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17.00
Description
집굴뚝새는 자기 영역에 들어온 작은 새들을 죽인다. 어치는 다른 새들의 새끼를 잡아먹는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마거릿 렌클이 관찰한 미국 남부의 울창한 자연은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세계다. 하지만 마거릿 렌클은 자신의 정원에서 박새를 죽인 집굴뚝새를 미워하지 않는다. 귀여운 갈색빛 몸과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가진 집굴뚝새의 난폭한 본능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 작은 몸을 갖고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특성일 뿐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그 누구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렌클이 죽은 박새를 발견했던 둥지는 잠시 비워졌다가 다른 박새의 안식처가 되었다.

렌클은 아름답고도 무심한 야생 생물들을 바라보면서 삶에 관한 지혜를 배운다. 미국 남부 지방 대가족 출신인 그녀는 수많은 친척과 함께 성장해 왔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만큼 많은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다. 죽음은 아름답게 찾아오는 경우가 별로 없다. 노쇠함은 늙어 가는 당사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에게도 짐을 지운다. 멋진 추억을 함께했던 기억들은 늙고 병든 몸을 가진 오늘 앞에서 쉽게 휘발해 버린다. 렌클은 자신과 남편을 키워 주었던 어른들을 돌보게 될 때마다 그렇게 지쳐 버리는 마음을 다독여야 했고, 그런 그녀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준 것이 바로 정원에 찾아오는 온갖 생물이었다. 지금껏 무사히 살아남았다는 기쁨이나 오늘을 무사히 보내야 한다는 절박함마저 지니지 않은, 오직 ‘지금’만을 향해 모든 에너지를 모으는 작은 동물들. 어느 청설모는 ‘청설모 방지 새 모이통’에 입을 들이대고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씨앗을 하나씩 뽑아 먹는다. 그때 ‘지금’은 끝을 모른 채 이어진다. 그 작은 동물의 배가 부를 때까지.

태어나는 삶도, 저물어 가는 삶도 모두 각각의 기적적인 ‘지금’들을 갖고 있다. 치열하게 먹고 먹히면서도 꿋꿋이 번성을 꾀하는 자연의 흥망성쇠는 이 책 속에서 하나로 이어진 흐름처럼 느껴지며, 거기서 탄생과 죽음은 공평하게 존중받는다. 자신의 온 삶과 이 세상을 허허로운 따뜻함으로 둘러싸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익숙하고 포근한 이불 같은 온기를 선사할 것이다.
선정내역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2024년 1월 최고의 책" 소개 도서

저자

마거릿렌클

마거릿렌클(MargaretRenkl,1961~)
1961년미국앨라배마주안달루시아출신.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문예창작석사과정을수료했다.고등학교에서영어를가르치며프리랜서작가일을시작했다.테네시주를중심으로한온라인문학잡지「Chapter16」을창간하고10년동안편집장을역임했다.2015년에「뉴욕타임스」에연재를시작하면서전국적인관심을얻기시작했고,첫번째책인『우리가작별인사를할때마다』를출간하며큰반향을일으켰다.이후꾸준히연재와책출간을이어가며미국에서사랑받는작가로자리매김했다.

목차

복숭아
외할머니가전하는내어머니가태어날때의이야기|부리와발톱이붉은|
잠시쉬며해피엔딩이실상어떤것인지숙고해봅시다

수련
침입자들|외할머니가전하는사랑하던개이야기|울부짖음|
외할머니가전하는내가태어나던날이야기|파랑새들에게|당신들이나를바라보던방식|항상하늘에있는건아니다|혈연|둥지들

뇌우
폭풍우속에서,폭풍우로부터안전하게|비밀|견진성사|
여우와닭의우화|창문속의괴물|스노문|대청소|안전하게,덫에걸려|
여섯살때내가알던것들|여섯살때내가알지못하던것들|
전기충격요법|안개속에서|내가사랑하는늑대

큰어치
어치,집|바니비글이야구를하다|개울산책|벙커|아파치스노작전

파랑새
국민방위군|나에게깊은즐거움의이야기를해줘|도토리시즌|믿음


강의빛|붉은흙길|다름|잡초

토마토
불완전한가정의팔복|밤산책|우리가작별인사를할때마다|충영|
신혼여행|외할머니가전하는외외종조부님의죽음이야기|
청설모막아주는핀치급식기,평생보증|항상아이들이있어야한다|
선로들|외할머니가전하는외할아버지의죽음이야기

금잔화
어머니가잡초를뽑다|날아가버리다|그리스도교회|이주자들|초원의빛

일식
불의고리|다시한번,브란덴부르크협주곡|내가잠을자던동안

얼룩무늬새끼사슴
보기|외할머니가전하는외외증조할머니의죽음이야기|
홍관조,일몰|황혼|외할머니가전하는자신이총에맞은날이야기|
바벨탑|베어루인드합창단|추수감사절

파랑새
떠들썩한왕국|행진|고요하게|향수병|드러내다

무화과
자연은진공을혐오한다|둘씩|키스|난선택하지않았지|
이를테면브뤼헐의〈추락하는이카로스가있는풍경〉에서처럼|새들은모두?

