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듬 (노지양 에세이)

오늘의 리듬 (노지양 에세이)

$14.00
Description
17년차 번역가 노지양의
유일무이한 존재로서의 자기 탐구 에세이
"왜냐하면 우리는 까딱하면 허무하고, 권태롭고, 외롭고, 불안한
영원히 위태로운 인간들이라 그렇다.“

편집자들이 선호하고 독자들이 믿고 보는 번역가이자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의 저자 노지양의 산문집.
어린 시절 우리는 막연히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 뭐든 능숙해질 거라고. 일도, 생활도, 관계도 자연스럽게 잘하게 될 거라고.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쉬운 건 하나도 없다. 살림도 재능이라 주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해도 늘질 않고, 사람과의 관계는 (특히 가족은 더더욱!) 여전히 내 마음 같지 않다. 열정에 불타올라 적은 원고료에도 신나게 번역을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마저 일정 시점을 넘기니 도저히 젊을 때만큼 많은 양을 할 수가 없다.
차곡차곡 쌓이는 건 나이뿐. 때로는 과거에 비해 무기력해지고 게을러진 것만 같은 나 자신이 실망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오늘은 오늘의 리듬으로 계속해서 걷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나에게 주어진 소소한 것들을 온전히 느끼는 법을 깨닫고, 어렸을 때는 몰랐던 삶의 또 다른 묘미를 알아가는 17년차 번역가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일상 일기. 유머와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때로는 웃음이 나오게 하고, 때로는 눈물이 핑 돌게 하는 이야기들을 엮어낸 이 책은 청년기를 잘 떠나보내고 더 충만한 내일을 맞이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영감을 줄 것이다.
저자

노지양

번역가이자작가.달리기와자전거를사랑하고각종스포츠중계와미드,스탠드업코미디까지챙겨보며,틈틈이그림도그리고피아노도배우는,좋아하는것많고하고싶은것도많은‘건강한자기중심주의자’다.
연세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한후단순히‘라디오를좋아한다는이유로’라디오작가가됐다.겨우메인작가가될무렵아이를가지면서방송일을그만두게되었다.이후번역을시작해10년이넘어가면서점차인정받는번역가가되었지만,마음한편에는늘자신만의글을쓰고싶은갈망이있었다.번역가로서만나온단어들과그에관한단상들을쓴책『먹고사는게전부가아닌날도있어서』로처음‘지은이’로서독자들을만났다.두번째책『오늘의리듬』은나이가들어간다는현실을필사적으로부정했으나어느순간자신도모르게그것을받아들이고,여전히서툰어른생활을헤쳐나가기위해분투하는일상을그려내고있다.
옮긴책으로는『트릭미러』,『헝거』,『케어』,『동의』,『나쁜페미니스트』,『그런책은없는데요』,『부탁하나만들어줘』등다수가있다.

목차

9프롤로그나의황금색스팽글셔츠

17년차번역가입니다
17난생처음비행기타고출장간날
28패딩사던날
39번역으로의도피-고문과축복사이
47어쩌면사랑이야기
55생활지능이떨어집니다
62마흔여섯폴리애나

살려고하는일들
71내시간의주인
77극단적문과생은자라서이런사람이됩니다
83박미경언니는여전히최고지만
90취미에도투자가필요하다
97살려고하는일들
102다시,라디오걸
109스포츠팬의마음
115마라토너의징크스
122한여름밤의꿈과악몽사이
130오늘의리듬

평범하고멋진날들
139이사과몰입중입니다
145평범하고멋진날들
150샤이법륜팬입니다-한때〈즉문즉설〉을듣던이들을위하여
157동물원가는길
164후천적경청자
170메이크오버쇼의진정한재미
176뉴저지여인의추억
183그겨울의과일가게
189소울메이트란신화
198가족의취향
208모던러브
216자전거로코스트코다녀오기

늦여름밤은놓쳐선안되니까
225마감,의식의변화
231안녕,홍대입구역9번출구
238아줌마력
243그코트어디갔지?
250SoCanYou
257늦여름밤은놓쳐선안되니까

출판사 서평

일희일비하는번역가의일상

예민하고지나치게감성적인탓에실수도잦고때로는낭패를자초하기도하는사람.그저라디오가좋다는이유만으로학창시절부터꿈꾸던라디오작가가되었지만,결혼하고아이를낳고나자돌아갈일터가허망하게사라져버렸다.그러나일없이사는인생은단한번도생각해보지않았기에번역이라는새로운분야에도전했다.만만치않은초보번역가로서의서러움과인고의세월의지나어느덧안정적으로일감이들어오고인정받는중견번역가가되었다.
단란한가정을꾸리며딸하나를학교보내고작업실로출근하는프리랜서.이렇게써놓고보면그럴듯하게들리지만,실생활에서번역가와주부라는두직업이결합했을때발생하는특수상황들은그다지멋있지만은않다.

