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빈스키 (종의 최후 | 양장본 Hardcover)

스트라빈스키 (종의 최후 | 양장본 Hardcover)

$22.18
Description
2021년, 타계 50주년을 맞이한 거장
스트라빈스키의 극적인 삶을 그리다
노벨상 재단은 매해가 끝날 무렵 한해를 마무리하는 공연을 연다. 2020년에 펼쳐진 기념 공연의 주요 레퍼토리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과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였다. 주최측은 고전주의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에 맞먹는 20세기의 혁명적인 성과로 《불새》를 선택해 새롭게 태어나는 미래를 묘사한 것이다. 그만큼 스트라빈스키는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작곡가다.

특히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발레곡 《봄의 제전》은 야성을 일깨우는 독특한 리듬과 그에 맞춰 펼쳐지는 화려한 안무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괴한다. 이 곡의 초연을 관람하던 드뷔시는 그 독창성에 압도당해 자신이 뒤처졌다는 자괴감에 빠졌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때 스트라빈스키는 겨우 서른 살이었다. 그러나 그는 연달아 작곡한 《불새》와 《페트루시카》와 《봄의 제전》으로 음악계에 혁명을 일으킨 뒤에도 반세기 넘게 작곡을 계속했고, 당대 문화계의 중심에 있었으며, 수없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천재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존경과 부를 누렸다.

스트라빈스키가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작곡 외에 다른 능력도 필요했다. 그는 자신의 작곡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타일을 바꾸었고, 음악사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스스로 계보도를 작성해 홍보했다. 또한 도움이 될 만한 사람과는 금방 손을 잡았고, 반대의 경우에는 냉정하게 인연을 끊었다. 그는 상대가 아무리 유명하거나 위대하다 해도 미련을 갖지 않았고, 반대로 상대가 아무리 애처롭다 해도 동정을 베풀지 않았다. 스트라빈스키는 명성이 무언가의(예컨대 ‘천재성’의) 대가로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덧없이 스러진 천재들을 누구보다 많이 보아 왔던 그에게, 삶이란 끊임없이 쟁취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가 되기 위해 많은 것들과 싸워야 했다. 그리고 그 상대 중에는 이미 너무 많은 성과를 이룬 과거의 자신도 포함돼 있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클래식 음악 전문가인 저자는 이렇듯 독특한 스트라빈스키의 생애를 착실히 묘사한다. 또한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이 출간된 뒤에 새로이 발견한 사실과 논쟁들을 추가했다. 특히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는 최신 스트라빈스키 공연 영상들을 소개하는 부분은 무척 유용하며, 화가 샤갈과 스트라빈스키의 공통점을 다룬 부분처럼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저자 특유의 통찰도 인상적이다. 착실한 전기적 요소와 음악 전문가의 통찰력을 겸비한 이 책을 통해 독자는 21세기 들어 더욱 빛을 발하는 스트라빈스키의 진면목을 발견할 것이다.
저자

정준호

음악칼럼니스트.연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했다.영국클래식음악전문지「그라모폰」한국어판편집장을역임했고(2000~2004),KBS라디오93.1㎒〈FM실황음악〉을진행했다(2007~2018).『말이먼저음악이먼저』(2006),『이젠하임가는길』(2009),『차이콥스키』(근간)를썼다.

목차

새머리말

늦잠을깬막둥이
대문옆에흔들리는소나무
러시아피에로의반격
선택된자
황금닭과겨룬꾀꼬리
완성된짝짓기
돌아온람보
큐비즘으로본어릿광대
샤넬의날개
옷이매너를만들다
섬뜩한선물
발란신의동기화
편집된차이콥스키
성속을넘나들다
저승의여신을만난오르페우스
80분간의세계일주
스스로올린대관식
파우스트의변용
마법사의제자
탕아의귀환

맺음말

출판사 서평

20세기음악의흐름을뒤집은혁명가이자
잊히지않기위해평생몸부림쳤던한인간

노벨상재단은매해가끝날무렵한해를마무리하는공연을연다.2020년에펼쳐진기념공연의주요레퍼토리는베토벤피아노협주곡5번과스트라빈스키의《불새》였다.주최측은고전주의최고의피아노협주곡에맞먹는20세기의혁명적인성과로《불새》를선택해새롭게태어나는미래를묘사한것이다.그만큼스트라빈스키는클래식음악의역사에서중요한위치를차지한작곡가다.

마침2021년은작곡가스트라빈스키가타계한지50년째가되는해다.이를기념하기위해여러음반사와악단이그의음악을더욱널리알릴채비를마쳤다.그러나이와별개로스트라빈스키의인기는시간이갈수록점점높아지는중이다.작곡된지오십년에서백년이지난그의음악이지닌신선한충격이다시금조명받고있기때문이다.바로지금,스트라빈스키는클래식음악애호가가결코빠뜨려서는안될작곡가로자리잡았다.

