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 사는 이야기 | 양장본 Hardcover)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 사는 이야기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1993년 초판이 나온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는 독자들에게 알음알음으로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 2018년 출간 25주년을 맞아 기념판이 나왔다. 경북 봉화에서 농사지으며 홀로 자연에 순응한 삶을 산 지은이가 지인들과 수년간 주고받은 편지글을 묶은 책이다. 현학을 거부하는 그의 글은 소탈하고 정직하다.

어지러운 세상사를 농사의 단순하고 소박한 언어에 비춰, 우리가 잊고 있는 참삶을 깨우쳐 준다. 지은이는 누구를 만나든 농사꾼으로 자처하며 시종 농사짓는 이야기밖에 하지 않는다. 그러나 쉽사리 듣기 힘든 농사짓는 이야기 중에 큰 우주가 있고 예지가 빛난다. 계절에 대한 상념을 소박하게 적어내려 가는 동안에 역설의 철학과 넉넉한 사랑으로 한 세계를 열고 있다.

시인 신경림이 “깊은 산속의 약초” 같다고 했던 전우익. 산야에 나서면 그대로 한 그루 나무가 되는 이. 품에 숲 속 사계가 들어앉은 이. 묵묵히 농사짓고 가만가만 있던 그이가 이 세상 착하게 살려면 착함을 지킬 독함을 지켜야 한다며 수줍은 듯 식물성 지혜를 펼쳐 보인다. 관념의 과장이나 감상의 치기 없이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맛이 나는 글로 사람의 품위와 세상 사는 지혜를 느끼게 한다. 시인 신경림이 쓴 발문에는 지은이에 얽힌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저자

전우익

저자전우익(1925~2004)은1925년경북봉화에서태어나광복후민청에서청년운동을하다가사회안전법에연루되어65세까지부자유하게살았다.고향마을에서자연을스승삼아순응하며사는농사꾼이자훈훈한공간에가끔씩살아가는얘기를싣는글쟁이였다.농사를지으면서대자연의이치를터득하고자리를매면서인생을배운다고했다.스스로는파별난적(跛鼈亂跡),한쪽발이망가진자라가쩔뚝쩔뚝기어가며남긴어지러운발자국같은볼품없는삶이자신의삶이라고했다.
글을읽은누군가가자기를꾸짖어주길바라는마음에서글을쓰기시작했으며무명씨를뜻하는‘언눔’,아무렇게나굴러다니는일꾼을뜻하는‘피정(皮丁)’을아호로썼다.이름을섣불리팔지않고,헛된알맹이보다실한껍데기로살려는뜻이담겨있다.2004년한평생지켜온봉화군자택에서타계하기전까지밭농사짓고나무를키우며참자유인의꿈을안고살면서,책을읽고알음알음찾아오는손님을꾸밈없이맞이했다.

목차

깊은산속의약초같은사람_신경림

삶이란그무엇인가에,그누구엔가에정성을쏟는일
꽁꽁얼어붙은겨울추위가봄꽃을한결아름답게피운
다.
물이갈라지듯흙덩이가곡선을그으며
엄동설한눈속에삿갓하나받치고
구경꾼과구경거리
다양한개인이힘을합쳐이룬민주주의
실패를거울삼고
뿌리없는것이뿌리박은것을이긴다
삶이란아픔이다
맞고보내는게인생
스님과루쉰
한해를보내면서

편집자에게보내는글

출판사 서평

출간25주년기념판
“삶이란그무엇인가에정성을쏟는일”

자연과소통하고몰입한생활철학자
같이산다는것의의미를알려준밀리언셀러

“혼자만잘살믄별재미없니더.
뭐든여럿이노나갖고모자란곳을두루살피면서채워주는것,
그게재미난삶아니껴.”

깊은산속의약초같은사람이들려주는
고봉밥처럼소박하고풍성한지혜모듬

1993년초판이나온『혼자만잘살믄무슨재민겨』는독자들에게알음알음으로전해지면서많은사람으로부터사랑을받았는데,이번에2018년출간25주년을맞아기념판이나왔다.경북봉화에서농사지으며홀로자연에순응한삶을산지은이가지인들과수년간주고받은편지글을묶은책이다.현학을거부하는그의글은소탈하고정직하다.

