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간 과학자 (삶과 죽음 사이에서 만난 과학의 발견들)

병원에 간 과학자 (삶과 죽음 사이에서 만난 과학의 발견들)

$23.00
Description
'암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다세포 생명의 숙명일 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암의 영역에 발을 들인 한 과학자의 기록이자
인간과 생명을 바라보는 흥미로운 탐구기
“질병은 모든 이에게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암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객관적인 사실을 추구하는 과학자라고 해도 자신은 아닐 거라는 낙관 속에서 산다. 그것이 비현실적인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질병을 진단 받는 때다.
한 과학자가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고 병원에 입원을 한다. 병원에서의 긴 치료 과정 중 자신의 몸을 통과하는 현대 과학의 빛—X선, MRI, CT—을 경험하며 문득 질문을 품는다. "왜 인간에게는 암이 생기고, 어떻게 그것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을까?" 이 책 『병원에 간 과학자』는 한 과학자가 암이라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질병이 자신에게도 일어난 것을 알게 되면서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바로 과학자의 시선으로 마주하기를 하며 쓴 책이다.

저자는 한림대학교 겸임교수이자 과학 콘텐츠 플랫폼 쏙SOAK의 프로덕트 오너, 시민들과 과학 나눔을 위한 재단법인 카오스KAOS 사무국장 등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병민 과학자다. 이 책은 암을 진단 받은 그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하지만 책의 서두에서도 말하듯 투병기는 아니다. 죽음에 대한 투지나 체념을 담는 대신 과학자의 관점으로 암과 죽음, 생명을 탐구하기로 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시작이 몸과 몸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고, 그것을 가장 정확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담론이 과학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과학자가 삶과 죽음 사이에서 만난 과학의 발견들에 대한 이야기다.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진단과 치료의 과정들은 모두 과학의 기본 원리나 현대 의학 기술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방사선과 전자기파, 필름과 디지털 영상, 셀룰로오스와 광화학 반응까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병원 속 기기와 기술에 깃든 과학의 역사를 파고든다. 그 과학사의 발견들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두 얼굴을 가진 산소의 역설, 삶과 죽음 곳곳으로 이어져 있다. 이를 통해 과학이 곧 삶이고,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태도임을 알려준다.

저자

김병민

저자:김병민
컴퓨터공학자이자화학공학자다.한림대학교반도체·디스플레이융합스쿨에서겸임교수로활동하고있다.인공지능기반의과학콘텐츠플랫폼쏙SOAK의프로덕트오너이고,시민들과과학나눔을실천하는재단법인카오스KAOS사무국장을역임하며과학대중화를위한여러활동을하고있다.
저서로는『지구파괴의역사』,『거의모든물질의화학』,『숨은과학』,『주기율표를읽는시간』,『슬기로운화학생활』,『사이언스빌리지』가있으며,옥스퍼드대학교VSI시리즈인『화학의역사』를번역했다.
저자는암이라는누구에게나일어날수있는질병이자신에게도일어난것을알게되면서이를받아들이기위해자신이할수있는일을하기로한다.바로과학자의시선으로마주하기다.병원에가는사람들이누구나한번쯤은생각할법한질문인“왜인간에게는암이생길까,그리고어떻게그것을들여다보고치료할수있게되었을까”에서출발하여기초과학과기술이질병을진단하고생명을살리는현대의학기술과맞닿아있다는사실을포착한다.이책에서살펴보는과학사의발견들은질병의진단과치료,고통으로부터의해방,두얼굴을가진산소의역설,삶과죽음곳곳으로이어져있다.이를통해과학이곧삶이고,우리가세상을이해하는방식이자태도임을알려준다.

