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15.00
Description
우표 주세요! 바코드 말고 그림 그려진 우표요!
모으고 붙이고 부치는 우표 이야기
우표 수집은 한때 많은 이들의 취미였다. 우편물에 붙어 온 우표를 물에 불려 떼어내 말리거나 우표 발행일이면 우체국에 길게 줄을 서던 추억을 간직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제 우표는 흔하지 않은 추억 속의 물건이 되었다.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달라고 하면 대부분 무게에 맞는 요금을 바코드로 출력해 주고, 우표를 구비조차 해두지 않은 우체국과 우편 취급국도 많다. 하지만 우표는 아직 현역이며, 우표 수집 또한 현재진행형인 취미다.
우표 수집을 20년 넘게 계속해 오고 있는 저자는 여전히 우표가 나올 때마다 우체국에 가고, 우표를 붙여서 손 편지와 엽서를 보낸다. 우표 수집이라는 말에서 많은 이들은 정적인 취미를 연상하겠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우표의 세계는 역동적이고 다양한 활동들로 가득하다. 갖고 싶은 우표를 사기 위해 한겨울 아침부터 줄을 서고, 우표와 함께 나오는 기념 도장을 찍기 위해 서울까지 발품을 판다. 관광지가 그려진 도장을 찍기 위해 우체국 위치에 맞춰서 제주도 여행 일정을 짜고, 말이 안 통하는 외국에서 우표를 사려다가 실패하기도 한다. 엽서를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표를 추억 저편으로 보내버린 사람들도 편지를 주고받는 즐거움을 다시금 떠올리게 될 것이다.

저자

서은경

우표와날짜도장,엽서를사랑하는20년차우취인.화학을공부했지만전공과관련없는삶을살고있어,요즘은공부를좀덜열심히할걸그랬다며뼈아픈농담을하며지낸다.책에파묻혀살던아이가어느새자라책을쓴다는것이아직도신기하다.어린시절우편물에서우표를떼서모으기시작한뒤로지금까지도계속해서우체국에들락거리고있다.여행을가면꼭현지의우체국부터들르며,예쁜엽서에같은테마의우표를붙이고짝꿍도장을찍어친구들에게보내는것이세상제일의즐거움이다.이렇게아름다운우표들이있다는사실을더많은이들에게알리고싶다.

목차

·들어가는글-이미사라진우표를사용한다는것
·줄서서가져야할것들
·이우체국에는특별한도장이있나요?
·엽서와봉투를모아모아
·서울중앙우체국에가면친구가있다
·이런말을꼭알아야해?
·엽서를쓰는날,그날은…
·내취미들은모두만나고있었다
·사슬처럼이어지는엽서의여행
·우취강국독일의우표파는우체국이겨우26곳?
·편지로전하는감사한마음
·덕질은한자리에서함께할수록즐거워지는법
·저는이나라의우표를사고싶은여행객인데요
·1년뒤의나에게보내는엽서

출판사 서평

많은이야기를담은작은그림,우표

우표는작은갤러리라고들한다.우표가잘쓰이지않는요즘에도가로세로몇센티미터의작은종잇조각이주는매력은여전해,사람들은우표모양스티커를만들어다이어리에붙인다.가끔씩실제우표도아름다움으로화제가되어품절대란이일어나기도한다.때때로향기가나는꽃우표,실크에인쇄한인물우표,공룡모양구멍이뚫려있는우표등독특한우표들이나오기도해신선함을더한다.우표는여전히사람들을매료하고있다.

한편우표에는많은의미가담겨있기도하다.아폴로달착륙50주년을기념하는우표,해외에있다가한국으로돌아온환수문화재를담은우표등우표는다양한주제로발행되며,우표를수집하다보면주변의여러지식들을접하게된다.우표수집가였던미국의프랭클린루스벨트대통령은우표에서배운지식이학교에서배운것보다많다고했다고한다.저자또한우편날짜도장을살펴보다가여의도에공항이있었다는사실을알게되고,프랑스우표를구매하러갔다가프랑스를상징하는여성마리안을알게된다.

『우표의세계』본문에는우표의매력을제대로전달하기위해평소우표테마를자주활용해온문구브랜드냥냥빔의삽화들이들어갔다.냥냥빔의귀여운캐릭터들을담은귀여운우표그림들은우표특유의빈티지한매력을한껏담았다.이그림들은책을읽는이들이우표의세계를이해하는데도움이될것이다.

