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20.00
Description
서울대 서양 고전 열풍의 주역,
김헌 교수의 신화 마스터클래스
인류 궁극의 바이블이자 서구 문명의 기반인 그리스·로마 신화를 한 권으로 개괄할 수 있는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김헌은 〈차이나는 클라스〉, 〈책 읽어 주는 나의 서재〉, 〈벌거벗은 세계사〉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대중에게 고전 작품들을 널리 알리고 있는 고전학자로서 그간 연구하고 들려주었던 그리스·로마 신화를 이 책에 집대성했다.

고전에 관한 저자의 해박한 식견은 단순히 그리스·로마 신화 해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저자는 신화에서 등장하는 하데스를 설명하면서 동시에 플라톤이 제시한 또 다른 사후 세계인 일명 에르 신화도 같이 이야기한다. 이 내용은 플라톤의 『국가』에서 등장하는데, 정의롭게 살던 사람들은 그들의 선한 행적을 띠에 적어 가슴에 달고 하늘로 올라가고, 못된 짓을 했던 사람들은 악한 행적을 적은 띠를 등에 달고 땅으로 난 구멍으로 떨어져 벌을 받는다는 점에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이나 지옥과 유사하다. 반면, 그렇게 하늘과 땅에서 천 년을 지낸 다음 다시 불려 와 운명의 여신 앞에서 새로운 삶을 부여 받는다는 점은 불교의 윤회설과 닮아 있다.

이처럼 저자는 단순히 흥미로운 신화를 소개하는 데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각 문화권에서 전승되는 설화 등을 깊이 있게 비교 설명함으로써 고대의 가치관과 철학을 다각도로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과 영웅은 우리와 멀리 떨어진 어떤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모두 인간의 본성을 비춰 주는 거울이자 전형적인 표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시간을 거슬러 오늘날에도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고전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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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헌

서울대불어교육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대학원철학과에서플라톤의『파르메니데스』연구로,서양고전학과에서『일리아스』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으며,이후프랑스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과『수사학』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대인문학연구원HK교수로있다.저서로『고대그리스의시인들』(살림,2004),『위대한연설:고대아테네10대연설가를통해보는서구의뿌리』(인...

목차

들어가며:신화를사랑하는사람

1부카오스에서코스모스로

1카오스,천지창조의하품을하다|2카오스에서코스모스로|3야누스,세상의문을열다|4카오스의무시무시한자손들|5가이아,최초의질서를세우다|6타르타로스,지하세계를지배하다|7에로스,세상을움직이다|8우라노스,땅위에군림하다|9자식들을땅속에가둔우라노스|10크로노스,아버지를거세하다|11아프로디테와에로스의다양한이야기|12제우스,아버지와전쟁을벌이다|13영원한권력을쥔제우스|14제우스가바람둥이인까닭은?|15프로메테우스,제우스를굴복시키다|16아틀라스의어리석은선택|17신마저거부할수없는스튁스강의맹세|18포세이돈,종살이하다|19하데스,죽은자들의왕이되다|20사후세계에대한플라톤의상상|21헤라,제우스의아내가되다

2부신들의영광

1무사(Mousa),신화를노래하다|2아홉명의무사,어떤일을했을까?|3아테나,제우스의머리에서태어나다|4아폴론과아르테미스,세상을비추다|5월계수를사랑한아폴론|6아스클레피오스,의술의신이되다|7아르테미스,오리온을사랑하다?|8아레스,전쟁의신이되다|9헤파이스토스,불굴의장인이되다|10아프로디테의남자들|11마이아,오월의여왕이되다|12헤르메스,전령의신이되다|13질투의여신,아글라우로스를망치다|14디오뉘소스,포도주의신이되다|15비극의주인이된디오뉘소스|16밤하늘에빛나는처녀는누구인가?|17천칭은누가들고있는가?|18제우스,거신들의반란을제압하다|19거대한튀폰,무시무시한자식들을낳다|20제우스의영광,올륌피아와네메니아제전|21포세이돈의영광을기리는이스트미아제전|22포세이돈의여자,메두사|23케이론,영웅들의스승이되다|24에로스,프쉬케를사랑하다|25판,사람을놀라게하다|26가뉘메데스,불멸의시종이되다|27신들,과학속에살아있다

