 대표적 모습들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를 휘감은 냉소주의는 왜 발생하며 어떤 결과를 낳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진단하고, 열등의식·냉소주의·소비주의와의 화해를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열등의식과 화해하기 위해서는 경쟁에서 지더라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이것은 주체들의 연대에서 시작할 수 있다. 또 냉소주의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비주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생산자의 존재를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노동자인 자신을 자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 책은 이러한 화해를 통해 정치적 냉소주의를 무력화 하고,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

김민하

저자김민하는1982년경기도수원에서출생했다.온라인상에서‘이상한모자’라는필명으로알려져있으며홈페이지<혁명은언제나시기상조>를운영하고있다.인터넷으로《딴지일보》를접하면서정치에관심을갖게되었고2002년민주노동당에입당했다.이후덤프연대와민주노동당상근자로활동했다.2008년민주노동당을탈당하고진보신당에입당한뒤2011~2012년진보신당기획실국장으로일했다.현재매체비평지《미디어스》에서기자로일하고있다.지은책으로『레닌을사랑한오타쿠』,『돼지의왕』이있고,『지금,여기의극우주의』,『우파의불만』,『트위터,그140자평등주의』등의책에공저자로참여했다

목차

1_우리삶전체를지배하는열등감
열등감의퍼레이드
모든것의인플레,팬플레이션
과시적소비와‘현명한’소비
가격대성능비
재구매의사있음
‘잡캐’에대한무시
하나만잘해도돼
생애주기별열등감의악순환
해피아의기원
체제적열등감을극복하기위한시도
동전의양면
세월호참사는위기가아니었다

2_인터넷시대의새로운현상들
열등감을극복하는법
PC통신에서인터넷시대로
누구나논객이될수있는인터넷게시판
개인의입장을전시하는곳,블로그
감정의전장,트위터와페이스북
쿨게이들의‘진짜의도’
대중적불만의폭발,사이버민중주의
게임감각과현실세계

3_냉소주의로전화하는열등감
냉소주의의두가지양상
오디션프로그램이유행하는이유
속아넘어가는것을즐겨라
진정성을둘러싼이분구도
‘기레기’에대한불신
소비자라는절대적지위
갑질논란,소비자와서비스노동자의대립
저항의논리,통치의논리

4_냉소주의가지배하는한국정치
정치의두가지얼굴
<나는꼼수다>가묻는것
안철수바람과호남정치
“이친구가아직도정치를몰라!”
정치가승리하기위해필요한것
정치적보따리장수들
우파와반反우파
제3정당론과진보정치

5_탈출구는무엇인가
트럼프와샌더스가공유하는것
극우정치의발호
브렉시트가보여주는것
표현의자유와정치적올바름
미러링과정상적존재의추구
냉소주의의문법
열등의식과의화해
냉소주의와의화해
소비주의와의화해
정치적냉소가지배한박근혜정권
당위와명분의정치를복원하기위하여

출판사 서평

예견됐던국정농단사태,
왜막지못했을까?


지난12월9일,박근혜대통령탄핵소추안이국회에서가결되었다.사상초유의국정농단사태에국민들은“이게나라냐”라며분노했고,주말마다촛불을들고광화문으로모였다.국민의뜻을외면할수없었던국회는탄핵소추안을통과시켰고,이제공은헌법재판소로넘어갔다.헌재의최종판결이나기까지대통령권한대행이대리업무를본다고는하지만,당분간정상적국정운영이어려워졌다.어쩌다가이렇게됐을까?최순실게이트는박근혜대통령이당선되기전인2007년이미한나라당경선과정에서,또2012년일부야권에의해그가능성이여러차례경고되었던사안이다.그런여과체제가작동했음에도박근혜후보가결국대권을차지했다는것은,우리의체제자체에문제가있다는뜻이다.
저자는이렇게총체적난국에빠진한국사회와정치상황의원인을‘냉소주의’에서찾는다.우선박근혜정권이탄생할수있었던이유는국민들이정치에대해가졌던냉소주의때문이다.정치지향에대한냉소와정치역시하나의상품으로소비하는소비주의로인해진보정치가외면받게되었고,이를발판으로보수정권이대선에서이길수있었다.한편박근혜정권이실패하게된원인역시권력자체의냉소적정치의식때문인데,그대표적예가세월호사건이후정부가보여준대처방식이다.박근혜정부는구난작업에서의무능과실패를반성하고제대로된안전대책과정책을내놓기는커녕난데없는‘해경해체’라는처방아닌처방과카메라앞에서눈물을흘리는작위적연출등문제의근원해결이아닌정치적리스크를줄이는데에만골몰했는데,이는바로권력자체가냉소적정서를바탕으로움직이고있기때문이라는것이다.

