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계약 - 을유세계문학전집 136 (양장)

결혼 계약 - 을유세계문학전집 136 (양장)

$18.00
Description
프랑스 혁명 이후 급변하는 격동기의 세태를 풍자하고
시대의 욕망을 날카롭게 포착한 대문호의 위대한 풍속 소설
프랑스의 대문호이자 90여 편에 이르는 장편 소설로 〈인간극〉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구축한 발자크는 풍속의 역사가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주제를 작품에 담았다. 특히 돈과 법은 발자크 소설의 주요 테마다. 국내 초역으로 소개되는 『결혼 계약』과 『금치산』은 이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으로, 가족 간의 돈 문제에 법이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소르본 법대에서 공부하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서기로 일한 바 있는 발자크는 결혼과 지참금, 상속과 유언 등 계약서 뒤에 숨어 있는 인간의 고통과 절망, 탐욕과 야심을 예리하게 포착해 낸다. 이 두 작품은 무엇보다도 돈의 이해관계로 얽힌 욕망이 꿈틀거리는 세상을 정밀하고 냉혹한 시선으로 분석하는 대문호 발자크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걸작이다.

『결혼 계약』은 결혼이라는 일종의 민법상 계약에 관한 소설이다. 발자크는 두 가문을 대표하는 공증인들이 서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려고 투쟁하는 과정을 그린다. 백작인 폴 드 마네르빌이 고용한 늙은 공증인 마티아스는 귀족적 가치를 중시하는 반면, 부르주아인 에방젤리스타가 고용한 젊은 공증인 솔로네는 오로지 개인의 이익을 중시한다. 발자크가 보기에 결혼이라는 소재는 19세기 당시 프랑스의 현실을 보여 주기에 가장 좋은 소재이기도 했다. 결혼을 결정하고 결혼 절차가 진행되는 순간, 결혼은 각자의 이권을 위해 싸워야 하는 전쟁이 된다. 이제 결혼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며”, 순전히 “금전적 사업”이다. 두 명의 공증인은 각각 구시대의 귀족과 신시대의 부르주아를 대표하며, 발자크는 이 두 세력의 대립 관계를 통해 프랑스 혁명 이후 발생한 사회적 갈등의 드라마를 펼쳐 보인다.

『금치산』에는 아내가 남편에 대해 금치산 선고를 청구한 사례가 담겨 있다. 유서 깊은 귀족인 에스파르 후작은 가문의 재산이 신교도 가족으로부터 부당하게 몰수한 토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발견하고는, 그 가족의 후손인 장 르노 모자에게 그들의 몫을 돌려 주고자 한다. 그러나 에스파르 후작부인은 그런 남편을 미친 사람으로 몰아 그의 재산을 빼앗고자 금치산 선고를 청구한다. 소설은 후작부인의 청원에 따른 소송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다. 그리고 공명정대한 판사 포피노의 재판 과정을 통해 당대의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망명 귀족 보상법’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환기시킨다. 발자크는 몰수 재산 처리와 관련된 이 법안을 둘러싼 귀족과 부르주아의 갈등을 그림으로써 법의 공정성과 정의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저자

