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going moment 지속의 순간들 : 제프 다이어

The ongoing moment 지속의 순간들 : 제프 다이어

$22.00
Description
멈춰 있던 순간들이 만나면, 삶은 지속된다

스티글리츠, 워커 에번스, 도로시아 랭, 다이앤 아버스, 윌리엄 이글스턴 등 거장의 반열에 오른 사진가들이 공통적으로 찍은 인물, 구도, 풍경을 비교하고 논하는 사진 비평 에세이가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됐다. 저자인 제프 다이어는 미용실, 벤치, 손, 길, 표지판이 여러 사진에서 다른 듯 비슷하게 찍힌 것에 주목한다. 너무도 닮은 사진 두 장이 각각 다른 시간에, 그것도 다른 사진가에게 찍혔다면? 사진은 순간을 담는 예술인데, 순간이 오랜 시간 반복된다면? 저자는 지속되는 순간을 과연 우연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묻는다. 피사체와 얽힌 다양한 사진가와 이야기가 불쑥불쑥 등장하고, 한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순간 넘어가는 제프 다이어의 글쓰기는 정돈되지 않은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어떤 장면을 섬세하게 그려 나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존 버거의 사상적 후계자를 자임하며 그의 책을 엮기도 한 제프 다이어의 「지속의 순간들」은 수전 손택, 존 버거의 사진 비평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 준다.
선정 및 수상내역
국제사진센터 인피니티상 수상

저자

제프다이어

저자:제프다이어
‘제프다이어가곧장르다’라는말이어울리는영국의대표작가.사진,재즈,여행등한작가가다뤘다고보기어려운다양한소재를소설,에세이,르포르타주등여러장르에담아내며독창적인글쓰기를선보인다.전세계독자들은물론무라카미하루키,알랭드보통등동시대작가들에게도사랑받는작가다.옥스퍼드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했고20여권의저서를출간했다.1992년『그러나아름다운』으로서머싯몸상,2004년『꼼짝도하기싫은사람들을위한요가』로W.H.스미스최우수여행도서상,2006년『지속의순간들』로국제사진센터인피니티상,2011년『달리말하면인간의조건OtherwiseKnownastheHumanCondition』으로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등다수의상을수상했고2009년에는『지큐GQ』에서선정한올해의작가로뽑혔다.
의외로그는사진을찍지도않고,심지어카메라도없는상태에서사진에관한글을써왔다.그결과롤랑바르트,수전손택,존버거등사진비평으로널리알려진대가들과구별되는자신만의비평세계를구축했다는평가를받고있다.

역자:이정현
서강대학교에서영어영문학과신문방송학을전공하고서강대학교영상대학원에서영상미디어를공부했다.미국뉴욕의스쿨오브비주얼아트SchoolofVisualArts에서사진전공으로예술석사과정MFA을졸업했다.다양한장소에서사진전을열고사진수업을하는등사진관련활동을하고있다.2020년식물사진과글을담은『당신의친구가될식물을찾아주는식물사진관』을출간했다.

목차

사진목록

지속의순간들


옮긴이주
참고자료
사진가연대표
작가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우리는보통표지를넘기고첫장을읽은뒤다음장으로넘어가는독서를한다.하지만이책은조금다르게읽기를권한다.다음과같이.

1.빠르게,그러나너무빠르지는않은속도로책장을넘기며사진을훑는다.
2.1번을몇번반복한다.
3.이제보통의독서를시작한다.

같은듯다른,다른듯같은

이과정에서사진의리듬감을느꼈다면??지속의순간들??을더풍부하게읽을기반이마련됐다.리듬감은반복되는피사체때문에생기고,반복되는피사체는이책의핵심이기때문이다.우리는책안에서반복되는눈,등,모자,계단,이발소,시각장애인을만난다.언뜻보면같아보이지만,자세히보면조금씩다르다는것을알게된다.똑같이눈을감고아코디언을연주하고있는시각장애인을찍은듯한두사진은,한사진가의작품처럼보인다.하지만자세히보면한명은시각장애인이아닐뿐더러,같은사진가가찍은것도아니다.하나는에번스가,하나는케르테스가찍었다.만약누군가장난으로에번스의사진에케르테스의이름을써놓는다면눈밝은독자라도헷갈리기쉽다.저자가그랬던것처럼.

“그러나알고보니,이사진의정보는잘못알려져있었다.사진을찍은사람은도로시아랭이아니라벤샨이다.”

슬쩍바꿔놓아도이상하지않은것은사진가뿐만이아니다.랭이찍은주유소와잭리가찍은주유소는같은곳인것처럼닮았다.이런저런광고판과작은건물,몇개없는주유기가마치쌍둥이같다.하지만랭의사진은1940년경에,리의사진은1971년에찍혔고둘은다른주유소다.같은(것이라고해도될정도의)사진이약30년의시차를두고다시찍힌것이다.
이처럼같고도다른,다르고도같은사진들이책의전반에걸쳐꾸준히나열된다.책에내재된,책이만드는,‘책의리듬’이다.

사진무더기속에손을넣으면

“이책의목표는,제본된책이라는한계안에서사진무더기속에손을넣으며요행을바라는경험을흉내내보는것으로한다.”

