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베이커 :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양장)

쳇 베이커 :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양장)

$40.26
Description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는 20세기를 전후한 문화 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끼친 국내외 거장 아티스트의 평전으로 구성된다. 2018년부터 다시 출간되는 본 시리즈의 스물한 번째 주인공은 쿨 재즈의 대표적인 트럼페터이자 보컬리스트 쳇 베이커다.

〈My Funny Valentine〉으로 잘 알려진 쳇 베이커는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음악가였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연주와 모성을 자극하는 목소리로 사람들을 사로잡았지만 동시에 그는 수십 년간 마약을 끊지 못했고, 수많은 동료 음악가와 연인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 인물이었다. 이 책은 쳇 베이커의 주변 인물들과 나눈 인터뷰와 미발표 자료를 아우르는 방대한 조사를 통해 모순에 휩싸인 한 인간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파헤친다. 비운의 뮤지션이 마주했던 삶의 공포와 혼란, 음악적 성취와 몰락이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치열하게 탐구한 저자의 펜 끝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

제임스개빈

저자:제임스개빈

프리랜서저널리스트로『뉴욕타임스』,『배니티페어』,『재즈타임스』등의유수한신문과잡지에수많은글을기고했다.맨해튼카바레의역사를다룬첫책『친밀한밤:뉴욕카바레의황금기IntimateNights:TheGoldenAgeofNewYorkCabaret』(1991)로전미출판인및작곡가협회에서그해가장뛰어난음악관련서적에수여하는ASCAP딤즈테일러/버질톰슨상을수상했다.레나혼(『StormyWeather:TheLifeofLenaHorne』,2009),페기리(『IsThatAllThereIs?:TheStrangeLifeofPeggyLee』,2014),조지마이클(『GeorgeMichael:ALife』,2022)등의전기를집필하며‘킬러전기작가’의명성을얻었다.『쳇베이커』는암스테르담에서약물과연루된의문의죽음이후신비로운이미지로팬들의뇌리에자리잡은트럼페터의삶을날카롭게분석한전기다.



역자:김현준

재즈비평가,공연기획자,프로듀서.1997년부터재즈관련방송,공연,워크숍등을기획,연출,제작했다.『김현준의재즈파일』(1997),『김현준의재즈노트』(2004),『캐논,김현준의재즈+로그』(2022)를집필했으며,마일스데이비스와쳇베이커의평전을번역했다.제41회한국방송대상문화예술인부문을수상했고,기획과진행을맡은「재즈의비밀」(EBS)이제43회한국방송대상문화예술부문작품상을받았다.

목차


프롤로그:상흔

1일그러진천사의탄생
2이유없는반항
3캘리포니아의태양
4내일은오지않는다
5길위에선밸런타인
6머물지않는이들의사랑
7유럽에뿌린환영의씨앗
8천사,스스로날개를꺾다
9뉴욕이라는이름의유배지
10나락속의금빛트럼펫
11방랑자의여로
12끝없는질주
13길끝에는아무도없었다
14꿈꾸는법을잊어버린사내
15다시돌아갈수있을까
16악마의그림자
17이젠사랑할수없다네
18일그러진천사의탄생
19우리가정말로사랑했을까

에필로그:애증
옮긴이의글(개정판):쳇베이커를위한변론辯論
옮긴이의글(초판)
디스코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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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쳇베이커와그의시대에대한황량하고고통스러운초상화”
-『퍼블리셔스위클리』