스트라빈스키의작품중국내에가장많이알려진곡은발레곡《페트루시카》를편곡한피아노소품이다.세계에서가장어려운피아노독주곡가운데하나로알려졌기때문이다.그러나《페트루시카》는마찬가지로어려운기교를요구하는것으로유명한프란츠리스트나라흐마니노프같은낭만주의음악과는크게다르다.러시아의전통을접목시킨《페트루시카》의독특한선율과변칙적인리듬감은작곡된지한세기가까이지난지금도많은이에게신선한충격을선사한다.

특히이당시작곡된발레곡《봄의제전》은야성을일깨우는독특한리듬과그에맞춰펼쳐지는화려한안무로클래식음악에대한고정관념을파괴한다.이곡의초연을관람하던드뷔시는그독창성에압도당해자신이뒤처졌다는자괴감에빠졌을정도였다고한다.그때스트라빈스키는겨우서른살이었다.그러나그는연달아작곡한《불새》와《페트루시카》와《봄의제전》으로음악계에혁명을일으킨뒤에도반세기넘게작곡을계속했고,당대문화계의중심에있었으며,수없이태어나고사라지는천재들사이에서오래도록존경과부를누렸다.

스트라빈스키가최고의자리를지키기위해서는작곡외에다른능력도필요했다.그는자신의작곡방식을고수하기보다는시대의흐름에따라스타일을바꾸었고,음악사의한자리를차지하기위해스스로계보도를작성해홍보했다.또한도움이될만한사람과는금방손을잡았고,반대의경우에는냉정하게인연을끊었다.그는상대가아무리유명하거나위대하다해도미련을갖지않았고,반대로상대가아무리애처롭다해도동정을베풀지않았다.스트라빈스키는명성이무언가의(예컨대‘천재성’의)대가로주어지는선물이아니라고생각했다.전설의무용수니진스키나천재시인딜런토머스처럼덧없이스러진천재들을누구보다많이보아왔던그에게,삶이란끊임없이쟁취해야하는것이었다.그는20세기의가장위대한작곡가가되기위해많은것들과싸워야했다.그리고그상대중에는이미너무많은성과를이룬과거의자신도포함돼있었다.

국적,고향,심지어자신의예술스타일까지
어떤것에도미련을갖지않았던방랑자

스트라빈스키의삶은끝없는여정이었다.이여정에는두가지요소가크게작용했다.하나는스트라빈스키자신의욕망이었고,다른하나는거스를수없는역사의물결이었다.

무명시절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활동하던스트라빈스키는20세기최고의흥행사인댜길레프에게발탁되면서파리로활동지를옮겼다.그곳에도착한그에게길에서처음으로말을건사람은무려‘앙팡테리블’장콕토였다.이처럼당시의파리는역사에남을예술가들이드글대는곳이었다.드뷔시와라벨은그곳에서프랑스음악최고의순간을갱신했고,피카소와마티스는서로끝없이부딪히며미술의한계를확장했으며,코코샤넬은혼자서여성패션의개념자체를뒤집고있었다.스트라빈스키는이들과교류하면서‘새로운예술’의영향을받았고,이를통해러시아에뿌리를둔(그리고엄청난명성을가져다준)자신의원시주의음악에서벗어나다음시기로나아갔다.

결국그는프랑스로국적을바꾸었다.프랑스가자신의예술을더잘이해해주기도했지만,러시아혁명이일어나면서고국에남겨둔모든재산을압류당하고돌아갈곳을잃어버렸기때문이기도했다.이후제2차세계대전의참화를피해스위스로건너간그는20세기중반에다시미국으로건너가국적을옮겼다.전쟁이후경제와문화양면에서급성장한미국이클래식음악산업의새로운중심으로자리잡았기때문이었다.

이처럼역사의흐름은늘새로운중심지를만들어냈고,스트라빈스키는그곳을찾아가새로운집으로삼았다.세계대전으로인해망명한다른예술가들과달리,스트라빈스키에게고향은별의미가없었다.수많은우정도,지나간영광도마찬가지였다.심지어그는시대의변화에발맞추어자신의작곡스타일까지변화시켰다.그는더좋은결과물만낼수있다면모든것을차용했으며,그중에는음렬주의처럼과거의자신이싫어했던스타일도포함돼있었다.그는지나간것이라면자기자신조차버릴수있는사람이었다.오늘과내일그리고자신이세상을떠난뒤에도오래도록이어질명성만이그의관심사였다.

스트라빈스키의삶과유산을다루는
국내최고의전기

국내에서손꼽히는클래식음악전문가인저자는이처럼독특한열성을지닌스트라빈스키의생애를착실히묘사한다.특히이번개정판에서는초판이출간된뒤에새로이발견한사실과논쟁을추가했다.저자는인기소설가인줄리언반스가쓴소설『시대의소음』이쇼스타코비치를영웅화하기위해스트라빈스키를폄하했음을지적하며,유튜브를비롯한온라인스트리밍으로감상할수있는최신스트라빈스키공연영상들을선별해소개하기도한다.또한화가샤갈과스트라빈스키의공통점을다룬부분처럼다른어디에서도볼수없는저자특유의통찰도인상적이다.착실한전기적요소와음악전문가의통찰력을겸비한이책을통해독자는21세기들어더욱빛을발하는스트라빈스키의진면목을발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