??지속의순간들??에는사실하나의리듬이더있다.그리듬은,아이러니하지만앞서말한리듬을무시할때탄생한다.
이책은사진무더기와같다.저자는우리에게손을넣으며요행을바라는독서를하길권장한다.차례에서볼수있듯본문은17페이지부터406페이지까지장구분없이,끊이지않고이어지는하나의글이다.그사이에100여장의사진과그이상의사진이야기가담겨있다.사진과이야기들은피사체별로어느정도구획되어있어앞서말한리듬을따라순서대로읽어도괜찮다.그러나저자의말처럼75페이지에서389페이지로껑충건너뛰는것이더좋다.“그렇게해야보다다양한대안적순열이드러날수”있기때문이다.저자가중간중간에다른곳으로옮겨가면좋을곳을마련해두기도했다.‘거리’에대한에번스의사진이‘내부와외부’를언급하는단락에소환되어새롭게자리잡기도하고,루이스하인의사진속눈먼걸인이스티글리츠의사진속선실에불현듯호출되기도한다.하지만어디까지나예일뿐,나머지는독자의몫이다.페이지를넘나드는리듬은책에내재된것이아니다.읽는독자에따라얼마든지달라질수있다.책에외재한,독자가만드는,‘독자의리듬’이다.

멈춰있던순간들이만나고,삶은지속된다

“우연은우연이아닌게될때까지얼마나지속될수있나?얼마동안이순간이고,지속되는순간인가?”

두리듬을생각하면우연에관한질문이불가피해보인다.
사진은순간을찍는기술인데,그순간이여러사진가,여러피사체에서반복된다는것을‘책의리듬’은보여준다.그순간들은우연히반복된것인가?‘독자의리듬’이중간을뛰어넘어이곳과저곳의연결을보여준다면,그둘은본질적으로연결되어있는가?아니면독자가우연히보았기때문에연결되었을뿐인가?
제프다이어는질문에답을하지않는다.대신반복되는순간들을다양하게보여주고,순간과지속의관계를묻고,다시질문할뿐이다.(실제로글이질문으로끝난다.)하지만답이될만한좋은예를들어준다.그는벽에손자국을내고있는소년을찍은유진스미스의사진과손모양의핏자국이남은벽을찍은낙트웨이의사진을‘우연히’연결시킨다.이는‘손’이라는피사체를공유하는‘책의리듬’과109페이지에서400페이지로이동하는‘독자의리듬’의만남이기도하다.찍은작가도,찍힌시기와장소도다른두사진이연결된다.스미스는낙트웨이와,1950년대는1999년과,피츠버그는페치와연결된다.나아가소년의낙서는피의낙서와맞닿는다.이것이무엇을의미하는가?(제프다이어는여기서입을꾹다문다.하지만)적어도이렇게는말할수있지않을까.멈춰있던순간들이만나면,삶은지속된다고.


<추천사>
국제사진센터인피니티상수상

“정말참신하다.열정적으로느끼고관찰한순간에대한모든이야기가담겨있다.읽고나니삶이더욱확장돼보인다.”-존버거(『사진의이해』,『A가X에게』저자)

“제프다이어의섬세하고절제된,오래도록기억에남을이걸작은수전손택의『사진에관하여』와나란히책장에꽂아둘만한가치가있다.”-『스코틀랜드온선데이』

“이책을더욱특별하게만드는것은제프다이어가중요한,때로는우울한주제들을아주건조한유머로가볍게다루어,광범위하면서도개인적인글쓰기라는에세이기술을완벽히보여준다는것이다.”-『옵저버』


<책속으로>

“개념사진”에대해서는수전손택이나존버거,롤랑바르트가쓴훌륭한책들이있다.사진의역사나역사속다양한장르와흐름에대해서도책분량의뛰어난연구서가많다.큐레이터들이나학자들이특정사진가에대해쓴매우수준높은책과에세이도수없이많이있다.사진가들도그들의매체에대해굉장히잘설명했다.덕분에일이훨씬쉬워졌다.기준이워낙높았기에그아래로자유롭게들어갈수있었다.하지만다이앤아버스의말대로내가“사물의특성에관한어떤미세한부분만큼은독점”할수있기를바란다.-28~29쪽.

세월이흘러푸스코의사진이전시되고출판되었을때사진에있는어떤사람들은틀림없이예전에자신이지나온순간을알아보았을것이다.그리고이것이바로-거기에없었던-우리가공유하게되는관점이다.우리는역사가그들을지나가는게아니라그들에의해역사가지나가던날을돌아보면서마치우리가그사진속의사람들인것처럼이사진들을본다.-66쪽.

케르테스의사진에서자주보이는검은윤곽의인물들이모두죽음을향하고있거나죽음을기다리고있는것같다고하면지나친것이겠지만,그들이항상벤치를찾고있는것처럼보인다고는말할수있다.그리고벤치는일종의죽음을상징한다.벤치는??벤치신세다.참여하지못하고주변에서지켜보기만해야한다.벤치에앉아있는사람은삶을관찰만할뿐더이상삶에관여하지못하는케르테스본인의대리인이다.-221쪽.

역설적이게도스기모토의사진은아버스와아버스가사랑한“사진에서볼수없는것”을생각나게한다.아버스는어둠-브란트와브라사이의밤-을마음에두고있었지만,스기모토는우리로하여금볼수없는것에대해정반대의개념을가지도록한다.완전한밝음이다.-288쪽.

비록강처럼보이는거리를찍은사진일지라도이사진의진정한주제는시간이라는것을깨닫게된다.“이사진을보고있으면사진속에보이는거리를따라걷는듯하다.”는말은사실맞지않다.더정확히말하자면-그리고더놀라운점은-이사진을보면,유나이티드스테이츠호텔에있는방으로돌아와비가내리는길을내려다보기전이길을따라걸었던것같다는것이다.-327~3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