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놀로지

스크리놀로지

$20.00
Description
“당신의 정체성은 스크린에 저장되었습니다”
예술과 문화, 철학과 기술이 교차하는 현대 스크린 읽기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오늘날의 복잡하고 복합적인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복합적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 책의 출발은 여기일지도 모른다. 『스크리놀로지』는 우리를 둘러싼 스크린 환경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경험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짚어 보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스마트폰처럼 손안의 스크린부터 도심 곳곳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고해상의 미디어 파사드까지, 현대인의 삶은 이제 스크린 없이는 설명될 수 없다. 우리는 스크린을 보고, 스크린에 비춰지며, 스크린을 통해 소통한다. 우리의 정체성이 스크린 속에 저장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일상 속, 영화관과 미술관, 심지어 자동차 제조사의 연구실에 이르기까지 스크린은 어디에나 편재하며 우리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스크린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연스럽게 복잡하고 다층적일 수밖에 없다.
저자

이현진

미디어아티스트이자이론가로소개되곤하지만,본인은그어느쪽에도완전히속하지않는다는것을잘안다.책더미에둘러싸여형광펜으로줄을긋고포스트잇을붙이다가,갑자기VR환경속기술을매만지고,세잔과마네,로스코의회화와겸재의산수화에빠지는일상을반복한다.아티스트라하기엔텍스트를너무진지하게읽고있고,이론가라하기엔창작아이디어와구현과정에지나치게예민하다.
미대에서서양화를전공하고,풀브라이트장학생으로인터랙티브미디어를공부했으며,공대에서디지털미디어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는연세대학교커뮤니케이션대학원영상예술학미디어아트전공에서학생들을가르치며예술과문화,철학과기술이교차하는지점에서캔버스와스크린을통해세계를비추고해석하는글을쓰고있다.
지난7년여간한국고유의유교적철학의세계를몰입형기술로다시읽고새롭게보여주는〈성학십도VR〉프로젝트를이끌었으며,『탠저블필로소피』(2020),『평행한세계들을껴안기:수천개의작은미래들로본예술의조건』(2018)등을공저하고,「열린회로와열린마음」(2024),「화면을마주함에있어태도가형식이될때」(2024),「AfterFélixGonzález-Torres」(2017)등융합예술및현대미술에관련된논문을써왔다.

목차

들어가는글

1부스크린감각들

1장투명한창문과반영하는거울
회화캔버스와영상스크린
세상을향한창문
나를비추는거울
화가들의자화상
그림속거울
투명성과불투명성사이에서

2장불투명한창문과왜곡된거울
재현일까,환영일까?
마그리트의금지된거울
현대예술속거울바라보기
미세한사이의경험들

3장차이를만드는차이
나르키소스와에코
차연과앵프라맹스
시뮬레이션갭과비판적거리
떨림과울림
이중적틈과경계로서의스크린

4장스크린과인터페이스
스크린이란
스크린의2차원성과프레임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메커니즘
목수와고장난망치
스크린을인터페이스로사유하기

5장경계적대상물로서의스크린
스크린의시간성
스크린의공간성
스크린의몰입감
스크린으로부터의소외감
스크린의이중성

6장스크린과아우라
벤야민의아우라
상상의영역속스크린
마주하는눈동자,마주하는스크린
눈동자속의눈동자속의눈동자…

2부스크린장면들

7장완전평면TV에서
3차원입체스크린까지
곡면에서평면으로,디지털시대가왔다!
모닥불영상이따뜻하다고?
가상과현실사이에서맴돌다

8장움직이는스크린
스크린에움직임을더하다
스크린을기울이고돌리면
스크린과사용자
스크린인터페이스와인터랙션
접고말고…스크린의진화

9장터치스크린
멀티터치기술
서피스테이블탑컴퓨터의탄생
리액터블의테이블탑
아이폰이바꾼세계,새로운인류
빈틈없이매끄럽다는것
터치스크린의얼룩
터치스크린과배제당한사람들
무뎌지는터치감각

10장VR,AR,MR스크린
VR,AR,MR이란
현실과가상의복잡한관계들
VR기기의발달과정
VR이가져온새로운경험과사유들
VR매체를활용한예술작품들
AR글라스와구글
AR과VR의혼합,애플비전프로
앞으로넘어야할문제들

11장투명스크린
해리포터의투명망토
세계최초의가상시위
투명스크린이가져올미래
〈알함브라궁전의추억〉과망막스크린
블랙미러로둘러싸인세상

12장홀로그램디스플레이
샤막스크린과홀로그램
기술도구의예술적가능성
올라퍼엘리아슨의AR프로젝트

13장실감미디어
빛의벙커와빛의채석장
몰입형전시의유행
몰입형전시의기원,파노라마
인류를몰입하게만드는것들
실제적경험에대한열망

14장미디어파사드
도심속미디어파사드
대도시는게임공간이되고
영동대로에서파도가넘실거리는이유
도시에서펼쳐지는예술적찰나들

15장스마트폰과SNS
경험경제와인증사회
끊임없이사진을찍는이유
예술을스마트폰으로관람하는사람들
스마트폰속지연되는여행경험

16장N-스크린시대
창에서창으로넘나들다
플랫폼전성시대
작은창에매몰된사회
도둑맞은집중력
스크린밖매끄럽지않은삶을위하여


도판저작권및출처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미디어아티스트이자이론가가풀어낸스크린의모든것

