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그런이야기가처음발생한순간이궁금하다.길가메시의원본은어떤사람이었고무슨일을했기에신화에그렇게남은것인지?구미호누이전설은처음부터끝까지누가지어낸것인지,아니면그발단이된사건이있었는지?왜우리는있었던일을그대로전하는데만족하지않는지?”
-김성일작가의말
제주에서우주까지,고조선에서미래까지
더넓은세계로확장된한국의옛이야기
독자들은한국설화에기반한이이야기들을통해우리의땅과역사를넘어선세상을만날것이다.단편집은먼과거고조선시대에한사람이미지의남쪽섬으로떠나는「토지정신」으로시작한다.제주에서시작되는독자들의여행은,「거울세계」의배경인북쪽의백두산을거쳐우주에까지닿을것이다.가장많은작품의배경이되는서울은「매구호텔」에서는매혹적이면서도암울한경성이고,「단동이」에서는바로옆동네에있을법한아파트단지이며,「견우도직녀도아닌」에서는많은인프라가무너지고다시세워진도시국가로그려진다.고조선에서미래까지,제주에서우주까지다양한시공간을배경으로한단편들은그만큼다채로운재미를선사한다.
소설의기반이되는옛이야기들은민담,전설,신화,역사를아우른다.〈견우와직녀〉,〈여우누이〉,〈여우구슬〉,〈다자구할머니〉등이새롭게쓰였으며여러이야기가서로섞여다시탄생하기도한다.말하는사람에따라바뀌며시대를반영하던구전설화들은문자로기록되자변화를멈추었다.고정되어버린설화들은지금의가치를반영하지않기에,새롭게쓰일필요가있다.작가들은이야기를바꿈으로써현대인이받아들일수없는옛이야기속의폭력성을제거하기도하고,현대우리사회에존재하는차별을짚어내기도한다.사회의이방인이었던이는자신을받아줄낯선세계를만날것이고,거대한폭력앞에서괴로워하는인간은신을만나도움을받을것이다.
“구전설화란원래그런것이니까.아마도이이야기는무수한입을거쳐변형되고또변형되며당대의가치와시대상을게걸스럽게흡수해왔으리라.하지만어느덧설화라는매체는생명을잃고말았다.(……)주제넘지만이구전설화가현대에도문제없이작동할수있게끔고쳐보고싶었다.”
-이경희작가의말
“관군을돕고사람들을보호하는죽령산의다자구할머니가,한국전쟁중에나타났다면누구를돕고,어떤일을했을까.”
-전혜진작가의말
기록됨으로써변화를멈추고화석이되었던설화들은작가들의손으로다시쓰임으로써생명을얻었다.시대에따라바뀜으로써또다른세계와가치를보여주는이야기,그것이야말로진정한의미의설화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