냉소주의의근원,열등감

그렇다면이러한냉소주의는무엇때문에생겨나게되었는가?그근원은다름아닌‘열등감’이라고저자는말한다.다수의사람이함께살아가는사회에서는필연적으로잘난사람과그만큼잘나지못한사람이나뉘게마련이다.부자가있는가하면가난한사람이있고,명문대생이있는가하면이른바‘지잡대생’도있으며,대기업에다니는사람이있는가하면취직조차어려운사람이있다.무한경쟁사회에서이러한우열은점점극단화되었고,인터넷의발달은그로인한열등감을더욱일상적으로만들었다.시쳇말로‘엄친아’라불리는잘난사람들은과거같으면멀리서풍문으로만듣거나,주변에있다해도소수였을것이다.그러나인터넷은다수의사람이실시간으로교류할수있게해주었고,그곳에서우리는나의능력을넘어서는사람을수없이마주치게되었다.이는다시우리가인터넷을할때자기를전시하게되는이유가된다.모든것이기록으로남는인터넷에서는필연적으로남의평가대상이되리라는것을전제할수밖에없기때문이다.
이렇게끊임없이남들과비교되는상황에서는나의합리성과열등하지않음을증명해야하는데,이는‘소비주의’의형태로발현된다.이러한효율적소비주의야말로냉소적세계관위에성립되는것이다.현대사회에서소비자는물건을살때언제나이상품에이가격이합당한지,혹은지금내가하는행동이효율적인지의심을한다.한마디로우리의일상은‘속지않겠다’는냉소적결의로차있다.만약누군가어떤물건을터무니없이비싼값에산다면,그사람은자본주의사회에서‘열등한’사람이되고만다.이러한소비주의는비단재화를구매할때뿐아니라,나아가우리가살아가는데선택을해야하는순간마다작동한다.선거에서일정한노선이나이념에따라투표를하는것이아닌나에게가장많은이득을줄후보를찍는것이그러한예다.

효율성의관점에서바라본세월호사건

효율성제일주의로인해벌어진비극이바로세월호참사다.모두가알다시피세월호는더많은이윤을남기기위해배의안정성을희생하는방식으로운영됐다.만일의상황에대비해비용을들이는것을우리는비효율적이라고여긴다.여기서도효율성의논리가작동하는것이다.저자는또한사고수습과정에서또다른차원의효율성이작용했음을지적하는데,바로인명구조의외주화이다.즉,국가가비용을줄이기위해인명구조업무를외부업체에맡김으로써국가의기본적권리이자의무를스스로포기했다는것이다.

글로벌경제라는관점에서뒤처지지않아야한다는체제적열등감으로인한위기의식이국제구난협회정회원자격을가진업체가탄생하는배경이됐고,자신감을잃은국가가당연히맡았어야할구조작업을시장에떠넘기면서시장화된형태의사고뒷수습에만체제의관심이쏠리게됐으며,결국‘인명의구조’는온데간데없고오직돈을어떻게할것인가의문제만남게된것아니냐는생각을해볼수있다.(본문79~80쪽)

이런관점에서보면세월호는체제의위기라기보다는,체제가‘효율성’이란이름아래돌아간결과였다고도할수있다.그러므로이와같은참사를다시반복하지않기위해서는근본적으로‘효율성의신화’를깰필요가있다.

'판단중지’가가져오는결과

열등감은결코유쾌한감정이아니다.그렇기에우리는열등감을벗어나기위한여러시도를한다.가장흔한방법은자기자신을냉소적인사람으로규정하면서타인의능력을평가하는자신의‘공정한잣대’를전시하는것이다.또다른방법은잘난사람에게‘열광’하면서그들과대비되는‘못난’존재들에대해적대적태도로일관하는것이다.이렇게함으로써‘나’는‘잘난사람들의하나’가될수있다.이러한열광을유지하기위해우리는때로열광의대상에대해객관적으로판단하기를포기하기도한다.게임커뮤니티내에서벌어지는상황을보자.