‘스크린’하면한때는영화를먼저떠올리던시절이있었다.과거에는스크린을보기위해특정공간으로찾아가야했지만,이제는손안의스크린시대다.더나아가요즘세대는스크린이아닌것조차스크린처럼인식한다.화면만보면줌인을시도하며손가락을가져다대는아이들의행동을떠올려보라.이제스크린은마치공기처럼너무도자연스럽게,무의식적으로현대인의인식속에자리잡고있다.하지만우리는스크린에대해얼마나잘알고있을까?어디서부터어디까지가우리가논할수있는스크린의범위일까?
실제로‘스크린’을검색해보면대부분영화중심의개념에한정되거나과거의역사로소급되는경우가많다.스크린에대해통합적이고개괄적으로접근한책이나담론은매우드물다.이지점에문제의식을느낀저자는스크린이라는방대한영역을조망해보려직접펜을들었다.
학부시절회화를전공하고영상작가로도활동했던저자에게2차원의도화지와캔버스,그리고카메라의뷰파인더는모두하나의스크린이었다.이후공대박사과정에진학하면서그는스크린을보다기술적인시선으로바라보고탐구하게되었다.3D스크린,터치스크린,AR/VR스크린,투명스크린,접는스크린에이르기까지오늘날의스크린은첨단기술을바탕으로그형태와범위를전례없이확장해가고있다.현재대학원에서미디어아트를전공하는학생들을지도하는교수로서,저자는도심곳곳에우후죽순등장하는미디어파사드와미디어월이예술가들과대중에게어떤의미로다가갈수있을지고민하게된다.
『스크리놀로지:우리의세계는스크린으로연결되었다』는이처럼예술과철학,기술과문화가교차하는지점에서스크린을바라보는큰그림을그려보려는시도이자제안이다.

스크린,감각을흔들고세계를재구성하다

먼저1부에서는스크린을바라보는데있어중요한미학적틀에대해이야기한다.이는곧우리의감각과밀접하게연결되어있으며,저자는다양한회화적화면과공간을‘창문’과‘거울’이라는은유를통해분석한다.이과정에서실제로창문과거울을주제로작업한예술가들의작품이등장하는데,저자는대표적으로초현실주의화가르네마그리트의작품을예로든다.
마그리트는〈망원경〉이라는작품을통해우리의인지적사고에혼란을불러일으킨다.창틀너머로보이는구름이떠다니는파란하늘이진짜인지혹은살짝열린창문틈사이의어두운공간이진짜인지우리는단정할수없다.이는마치스크린의속성과도닮아있다.콘텐츠가투영되는순간스크린은투명한매개물로인식되지만,동시에투명하지않은성질도지닌다.마그리트의창문처럼이중적인스크린은묘하고도파괴적인감각을일으키며보는이로하여금계속해서생각하고의심하게만든다.우리는여기서세상을있는그대로반영하지만은않는스크린의본질을떠올릴수있다.저자는세상에대한관습적믿음과기대가스크린앞에서순간순간의긴장과각성으로유예되며새로운경험이생성되는지점에주목하자고이야기한다.
2부에서는이렇게다양하고확장된경험을가능하게하는스크린이사회곳곳에서어떻게활용되고있는지를살펴본다.2002년개봉한영화〈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주인공존(톰크루즈분)은허공에떠있는스크린위로시각자료들을펼쳐놓고이를조합하기위해손을빠르게움직인다.이장면은당시에는매우미래적이고공상과학적인이미지로받아들여졌지만,지금세대에게는오히려익숙하고자연스러운풍경처럼느껴질수있다.이는지난20여년간스크린기술이비약적인발전을거듭해왔음을보여준다.저자에따르면이장면은단순한상상력이아닌당시개발중이던멀티터치인터랙션기술을바탕으로치밀하게고증된결과였다.
한편누군가는이처럼발전한기술의그늘과폐해를예술의소재로삼는다.저자는현대미술가토마스허쉬혼의비디오작업〈터칭리얼리티〉를예로든다.이작업에서는전쟁이나테러로인해절단된팔과다리등의참혹한이미지들을줌인과줌아웃하며조작하는손이반복적으로등장한다.허쉬혼은이작품을통해기술발달에따라변화된인간감각과인식을시각화한다.저자는이를두고터치스크린이인간의감정을점점평평하게만들고,무뎌지게하며,결국에는무감각하고비생산적인방향으로흘러가게하는것은아닌지되묻게한다고설명한다.또한그는“지구반대편의전쟁을단지이미지로만접할때우리가연민이나책임감을느끼는대신,무의식적으로도덕적거리두기를하게된다”고경고했던수전손택의문제제기를다시떠올릴필요가있다고강조한다.

스크린시대를살아가는우리의자세

이밖에도저자는책전반에서VR,AR,MR기술이현재어디까지발전했는지,투명스크린이나망막스크린은실제로구현가능한지,도심속미디어파사드는단순히광고판이상의역할을해낼수있을지,그리고우리는과연스마트폰이라는작은창에서벗어날수있을지등을하나하나짚어나간다.책을읽어나가다보면‘스크린’이란소재를통해풀어낼수있는이야기가얼마나무궁무진한지깨닫게되고,그에대한우리의시선역시복잡해지고혼란스러워짐을느낀다.스크린은세상과나를연결하고가상과현실사이를매개해주지만,우리를몰입시키다가도때로는밀어내고,충만감을안겨주다가도어느순간냉정함을느끼게도한다.저자는우리가그러한감정의파도속에서끊임없이유동하고진동하는존재임을강조하며,그안에서스스로를성찰하고사유할수있는가능성을상기시킨다.저자의바람처럼이책이우리가일상속에서무심히마주하던스크린경험을되돌아보는계기를마련해주고,더나아가독자들이각자의경험을고유한에피소드와해석으로확장할수있다면우리는기술의흐름에끌려가기보다오히려더주체적이고생산적으로스크린시대를살아갈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