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용기가 필요한 날, 신화에서 길을 찾다!
김서영
지은이:김서영
광운대학교인제니움학부대학교수.영국셰필드대학교정신과심리치료연구센터에서정신분석학으로석사.박사학위를받았다.영화,꿈,프로이트,융등과관련한글쓰기를통해꾸준히일반독자들에게정신분석학의이론들을소개하고있다.
이책『아주사적인신화읽기』는단순히옛이야기로여기기쉬운세계의신화들이우리삶에어떤의미를지닐수있는지,우리마음을어떻게보듬을수있는지를정신분석학과분석심리학적관점에서풀어내고있다.오래된신전속신들이생생히살아나나조차도몰랐던내마음을이해하는열쇠가되어줄것이다.
지은책으로『영화로읽는정신분석』,『프로이트의환자들』,『내무의식의방』,『프로이트의〈꿈의해석〉』,『프로이트의편지』,『드림저널』등이있고,함께지은책에『눈먼자들의국가』,『어린왕자,진짜중요한건눈에보이지않아』가있으며,옮긴책으로『라캉읽기』,『에크리읽기』,『시차적관점』이있다.
들어가는말:내마음속에살아있는신화
길가메시이야기:좋은삶을살아가는법
어른이되기위해여정을떠나다:폭군길가메시의모험
어둠과의싸움/필멸의존재가불멸하는법/공백이라는선물
만남은인간을변화시킨다:친구의소중함을깨우쳐준엔키두
내분신을찾아서/친구라는귀한선물/공허함이라는인간성장의출발점
그리스신화이야기:내면의신을만나는시간
밤의무의식이낮의행동을낳는다:모든것의시작카오스
생산하는어둠/세상은카오스에서비롯되었다/무의식과카오스
꿈도현실이있을때꿀수있다:우리가딛고선대지가이아
바로여기,내가서있는곳/높은자의착각/현실속쾌락원칙
공감과배려의에너지:넘쳐흐르는사랑,에로스
세상과교감하는법/불멸의정신/이기심대대양적감정
절망의시간이나를만든다:세상의주인이된제우스
삶의주인이되다/삶의시간을위하여/이해하는시간
인간욕망의중심에는공백이있다:삶을수호하는헤라
가정의수호신/헤라가상징하는것/공백을사랑하는사람들
우리내면의괴력조절하기:분노의질주포세이돈
분노조절/떠돌이와영웅/리비도와포스
삶으로돌아오기위한정화의장소:저승을다스리는하데스
이승속저승/들어오는자와나가는자/억압된표상들의사연
아이는언젠가부모를떠나야한다:데메테르와페르세포네
내아이의이야기/빛을기억하는자,어둠을벗어나다/내면의신화실현
지혜롭기위해서는전투를치러야한다:지혜와전쟁의여신아테나
지혜가필요한시간/지혜와전투/에로스와타나토스
사랑은진공속에서자라지않는다:아프로디테의탄생
사랑의비너스/두명의아프로디테/대극의합일
상처가드러난곳에새살이돋는다:질병과치유의신아폴론
독이되는것,약이되는것/병과약과빛의관계/무의식의진실
나자신의존중을위한싸움:활을든여신아르테미스
화살통을집어들시간/신성을지키는삶/꿈이라는내마음의전갈
먼저생각하는마음:프로메테우스의불
타인의고통/진정한아름다움/인셉션
희망은선택할때나타난다:판도라의상자
희망을꺼낼시간/희망을선택하는자/현재를충실히살아야할의무
누구나하나의지구를짊어지고있다:하늘을떠받치는아틀라스
삶이무거워지는시간/아틀라스의선택과책임/아버지의빚
분노로는세상을바꾸지못한다:메두사의시선
살인적인시선/메두사의목으로나를보호하다/승화
머리로만되지않는것이있다:일상을멈추는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의시간/벌받는사람들/디오니소스대아폴론
과거의답은현재에서만찾을수있다:뒤를돌아본오르페우스
사랑을잃는법/뒤돌아보지마라/과거를바꾸는현재의힘
관계속에서변화가시작된다:자기이미지에갇힌나르키소스
자라지않는어른들/자신에게도취된나르키소스/정신병과나르시시즘
부당함에맞서는내면의힘을깨워라:고난의영웅헤라클레스
절망을뚫고솟아오르다/정의로운힘/하늘의법을따르는자
그럼에도온전한자신으로살기:아킬레우스의발뒤꿈치
늘당당한당신/아킬레스건/온전한나자신이되는길
