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양장본 Hardcover)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양장본 Hardcover)

$30.00
Description
“좋은 문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답하다
나보코프는 러시아어와 영어로 소설을 썼고, 그 작품들이 모두 해당 문학계의 걸작으로 받아들여진 유일무이한 작가다. 두 개의 언어를 문학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그의 재능은 그저 외국어를 잘한다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각 언어의 특징을 파악하고 거기에 걸맞은 문학성을 창조해 내는 특유의 감수성이야말로 나보코프가 지닌 희귀한 재능이다. ‘작가적 역량’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 재능은 수치화해서 볼 수는 없지만, 독자는 작가가 어떤 텍스트를 읽고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따라가 봄으로써 그 남다른 시점과 초인적인 관찰력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

20세기 중반에 막 미국으로 건너온 나보코프가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를 모은 이 책에는 바로 그 최고의 재능이 담겨 있다. 뛰어난 문학이란 무엇인가 혹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또 그 기준에 부합하는 뛰어난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나보코프는 이 주제로 자유롭게 강의를 펼쳐 가고, 독자는 그를 따라가며 ‘교양 문학’의 핵심이자 나보코프가 지닌 천재성의 원천인 ‘문학성’에 대한 고찰에 빠져들게 된다.
저자

블라디미르나보코프

VladimirNabokov
20세기가낳은러시아문학의거장이면서미국문학의대표작가중한명으로도인정받는그는1899년상트페테르부르크의부유한귀족가문에서태어났다.영어,러시아어,프랑스어는물론테니스,회화,승마등을배우며최상의가정교육을받은그는1916년에첫시선집을자비로출간했으나,이듬해혁명이일어나자가족과함께크림지방으로이주했다.이후볼셰비키의압박을피해런던으로갔다가베를린에정착했다.1922년에극우파에게살해당한아버지를대신해외국어와테니스강습등으로가족의생계를책임지던그는1923년부터문학작업을재개하면서시와희곡을썼고,결혼한이듬해인1926년에첫장편소설『마셴카』를출간하면서소설집필의비중을높였다.이후『재능』,『사형장으로의초대』등을발표하며활발한작품활동을펼쳤다.1940년에는나치정권을피해다시미국으로터전을옮기고그곳에서시인,소설가,비평가,교육자,번역가로서활동했다.웨슬리,스탠퍼드,코넬그리고하버드대학교에서문학을가르치던그는1955년에발표한『롤리타』가기념비적인성공을거두며교수직을그만두고글쓰기에만전념한다.이후1960년에스위스로이주해『창백한불꽃』등을쓰며왕성한창작활동을이어가다1977년에세상을떠났다.

목차

옮긴이의말
영문판편집자의말
러시아문학강의를시작하기에앞서
러시아작가,검열관,그리고독자

니콜라이고골(1809~1852)
죽은혼
외투

이반투르게네프(1818~1883)
아버지와아들

표도르도스토옙스키(1821~1881)
죄와벌
지하생활자의수기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레프톨스토이(1828~1910)
안나카레니나
이반일리치의죽음

안톤체호프(1860~1904)
개를데리고있는부인
골짜기
갈매기

막심고리키(1868~1936)
뗏목위에서

속물과속물근성
번역의예술
맺으며

출판사 서평

가장세밀하고가장기발한러시아문학강의

나보코프는19세기와20세기초,러시아문학이가장빛나던시기의걸작들을조명하면서다른어떤책이나수업에서도접할수없는세밀한관찰력을선보인다.예를들어그는『안나카레니나』에서사건이진행되는시간축이알아차리기힘들만큼미묘하게비틀어져있음을발견하고그이유를탐색하며,체호프의산문이보여주는천재적인연출을장면별로분석하면서그스타일이주제의식에끼치는영향까지손쉽게설명해낸다.

이처럼디테일을관찰하는능력이뛰어난나보코프는자신만이포착할수있었던증거들을이용해기존의통념을뒤집는결론을내리기도한다.예를들어그는많은사람들이고골에대해내리는‘러시아리얼리즘의선구자’라는평이완전히잘못되었다고주장한다.고골의환상적인묘사를분석한그의결론에따르면고골은심지어민중의삶을담백하게그릴때조차구원의열망에물든부조리극의냄새를풍긴다.이렇게시대를초월한주제의식을지녔기때문에역사에남을거장이될수있었다는것이다.반면에도스토옙스키에대해서는지금까지도논란을불러일으킬만큼과감한비판을했다.도스토옙스키의작품구성이치밀하지못하고,문학을살아움직이게하는디테일에관한관심이부족했다는것이다.그부족한부분을조목조목짚는나보코프의솜씨는장점을찾을때만큼치밀해서오히려애정이느껴질정도다.

강의용원고라는사실을잠시잊어버릴정도로
인상적인찬탄의순간들

이처럼러시아의옛거장들을향한나보코프의분석은대체로비판적이고도꼼꼼하다.체호프의「갈매기」처럼자신이걸작으로꼽는작품안에서도부족한부분을찾아아쉬움을표할정도다.그러나이렇게까다로운기준을가진그가진심으로감탄했을때는그표현조차아름답게변한다.『안나카레니나』의디테일을파고들어가다혀를내두를때,『죽은혼』의환상적인묘사가왜위대한지알려줄때,그는강의를진행하는교수라는본분에충실해야한다는사실을잠시잊을정도로작품혹은작가의아름다움속에빠져들기도한다.특히담백하고짧은문장속에누구보다깊은애수를담았던체호프의세계관을요약할때는좀처럼쓰지않던비유까지쓰면서잠시페이지를넘길수없을만큼아름다운‘체호프론’을펼친다.


이렇게깊이와개성을함께지닌분석에나보코프특유의냉소적인유머와신랄한비판까지더해진『나보코프의러시아문학강의』는대학강의특유의열렬한생동감까지담겨있다.역대세계최고의러시아문학권위자가진행했던,다시는만날수없는명강의를이제책으로만날차례다.

2012년에출간한초판에이어발행한이번개정판은기존번역본에서의미가모호한몇몇부분을수정하고전반적인표현을조금더읽기쉽도록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