사람과사람,세상과세상을잇는우편

우표수집을우취,우표수집을취미로하는사람들을우취인이라고한다.우표수집이라고하면우표를우표첩에소중히보관하는정도를떠올리겠지만,우취인들은더적극적이고다양한방법으로취미를즐긴다.우표발행일에휴가를써서우표와관련된지역으로여행을떠나고,우편봉투나우표와관련된엽서같은자신만의수집품을직접만든다.우표발행일이라는축제날에는서로함께모여즐거운하루를보낸다.

우편은사람과사람을잇는다.저자에게우표는단순히보관만하는수집품이아니라실제로사용하는물건이다.저자의취미는우표를붙여엽서보내기로,전세계사람들과엽서를교환하며이야기를나눈다.몇초면전세계사람들에게메시지를보낼수있는세상에서도며칠,몇달에걸려도착한물성이있는무언가를받는다는감각은각별하다.인간관계가그러하듯우편교류도늘즐겁기만한것은아니다.때로는성의없는엽서를받거나지구반대편에서일어난전쟁의여파로엽서교환이틀어지는일이일어나기도한다.그럼에도저자는여전히작은엽서한장이기쁨으로다가가기를바라는마음으로우표와엽서를정성스럽게골라누군가에게써보낸다.

“내가지인들에게보낸엽서들도모두그런작은추억을전해주기를.”

이책은우표의세계를탐험하고있는저자가여행지에서써보낸편지다.저자와함께즐거운일이가득하고언제나시끄러운우표의세계를여행해보면어떨까.그러면소중한사람에게우표를붙여서엽서한장을보내고싶어질것이다.

책속에서

편지는문자와이메일로대체되었다.아니,문자도이미사라진우표를사용한다는것옛이야기다.이제문자도거의쓰지않고메신저앱과SNS가대신하고있다.그리고사람들은예전의그‘편지’를‘손편지’라고부르기시작했다.사람들은예전처럼우표를쓰지않는다.우표를쓸곳이사라졌다.심지어우표가계속나온다는사실조차모르는사람들도있다.“바코드우표말고그림으로된우표가아직나와요?”라는질문을종종받을때마다나와다르고도다른세상에사는사람들이많다는점을자꾸만깨닫는다.내게바코드라벨은우표가아니며,그림으로된우표만우표이거늘.
---「이미사라진우표를사용한다는것」중에서

나는예쁜것들을남들과공유하고싶다.내눈에좋아보이는것들을다른사람들에게도보여주고싶다.덕질이라는게,덕후의마음이라는게다그런거아니겠는가.내가좋아하는걸여기저기알리고자랑하고싶어하는마음.그래서이런도장이있는줄도모르는사람들에게명함을건네고엽서를쓴다.
---「이우체국에는특별한도장이있나요?」중에서

우표수집은나와함께걸어주는,하지만내가없더라도혼자서도잘걷는친구같다.나는자주게을러지고아파걸음을멈추지만이친구는언제나씩씩하게걸어간다.지치지도않고제속도대로걸어가는친구덕분에나또한걸음을멈추고잠시쉬다가도금방힘을얻어뒤를쫓아가게된다.친구와함께이야기를나누며곁에서걷기위해.
---「서울중앙우체국에가면친구가있다」중에서

더는내가좋아하는것을숨기지않는다.우표도만년필도영화도여행도,한사람이모두다좋아할수있는것이니까.같은취미를갖고있는사람들을만나서몇배의즐거움을누릴수도있으니까.나를즐겁게하는것이있다면무슨수를써서라도붙들고지내야한다.세상에나를즐겁게하는일이그리많지는않으니까.
---「내취미들은모두만나고있었다」중에서

이후몬테네그로에서벨라루스우표두장이봉투에담겨도착했다.러시아사람도엽서를봉투에담아서보내주었다.봉투에는이렇게적혀있었다.
러시아에서사랑을보냅니다.(LovefromRussia.)
이흔한글귀가그때처럼크게와닿은적이없었다.복잡한마음이들었다.2022년에전쟁으로피난을가야하는사람과전쟁속에서오가는우편이라니.
---「사슬처럼이어지는엽서의여행」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