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보다 몽롱

영롱보다 몽롱

$15.00
Description
“기쁨도 슬픔도 술과 함께일 때
더욱 선명해지는 마음에 대하여”
『영롱보다 몽롱』은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12명의 여성 작가가 한 테이블에 모여 독자들에게 건네는 술 한잔의 위로와 같은 책이다. “술 마시는 당신의 마음은 어떠한가요?”란 공통 질문에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에서 술이 함께했던 순간에 대해 써 내려간다. 열두 가지 색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혼자 술 마시는 여자들, 서성거리는 여자들, 심장이 터지게 달리는 여자들, 욕하는 여자들, 소리 지르는 여자들이 있다. 때로는 다정하고 유쾌하게, 때로는 쓸쓸하고 서늘하게 전해지는 그들의 목소리는 당신과 나의 삶이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오늘은 딱 한 잔만, 또는 반드시 금주하리라, 갈팡질팡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다정한 편지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저자

허은실

시인.『나는잠깐설웁다』,『내일쓰는일기』등을썼다.

목차

허은실ㆍ언니와함께술을
백세희ㆍ왜혼자마셔요?
한은형ㆍ다자이오사무처럼마시기
문정희ㆍ나는시를마신다
이다혜ㆍ금주의조용한지지자
황인숙ㆍ내기억속에서찰랑거리는술
나희덕ㆍ병속의어둠에서익어가는것들
신미나ㆍOB맥주와솜사탕
박소란ㆍ취하지않는다
이원하ㆍ두음절의단어는연인이서있는것같죠
우다영ㆍ우리는왜함께마시고싶었을까
강혜빈ㆍ시쓰는마음,술마시는마음

출판사 서평

“시원한데가볍지않고,청량한데깊은글들이
‘콸콸’쏟아지는술병같은책”
-박연준시인추천

지극히사적이면서사적이지않은‘술’에관한그들의이야기

『영롱보다몽롱』은여성의‘술마시는마음’에관한열두가지풍경을수록했다.마음상태에따라달라지는술의맛과빛깔,그에따른미묘한변화를작가들의다채로운언어로포착해냈다.술에관한에피소드나무용담을나열하는식이아닌,여자의인생에서술이함께하는순간들을섬세하게헤아린다.취기어린봄밤의슬프고간지러운기분을얘기하는가하면,알코올이빈위장을핥으며내려갈때의실존감각에대해이야기한다.날카로운첫술의기억을얘기하는가하면(허은실),술자리의어지러운인간관계(이다혜,박소란)에대해서이야기한다.술에관한한모든것을다해본바보같고쓸쓸한다자이오사무처럼마실것을권하는가하면(한은형),술을달게마시기위해서누군가를그리워하거나미워해야한다는이야기(이원하)도있다.지금이곳을살아가는다양한세대의여성을대변하는작가들의이야기는지극히사적이고솔직한자신의이야기를하면서도,결국우리의이야기일수있는“다름아닌당신의이야기”를들려준다.

술과함께했던따뜻하고애틋했던나날들
“고통을덜고흥을돋우며술로인생을탕진하던복된순간들”

