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시역사에서전례를찾기어려운도시화와압축성장에따른성장통을앓고있는서울,
서울의‘땅과건축’문제를역사적ㆍ현재적시각으로치밀하게되짚고
재프로그래밍의방향을제시한다!
『도시건축의새로운상상력』,『길모퉁이건축』에이은‘도시건축3부작’의완결판!
지금부터30년뒤서울은어떤모습일까?미국국가정보위원회(NIC)는국내총생산량(GDP),인구,국방비,기술력을종합한물리력에서2030년한국이세계9위로오를것으로전망했다.2050년에는세계2위고소득국가가될것이라는믿기어려운전망도나오고있다.가장큰변수는분단한반도의향방이다.2030년한국은대부분의유럽국가와더불어인구의‘중위연령’이45세를넘는‘후기고령화’사회군에진입하고,도시민비율이아시아에서가장높은도시형국가가될것이다.소득양극화로도시안에서불평등,불균형,갈등,반목이가중될것으로전망되기도한다.이모든변화의중심에서울이있다.하지만누구도도시의미래를정확히예측할수없다.많은변수가도사리고있고,새로운힘들이개입한다.코로나19처럼예기치못한사태가모든것을송두리째바꾸어놓을수도있다.매일매일감지하지못하는작은변화가쌓여미래가될수도있다.가장중요한것은과거를돌아보고현재를정확히읽는일이다.
재래식무기가밀집된비무장지대에서반경100킬로미터수도권에남한국민절반이살고있고,그절반이서울에살고있다.서울의재정자립도는대한민국평균을압도한다.서울은대한민국의수도를넘어대한민국의모든것을빨아들이는블랙홀이다.
우리나라에서개인이땅을소유할수있게된것은108년전이다.한반도를강점한일제는1912년근대적의미의토지소유권을법제화했다.식민지를효율적으로통제하기위한도시계획의사전준비였다.그이전에는모든땅이공식적으로국가소유였다.도로,공원,공공시설로바뀌어야할왕실과지배층의땅이일제강점기에친일파와새로운권력층으로넘어갔다.일본이패망하자미군정은적산(敵産)을민간에게불하했고,정부수립후에도도시계획시설을체계적으로지정하기이전에많은땅이민간자본의손으로넘어갔다.그후로땅은대한민국의경제,정치,사회,문화를뒤에서움직이는힘이었고,서울이안고있는경제ㆍ사회ㆍ문화ㆍ교육문제의근원이되었다.
서울재프로그래밍을위한실제적대안의깊이있는탐구
수도로정해진지거의630년이되어가는서울은지난60년동안녹지를제외한시가화면적의70퍼센트를갈아엎었다.그결과,여러겹의천조각을기운누더기같은조직(組織)이되었다.굵고거친천,가늘고부드러운천,색상과무늬가다른천조각을이리저리덧대고붙여만든헌옷같은새옷인셈이다.이땅위에빠른속도로건축물이지어졌다.세계도시역사에서전례를찾기어려운도시화와압축성장을겪으면서필연적으로성장통이따를수밖에없었다.
이책은그성장통을앓고있는오늘의서울,땅과건축에얽힌심층적인이야기를담고있다.일제강점기를거쳐군사정권의밀어붙이기식개발이후현재까지도시계획과건축유형의상관관계를살펴보고,건축을만드는외적조건인땅과법,용적률,시간과비용등을분석했다.또한지금까지건축유형이나규모,장소와관계없이서울건축에내재해온관성이무엇인지,그관성을창의적으로반전시킬실마리는무엇인지를다룬다.서울을배경으로벌어지는‘도시의외적힘’과‘건축의내적원리’간의충돌,갈등,타협,전복에관한이야기인셈이다.외적힘은땅,밀도,법과제도,비용등‘밖에서안으로’가해지는건축의조건이고,내적원리는공간,형태,구조를통합하는‘안에서밖으로’의건축생성원리다.전자의힘과후자의원리는상호모순되는대립항으로전략적협상과절충을요구한다.이책은그과정속에서복잡하게얽힐수밖에없는서울의땅과건축문제를실현가능한정책적비전과지속가능한도시만들기라는관점으로예리하고심도깊게짚어낸다.
서울재프로그래밍
한국사회가당면한가장큰문제인저출산의근본원인은주거비와사교육비다.적정가격주택을도시안에많이만들어야하는데,문제는서울안에가용한땅이절대적으로부족하다.그렇다고마냥개발밀도를올릴수도없다.좋은밀도와나쁜밀도의균형을찾아야한다.‘밀도의질’문제다.
근린생활시설(근생)과상업공간의과잉공급문제도해결해야할과제다.새로운근생의과잉공급은젠트리피케이션을유발하고작은경제를무력화한다.코로나사태이후상업활동의무게중심이오프라인에서온라인으로옮겨가면서과잉공급된근생을재구조화하는일이도시계획의현안으로떠오를것이다.주택처럼공실률과데이터베이스를구축하고변화하는산업구조에대처해야한다.