3부영웅의투쟁

1최초의인간과영웅의탄생|2판도라,항아리뚜껑을열다|3데우칼리온과퓌르라,홍수에서살아남다|4이오,암소로변해세상을떠돌다|5파에톤,태양의마차에서추락하다|6에우로페,유럽문명의어머니|7페르세우스,뮈케네문명을세우다|8탄탈로스,영원히목마르고배고프다|9시쉬포스,영원히바위를굴려올리다|10벨레로폰테스,페가소스에서추락하다|11테세우스,영웅의길을가다|12미노타우로스를물리친테세우스|13아이게우스,에게해에빠지다|14힙폴뤼토스,무고하게죽다|15이카로스,날개를잃고추락하다|16카드모스,테베를세우다|17하르모니아의목걸이,테베의비극이되다|18카드모스에서오이디푸스까지|19오이디푸스,운명에맞서싸우다|20오이디푸스의두아들,전쟁을벌이다|21안티고네,목숨을걸고권위에도전하다|22이아손,황금양털을찾다|23황금양털은왜콜키스에있었나?|24이아손과메데이아,사랑·배신·복수의아이콘이되다

4부불멸과필멸

1헤라클레스,열두과업을완수하다|2죽음을이겨내고신이된헤라클레스|3오르페우스,하데스로내려가다|4카스토르와폴뤼데우케스,쌍둥이자리가되다|5헬레네의남자들|6아가멤논,딸을제물로바치다|7클뤼타임네스트라,자식들의손에죽다|8아킬레우스,불멸의명성을선택하다|9아이아스의딜레마|10트로이아의목마,전쟁을끝내다|11오뒷세우스가10년동안방랑한까닭은?|12필멸의세계로돌아온오뒷세우스|13아이네아스,트로이아를탈출하다|14아이네아스의선택,사랑인가조국인가?|15로물로스,레무스를죽이고로마를세우다|16바우키스와필레몬,한그루나무가되다|17아라크네,거미가되다|18나르키소스,사랑에빠지다|19귀게스의반지,정의를묻다|20미다스,황금손과당나귀귀|21퓌그말리온의기적|22사랑의비밀,잃어버린반쪽을찾아|23쇠똥구리를탄농부,평화의여신을구하다

나가며:신화를위한우화

출판사 서평

서울대고전열풍의주역,
김헌교수의신화마스터클래스

이책은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교수인김헌의성찰로재탄생한신과영웅의세계를담고있다.플라톤이나아리스토텔레스철학을비롯한고전을연구하며20여년가까이이어온저자의그리스·로마신화강의는서울대학교도서관대출순위상위권을관련서적으로바꿔놓을정도로정평이나있다.『김헌의그리스로마신화』는이런그의강의를집대성한책으로,천지창조가시작되는카오스부터올륌푸스의여러신과반신반인의영웅에이르기까지방대한신화전체를한권으로개괄할수있다.경어체를사용한일목요연한문장은어렵고복잡한고대신화를체계적으로알기쉽게소개하고있다.
특히기존에출간된그리스·로마신화와관련한저서들중에서상당수가영어를비롯한다른언어로번역된책을참고하여쓰인데반해이책은고전학자가희랍어와라틴어원전을직접해석하고연구한결과를바탕으로집필했다는점에서특별하다.아울러이책은기존도서와달리신화와관련된고대문헌이나고전비극장면을직접원문과함께소개해좀더다각적으로접근할수있게해준다.예를들어,제우스가에우로페에게접근하기위해황소로변신하는일화는단순히설명적인해석만으로는그순간의분위기가고스란히전달되기어렵다.하지만로마시인오비디우스의“그분께서황소의모습을입고소떼에섞여/음매하고울며부드러운풀속을폼나게돌아다닌다”같은시구와함께해당신화를이야기하면한결유쾌하면서도흥미진진한장면이연상된다.즉,당시그리스·로마인들에게신화는우리가지금접하는것처럼건조한텍스트가아닌,노래이자시이고,종교이며유흥일수있다는점을보다생생히느낄수있다.