인동
전이|죽음을거스르는행동|뭣같은세상을찬양하며|초크체리

토끼
그는여기에없다|건강염려증|잔해가취하는모습|빗자루병|
그대다시는고향에가지못하리|유골,1부|두려워하지마라|
뇌졸중|먼지에서먼지로|어휘|가뭄

울새
불면증|생일케이크만드는법|귀가|내가간직한것|
꿈속에서어머니가내게돌아왔을때

매미
갑옷|부활|어둠속에서|출구가없다|깔끔한도주같은건없다|유골,2부

단풍나무
두번다시아니다|역사|유골,3부|가면을쓴|
내가널얼마나사랑하는지넌절대모를거야

개똥지빠귀
분리불안|작별|보상

제왕나비
늦은이주|가을이후|거룩,거룩,거룩

출판사 서평

뉴욕타임스칼럼니스트가자연으로부터배운
상실과사랑에관한이야기

집굴뚝새는자기영역에들어온작은새들을죽인다.어치는다른새들의새끼를잡아먹는다.시인이자수필가인마거릿렌클이관찰한미국남부의울창한자연은아름다울수만은없는세계다.하지만마거릿렌클은자신의정원에서박새를죽인집굴뚝새를미워하지않는다.렌클에따르면집굴뚝새가구애할때부르는노래는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소리이며,갈색빛을띤작은몸은무척귀엽게생겼다.집굴뚝새의난폭한본능은아주오랜시간동안그작은몸을갖고살아남기위해진화한특성일뿐이다.자연은그누구도원망하거나미워하지않는다.렌클이죽은박새를발견했던둥지는잠시비워졌다가다른박새의안식처가되었다.

렌클은아름답고도무심한야생생물들을바라보면서삶에관한지혜를배운다.미국남부지방대가족출신인그녀는수많은친척과함께성장해왔고,세월이흐르면서그만큼많은사람을떠나보내야했다.죽음은아름답게찾아오는경우가별로없다.노쇠함은늙어가는당사자뿐아니라그들의가족에게도짐을지운다.멋진추억을함께했던기억들은늙고병든몸을가진오늘앞에서쉽게휘발해버린다.렌클은자신과남편을키워주었던어른들을돌보게될때마다그렇게지쳐버리는마음을다독여야했고,그런그녀에게가장큰깨달음을준것이바로정원에찾아오는온갖생물이었다.지금껏무사히살아남았다는기쁨이나오늘을무사히보내야한다는절박함마저지니지않은,오직‘지금’만을향해모든에너지를모으는작은동물들.어느청설모는‘청설모방지새모이통’에입을들이대고아주오랜시간에걸쳐씨앗을하나씩뽑아먹는다.그때‘지금’은끝을모른채이어진다.그작은동물의배가부를때까지.

성장과쇠락속에공평히깃든
아름다움을꼼꼼히포착하다

렌클은이작은깨달음의순간들을공들여묘사한다.그리고그순간들이담고있는교훈을일부러드러내지않는다.이책속의자연이야기와인생이야기는마치서로를비유하듯마주보고있는데,독자는그비유를통해인간이이자연세계의일부임을자연스럽게깨닫게된다.예를들어먹고먹히는새들의먹이사슬에관한이야기는베트남전에얽힌저자가족의기억으로이어지는식이다.자연이때로소박하지만기적적인순간들을선보일때와마찬가지로,인간의삶역시작은보석처럼반짝이는기억을남긴다.어린시절성당에서할머니의손등을주물렀던기억은이책에서가장덧없이아름다운순간중하나다.

“나는올리할머니의손을내손안에잡고믿을수없을만큼부드럽게손가락을가로질러움직이게하면서,할머니의손이내손가락밑에서물처럼유연하게잔물결을일으키는방식에놀라면서부드럽게토닥인다.올리할머니의피부는할머니의오래된성경책과비슷하다.그성경책은종이가얇고모서리가닳아서부드럽게느껴진다.나는외외증조할머니의가운뎃손가락관절위피부를살짝꼬집는다.그런다음놓아준다.그피부가몇초동안내가사는시대보다훨씬전시대빙산의능선처럼꼿꼿이서있을수있는지확인하며수를헤아린다.그것은천천히,천천히내려앉는다.천천히,천천히자신을바닷속에던진다.”

태어나는삶도,저물어가는삶도모두각각의기적적인순간들을갖고있다.치열하게먹고먹히면서도꿋꿋이번성을꾀하는자연의흥망성쇠는이책속에서하나로이어진흐름처럼느껴지며,거기서탄생과죽음은공평하게존중받는다.자신의온삶과이세상을허허로운따뜻함으로둘러싸는이책은독자들에게익숙하고포근한이불같은온기를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