목차


머리말
시작하기에앞서

Chapter1변하지않는것
Chapter2손바닥위의죽음
Chapter3작은것의위대함
Chapter4고요속의소리
Chapter5죽음과생명사이
Chapter6고통에서의해방
Chapter7산소의역설
Chapter8모호함의경계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건강과질병,자아와타자,
정상과비정상의구별을넘어
인간과자연그자체를탐구하는과학자의기록

흥미로운점은이책의저자가의사나생명과학연구자가아닌화학자라는점이다.화학은위험하고특수한물질을다루는학문인것같지만우리가생각하는것보다훨씬깊숙하게우리삶에들어와있다.의약학과생명과학분야도화학의발전과함께놀라운도약을이루었다.에드워드제너의천연두백신에서알렉산더플레밍의페니실린,화학연구에기반을둔현대의제약회사들의업적까지,화학은인류의건강과수명을획기적으로개선했다.
하지만이책에서다루는과학은화학만이아니다.아픈사람들이겪는치료의일상이곧물리학,화학,생명과학의놀라운무대임을보여주며,일반인들과멀게느껴지는과학전반이삶과얼마나밀접하게얽혀있는지를흥미진진하게풀어낸다.사람들을진단하고치료하는의학도사실과학분야전체의지식의결과를인간을대상으로발현한학문이라고할수있다.그래서물리화학과같은기초과학은물론광학과반도체,인공지능같은첨단과학기술이집약되어있는것이바로현대의의학이다.
이책에서는질병과인간의관계가어떻게변화해갔는지그역사를보여주는데,기나긴질병과의투쟁역사에서이제암은‘적’이아닌복잡한‘관계’로의전환의시기를맞이하고있다.대부분감염병들이바이러스나세균과같은외부침입자에의해발생하며,이들은인체에‘외래’,‘남’으로인식된다.반면,암세포는우리자신의세포가변형된것으로,기본적으로‘자기(self)’의일부다.즉암을이해하는것은생명자체를이해하는것이다.그렇기때문에암을치료하기위한우리의노력은단순히질병과의싸움이아니라,생명의가장기본적인과정에대한깊은이해를요구한다.암은누구의잘못도아니다.그것은우리가복잡한다세포생물이되었을때직면하게된도전이다.그러나우리는과학적이해를통해이도전에맞서고있다.암연구가진전될수록,생명의근본적인비밀에더가까이다가가고있다.자궁경부암으로인한사망후에전세계실험실에서배양된헨리에타랙스의불멸세포가수많은의학적발견에기여한것처럼,암에대한연구는생명의본질에대한더깊은통찰력을제공하고있다.결국암은우리존재의일부이며,그것을이해하는것은우리자신을이해하는것이다.

질병의한가운데에서바라본과학의세계는어떤모습일까.
병원에서만난과학,과학에서만난인간

알지못하는병에걸렸을때의두려움과실체를아는존재를맞닥뜨렸을때는전혀다를것이다.저자는두렵지만않다면분명더단단하게자신을지킬수있을것이라는생각으로이책을썼다고한다.우리를두렵게하고고통스럽게하는것은몸이지만,그두려움이자라는사각지대를사라지게할유일한대상역시몸이다.
하지만이책은의학적지식과치료법을담고있는책이아니다.아주오래전부터인간삶의일부였던질병이어떻게바뀌어왔는지,인간은그때마다어떻게대처해왔는지,병원에서알려주는어려운의학용어바깥의그실체가무엇인지를과학의관점에서이야기한다.
인간은정의를내리고,이름을붙이고,분류를하는유일한생물이다.그러나이분류는인간삶의편의를위한것일뿐이며,자연의거대함과복잡함앞에서무너지는모습을역사에서자주목격해왔다.저자는암을진단받았을때질병역시자연의한부분이라는것을비로소깨달았다고고백한다.많은사람들이스스로자신을지킬수있다는오만함,더큰범위에서보면생태학적오만속에서살고있지않을까.인류가광대한빛의스펙트럼중단0.0035%영역만을직접볼수있다는사실만생각해도우주적겸손함을절로느낄수있다.
질병과몸에대한이해는‘좋은세포’와‘나쁜세포’또는‘나’와‘침략자’라는단순한이분법에서복잡한생태학적이해로이동하고있다.이관점전환은우리에게위안을준다.세포들의일부가‘반란’을일으켰다는생각은마치내몸이나를배신한것같은느낌을준다.그러나암을복잡한생태계의일부로보는것은덜적대적인관계로재구성한다.이여정에서우리는더많은질문을가지게될수도있으며이책은그질문들의일부를담고있다.비록답을알수는없지만이질문들을품게된다면,우리삶은더풍부하고깊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