술은인생의어느순간에다다랐던행복감,애틋함,그리움등의감정을더욱선연하고생생하게느끼도록해준다.이를테면허은실시인은국수한그릇에막걸리한병을마시고딸과함께집으로돌아가던어느봄밤의순간을이렇게말한다.“은근한취기가은은한달빛에섞이고봄밤의수더분한공기속에달콤한귤꽃향기가번지면‘지금어째좀행복한것같네’라는생각을하게되는것인데,그런순간의그머쓱한행복감을사랑한다.”(「언니와함께술을」)한편이원하시인은제주세화해변에서길을잃은사람처럼거닐다가그순간을이렇게말하기도한다.“술은누군가를그리워하는상태나괴로운상태에서마시기시작해야그맛이끝까지달아요.(…)착해진마음에깨끗한한라산을마시면제주에서평생살고싶은기분에휩싸일것같았어요.곁에있는사람을더사랑하게도될것같았고요.”(「두음절의단어는연인이서있는것같죠」)우다영작가는친구들과모여끊임없이먹고마시면서그왁자지껄하고취흥돋는순간에대해유쾌하게묘사하면서그렇게떠드는사이에일상의슬픔이잦아들고괜찮아졌던경험에대해얘기한다.“연남동에서크림새우에칭다오를먹고망원까지걸었다.망원에서부드러운육전과파김치에카스를먹었다.너무맛있어서우리가그집에서한이야기라곤이육전이정말맛있다는말뿐이었다.그뒤로양꼬치집에가서양꼬치는시키지않고옥수수온면과고수볶음과꿔바로우를시켰다.배가불러서이과두주를먹었는데3차에와서야한친구가지나가는말처럼‘아괜찮아졌다.이제좀괜찮다’하고말했다.”(「우리는왜함께마시고싶었을까」)

술과함께했던불안하고위태로웠던나날들
“슬프고,불행하고,후회하던마음의심연에대하여”

사회생활을하면서술자리에대한경험치가쌓인여성이라면결코유쾌하지만은않은불편한기억을여럿품게된다.이경험이금주를하거나혼술을하는계기가된다고작가들은고백하기도한다.“매번자책하다보니자연스럽게어떤일이일어나도잘못의무게를결국‘술을마시는나’로두는경우가많아졌다.(…)‘너’에게끝없이분노하면서도그분노의몇십배이상을나를혐오하면서보냈다.그럼에도불구하고술을끊지못하는나를또혐오하며내게가장안전한공간인집에서혼자마시는시간이늘어갔다.”(백세희,「왜혼자마셔요?」),“열심히취했던스무살무렵의시큼한공기가철모를과실의풋내처럼밀려들었다.누군가를향해울며소리칠만큼의무모한열기나열의는없었지만,그때의나는충분히위태로웠다.그리고지금의나는그때의나를조금도좋아하지않는다.가능하다면깡그리지워버리고싶을뿐.나는후회하고있다.미워하고있다.그시간들을,불안하고불행했던마음들을.”(박소란,「취하지않는다」)

그럼에도불구하고당신이안녕하기를

“친애하는나의자매들,
누구도알아주지않고아무도안아주지않을지라도
술은그대들을안아주기를.이밤안전하게취해있기를.
내내안녕히,안녕하기를.”
-허은실,「언니와함께술을」

『영롱보다몽롱』에수록된열두편의글에는애주가의관점이든비애주가의관점이든개인의기억속에술이함께였던인생의어느순간이담겨있다.술에대한관점과입장은다양할지언정,그들이우리에게던지는메시지는바로당신이‘자유롭고안녕하기를바라는마음’이다.“누구나자유롭게혼술을즐겼으면좋겠다.나를포함한많은여성이그저술을좋아하고즐길뿐어떤의도가있어서취하는게아니라는당연한사실이,정말당연해졌으면좋겠다.집이내안식처이자감옥이되지않기를바란다.”(백세희,「왜혼자마셔요?」)
술을마시는것만으로살아간다는것의무게를이겨내지못할수도있다.그럼에도이책은당신의만만치않은인생에깊고청량한술한잔의위로를전하면서당신이담담하게다음행보로나아가기를바라는응원의메시지를전해줄것이다.“‘마시자’는결코‘살아가자’를이기지못한다.‘힘차게마시자’는역시별로멋이없다.‘힘차게살아가자’를이기지못한다.마시는것보다사는게우선이라는걸확실히알겠다.그래서다시써보겠습니다.독자여안녕!살아있으면또훗날./힘차게살아가자.힘차지않더라도살자./그리고마시자./그럼,이만실례.”(한은형,「다자이오사무처럼마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