어지러운세상사를농사의단순하고소박한언어에비춰,우리가잊고있는참삶을깨우쳐준다.지은이는누구를만나든농사꾼으로자처하며시종농사짓는이야기밖에하지않는다.그러나쉽사리듣기힘든농사짓는이야기중에큰우주가있고예지가빛난다.계절에대한상념을소박하게적어내려가는동안에역설의철학과넉넉한사랑으로한세계를열고있다.

시인신경림이“깊은산속의약초”같다고했던전우익.산야에나서면그대로한그루나무가되는이.품에숲속사계가들어앉은이.묵묵히농사짓고가만가만있던그이가이세상착하게살려면착함을지킬독함을지켜야한다며수줍은듯식물성지혜를펼쳐보인다.관념의과장이나감상의치기없이되새기면되새길수록맛이나는글로사람의품위와세상사는지혜를느끼게한다.시인신경림이쓴발문에는지은이에얽힌여러가지에피소드가실려있다.

돗자리만들기,파뿌리자르기,물통이야기,나무키우기,풀뽑기,장작패기,벼심기등으로시작해서숨은자연의작은이치를깨닫게해주고마침내사람이사람답게잘사는게무엇인지생각하게해준다.“부들을고를때처음에는많이버렸어요.그러나이젠거의다씁니다.제일나은것은앞에대고다음것으로뒤에받치고짧고못생긴건속에넣지요.부족한것을감싸안는아량같기도한데,‘짧다’,‘길다’하는건사람이하는말이고길고짧은것이알맞게모여식물은이루어져있지요.”

말투는수줍지만생각은옹이깊다
삶의지혜가인간에게만있는건아니다

밭에곡식이제대로자라지못하니까잡초,독초가기를쓰고자란다며,곡식이자리잡고제대로크면잡초가맥을추지못한다고한다.세상사도마찬가지가아닐까.“농사를짓는다는것은풀을뽑는일이기도합니다.곡식은뿌려야나지만풀은옛날부터지난해까지떨어진풀씨가수없이돋아납니다.부정적인역사의유물과유습들이우리의전진을가로막듯잡초는수없이돋아납니다.그걸뽑아주지않으면곡식이오그라지고시들어녹아버립니다.부정적인요소들이얼마나끈질기고뿌리가억센가를말해주는듯합니다.끈질기고노회老獪한수구세력과의대응은그에합당한방법이준비되어야할것같습니다.”

사람의됨됨이가이루어지는데자신이무슨일을어떻게하는지에따라서많은영향을받는게아닐까싶다.“도라지밭에서나는냉혹한자연법칙과아무리힘겹고어려워도끈질기게달라붙으면문제는풀린다는걸배웠습니다.미봉책인제초제를썼다면나의삭막한인간성은더욱처참해졌을거고,뿌리가살아남은풀은다시돋아나어차피다시풀을뽑을수밖에없었을겁니다.포기와대응,미봉책과근원적해결,발뺌과책임을흔쾌히지고살아가는겸손한외경심,이런것들을풀을뽑으면서되새겨봤습니다.”

황혼이깃드는나이였지만꼿꼿하고곧은신념과세상에대한뜨거운분노,애정어린비판을변함없이계속한다.“서울에사람들이이렇게많이모여든것이위정자들의의도보다는서울로몰려가면큰수나날줄알고남부여대하고몰려간민중자신임을인정해야할것같아요.이른바민중은피해자인동시에가해자편을들어왔어요.알게모르게달콤한인공감미료를동경하고선망해왔습니다.서울을,나라를이렇게만든근본적인책임은민중이져야합니다.”

먹을거리가생명을지킨다.하지만최근살충제달걀파동에서보듯이우리네먹을거리는생산성을위해서안전을희생하는꼴에처했다.예전마당에서돌아다니던닭들은어디로간걸까?지은이는달걀과닭고기문제를일찍이알아차리고자신은양계장에가본후달걀과닭고기를못먹게되었다고말한다.“사람들이감옥을만들어사람을가두는것만으로양이차지않은지잔인한방법으로짐승들까지가둡니다.양계장은연립식소형독감방으로닭을꼼짝달싹못하게만들어놓고전등을켜서스물네시간잠도못자며먹게해야수지타산이맞는다고합니다.그잔인한결과로낳은달걀과고기를보신이된다고사람들은먹고있습니다.”