게이머커뮤니티도사람들이모이는곳이므로시사와관련한여러논쟁을벌이는경우가있을수밖에없는데,그럴때마다게임을잘하는사람의의견에일부사람들이무비판적으로따라가는현상이일어났다.(……)이게임고수의지지자들을앞서말한부류로나눈다면‘열광하는자들’로규정할수있을텐데,이열광의정체는앞서살펴본열등감의문법에서고스란히드러나는‘능력’에대한환호이면서동시에‘사회적의견’이라는것에대한냉소다.‘게임고수’와한편이되느냐‘사회적의견’에대한생각의차이를따지느냐에서전자를선택한것이기때문이다.즉,여기서사회적의견에대한열광하는자들의태도는‘판단중지’라고요약할수있다.열광을유지하기위해어떤문제에대한판단을중지한것이다.(본문85~86쪽)

이러한냉소적판단중지는정치적판단을내릴때도흔히작동한다.2011년통합진보당창당이그대표적예다.서로다른노선을추구하는사람들이‘교섭단체구성’이라는당장의정치적이득을위해그사이에존재하는이견을어떻게풀어갈지에대해서는‘판단중지’를선택한것이종국에진보정치가갈길을잃게되는계기가되었다고저자는말한다.

전세계적현상으로나타나는냉소주의

2016년세계를깜짝놀라게한두가지사건이있었다.먼저영국의유럽연합탈퇴.그리고미국대선에서트럼프당선.저자는이두사건역시냉소주의의결과로분석한다.브렉시트의경우유럽연합탈퇴를강력히주장했던정치인들이정작탈퇴가결이후당황한나머지제대로된대처를하지못한데서그들의주장이당장의정치적이익을위한것이었음이명백히드러났다.즉,실제브렉시트에대한실질적전망없이보수적유권자를끌어들이기위해달콤한말을쏟아냈다는것이다.
도널드트럼프의미대통령당선도전세계에브렉시트못지않은충격을줬다.애초에공화당에서조차제대로된대접을받지못했던트럼프가대권까지차지한것은냉소주의없이는설명이불가능하다.명분만내세우고자신들의잇속만을챙기는기성정치인을찍느니차라리속시원히‘일자리를다시빼앗아오겠다’고말하는트럼프를찍겠다는것이다.여기서볼수있는것은유권자들이더이상기존의좌우관념에따라투표하지않는다는것이다.

도널드트럼프와버니샌더스의등장은단순한극우와극좌의싸움으로만묘사할수없다.‘백인남성들의분노’라는설명도상황을모두드러내기에는부족하다.오히려이것은기득권정치에냉소주의가반응하는두가지양상이고스란히나타난것으로볼수있다.그리고이두가지양상은명확히분리된독립된정치기획에의한것이라기보다는,더큰묶음으로서의냉소주의에좌우되며‘속아넘어가는것을즐기는’사람들이흔히그러듯‘진정한무엇은없다’와‘진정한무엇은있다’의사이를오가는대중의현재를그대로반영한것으로볼수있다.(본문243~244쪽)

냉소의정치를벗어나
앞으로나아가기위하여


이러한현상은우리나라에서도마찬가지다.앞서도말했듯,우리는투표를할때조차소비주의적관점에서후보를정한다.최근선거들에등장한공약들을보면더이상보수와진보를논하는것이의미없는경우가많아졌다.

남은건어떤인상뿐이다.선거전에서진보정당몫의표를흡수해야할필요가있을때에는실제제1야당이충분히감당할수없을정도의급진적인구호까지내세우는데망설임이없고,이때문에중도층을잃었다는비판이나오면다시거리낄것없이중도적태도로복귀하는데한점의의심도갖지않는다.정치세력이그들스스로주장하는이념과가치에동의하는더많은대중을조직하기보다,더많은대중이원하는쪽으로자신의존재의의를바꾸는데익숙해지고있다.(본문218쪽)

이런상황에서보수와진보의경계는모호해졌고,정당들은명확한정치적지향을잃고‘보따리장수’로전락한지오래다.저자는이런상황에서빠져나가기위해지금까지이야기한열등의식,냉소주의,소비주의라는세가지차원에서화해가필요하다고말한다.이것이‘극복’이아닌‘화해’가되어야하는이유는우리가이세개념으로부터자유롭지않고,그것과완전히결별할수도없기때문이다.열등의식과화해하기위해서는경쟁에서지더라도기회를얻을수있는사회를만들어야하며,이것은주체들의연대에서시작할수있다.또냉소주의에대해서는이를인정하는것에서부터시작할수있다.마지막으로,소비주의를넘어서기위해서는소비자들에게생산자의존재를생각하도록해야한다.그것은소비자이면서동시에노동자인자신을자각하는데서시작한다.
이러한화해를통해정치적냉소주의를무력화할때현재우리가직면한문제를풀어낼수있다.단순히현재의정권을정상으로돌려놓는데그친다면,언제든제2,제3의최순실게이트가다시발생할가능성이있다.당위와명분의정치를되찾을때소비의대상에머무르고있는정치를구해낼수있다는것이저자의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