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바다 - 암실문고

사랑 바다 - 암실문고

$18.53
저자

파스칼키냐르

저자:파스칼키냐르
1948년노르망디태생.음악가인아버지와언어학자인어머니의영향을받아어릴때부터다양한악기와여러언어를익혔다.유년기에두차례자폐증을앓았다.1968년에마뉘엘레비나스의문하에서철학을공부했다.68혁명과그쇠락을모두경험했다.갈리마르출판사의기획위원과작가생활을겸하다가1994년부터집필에만전념했다.음악과미술등다양한예술을소재삼아새로운사고를창출하는작업에특히뛰어나다.2002년『떠도는그림자들』로공쿠르상을수상했으며,그외에『세상의모든아침』,『은밀한생』,『음악혐오』,『하룻낮의행복』등많은작품을발표했다.

역자:백선희
프랑스어전문번역가.덕성여자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그르노블제3대학에서문학석사와박사과정을마쳤다.로맹가리,밀란쿤데라,피에르바야르,리디살베르,로제그르니에,파스칼키냐르등프랑스어로글을쓰는주요작가들의작품을우리말로옮겼다.옮긴책으로『사랑을재발명하라』,『노숙인생』,『파스칼키냐르의수사학』,『뒤라스의그곳들』,『호메로스와함께하는여름』,『웃음과망각의책』,『마법사들』,『햄릿을수사한다』,『흰개』,『울지않기』,『하늘의뿌리』,『내삶의의미』,『책의맛』,『폴발레리의문장들』,『식물의은밀한감정』등이있다.

목차

1.첫번째이야기
2.초록융단
3.음악가들의삶
4.노래
5.사랑
6.마르마라해
7.숲
8.강하구
9.폭풍우
10.얼음덩이
11.내포
12.침묵
13.산길
14.방파제

출판사 서평

『세상의모든아침』과『음악혐오』를한데모은듯한,
파스칼키냐르소설세계의총화

17세기예술가들의기구한삶을통해바라보는
이덧없고도아름다운세계에관한소설

파스칼키냐르가쓴시대극은잠잠히잦아든영혼들로채워져있다.그들은불타버린들판에새로난싹들같다.극적인사건들이몸과마음을다태운뒤에그자리에새로피어난영혼들은식물처럼고요하고그풀을먹고사는초식동물처럼예민하다.이들은사람들사이에서통용되는언어보다자연과감각에서오는자극에더민감한사람들이다.이들이키냐르소설세계의주축을이룬다.

특히17세기음악가들을중심으로펼쳐지는이작품속에는작가가기존에창조혹은재창조했던인물들이다시금등장한다.바로『세상의모든아침』의주인공생트콜롱브와『로마의테라스』의주인공조프루아몸므다.『사랑바다』의주인공중한명인랑베르하튼은이들로부터이어지는기존의키냐르적인물관을계승한다.그들은권력과불화하며자신의예술을끝없이이어나간다.그러나『사랑바다』에는그와대조되는존재들도등장한다.육체성을사랑하고세상을감각하기를즐기는사람들이다.흥미롭게도이계열을대표하는인물두명중한명은세상에서등을돌린작곡가생트콜롱브의여성제자튈린이며,나머지한명은마찬가지로세상을등진판화가조프루아몸므의아내마리다.세상과불화하는두남성과이어진이두여성은육체와정신모두강렬한에너지로채워져있다.

그런가하면튈린과닮은남성인물도있다.실존하는작곡가인야콥프로베르거는자신의욕망을열렬히탐닉한다.그런데그의제자인여성지빌라공녀는누구보다금욕적인삶을산다.기존의키냐르풍예술가범주에속하는것이다.다시말해‘프로베르거와지빌라’는‘생트콜롱브와튈린’과정확히반대로전개되는‘거울선율’이다.서로를비추는이거울선율들은바로크푸가음악처럼아름다운대조를이룬다.이대조속에서는서로가서로의거울이며,그두이미지는하나의형언할수없는실체를비추는서로다른상일뿐이다.따라서『사랑바다』를쓴키냐르는욕망하기와욕망하지않기의구별을지운다.세상으로부터도피하라거나도피하지말고욕망하라는단순한메시지에머물지않는다.키냐르는이소설을통해도피와욕망이수레바퀴처럼돌아가는세계자체를조망하기에이르렀다.