희랍어와라틴어에정통한
고전학자의어원을통한신화읽기

신화에등장하는여러신과인물의명칭은단순한호칭이아니라그속에해석의열쇠가담긴또다른단서다.고대희랍어와라틴어를오랫동안연구해온저자는어원분석을통해신화를해석하는또다른방법이있음을보여준다.이같은방법을사용하면헤라클레스가데이아네이라에의해비극적인최후를맞이하리라는사실을처음부터유추해낼수있다.데이아네이라는켄타우로스족이었던네소스의계략에속아본의아니게헤라클레스를죽이고만다.네소스는자신의피를사랑의묘약이라고데이아네이라에게준적이있었는데,그녀는나중에헤라클레스가변심했다고오해하고는그의옷에피를묻혀영웅에게보낸다.하지만다시사랑을얻을것이라는그녀의기대와달리새옷을입은헤라클레스는중독되어고통속에서죽고만다.놀라운결말이지만사실‘데이아네이라’라는이름에는이미이런비극이담겨있다.고대희랍어에서‘데이(D?i-)’는‘파괴하다’는뜻이고,‘아네르(an?r)’는남자라는뜻이어서,그녀의이름을있는그대로해석하자면‘남자의파괴자’가된다.즉,남자중의남자라할수있는영웅헤라클레스는그녀의손에죽을운명이었던것이다.이처럼저자는어렵고낯설게느껴지는신화속여러인물의이름을풀이해가며마치낱말퀴즈를해결하듯좀더재미있고흥미로운이야기를펼쳐보인다.


국내연구자의시선으로재탄생한
우리실정에맞는그리스·로마신화

국내에도소개되어있는토머스불핀치나구스타브슈바브의저서들은각각영어권과독어권을대표하는그리스·로마신화책들이라할수있다.이저서들이해당문화권의시각을전제로해석했다면이책은국내연구자의시선으로새롭게재해석한그리스·로마신화라할수있다.지구반대편에자리한지역의신화가우리고유신화와유사점이있다는사실은특기할만한요소다.목신인판과아폴론신과의연주대결에서판신의편을들었다가아폴론에의해길쭉한귀를갖게된미다스왕의이야기는『삼국유사』에실린경문왕의당나귀귀설화를연상시킨다.또한해와달을대변하는아폴론과아르테미스는우리나라뿐만아니라각국에서전래되는해와달이된오누이이야기와비슷하다.많은나라들이대체로해는남성으로,달은여성으로본반면에독일북부에서는달의신마니(Mani)는남성이고해의신솔(Sol)또는순나(Sunna)는여성이다.하지만해와달을남매관계로보고있다는점에서는큰차이가없다.독자들은이러한각문화권에얽힌전승을통해그리스·로마신화가단순히먼타국의신화중하나가아니라우리나라뿐만아니라여러문화권과직간접적으로유사성을보이는콘텐츠이자인류의근원적인집단무의식과맞닿아있음을알수있다.


책의가치를더하는
사진같은세밀화수록

기존에출간된여러도서들이그리스·로마신화와관련된명화나조각이미지를그대로싣고있는데반해,이책에는출판사가책의본질에맞게전문가에게의뢰해고대조각상을대상으로정성껏직접그린세밀화를실어책의가치를더했다.조각상이미지를그대로싣는것과이를다시연필로일일이질감을표현해수록하는것은일견비슷해보이지만전혀다르다.이러한차이는유사하게전승되는여러그리스·로마신화중에서어떤연구자가어떤자료를바탕으로,어떤판본을취사선택해서해석하느냐에따라전혀결이다른느낌으로전달되는것과비슷하다.본문에수록된삽화역시흔히보이는명화나조각상과는다른,수작업을통해연필의질감이고스란히살아있어또다른작품처럼느껴진다.특히일부그리스·로마신화책들이화보집을연상시킬정도로컬러이미지를과도하게사용한반면,이책에서는흑백으로본문에수록해텍스트의가독성을해치지않으면서자연스럽게글속에녹아들어독자들이좀더내용에집중할수있도록해준다.