먹고사는데급급한소시민에게자신과세상을만드는일에왜관심을가져야하는지물통에빗대어들려준다.우리들에게한恨은한계限界에서오고,역사의무게는역사적과제를치르지못한데서온것이니자랑할게아니고창피한일이라고말한다.“물통의법칙이란게있어요.판자를여러쪽모아통을짜는데높고낮은판자로통을짰다고합시다.물은가장낮은판자높이밖에차지않아요.지금농민들은농사짓는일은아주열심히합니다.겨울에하우스까지만들어죽자살자일해요.그래서한쪽판자는굉장히높아요.한편스스로와세상을만드는일에는무관심해서다른쪽판자는아주낮아요.새빠지게물을부어봤자물은낮은판자까지만차지절대로더높이올라가지않지요.그차가심할수록좌절감은크고한은사무칩니다.”

식탁에서흔히보는파를통해서우리에게왜아픔이필요한지,어떻게아파야하나,어떻게성장하는가일깨워주기도한다.우리는너무나아프지않으려고피하다가아픔의늪에서빠져나오지못하고만다.근본을위해아파하고그아픔을이겨내면시시껄렁한아픔은사라질것인데그걸못하고있다고한다.“딴곡식이나나무는삼십칠팔도되는햇빛에단오분만쪼여도영결종천인데더욱이뿌리를싹자르고심어야크게자라는파는신비로운식물입니다.또파는나무가얼어죽는소문난추위에도끄떡없이삽니다.땡볕과,뿌리가잘리면서말할수없는괴로움과아픔을참고견딘뒤그아픔을끝끝내가슴에새기면서큼지막하게자란것같이느껴집니다.”

어떻게살아야하는지고민하는사람들에아주작고작은일에관심을기울이면서서로부담감주지않고,소리없이눈에띄지않는작은일을해야한다고조근조근말한다.“요사이논의들은큰나무를옮겨심는것처럼어마어마하게커서가슴에심기보다는짊어지고다녀야할판입니다.그것을짊어지고다니느라사람은지치고,이론은사람들의등과다리에서시들어버리는것같아요.많은사람들이가슴에심어기르고키울수있을만큼작고작은교리와이론이어야사람사이에씨로뿌려질수있지않을까생각합니다.”

더불어살아가기를꿈꾼우리시대의생활철학자
“다름보다같이”와소박한삶의즐거움을일깨우다

당최‘할아버지같지않은할아버지’전우익.한참아랫사람에게조차함부로말을놓지않고형형한눈빛을간직한사람이었다.노상나무를매만진손에는나뭇결을닮은부드러운곡선이있었고,세월의질량이사뿐히내려앉아적당히굽은자태는오래된나무처럼편안하고단아했다.

언눔(전우익선생이스스로를일컫는말)이좋아하는것몇가지.세상가장아름다운것이나무라고여겼다.죽은나무라도쓰임새를곱게되살려필통이며향꽂이며차받침을앙증맞게만들고서울오는길에아는사람들에게노나주었다.틈틈이부들로자리를엮어시간도보내고정도썼다.중국의노신과도연명을아주흠모했다.두사람의삶과작품얘기를할때는눈물까지찔끔거리며좋아라웃어자쳤다.김용준선생의『근원수필』도좋아했다.그분을존경하며문체를좋아하여좋은글을읽었으면하는사람에겐꼭선물했다.자신의책을판매한수익금대부분은책읽는사회를위한기금으로쓰도록공익재단에기부했다.뒤늦게나무에반하여사는보람을또하나알아버린그는애써찾지않아도자연스럽게잘사는것의의미를알게해주는이시대의진정한노인이다.

추천사

“오랫동안가까이두고,내인생이우그러질때,그래서나약해질때다시한번읽고싶은책.”
-독자tank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