『세상의모든아침』과『음악혐오』를한데모은듯한,
파스칼키냐르소설세계의총화

『세상의모든아침』이나『로마의테라스』처럼파스칼키냐르가쓴시대극은잠잠히잦아든영혼들로채워져있다.그들은불타버린들판에새로난싹들같다.극적인사건들이몸과마음을다태운뒤에그자리에새로피어난영혼들은식물처럼고요하고그풀을먹고사는초식동물처럼예민하다.이들은사람들사이에서통용되는언어보다자연과감각에서오는자극에더민감한사람들이다.말이아닌소리를더사랑하고글이아닌이미지를더깊이받아들이는인물들.다른사람들로부터떨어져세상의중심에더가까이다가가는사람들.이들이키냐르소설세계의주축을이룬다.

『사랑바다』가키냐르소설세계의총화인이유중하나는이러한주축들을반복해확인할수있기때문이다.특히17세기음악가들을중심으로펼쳐지는이작품속에는작가가기존에창조혹은재창조했던인물들이다시금등장한다.바로『세상의모든아침』의주인공생트콜롱브와『로마의테라스』의주인공조프루아몸므다.『사랑바다』의주인공중한명인랑베르하튼은이들로부터이어지는기존의키냐르적인물관을계승한다.그들은권력과불화하며고독속에서자신의예술을끝없이이어나간다.류트가세상에서사라져가는현실을한탄하며잠도자지않고서른여섯시간동안류트즉흥연주를펼치는늙은명인들.생을마감하기전에자신이작곡한모든악보를불태우는작곡가.그들은음악이며죽음이다.

그러나『사랑바다』에는그와대조되는존재들도등장한다.육체성을사랑하고세상을감각하기를즐기는사람들이다.흥미롭게도이계열을대표하는인물두명중한명은세상에등을돌린작곡가생트콜롱브의여성제자튈린이며,나머지한명은마찬가지로세상을등진판화가조프루아몸므의아내마리다.세상과불화하는두남성과이어진이두여성은육체와정신모두강렬한에너지로채워져있다.수수께끼같은불행속에서도자기삶을온전히소유하기를포기하지않는튈린과마리를사랑하게된남자들은그들의사랑이어떻게계속샘솟을수있는지궁금해한다.이들은사랑이며바다다.특히음악가로서예술과소멸의세계에가까이다가간튈린은키냐르의‘고독한예술가’캐릭터와‘욕망하는’캐릭터가한데합쳐진초유의인물이다.다시말해그녀는키냐르의소설세계전체를한몸에체현한자다.

그런가하면튈린과닮은남성인물도있다.실존하는작곡가인야콥프로베르거는자신의욕망을열렬히탐닉한다.그런데그의제자인여성지빌라공녀는누구보다금욕적인삶을산다.기존의키냐르풍예술가범주에속하는것이다.다시말해‘프로베르거와지빌라’는‘생트콜롱브와튈린’과정확히반대로전개되는‘거울선율’이다.서로를비추는이거울선율들은바로크푸가음악처럼아름다운대조를이룬다.이대조속에서는서로가서로의거울이며,그두이미지는하나의형언할수없는실체를비추는서로다른상일뿐이다.따라서『사랑바다』를쓴키냐르는욕망하기와욕망하지않기의구별을지운다.『사랑바다』를쓴키냐르는세상으로부터도피하라거나도피하지말고욕망하라는단순한메시지에머물지않는다.그는도피와욕망이수레바퀴처럼돌아가는세계자체를조망하기에이르렀다.죽음은정해져있고,생의정답은어디에도없으며,다들타고난운명을받아든뒤그길을따라최선을다할뿐이다.

17세기예술가들의기구한삶을통해바라보는
이덧없고도아름다운세계에관한소설

이모든과정을담은『사랑바다』의구조자체도탄생과죽음을재현하고있다.처음에는등장인물들에대한정보가부족해서누가누구인지제대로확인조차할수없는데,이는의도적인연출이다.소설이시작할때,이들은마치막태어난아이와같다.그들에관한정보가조금씩추가되며각각의캐릭터-인격을구축해나가고,그렇게그들을둘러싼삶의윤곽을대략이해하게될때쯤죽음이다가온다.소설속여러인물의죽음은다른방식으로변주되면서영원히이어지는음악같다.물론삶역시마찬가지일것이다.죽음과삶이서로를마주보며끝없이빚어가는이이중주는오래된수수께끼처럼아름답다.이불변하는아름다움이야말로키냐르가평생탐구해왔던주제가아닐까.이전어느때보다도피하기와열망하기의균형을완벽히맞춘『사랑바다』는그열정적인탐구활동이다다른작은경지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