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 위의 책 (삼국유사로 오늘을 읽는다)

모든 책 위의 책 (삼국유사로 오늘을 읽는다)

$16.00
Description
40여 년간 삼국유사를 연구해 온 고운기 교수가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와 문화, 우리의 삶을 풀어내었습니다. "스토리텔링 삼국유사"로 우리에게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저자는 이 책으로 좀 더 친근하고 쉽게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삼국유사 속에서 깊이 공감하며 읽을 만한 이야기, 다사다난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위로를 주는 이야기를 엮어낸 역사 에세이입니다. 저자가 직접 다녀오고 촬영한 삼국유사의 역사 현장도 컬러 화보로 함께 담았습니다.
저자

고운기

1961년전남보성에서태어나한양대와연세대대학원국문학과를졸업했다.1999년에도일(渡日),게이오대학(慶應大學)에서방문연구원으로3년간한일문학비교연구를수행한뒤,『일연과삼국유사의시대』(2001),『우리가정말알아야할삼국유사』(2002),『일연을묻는다』(2006)를냈다.2007년에는메이지대학(明治大學)에서객원교수로한국고전문학과삼국유사를강의했다.이기간의공부가바탕이되어필생의작업인‘스토리텔링삼국유사’시리즈를기획하고,『도쿠가와가사랑한책』(2009),『삼국유사글쓰기감각』(2010),『삼국유사길위에서만나다』(2011),『신화리더십을말하다』(2012),『모험의권유』(2016)를펴냈다.삼국유사를연구해인문교양서로펴내는일에주력하고,이를통해고대의인문,사상,역사를아우르는문화사를이루고자한다.한편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등단,그동안『밀물드는가을저녁
무렵』(1987),『섬강그늘』(1995),『나는이거리의문법을모른다』(2001),『자전거타고노래부르기』(2008),『구름의이동속도』(2012),『어쩌다침착하게예쁜한국어』(2017)를냈다.연세대국학연구원연구교수를거쳐현재한양대문화콘텐츠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모든책위의책

1.가슴에품은사랑
너는똥,나는물고기:여시오어(汝屎吾魚)
가진것이도리어근심:득주지우(得珠之憂)
인생은나그넷길:노생일몽(勞生一夢)
메뉴밖의음식:수순중생(隨順衆生)
배꼽밑의붉은점:제하오적(臍下汚赤)
꿈의목적지:일념갈성(一念竭誠)
우리나라최초의스트리퍼:탈의나주(脫衣裸走)
전설로남을대나무:풍정파평(風定波平)
매는왜꿩을잡지않았을까:응불확치(鷹不攫雉)
가슴에품은꽃같은사랑:출화변녀(出花變女)

2.껍질을깨고
앞만지킬줄아니뒤를치라:수전망후(守前忘後)
진정두려워할일:중구삭금(衆口?金)
무기여잘있거라:장무곡중(藏?谷中)
만파식적과가미카제:한우우청(旱雨雨晴)
기대는둥근달,현실은초승달:미만점영(未滿漸盈)
풍등을띄운마음:획리섭래(獲利涉來)
스님의기우제:화상기우(和尙祈雨)
대식가김춘추의먹성:삼두구수(三斗九首)
내부분열의비극:견수불하(堅守不下)
껍질을깨고허물을벗고:파각이출(破殼而出)

3.하나가만배를얻는다
남자가걱정:이합유수(離合有數)
아들이죽어아비가울다:자사부읍(子死父泣)
관음보살같은사회안전망:삼읍삼고(三泣三告)
어떤금수저의고백:방외지지(方外之志)
생명,경외그리고살생:경주기속(驚?棄俗)
베이비박스와돌종:굴지득종(堀地得鍾)
하나를베풀어만배를얻다:시일득만(施一得萬)
동물학대인가보호인가:괴정일몽(槐庭一夢)
바위를굴려얻은아이:전석득아(轉石得兒)
하룻밤에성을쌓고웃는다:일야작교(一夜作橋)