신화를사랑하는사람은
곧지혜를사랑하는사람이다

고대그리스철학을바탕으로신화를재해석하는인문학적관점이돋보이는것도이책만의장점이다.저자는그리스·로마신화의시작을알리는카오스를설명하면서아리스토텔레스가정의한‘아르케’를이야기한다.아르케는‘그앞에는아무것도없고,그뒤로는무언가가있는것’인데,이를바탕으로저자는카오스가생겨나기이전에무엇이있었는지물을수없다는것을명확히한다.
고전에관한저자의해박한식견은단순히그리스·로마신화해석에만국한되지않는다.저자는신화에서등장하는하데스를설명하면서동시에플라톤이제시한또다른사후세계인일명에르신화도같이이야기한다.이내용은플라톤의『국가』에서등장하는데,정의롭게살던사람들은그들의선한행적을띠에적어가슴에달고하늘로올라가고,못된짓을했던사람들은악한행적을적은띠를등에달고땅으로난구멍으로떨어져벌을받는다는점에서기독교에서말하는천국이나지옥과유사하다.반면,그렇게하늘과땅에서천년을지낸다음다시불려와운명의여신앞에서새로운삶을부여받는다는점은불교의윤회설과닮아있다.
이처럼저자는단순히흥미로운신화를소개하는데에만그치는게아니라,각문화권에서전승되는설화등을깊이있게비교설명함으로써고대의가치관과철학을다각도로보여주고있다.이책에등장하는수많은신과영웅은우리와멀리떨어진어떤이질적인존재가아니라모두인간의본성을비춰주는거울이자전형적인표본이다.따라서이책은시간을거슬러오늘날에도우리자신을되돌아보게하는고전으로서의기능을충실히수행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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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이제여러분을신화의세계로초대합니다.대부분신과영웅의이야기입니다.영웅은신과인간사이에서태어난반신반인의존재로서신적인능력과신의영역안으로들어가려는강렬한욕망을가지고있지만,결국인간이기에그한계를넘어서지못하고신과인간의경계선에서추락하는존재입니다.그러나영웅이든신이든모두인간의본성을비춰주는거울임에는변함이없습니다.-본문10쪽

타르타로스에대한그리스인들의상상력은신약성서에도반영이되었습니다.예수의제자였던베드로는천사들이범죄를저지르자,여호와가그들을용서하지않고지옥의어두운구덩이에두어심판때까지가두었다고했는데,여기에서그는“타르타로스에던졌다”라는표현을사용했습니다.신약성서가그리스어로작성되었기때문에그리스신화의표현이성서안으로들어간것이지요.유일신곁에서지내는천상의천사들이라할지라도범죄를저질렀을때,가차없이지하깊숙한타르타로스에갇힌다는겁니다.이것이그리스·로마신화에서기독교까지관통하는서구인들의원칙이었던겁니다.-본문44쪽

‘무사’여신도비슷한오해를불러일으킵니다.우리말‘무사(武士)’와발음이같아마치완전무장하고칼이나창을휘두르며등장할것만같습니다.그러나무사여신들은그와정반대의이미지를가지고있습니다.영어로읽는다면,오해는단숨에사라집니다.‘뮤즈(Muse)’여신이니까요.우아한자태에신비롭고흥겨운음악과춤이어우러지지요.그들의기술이바로‘뮤직(Music)’입니다.니체는“음악이없다면인생은오류다.”라고했는데,‘무사’여신들과‘무시케’덕택에우리의삶은바로잡히는셈입니다.-본문125쪽

아게노르왕은딸이없어진것을알고세아들에게불러명령을내렸습니다.“너희들의누이가황소에게납치당했다.누이를반드시찾아오너라.찾지못하면,집으로돌아올생각은아예하지마라.”세아들은아버지의말을잘들었죠.누이를찾지못하자집으로돌아가지않았거든요.카드모스는그리스본토의테베로갔고,킬릭스는터키남부의킬리키아로,포이닉스는페니키아근처에정착해서각각자기나라를세웠다고합니다.그러면황소는에우로페공주를태우고어디로갔을까요?-본문317~318

에우로페집안은유난히소와관련이많습니다.제우스가에우로페를유혹하기위해황소로변신하고,이오와사랑을나눌때는헤라의눈을속이기위해이오를암소로바꾸고요.나중에미노스의아내파시파에도미노타우로스라는반은인간이고반은황소인반인반수의괴물을낳았으니까요.에우로페는페니키아사람이었는데,그쪽근동지역은예전부터농사를주업으로했지요.그래서경작에아주중요한소가사람들이야기에자주등장한것같습니다.구약성서에서도이스라엘사람들이황금송아지를만들어신으로섬기다가여호와의저주를받아수천명이죽었다는기록도있죠.크레타섬은소를키우는목축이옛날부터발달했다고하고요.-본문322~3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