그밖에강남ㆍ비강남간의불균형을해소하고주거와상업공간을재구조화할최적지는어디인지,또지역간불균형을해소할수있는건축적수단은무엇인지를밝히고,아울러합리적인공간재구조화를위한선택지와방안은무엇인지를자세하고심도있게분석해제시한다.
강북과강남
강남,서초,송파,‘강남3구’는도시안의불평등과불균형을촉발하는진앙이다.논밭이었던강남이불과50년만에어떻게대한민국특구가되었을까?강남과비강남의격차는도시인프라의격차에서기인한다.강남은대표적인근대도시계획인‘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격자형가로와블록,반듯한필지가조성되었다.1983년서울의동서남북을환상(環狀)으로잇는지하철2호선이완공되었다.여기에5개노선지하철과도로망이강남중심부를촘촘히연결하고있다.이렇게만들어진도시조직위에다양한주택유형과함께신산업,상업,문화,학교,학원,의료등다양한시설이집중되었다.반면오랜시간에걸쳐도려내고덧대어진비강남은불규칙하고불균질하다.정비사업을하더라도도로망과도시조직을크게바꿀수없다.단기적으로이익을얻을수있지만열악한도시인프라에과부하가걸리는건축물이지어진다.반면강남은정비사업을하면할수록좋은인프라를더좋게만들고경제적가치를덩달아상승시킨다.사업을벌일수록강남과비강남의격차는더벌어진다.
집단주의와이기주의
도시와건축에서오염된단어중의하나가‘커뮤니티’이다.우리말로번역하면‘공동체’로,소속감,공유,친밀감을느끼는사회적단위를뜻하는말이다.하지만커뮤니티는동질성으로묶인집단으로오용된다.한국에서가장강력한커뮤니티가아파트단지다.외부인이들어오지못하게물리적ㆍ심리적경계를만드는설계안에커뮤니티라는말이붙는다.
왜곡된공동체와집단주의는공공주택을반대하는지역이기주의로위력을발휘한다.2015년「공공주택특별법」이제정되어저소득층을위한중장기임대주택건설의법적근거가마련되었다.그런데개발과정비사업이시작되면비강남에서는원주민절반이상이동네를떠나기때문에공공주택이들어오는것을반대할결속력이느슨해진다.그결과,구릉지저층주거지가공공주택을포함한고층ㆍ고밀아파트로바뀐다.반면강남에서는토지소유자대부분이사업후에도주민으로남기때문에집단주의힘으로공공임대주택을배척하고양질의도시인프라위에고급아파트단지건설을밀어붙인다.거대한게이트를세우고조경과나무로시각적심리적차폐장치를만든다.입주한후단지공동체의집단적이기주의는한층공고해진다.
강남과비강남간에벌어지는토지가격격차는개인의노력으로만들어진것이아니다.지난수십년간공공이주도한양질의도시인프라위에개인이과대한이익을누리고있다.강남에서발생한비대칭적개발이익은비강남의도시인프라개선에쓸수있도록재분배해야한다.
옳은도시,좋은건축
‘좋은건축’은기본에충실한건축이다.시간이지나도품격과품질을잃지않는지속가능한건축이다.태어날때화려한조명을받았지만실제로삶을담는시점부터품질과성능이급격히떨어지는건축물이있다.통념을흔들었던‘문제의건축’이라고할수는있지만‘좋은건축’은아니다.이런건축에는‘시간’의개념이빠져있다.‘문제의건축’이5~10년후에도품질을유지하면‘명품건축’이된다.하지만1퍼센트명품건축과99퍼센트나쁜건축으로이루어진도시보다,10퍼센트좋은건축이바탕을이루는도시가살기좋은도시다.10퍼센트좋은건축에서1퍼센트명품건축이나올확률도높다.이런도시가‘옳은도시’다.올림픽에서금메달을따도록국가대표를집단양성하는선수촌보다보통시민이운동할수있는생활체육공간이골고루있는도시가옳은도시다.오랜시간이지나도평가받는건축가는소수를위한명품건축보다대중에게좋은건축을남긴사람들이다.좋은건축이한곳에쏠리지않고도시전역에골고루분산되어야한다.크고값비싼하나보다그것을열개로나누어분산하는것이더좋다.
[책의구성]
책은모두4부로구성되었다.1부에서‘어떤도시계획이어떤건축유형을만들어냈는지’를다룬다.서울에서가장넓은면적을차지하는네가지도시조직을해부했다.옛한양의골격이남아있는역사도심,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조성한격자형조직,택지개발사업으로조성한신시가지,재개발ㆍ재건축사업으로덧댄조직,이네가지다.2부에서는‘서울의건축을만드는외적조건은무엇인가’를다루었다.땅과법,용적률,시간과비용,건축방언과버내큘러(vernacular,평범한집을짓는데사용하는지역양식),네가지조건이어떻게건축의동력,압력,제한으로작용하는지분석했다.3부에서는‘건축의유형,규모,장소와관계없이내재하는관성이무엇인가’라는질문을던지고있다.방의구조,근린생활시설,주차장,세가지를꼽았다.4부에서는지속가능한바람직한도시,서울을위한세가지명제를,그리고에필로그‘서울재프로그래밍’에서는서울이당면한과제와건축의방향성을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