노련한전략이필요한순간:오디세우스의귀향
노련한멀티플레이어/내삶의오디세이/무의식이안내하는길
북유럽신화이야기:절망의끝에서새로운시작으로
종말은또다른시작이다:거인위미르와세계수위그드라실
세상의창조/내마음속생명수/관계성
죽음이삶을빛나게한다:전쟁의신오딘
현재를선물하다/지혜와내맡김/죽음을앞당긴자
콤플렉스와마주하기:골칫덩어리로키
내안의콤플렉스가말하는날/지극히선한존재의끝/집주인이된콤플렉스
모든이에겐묠니르가있다:약자를돕는토르
평화를위해싸우다/고통받지않는신의문제/자신감프로젝트
두려움을아는이가사랑을한다:지크프리트와브륀힐드
바그너의지크프리트/두려움을배우지못한영웅/내곁의두려움
신성을상실할때자유를얻는다:여전사발키리
당신의영웅/잠자는숲속의미녀/신이신성을잃어야만하는이유
주어진시간을무엇으로채울것인가:신들의최후라그나로크
생성하는죽음/끝과시작이맞닿는곳/죽어도사는사람
크리슈나의조언:내안의신성과지혜로운삶을위하여
해야하는일은해야만한다:내마음속의정답다르마
다르마에충실한삶/나만의다르마살아내기/당신의욕망을따르라
내안의신성을믿어라:브라만과의합일
내안의신성/브라만의니르바나를향하여/융의자기개념
온전한나자신으로존재하기:영혼의아트만
내그릇의품격/내안의아트만/프로이트의자아개념
의무를욕망하라:멘토크리슈나
스승이필요한시간/내삶을인도하는타인/노현자와의만남을꿈꾸며
우리의모든순간은사라지지않는다:카르마와윤회
이생에서우리에게주어진선택/과거를바꾸다/초자아를넘어서
내안의살의와싸워이겨라:신적인것과아수라적인것의싸움
우리가싸워야만하는이유/신적인것과아수라적인것/문명대충동
내결심이나를해방시킨다:카르마제거
실수대잘못/결심하는사람들/오이디푸스이야기
행위속에무행위를담아라:카르마와아카르마
이기고지는일/이론과실천의합일/속이고속는일
성숙한주체가되기위하여:온전한자신이되는지혜
성숙한삶/지혜로운사람/주체로나아가는길
나가는말신화에서발견한치유의열쇠
참고문헌
미주
마음을치유해주는신화의심리학
살아갈용기가필요한날,신화에서길을찾다!
‘신화’는말그대로신들의이야기다.누군가에겐교양을위한텍스트일것이며,누군가에겐재미있는옛날이야기처럼느껴질수도있다.그러나수천년간잊히지않고사람들사이에서전해져내려온신화는단순한‘옛날이야기’가아니다.그이야기들은인간의무의식에깊이각인되었기에우리행동과생각의비밀을풀어나가는실마리가된다.융의말대로“신화는인간내면의방향성이자근원”인것이다.
“나도내마음을모르겠어!”
살다보면이렇게외치고싶을때가종종있다.왜이렇게마음이불안한지,부당한일을당하고도왜아무말도하지못했는지,저사람이왜괜히싫은지,그때나는왜그런실수를했는지,내마음인데도도무지모르겠고뒤늦게후회할때도많다.
정신분석학과분석심리학을대중의눈높이에서소개해온김서영교수는그럴때신화를읽으면의외의곳에서답을찾을수있다고말한다.신들의이야기에는오랫동안응축된인간의마음이담겨있기때문이다.저자는바다의신포세이돈에게서제어하기힘든분노를,아르테미스에게서자신을지켜내는힘을,프로메테우스에게서공감과배려를,로키에게서우리안의콤플렉스를,아르주나에게서우리의의무를읽어낸다.신화들은하나하나나의가장내밀한심리와연결된다.또한이이야기들은마음을분석하는데그치지않는다.의식과자아라는껍질을깨고더큰세상으로나아가도록우리를격려한다.
저자는인도경전인『바가바드기타』를읽은후융의이론을더욱실천적으로이해하고,이를바탕으로정신분석학이론을재해석할수있었다고한다.이론에서는느끼지못했던강렬한깨달음을얻으며마음의위안과평온을찾은것이다.그리스,북유럽,수메르,인도를아우르는40가지신화이야기를정신분석학과분석심리학의시각으로봄으로써우리는마음의신비를풀고,내안에존재하지만미처발견하지못했던신성을회복할수있을것이다.
신들의이야기속에사람의마음이있다
신화가현대의삶과는다소동떨어진것으로여겨질수도있다.문명의이기도,현재와같은도덕률도없던시절의이야기가과연우리에게어떤의미를지닐것인가?
