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 치유할 수 없는 질병

자유 : 치유할 수 없는 질병

$26.00
Description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펼치는 자유론

전쟁과 질병과 극우 정치가 횡행하는 시대
인간의 자유란 무엇이고, 어두운 시대에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로 불리는 슬라보예 지젝의 이번 책 제목은 단 한 단어, 바로 'FREEDOM(자유)'이다. 그의 책이 한국에서 출간을 준비하는 동안 ‘자유’라는 단어는 한국 언론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얼마 전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과 언론을 분석한 기사를 보면 그가 가장 많이 쓴 단어가 '자유'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였다고 한다.
대체 자유란 무엇일까. 앞에 어떤 단어가 붙는지에 따라 자유의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누군가는 인간의 자유, 사랑의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편에 있는 이들은 권력의 자유, 자본의 자유를 외치며 사람들을 억압하고 선동한다. 그만큼 자유는 매혹적이고 숭고하면서도 때로는 위험한 개념이다.
지젝은 이번 책에서 프로이트와 구조 심리학, 근현대 철학을 망라한 이론으로 신神과 자유의지와 욕망의 문제를 분석하여 자유의 가치와 개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개인의 자각과 시민 공동체의 연대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가 생각하는 자유란 무엇일까? 인류는 언제나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의 참상 속에서 가장 큰 자유를 실행해 왔다. 상식과 제도와 자유(리버티)가 무너진 사회에서 우리는 자유의 최저치(프리덤)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총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이 각성하여 투표장에 들어서는 때는 이미 민주주의가 허물어진 뒤고, 그제야 우리는 투표를 통해 유의미한 자유를 실현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때 정말로 자율적이다. 혹은, 이미 결정된 사실을 알면서도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하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는 운명과 일치한다고 지젝은 말한다.

전쟁, 질병, 혼란한 자본주의, 다양한 가치의 충돌…
붕괴의 시대, 철학으로 자유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

지젝은 언제나 그래왔듯 권력자들을 통렬히 비판한다. 독재자들은 강박 신경증 환자와도 같아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발각되지 않도록, 혹은 중요한 질문이 제기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사건과 구설수를 만든다. 그들은 무언가를 타파해야 한다며 ‘거세’를 자신의 공적 이미지로 활용하는데,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 뒤에 숨어 정말로 중요한 행정 절차들을 진행시킨다.
지젝은 또한 이 책에서 불평등의 문제도 지적한다. 돈이 많을수록 사회가 빈곤해지는 부의 역설이 생기는 이유는 인간이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큰 결핍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은 슈퍼에고의 역설과도 같아서, 사람들은 타인의 명령을 더 많이 따를수록 더 큰 죄책감을 느낀다. 결국 부패 권력은 부를 확대하여 시민을 가난하게 하고, 명령의 범위를 넓혀서 시민을 죄인으로 만든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논쟁인 차별의 문제도 현대 심리학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성이 적절히 통제되지 않으면 과도한 쾌락이 그녀들을 앗아갈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고 지젝은 지적한다. 인종차별도 마찬가지로 타자의 즐거움에 대한 일종의 질투인데, 타자가 우리 삶의 일부 즐거움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철학과 사회학, 대중문화를 넘나들며 우리 사회의 현상들을 분석하는 지젝답게 영화 〈매트릭스〉를 이야기하며 묻는다. 당신은 매트릭스의 살아있는 배터리로 계속 머물 것인가? 그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진정한 자아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매트릭스〉의 주인공이 그러했듯 아이러니하게도 각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아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말초적인 욕망 대신 자유의 객관적인 도구가 되어야 한다. 혁명도 마찬가지다. 혁명을 주도하는 운명적인 주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각자가 스스로 혁명 주체이자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인문, 사회, 예술, 대중문화를 오가는 지식의 향연

자유는 때로 먼 길을 우회하기도 한다. 지젝은 러시아 군인에게 해바라기 씨앗을 건네던 우크라이나 할머니를 예로 든다. “이 씨앗을 받아서 주머니에 넣어둬. 네가 만일 우리 땅에 쓰러진다면 그 자리에 해바라기가 자랄 테니까.” 그녀의 행위는 군인의 사후 구원을 위한 것이었다. 해바라기가 피어난다는 것은 군인이 자행한 폭력에 대한 속죄이자, 그 꽃이 지역 생태계로 받아들여지는 관용이다.
결국 자유란 이미 결정된 것을 알면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지젝은 파멸할 것을 알면서도 발할라 성으로 입성하는 바그너의 오페라 〈라인의 황금〉 속 신들의 모습에서 자유의 일면을 본다. 그것은 새로운 주인의 위치를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모습이다.
자유와 죽음, 멸망을 오가는 이 논리가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멀게 느껴지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지젝의 문장은 칸트와 헤겔은 물론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의 토대 위에 얹혀있기 때문에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철학과 영화와 예술을 넘나들며 전개되는 지식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슬라보예지젝

저자:슬라보예지젝
슬로베니아류블랴나에서태어나류블랴나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파리8대학교에서정신분석학박사학위를받았다.인문학,사회학,예술과대중문화를넘나들며전방위적영향력을끼치는이시대가장주목받는사상가로꼽힌다.헤겔주의철학자이자라캉주의정신분석학자,코뮤니스트이다.
현재는영국런던대학교버크벡인문학연구소국제소장,미국뉴욕대학교독일어과글로벌석좌교수,스위스유럽대학원철학과교수,슬로베니아류블랴나대학교철학연구소의선임연구원으로재직하고있다.주요저서로는『잉여향유』,『팬데믹패닉』,『매트릭스로철학하기』,『이데올로기의숭고한대상』등이있다.

