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사진

인간과 사진

$23.00
Description
21세기 사진 비평의 최전선
제프 다이어의 리뷰들을 한 권으로 만나다
예술에 관한 깊은 사유를 멋진 문장 속에 담는 일은 무척 매혹적이다. 그러나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사진 비평으로 분야를 한정한다면, 이런 작업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제프 다이어일 것이다. 존 버거의 심정적 후계자로 꼽히는 제프 다이어는 현대 사진 비평계에서 가장 높은 명성을 지닌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러나 정작 그의 비평을 책으로 만나기는 힘들었다. 『지속의 순간들』 이후로 그의 작업은 칼럼이나 서문 등 특정 지면을 위해 작성된 글로만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바로 그 글들을 한데 모은 『인간과 사진』은 다이어의 새로운 비평을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책이다.

여기서 제프 다이어의 비평은 짧은 길이로 압축되면서 더욱 깊은 통찰력을 선보인다. 특히 각 사진가를 열 페이지 남짓한 분량으로 소개하는 1부에서는 해당 사진가의 정수를 파악하고 그 주제를 향해 직진하는 솜씨를 보여 준다. 다이어는 이 과정에서 예술과 사회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펼쳐 놓지만, 동시에 유머를 선보일 기회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이처럼 비평가의 지성과 에세이스트의 여유가 공존하는 그의 비평은 좀처럼 보기 드문 개성을 갖추고 있다.

어떤 예술 작품과 예술가로부터 무엇을 얻어 낼 수 있는지, 우리가 작품을 감상하면서 무엇을 생각해 낼 수 있는지 궁금한 독자들은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제프다이어

GeoffDyer
‘제프다이어가곧장르다’라는말이어울리는영국의대표작가.사진,재즈,여행등한작가가다뤘다고보기어려운다양한소재를소설,에세이,르포르타주등여러장르에담아내며독창적인글쓰기를선보인다.전세계독자들은물론무라카미하루키,알랭드보통등동시대작가들에게도사랑받는작가다.옥스퍼드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했고20여권의저서를출간했다.1992년『그러나아름다운』으로서머싯몸상,2004년『꼼짝도하기싫은사람들을위한요가』로W.H.스미스최우수여행도서상,2006년『지속의순간들』로국제사진센터인피니티상,2011년『달리말하면인간의조건OtherwiseKnownastheHumanCondition』으로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등다수의상을수상했고2009년에는『지큐GQ』에서선정한올해의작가로뽑혔다.
의외로그는사진을찍지도않고,심지어카메라도없는상태에서사진에관한글을써왔다.그결과롤랑바르트,수전손택,존버거등사진비평으로널리알려진대가들과구별되는자신만의비평세계를구축했다는평가를받고있다.

목차

서문

1부-만남들
외젠아제의파리
앨빈랭던코번의『런던』과『뉴욕』
아우구스트잔더의사람들
일제빙의가르보
헬렌레빗의거리들
비비언마이어
일라이와인버그의사진속소년
로이디커라바:존콜트레인,벤웹스터그리고엘빈존스
낡은전기의자:앤디워홀
데니스호퍼
그들:윌리엄이글스턴의흑백사진
프레드헤어조크
리프리들랜더의미국의기념비들
베번데이비스의『1976년로스앤젤레스』
루이지기리
피터미첼의허수아비
니콜라스닉슨:브라운자매
린새빌과한밤의고고학
필립로르카디코르시아의마술
알렉스웹
베이거스의꿈의시간:프레드시그먼의모텔들
부정할수없는스트루스
안드레아스거스키
토마스루프
프라부다다스굽타의『갈망』
포토저널리즘과역사회화:게리나이트
파벨마리아스메이칼의『운명적풍경』
크리스돌리브라운의『모퉁이들』
다야니타싱:이제볼수있다
올리버커티스:『급반전』
톰헌터:계속되는애가
페르난도마키에이라와밤의마하
나폴리의영혼과육체
조이스트라우스
매트스튜어트:그는왜매일이것을하는가
집에머무르는거리사진가:마이클울프,존라프만,더그리카드
마이크브로디:『번영의청소년기』
클로이듀이매슈스:『새벽의총성』

2부-노출들
프랑코파제티:2013년2월19일,시리아알레포
토마스반하우트리브:2013년11월10일,미국필라델피아
제이슨리드:2014년1월17일,호주멜버른
불릿마르케스:2014년1월27일,필리핀마닐라
토마스피터:2014년3월5일,우크라이나페레발로예
마르코주리카:2014년4월22일,우크라이나도네츠크
니콜라이도이치노프:2014년5월4일,불가리아드라기노보
핀바오라일리:2014년7월24일,가자지구
킴러드브룩:2014년9월11일,남아프리카프리토리아
저스틴설리번:2014년11월26일,미국미주리,델우드