극단의평가를오가는쳇베이커의삶과예술
17년만에새롭게펴내는개정판

천사이거나악마,혹은사람들이아주좋아하거나아주싫어하는인물.한사람에대한평가가이렇게극단을오가는예는흔치않을것이다.천사의목소리를지녔으나실제의삶은악마에가까웠고,유럽대륙에서는그야말로추앙받는존재였으나정작자신의고향인미국에서는환대받지못했던재즈뮤지션,쳇베이커이야기다.
이책은레나혼,페기리,조지마이클등의전기를집필하며‘킬러전기작가’의명성을얻은제임스개빈의역작으로,암스테르담에서약물과연루된의문의죽음이후신비로운이미지로팬들의뇌리에자리잡은트럼페터의삶을날카롭게분석한전기다.한번듣는것만으로모든곡의핵심을꿰뚫는천부적인재능과“재즈계의제임스딘”으로불릴정도로잘생긴외모는그에게탄탄대로의삶을약속한듯보였으나,그시대의많은뮤지션들이그러했듯쳇베이커역시평생마약의굴레에서벗어나지못했다.작가는쳇베이커의전생애를뛰어난글솜씨로촘촘히직조해고통스럽고도애달픈그의삶속으로독자를초대한다.
2007년을유문화사에서처음번역출간된쳇베이커전기는『뉴욕타임스』,『다운비트』등유수매체로부터가치를인정받으며가장완성도있고믿을만한평전으로지금껏읽혀왔다.17년만에펴내는개정판에는이책의옮긴이이자재즈비평가인김현준의해설이새롭게더해져초판의해설과비교해가며읽는재미가있으며,쳇베이커의음악을즐겨듣는많은이들이그렇듯팬으로서의딜레마가온전히느껴지는진솔하고도귀중한글이라할수있다.

1950년대비트세대의황량하고고통스러운초상화

‘그대다시는고향에가지못하리’.이책의부제이기도한〈YouCan’tGoHomeAgain〉은돈세베스키가쳇베이커를위해작곡한슬픈멜로디의발라드곡으로,외로움에관한더없이처연한고백이자한편의드라마틱한서사시다.라흐마니노프의교향곡2번에서테마를빌려왔고,토머스울프의소설에서따온이제목은곧쳇베이커의생애전체를투영한다.
제2차세계대전이후,미국사회의물질적풍요와제도적억압사이에서비트세대가등장했다.1950년대젊은이들은지금이마지막순간인것처럼살았다.잭케루악의소설『길위에서』속주인공딘모리아티와같이,쳇베이커는그어떤인물보다극단적으로비트세대의생활양식을몸소실천했다.내일을위해아주적은돈이라도남겨둬야한다는생각은전혀못하고연주로번돈을모두마약을사는데썼다.자녀를돌보는책임은전적으로여인들의몫이었고그자신은미국과유럽등지를떠돌며마약과함께아슬아슬한삶을이어갔다.
무대에서의연주와마약은떼려야뗄수없는관계였다.따라서책에는연주장면만큼이나쳇베이커가마약을구하러다니거나마약으로인해곤경에처하는장면들이쉴새없이등장한다.‘MyFunnyValentine…’을감미롭게읊조리는모습과는실로대조되는자기파괴적인삶이었고,자신뿐아니라가족과가까운지인들마저비참함의구렁텅이로빠뜨리는쳇베이커의행적은〈YouCan’tGoHomeAgain〉이라는곡으로대변되는듯하다.

작가의치열한펜끝에서탄생한쳇베이커를둘러싼괴리

책에포함된도판역시쳇베이커의삶을압축해보여주는귀중한자료다.수많은여성팬들을몰고다니던젊은시절의자신감에찬얼굴은뒤로갈수록볼이움푹패고,삶의역경을고스란히새긴듯한거친주름살로뒤덮인다.눈을질끈감고트럼펫의마우스피스로힘겹게숨을불어넣는모습은독자에게복잡한감정을불러일으킨다.
마치‘예술가의삶’이란공식이라도있는것처럼뛰어나고독창적이며매혹적인작품세계와는별개로펼쳐지는그들의사생활은매번우리의기대를저버리고때로는돌이킬수없는배신의상처를남기기도한다.쳇베이커의삶역시스피커를타고유유히흐르는아름다운사운드와같았다면좋았겠지만,한권의책에집약된이뮤지션의초상은그모든것과대척점에놓인채우리내부에균열을내고,혼란을불러온다.어쩌면삶이그렇지않기에예술이더아름답게빛나는지도모른다.작가의치열한펜끝에서탄생한쳇베이커를둘러싼괴리는독자에게어떤깨달음을주기에충분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