역자:노윤기
건국대학교에서철학을전공하고,바른번역소속번역가로활동중이다.글로지식을매개하는번역가의업에매료되어영어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장미의문화사』,『군중의망상』,『지구가평평하다고믿는사람과즐겁고생산적인대화를나누는법』,『옥스퍼드튜토리얼』,『단순한삶의철학』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뷔리당의당나귀를움직여라
중국에나타난기적|선택받지않으면선택할수없다|자유의가능성

자유를생각하다
1자유그리고그것의한계
프리덤vs.리버티|위반을규제하다|자유,지식,필연성|‘아니오’를말할자유
2자유의지는있는가?
결정론과변주|과거를재구성하기|초월론을넘어서|파스칼의내기
3지양될수없는잔여,그리고죽음의죽음
절대자의관점|신의죽음|정치행위로서의자살|실패로돌아간부정의부정

더깊은사유
1포테스타스와초결정론
2탈구로서의지양
3애나를창조하고매들린을연기하라
4비재현적예술의정치적함의

인간의자유
4마르크스는증상뿐아니라충동도얻어냈다
대신에|진보와무관심|변증법적유물론?하지만…|마르크스는어떻게충동을얻었는가
5무정부적봉건주의에이르는길
메타버스라는파란약|문화자본주의에서암호화폐까지|야만적인수직성과통제불가의수평성
6국가와반혁명
사회적관계가붕괴될때|자생적질서의한계|이곳에는국가가있다!|공산주의적욕망을포기하지말라

더깊은사유
5보편화된폐제?고맙지만사양할게!
6뻔뻔한부끄러움
7영화대신혼돈
8글로벌시대에조국을사랑하는법

마치는말:묵시록의네기사
우크라이나와코소보…그리고유럽에서나치제거하기|자연의종말|자신에게진실하지말라|주인은누구의노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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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쟁,질병,혼란한자본주의,다양한가치의충돌…
붕괴의시대,철학으로자유를고민해야하는이유

지젝은언제나그래왔듯권력자들을통렬히비판한다.독재자들은강박신경증환자와도같아서자신이하는일이무의미하다는것이발각되지않도록,혹은중요한질문이제기되지않도록끊임없이사건과구설수를만든다.그들은무언가를타파해야한다며‘거세’를자신의공적이미지로활용하는데,그우스꽝스러운모습뒤에숨어정말로중요한행정절차들을진행시킨다.

지젝은또한이책에서불평등의문제도지적한다.돈이많을수록사회가빈곤해지는부의역설이생기는이유는인간이더많이가질수록더큰결핍을느끼기때문이다.그것은슈퍼에고의역설과도같아서,사람들은타인의명령을더많이따를수록더큰죄책감을느낀다.결국부패권력은부를확대하여시민을가난하게하고,명령의범위를넓혀서시민을죄인으로만든다.

현대사회의가장큰논쟁인차별의문제도현대심리학이론을통해설명한다.여성에대한차별은여성이적절히통제되지않으면과도한쾌락이그녀들을앗아갈것이라는두려움에서비롯된다고지젝은지적한다.인종차별도마찬가지로타자의즐거움에대한일종의질투인데,타자가우리삶의일부즐거움을위협하는존재로인식되기때문이다.

철학과사회학,대중문화를넘나들며우리사회의현상들을분석하는지젝답게영화〈매트릭스〉를이야기하며묻는다.당신은매트릭스의살아있는배터리로계속머물것인가?그는우리의내면깊은곳에진정한자아란존재하지않는다고단언한다.〈매트릭스〉의주인공이그러했듯아이러니하게도각성하기위해서우리는자아를버려야한다.그리고말초적인욕망대신자유의객관적인도구가되어야한다.혁명도마찬가지다.혁명을주도하는운명적인주체란존재하지않는다.우리각자가스스로혁명주체이자도구가되어야한다.

인문,사회,예술,대중문화를오가는지식의향연

자유는때로먼길을우회하기도한다.지젝은러시아군인에게해바라기씨앗을건네던우크라이나할머니를예로든다.“이씨앗을받아서주머니에넣어둬.네가만일우리땅에쓰러진다면그자리에해바라기가자랄테니까.”그녀의행위는군인의사후구원을위한것이었다.해바라기가피어난다는것은군인이자행한폭력에대한속죄이자,그꽃이지역생태계로받아들여지는관용이다.

결국자유란이미결정된것을알면서도무엇을해야할지스스로결정해야하는공포스러운상황에서이루어진다.지젝은파멸할것을알면서도발할라성으로입성하는바그너의오페라〈라인의황금〉속신들의모습에서자유의일면을본다.그것은새로운주인의위치를향해당당히나아가는모습이다.

자유와죽음,멸망을오가는이논리가우리의현실과는너무나도멀게느껴지는가?그렇게생각한다면이책을읽어야한다.지젝의문장은칸트와헤겔은물론정신분석학,마르크스주의,구조주의,해체주의등의토대위에얹혀있기때문에읽기쉬운책은아니다.하지만그과정에서철학과영화와예술을넘나들며전개되는지식의향연을만끽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