3부-작가들
롤랑바르트:『밝은방』
마이클프리드:『예술이사랑한사진』
존버거:『사진의이해』

1부에서언급된사진가명단
감사의말

인용도서저작권내역

출판사 서평

예술에관한깊은사유를멋진문장속에담는일은무척매혹적이다.그러나그만큼어려운일이기도하다.사진비평으로분야를한정한다면,이런작업을가장잘수행할수있는사람은제프다이어일것이다.존버거의심정적후계자로꼽히는제프다이어는현대사진비평계에서가장높은명성을지닌인물가운데한명이다.

그러나정작그의비평을책으로만나기는힘들었다.『지속의순간들』이후로그의작업은칼럼등의짧은글로만진행되어왔기때문이다.『인간과사진』은바로그글들을한데모은책이다.1부는다이어가여러매체에기고한칼럼가운데사진가에관한이야기를모았으며,2부는한장의사진이그시대를어떤식으로담고있는가를고찰한다.그리고3부는사진에관한책들을대상으로한‘북리뷰’다.외젠아제와아우구스트잔더같은옛거장들부터구글어스로찍힌장면을캡쳐한‘사진가’마이클울프까지,다이어는매번몇장의사진을펼치고는그이미지들이자신에게불러일으킨감흥을자유롭게풀어낸다.

오직소설가만이쓸수있는비평

제프다이어의비평은짧은칼럼의길이로압축되면서더욱깊은통찰력을선보인다.특히각사진가를열페이지이하의분량으로소개하는1부에서는해당사진가의정수를파악하고그주제를향해직진하는솜씨를보여준다.예를들어,인생의면모로나그가찍은사진으로나역사상가장신비한사진가중한명으로꼽히는외젠아제에관한소론은아제의매력을가장잘축약한사례로꼽을수있다.다이어는아제의사진들이주로다루는오브제와촬영기법등을간단히설명한뒤,그런외적인요소들을융합한아제의내면을상상하고그모습을묘사한다.이묘사는재즈뮤지션들에관한아름다운책『그러나아름다운』을쓴다이어의역량을느끼게한다.이처럼사진가에관한글이학술적인분석만으로는접근할수없는주제즉‘인간’에대한이야기로넘어가는순간,다이어는독보적인세계를선보인다.엄밀할수도,정확할수도없는인간내면을문학적으로묘사하면서예술비평의담론도놓치지않는그의글쓰기는다른곳에서는거의만날수없는성취를보여준다.

그러나사진가를향한다이어의‘몰입’은그사진가의내면에관한일종의확신이있을때만실행된다.그는감상적인에세이스트처럼모든글에자신의감성을투사하지는않는다.예를들어비비안마이어에관한글은아제에관한글의반대편에있다.다이어는그녀의내면으로들어가려시도하기보다는수수께끼적인면모를그대로남겨두는것을선택한다.그러나그럴때조차다이어는냉정하게수수께끼를바라보는쪽이그사진가와그의작업에더욱적합한표현방식임을확신하는것처럼보인다.마치피사체에따라다른렌즈를갈아끼우듯글의스타일을선택하는솜씨는문학을기반으로세계를이해하는작가만이보여줄수있는미덕이다.이처럼『인간과사진』은사진그자체의존재론적인의의보다는사진을찍고보고이해하는‘인간’들의캐릭터를추적하는데주력한다.그러면서도피상적인에세이에머물지않고비평에필요한지식과냉정함을꾸준히유지한다.‘소설가의비평’이란바로이런것이다.

깊이있는사유가개성있는스타일에담기다

이렇게독특한개성을지닌다이어의비평은문장의스타일에서도드러난다.한권의단행본으로서안정적이고통일감있는구성이필요했던『지속의순간들』과달리,마음껏자신의작가적개성을드러낼수있었던칼럼들을모은『인간과사진』에서는다이어특유의과감한은유와냉소적인유머를만날수있다.그리고이런‘멋과즐거움’이더욱돋보이도록역사와문화,예술등다양한분야에서레퍼런스를끌어오는그의지성또한깊은인상을남긴다.이처럼『인간과사진』은사진이란무엇인가에대해더욱깊이생각하고싶은독자는물론,예술비평을어떻게개성있게선보일수있는지궁금해하는독자(및작가)에게많은선물을가져다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