4.정깊은세계
허벅지살이야기:할고공친(割股供親)
말구유와사라수:부의괘수(夫衣掛樹)
에밀레종의가짜뉴스:봉복극성(奉福克成)
황금돼지의해유감:기신백사(忌愼百事)
철쭉부인바람났네:절화헌지(折花獻之)
상상과모험의즐거운세계:출해헌지(出海獻之)
거북아,수수께끼좀풀어다오:수기현야(首其現也)
택배달인,토목달인:지전위지(池塡爲地)
선화공주와헤어질시간:각삼창지(各三創之)
부모와자식,그역동의관계:삼사삼권(三辭三勸)

에필로그:내마음의삼국유사
부록:일연에관한몇가지단상

출판사 서평

고단한오늘,
우리를속깊게품어위로해주는이야기,
늘마음에새겨두고싶은『삼국유사』의새로운발견!

이땅에서살아온유명무명의사람들이남긴눈물같은이야기를
깊은공감과감동속에읽는다!!

오늘날우리는『삼국유사』를모르지않는다.교과서와어린이책,인문교양서에이르기까지,『삼국유사』를변주한책의수는이루다헤아리기어렵다.그래서누구에게나『삼국유사』는낯설지않다.도리어지나치게친숙하다.첫페이지의단군신화에너무깊숙이매료되어,『삼국유사』를민족신화와역사의교과서같은책으로생각하지만사실그내용에는이땅에서살아온유명무명의수많은사람들이남긴눈물같은이야기로가득하다.
고려국사(國師)를지낸일연이고향으로돌아가필생의작업으로완성해낸『삼국유사』에서는일연이직접찾아다니며듣고보고느낀현장감이그대로느껴진다.거기에더해진것이바로숱한사람들의눈물이다.일연의그현장감각이담아낸사람들의숨소리,그리고눈물이가득한이야기는『삼국유사』를다른책들이따라가지못할우뚝한경지에서있게한다.세상의모든논의저위에있는책,그래서『삼국유사』는‘모든책위의책’이다.
일찍이지은이고운기교수는『삼국유사』를“정녕우리역사를지식인의역사에서민중의역사로,사대의역사에서자주의역사로바꿔놓은책.우리문학을지식인의문학에서민중의문학으로,사대의문학에서자주의문학으로바꿔놓은책”이라고평한바있다.이『모든책위의책』은지은이가『삼국유사』속에서깊이공감하며읽을만한이야기,다사다난한오늘을사는우리에게삶의지혜와위로를주는이야기를오늘의우리이야기와함께엮어낸역사에세이다.
이책은,첫째,『삼국유사』로‘오늘’을읽는다.『삼국유사』속이야기의어느한대목과이에견주는지금의이야기한대목을자연스럽게연결지어읽게한다.역사의고금(古今)을떠나인정은같은것일테고,거기에더해일연의심정을한발더들어가헤아리게도된다.옛날과오늘이이야기를통해만나는것이다.둘째,사자성어로읽는『삼국유사』이다.이야기의키워드를『삼국유사』의원문가운데뽑아새로운사자성어(四字成語)로만들었다.그래서그사자성어가『삼국유사』를더깊고자세히읽게하는돋보기와같은구실을한다.
지은이고운기교수는우리나라의대표적인『삼국유사』전문가로테마별로다시읽는『삼국유사』시리즈인‘스토리텔링삼국유사’를집필하고있는데,그동안1차분으로다섯권(현암사)을냈고이어2차분다섯권을준비하고있다.이번에낸이『모든책위의책』에는좀더친근하게핵심적인『삼국유사』이야기를접할수있도록지은이가늘마음에새겨두어‘내마음의삼국유사’라할만한이야기들을실었다.지은이가찾았던,일연의숨결이남아있는『삼국유사』의역사현장도컬러화보로함께실었다.