오느레드발자크

저자:오느레드발자크
1799년5월20일프랑스투르(Tours)에서4남매중장남으로태어났다.발자크의모친은자녀에게무심한편이어서낳자마자아들을유모의집에서기르게했고,이어서그를오라토리오회수도원기숙학교에넣고서찾아보지않았다고한다.가족과떨어져유년기를보낸이시절의외로움과슬픔은그의소설《골짜기의백합(LeLysdanslaVallee)》에잘나타나있다.1814년가족이파리로거처를옮기게되자발자크는파리에서학업을이어가게된다.그는법학공부를하는이외에소송대리인과공증인사무소의수습서기로일하면서법률실무를익힌다.이시기에얻은법률지식과경험은이후그의소설창작의밑거름이되어《인간희극》에서는법률문제와관련한많은사건이등장하며풍부한법률지식이반영되어있다.그러나1819년발자크는법률가의길을포기하고파리의비좁은다락방에갇혀지내며문학습작하는생활에전념한다.첫작품은운문비극〈크롬웰〉이었고,이후몇몇소설들을발표하지만주목을받지못했다.생계를위해친구들과공동작업으로당시유행하던모험소설들을출간하기도했다.1825년문학활동으로두각을나타내지못한발자크는사업에뛰어들어재정적발판을마련하고자한다.출판사와인쇄및활자제조소운영으로이어지는발자크의사업은2년만에실패로끝났고발자크는파산에이르러막대한부채를짊어진다.이후문학의길로되돌아왔으나그는평생빚에쫓기면서돈을벌기위해소설을써야하는고달픈생활을계속하게된다.이후《인간희극》에포함된《마지막올빼미당원(LeDernierChouan)》이1829년발표되면서발자크의작품은드디어빛을보기시작한다.이해에나온《결혼생리학(LaPhysiologiedumariage)》은세간의큰주목을받으며호응을얻었다.1830년부터는파리의여러살롱을다니면서사치스러운생활을추구했다.1833년부터1835년에이르는동안발자크는소설가로서당시낭만주의문학을벗어나자신의확고한창작세계를형성한다.이시기에《고리오영감(LePereGoriot)》을비롯해《외제니그랑데(EugenieGrandet)》,《루이랑베르(LouisLambert)》,《세라피타(Seraphita)》등많은소설이발표되었다.발자크는앞선작품에등장했던인물을재등장시키는독특한기법을《고리오영감》에서처음시도한이후이기법을계속사용하면서자신이이미쓴작품들과앞으로쓸작품들을연계해하나의거대한체계로완성할계획을했다.1841년이총서의제목을《인간희극》으로정하고첫권에서문(Avant-Propos)을붙여소설에대한자신의개념과작품들이이어지는원칙을밝힌다.그러나애초에130여편의소설들로구상했던작품집은1850년발자크가서거하면서미완성으로남겨진다.한편발자크의건강은과도한집필활동과재정적압박으로인해차츰소진되어가고있었다.1850년1월결혼을앞두고우크라이나에머물고있던발자크의건강은돌이킬수없을정도로악화되었다.그해3월결혼식을올리고5월우크라이나를떠나파리로돌아왔다.하지만신혼집에도착한뒤발자크는더이상병석에서일어나지못한채3개월만에숨을거둔다.

역자:송기정
이화여자대학교명예교수.이화여자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파리3대학교에서문학석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오노레드발자크,세기의창조자』,『광기,본성인가마성인가』,『스크린위의소설들』,『신화적상상력과문화』(공저),『자본주의와인간욕망』(공저),『역사의글쓰기』(공저)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루이랑베르』,『13인당이야기』,『여명』,『폭풍우』,『빛나』,『브르타뉴의노래·아이와전쟁』등이있다.

목차


결혼계약
금치산


해설
판본소개
오노레드발자크연보

출판사 서평

‘현대소설의창시자’로평가받는프랑스의대문호
발자크가세계문학사에남긴또다른걸작

“그는방대한세계를하나의작품으로완벽하게구현해냈다.”
헨리제임스

프랑스혁명이후급변하는격동기의세태를풍자하고
시대의욕망을날카롭게포착한대문호의위대한풍속소설

프랑스의대문호이자90여편에이르는장편소설로<인간극>이라는거대한세계를구축한발자크는풍속의역사가로불릴정도로다양한주제를작품에담았다.특히돈과법은발자크소설의주요테마다.국내초역으로소개되는『결혼계약』과『금치산』은이주제를정면으로다루는작품으로,가족간의돈문제에법이어떻게개입하는지를잘보여준다.소르본법대에서공부하고변호사사무실에서서기로일한바있는발자크는결혼과지참금,상속과유언등계약서뒤에숨어있는인간의고통과절망,탐욕과야심을예리하게포착해낸다.이두작품은무엇보다도돈의이해관계로얽힌욕망이꿈틀거리는세상을정밀하고냉혹한시선으로분석하는대문호발자크의면모를확인할수있는걸작이다.