책은인류최초의서사시인『길가메시』에서부터시작한다.수메르의폭군길가메시가길을떠나모험을하고변화를거쳐결국성군으로칭송받으며죽게되는일대기를그린서사시다.이신화에서주목할점은대적할자없는힘을지녔음에도그힘을제대로쓸줄모르는망나니였던그가,엔키두라는친구를만남으로써변화한다는것이다.처음으로‘교감’이라는경험을하게해준친구를얻어함께길을나서고,결국에는그를잃는과정에서길가메시는성숙한인간이된다.인류최초의서사시가‘관계’에관한이야기라는점은우리에게생각할거리를던져준다.(28쪽)
길가메시가우정에관한이야기라면사랑에관한이야기도있다.그리스신화에서세상은카오스(혼돈)로부터시작된다.(64쪽)이후대지와에로스가생겨나는데,왜다른것들에앞서에로스가생겨나는것일까?자신과타인의경계를무너뜨리는에로스가있어야서로다른것들이만나결합하여창조가일어나기때문이다.이보다좀더현실적인교훈을주는쪽은죽은에우리디케를찾으러저승으로간오르페우스이야기다.오르페우스의연주에감동한하데스가에우리디케를다시내어주는데한가지조건이붙는다.“이승에이를때까지에우리디케를돌아보지말것.”이러한이야기가늘그렇듯오르페우스는결국불안감을이기지못하고뒤를돌아보는데,그순간에우리디케는저승으로끌려들어가고만다.사랑이란이토록우리에게불안감을안겨주기도한다.또한뒤돌아보았을때관계가불행해질수도있는것이다.그만큼관계에는믿음이필요하며,우리는앞으로나아가야한다.
어떻게살아가야하는지방향을제시해주는이야기들도있다.스틱스강에서불사의세례를받았으나발뒤꿈치에는강물이닿지않아치명적약점으로남은이,아킬레우스가그예다.그의이름이치명적약점을뜻하는대명사로사용됨에도우리는그를불세출의영웅으로기억한다.자신의약점을알면서도이를비관하거나물러서지않고당당한영웅으로살고죽었기때문이다.(212쪽)우리역시마찬가지다.약점이없는사람은없다.관건은,그럼에도저마다최선을다해온전한자신의삶을사는가에달려있다.
그러나살다보면때로우회로를택해야할때도있다.아킬레우스가정공법의영웅이라면오디세우스는꾀많은전략가타입이다.그는몸을숙이고때를기다릴줄안다.아내페넬로페의구혼자들을물리칠때그는거지로변장한채온갖모욕을견뎌낸다.(219쪽)이러한오디세우스를우리무의식의모습으로볼수도있다.무의식은직설적으로내뱉는법이없다.언제나부드럽게선회하지만결국은정곡을찌르는어퍼컷을날리고만다.그것이발현되는통로가바로꿈이다.그렇기에우리는무의식이알려주는길을찾기위해꿈에주의를기울여야한다.
고통과절망속에서도나아갈길이있다
토르와로키는마블의영화시리즈를통해널리알려졌는데,영화에서도악역인로키는북유럽신화최고의골칫덩어리다.사실북유럽신화는비교적안정적이고평화로운분위기인그리스신화에비해파괴적이고종말적인세계관을보여준다.애초에그리스신화의세계는카오스로부터비롯되는반면,북유럽신화에서는거인의시체를양분삼아세상이만들어진다.그리고시작부터라그나로크라는종말의날이예견되어있다.
그최후의전쟁을불러오는장본인이로키다.교활하고속임수에능한로키로인해완전함을상징하는신발드르가죽고,세계의균형이깨진다.그러나정말‘완전한존재’라는것이가능할까?그러한존재가죽을때비로소진짜현실의이야기가시작되는것은아닐까?이런시각에서보면로키는세계에균열을일으키는존재라기보다는‘이미깨져있던’조화를알려주는존재에가깝다.(246쪽)이를인간의마음에적용하면로키는우리가꼭꼭감추려하는콤플렉스로볼수있다.우리는때로콤플렉스로인해스스로의의지에어긋나는행동을한다.콤플렉스를똑바로응시하지않고묻어두려고만하면그것은오히려점점몸집을키워,세상을파멸시킨로키처럼종국에는더큰문제를가져올수도있다.그렇기에우리는내면의콤플렉스가자라나지않도록그것을대면해야한다.
북유럽신화에서는어떻게해도종말을피할수없다.그럼에도이신화가우리에게절망이아닌희망을주는이유는,그종말이반드시새로운창조와생성으로이어지기때문이다.모든것이폐허가된뒤에다시새로운세계가자라나는바탕에는한쌍의남녀가있다.혼자남겨진것이아니라‘함께’였기에희망이있었던것이다.괴롭고힘든우리의삶에빛이되어주는것이바로‘관계’다.
북유럽신화가새로운탄생으로희망을남겨놓는다면,힌두신화는윤회로우리에게다시기회를준다.인간은살아가며매순간카르마(업)를쌓는다.실제로행동으로옮기지않아도,우리가하는생각과말이모두카르마로남는다.그런데생이한번으로끝나지않는다면?또다른생을살수있다면?이생에서잘못한일들을다음생에서고치거나갚을수있다.카르마를제거하기위해서우리는매순간나자신과전쟁을벌여야한다.순응하기만해서는삶이올바른방향으로흘러가지않는다.프로이트식으로이야기하면,충동에도문명에도전적으로지배당하지않을때우리는의미있는삶을살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