오늘날의바이러스,그옛날의괴질
신라승려혜통(惠通)이중국체류를서둘러마무리짓고귀국한데는사정이있었다.당나라황실의공주에게난병을고쳐주었는데,병의원인은괴질로,몸안에있다가혜통에게쫓겨나와이무기로변했다.공주는거뜬히나았으나이이무기가신라로도망쳐,경주에서사람을해치며지독하게굴었다.혜통을원망해복수하는것이었다.이때혜통의친구정공(鄭恭)이당나라에와서이일을알려주어혜통은급히짐을싸신라로돌아와이무기로변한괴질을쫓아냈다.
이렇게마무리되면다행이었다.그런데일이아주이상한방향으로흘러갔다.괴질은다시버드나무로변하여정공의집앞에서자라는데,마침왕이죽어그장례행렬이집앞을지나야하는데길을막아관리가베어내려하자,정공은“차라리내목을벨지언정이나무를자르지못한다.”라고대들었다.제정신이아니었다.사실정공의이런해괴한행동은버드나무에숨어든괴질이부리는조화였다.화가난새왕은정공을죽이고그집마저묻어버렸다.
여기나오는괴질이오늘날로치면전염병이다.이무기나버드나무로몸을바꾸는것은괴질의여러현상을나타낸것이며,당나라의수도장안에서신라의경주까지퍼진병에관한기록이여기서이무기가되어달아났다는이야기로만들어진것이다.장안이라면지금의서안이다.서안에서경주까지이천문학적거리를전염병은거침없이달려왔다.
괴질은흉악한형태로사람에게피해를주었다.처음에는이무기로,나중에는곰으로나타나사람을해쳤다.그런데버드나무는기상천외하다.정공이‘최애’하는푸르디푸른나무가실은괴질이라니!괴질은흉측한방법만으로사람을괴롭히지않는다.버드나무처럼여리게정공의정신을홀리고,제목이달아날줄도모르고헛소리를지껄이게한다.정녕코병은이렇게도나타난다.
사태는점점꼬여갔다.막상정공을처단했지만그와절친한혜통의신통력을두려워한왕은‘꺼림칙한일이있을것’이니그를먼저해치우려했다.무장한군사가혜통을잡으러갔으나그의신통력에기겁하여결국왕은혜통과의대결을그만두었다.
몇차례나혜통에게당한괴질은우회적인방법이아니고서는이길수없다고보았다.우회적인방법이란곧내부의분열이었다.그렇게자칫괴질이의도한대로갈뻔했다.그러나혜통과왕의지혜와절제가불행한사태를막았다.그들은어떤처신이옳은지알았던것이다.
『삼국유사』의이야기는당대를증언하지만,그러면서오늘날우리에게하나의메시지를던진다.그것이적실하고흥미롭다.『삼국유사』에실린혜통의이야기를다시읽어보면오해를풀어화해하고병의근원을치료하는일이첫손가락꼽힘을알게된다.괴질은여러모양으로찾아와사람을해치고사람과사람사이를갈라놓는다.그래서절제가필요하다.코로나-19로어수선한시절,『삼국유사』가이런지혜를우리에게일깨운다.