『결혼계약』은결혼이라는일종의민법상계약에관한소설이다.발자크는두가문을대표하는공증인들이서로유리한조건으로계약을체결하려고투쟁하는과정을그린다.백작인폴드마네르빌이고용한늙은공증인마티아스는귀족적가치를중시하는반면,부르주아인에방젤리스타가고용한젊은공증인솔로네는오로지개인의이익을중시한다.발자크가보기에결혼이라는소재는19세기당시프랑스의현실을보여주기에가장좋은소재이기도했다.결혼을결정하고결혼절차가진행되는순간,결혼은각자의이권을위해싸워야하는전쟁이된다.이제결혼은“감정의문제가아니며”,순전히“금전적사업”이다.두명의공증인은각각구시대의귀족과신시대의부르주아를대표하며,발자크는이두세력의대립관계를통해프랑스혁명이후발생한사회적갈등의드라마를펼쳐보인다.

『금치산』에는아내가남편에대해금치산선고를청구한사례가담겨있다.유서깊은귀족인에스파르후작은가문의재산이신교도가족으로부터부당하게몰수한토지에서비롯된것임을발견하고는,그가족의후손인장르노모자에게그들의몫을돌려주고자한다.그러나에스파르후작부인은그런남편을미친사람으로몰아그의재산을빼앗고자금치산선고를청구한다.소설은후작부인의청원에따른소송과정을상세히묘사한다.그리고공명정대한판사포피노의재판과정을통해당대의뜨거운논쟁거리였던‘망명귀족보상법’이라는사회적문제를환기시킨다.발자크는몰수재산처리와관련된이법안을둘러싼귀족과부르주아의갈등을그림으로써법의공정성과정의에대한물음을던진다.

오늘날가장진보적인작가로평가받는
발자크리얼리즘의정수

이렇듯『결혼계약』과『금치산』은풍속소설가로서발자크의강점을유감없이느낄수있는작품으로,돈과법이지배하는새로운사회에대한심도깊은통찰을보여준다.프랑스혁명이후혈통에따른기존의가치는무너졌고자본주의와함께부르주아라는새로운계급이형성되었다.발자크는그러한사회적변화를누구보다먼저감지했다.그런점에서그는군주제를옹호한보수주의자이면서도오늘날가장진보적인작품을쓴작가로평가받는다.마르크스는발자크를19세기최고의작가라고평했으며,엥겔스는그어떤역사가나경제학자그리고통계학자의책보다발자크의작품에서경제를더많이배울수있다고주장했다.<인간극>에서‘사생활장면'에속하는『결혼계약』과『금치산』은오늘날에도만날법한인물들이등장한다.그리하여가치가충돌하고주류와비주류가교체하는세태를시대를초월하여묘사한다.

두소설이가진또하나의공통점은여성의재산권을인정하지않는사회에대한작가의문제제기다.『결혼계약』에서나탈리는당시관습에따라지참금을가져가지만,그지참금을관리할권한은남편에게만있다.게다가지참금의대부분은남편본가의재산형성에기여하도록되어있다.『금치산』에서도데스파르후작부인은본인의재산을처분하거나투자할수없다.여성은남편이금치산선고를받을경우후견인이될수없으며,다른남자를후견인으로내세워야한다.막대한지참금을가지고결혼했음에도늘빚에쪼들리는고리오영감의두딸을비롯하여<인간극>에는유사한사례가수없이많다.“민법은여성에게피후견인의지위를부여했네.여성을미성년자나어린이취급을했단말일세”라는마르세의말을통해발자크는여성이재산권을갖지못하는당시현실을비판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