“번역가이자가사·육아노동자인사람은항상날짜와시간계산을하면서카페,도서관,작업실,마트,시장집만오가면서바퀴를쉼없이굴려야넘어지지않는다.노동강도에비해보수나보람은적고현기증이올때까지일해야그나마욕을먹지않는수준이유지되며하루만게을리하면그즉시표시가나는것도두가지일이닮았다.”

그러나그렇게‘자신을갈아’일을해왔기에,첫저서를내고지방독립서점에강연을가는길이더없이감개무량하다.인정받는것이어색하지만그만큼감사하다.
10년만에새집으로이사를앞두고지은이는문득자신이너무과하게들떠있음을깨닫는다.그건물론낡고좁은아파트에서고생하며살아왔기때문이기도하지만,그보다는‘새로시작하고싶은욕구,더나은나로살고싶다는갈망’때문이었다.살아오며예전보다나자신에대해더잘알게되었기에,새로운장소에서펼쳐나갈자신의삶을훨씬더구체적으로그릴수있게되었기때문이기도하다.

바꿀수없는것과바꿀수있는것

로맨틱코미디를많이본사람이라면누구나한번쯤‘소울메이트’라는존재를꿈꾼다.내가어젯밤에무슨생각을했는지궁금해하고,같은책을읽고,같은음악을좋아하는연인.그러나사랑을하고결혼을하고아이를낳으며,그것이실존하지않는환상임을깨달았다.남편은소울메이트라기보단생활메이트였고,한때나마‘이아이야말로나의소울메이트가아닐까?’라는생각을하게했던딸아이는사춘기가되자마자마음변한연인처럼매몰차게떠나버렸다.
그런데내인생에소울메이트란없음을인정하자진정한해방감이찾아온다.누군가에게굳이나를맞출필요도,내가치관을굳이바꿀필요도없다.나를완전하게해줄누군가가없었어도,내가지나온수많은순간나는나자체로완전하지않았는가.
그래도우리는타인과어울려살아야만한다.지은이에겐그것이늘어려웠다.감정기복이심한탓에관계를그르치는경우도종종있었다.심지어일종의왕따공포증도있다.어린시절친구들이그룹을지어놀러가면서“우리노지양은빼자”라고한말을전해들은뒤로생긴트라우마다.
하지만자신이그리인기있는타입은아니라고인정하면서,적어도한가지는노력하게되었다.누군가를만나면잘들어주는사람이되자고.그래서약속이있을땐일부러말을줄이고상대의말을듣자고주문처럼외며외출을한다.그런경청이습관이되면서언젠가부터는정말로앞에앉은사람의이야기가궁금해졌다.노력으로얻은긍정적변화다.타고난성격을바꿀순없지만적어도태도는바꿀수있었다.

나이가든다고꿈이사라지는것은아니다

나이가들면언젠가부터아무도그사람에게꿈을묻지않게된다.나이든여성은‘아줌마’라는,눈앞에있어도보이지않는존재로치부된다.하지만나이가들었다고해서욕망이,하고싶은일이,이루고싶은꿈이사라지는것은아니다.
지은이의어머니는젊은시절빈손으로상경해평생악착같이일을해세딸을키웠다.자식들이다장성한뒤평생관심있었던그림을그리고싶어하는엄마와함께지은이는홍대스튜디오에서그림을배워보지만,엄마는조급하기만하다.그러다또래들이있는동네문화센터를다니게되셨는데,그곳에는벌써십수년전부터그림을시작해수준급의작품을그리는주부들이대부분이었다.엄마는점점수업에빠지더니그림이야기를하지않게되었다.‘엄마는너무늦었나봐’라는문자를받고먹먹해하며지은이는깨닫는다.그래,인정하기싫지만정말늦었을수도있다고.엄마에게하고싶은것이있냐고10년만먼저물었다면엄마의노년이좀더풍요로워지지않았을까후회한다.그렇기에더더욱아직시간이있을때,마음이동했을때하고싶은걸당장시작해야한다고말한다.
지은이역시번역을하면서도줄곧자신의글을쓰고싶다는열망을품어왔는데,‘난이제늦었어’라고생각만했다면,자기이름이‘지은이’로새겨진책을손에쥘수없었을것이다.물론당장이룰수없는종류의꿈도있기마련이다.하지만그런꿈을간직하고있을때,사람은보이지않는곳에서빛을내뿜는다.실제로이루어지든아니든꿈을품고있는한,그것을위해내딛는오늘하루가달라질수있기에꿈은아름다운것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