에밀레종을둘러싼가짜뉴스
신라성덕왕이후두아들이차례로왕위에올랐는데,큰아들효성왕은절을,작은아들경덕왕은종을만들어아버지에게바쳤다.특히경덕왕이거대한종을두개씩이나만든것은아버지의복을빌기위함이었다.당초경덕왕은서열상왕위승계의위치에있지않았다.형이일찍죽는바람에그자리에오른경덕왕으로
서는왕위승계의정통성을확보하기위해노력할필요가있었다.그래서부지런히종을만들었다는주장도있다.또한자신이그뜻을이루지못하자아들,곧성덕왕의손자인혜공왕이이를이어기어이이루었다는데서그런절박함이느껴진다.봉복극성(奉福克成),곧복을빌기위해기어이이뤄낸다는말이여기서나왔다.
두종중에황룡사의종은지금은없어졌고,성덕대왕신종은현재국립경주박물관에있는데,성덕대왕신종을에밀레종이라부르기도한다.이이름에는우리가잘아는비극적인전설이달려있다.
종을만드는작업이계속실패하자모든사람이걱정하던차에,승려가시주받으러돌때‘아무것도없으니어린애나가져가라’고말한여인이있었다.결국실패의원인이그여인의불경한말때문이라는말까지나와왕명(王命)으로그아이를빼앗아다가끓는쇳물에던졌고그뒤에야종이완성되었다는것이다.이와는다른이야기도있다.종을만드는기술자일전(一典)이계속주종에실패해모두가비난하자그의누이가자신의부덕(不德)때문이라고여긴다.그때시주받으러온승려가그녀에게어린애를인주(人柱)로해야종이완성된다고일러주니,누이는고민하다가오빠를위해자신의딸을바친다.그래서종을완성할수있었다는것이다.
이두이야기는출처가불분명하다.사실우리민족성이나불교적교리에도배치된다.아마도이런전설은조선중기이후불교혐오를목적으로만들어졌을가능성이있다.전설로처음채록한이는구한말서양인선교사이고,소재또한에밀레종이아니라서울의보신각종이다.나중에밀레종으로바뀌었다.분명에밀레종을둘러싼가짜뉴스이다.얼마전,과학적으로그타당성을밝히기위해종의인(燐)성분을조사했다.정말로사람이들어갔다면인이나올것이라보았기때문이다.그러나인성분은나오지않았다.
에밀레종은경덕왕과혜공왕,2대에걸친노력끝에나온작품이다.봉복극성,복을빌기위해기어이이뤄낸의지의표상이다.

선화공주와헤어질시간
전북익산의미륵사가세워진연유는『삼국유사』에잘나와있다.백제무왕이부인인선화공주와함께용화산의사자사로거둥하는길,산밑큰연못가에이르렀는데,마침미륵삼존이연못위로떠오르자수레를멈추고절했다.부인이왕에게말했다.
“이곳에큰가람을세우는것이제소원입니다.”
그래서미륵상셋과회전(會殿),탑,낭무(廊?:정전아래로동서로붙여지은건물)를각기세군데에세운다음미륵사라는편액을달았다.지금은비록사라지고없으나,미륵사는‘각기세군데’라는절의구조를밝힌이구절에서생명의끈을얻었다.일연이『삼국유사』안에여러사찰을소개하였지만,그구조까지설명하기로는오직이곳한군데뿐이다.탑하나겨우몸을지탱하고있을뿐모두사라진절터에서,지난1980년발굴의첫손길을댈때이구절은설계도나마찬가지였다.만약각삼창지(各三創之),곧각기세군데에세웠다는일연의언급이없었다면아주엉뚱한발굴결과를내놓았을것이다.
발굴전에는이곳에동네도있었고나무에둘러싸여탑은적당히가려졌었으나,주민을이주시키고훤한절터가드러나자,빗물의이끼가밴시멘트바른탑은흉하게만보였다.쓰러질듯위태롭기까지해탑을보수하지않으면안되었다.
이일은1998년부터2018년까지무려20년이나걸렸다.투입한비용만225억원이다.그리고2019년4월,보수하느라설치한가건물을걷고드디어일반인에게공개하였다.감개무량한결말이었다.하지만뜻밖의반응이나왔다.다른곳도아닌감사원에서였다.실측설계도서없이적심의구조가달라진데다,강도가낮은충전재가활용돼안정성검증이필요하다고했다.온언론사가이를받아썼다.그와중에문화재청의답변은점잖은편이었다.적심의구조나배합재료의변경이오히려석탑의안정성확보와역사적가치보존을함께고려한결과라고말이다.
탑의해체과정에서더큰뜻밖의성과가나왔다.망각의세월을뚫고나온금판의사리봉영기가준충격적정보였는데,서기639년왕비인사탁적덕의따님이시주하여지었다는사실의확인이었다.봉영기는1,400여년동안탑속에묻혀있다나와,절을지은해와시주자를정확히알려주었다.
639년이라면백제무왕40년,우리는『삼국유사』의기록대로시주자가선화공주인줄알았는데,사탁적덕의따님이은근히다가와자신이라밝힌셈이다.잃어버린주인공을찾았기에이제선화공주를떠나보내야한다는아쉬움만달래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