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들의 시간

포식자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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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치평론가이자 프랑스 공쿠르상 최종 후보작 『크렘린의 마법사』의 저자 줄리아노 다 엠폴리의 문제적 정치 에세이가 국내에 소개된다. 저자는 기술과 정치가 융합된 시대에 새로운 권력 구조가 도래하는 과정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그리고 뉴욕, 피렌체, 몬트리올, 파리, 리야드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현대 권력이 실제로 작동하는 현장을 르포 형식으로 생생히 전달한다. 화려하면서도 불안한 긴장을 품은 이 여정은 오늘날 권력이 어떻게 획득되고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 주는 강렬한 기록이다.
저자다 엠폴리는 부끄러움 없는 독재자, 무질서를 전략으로 삼는 정치인, 기존 규칙에서 벗어나 거침없이 활보하는 테크 정복자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권력의 얼굴을 ‘포식자들의 시간’이라 명명한다. 그리고 마키아벨리적 시선으로 오늘날 우리 시대의 권력의 민낯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저자

줄리아노다엠폴리

GiulianodaEmpoli
이탈리아와스위스국적의정치평론가이자소설가.1973년프랑스에서태어나유럽여러나라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사피엔차로마대학교에서법학을,파리정치대학에서정치학을전공했으며,이후이탈리아피렌체시의문화부시장으로활동하다마테오렌치총리재임시절수석고문으로발탁되어정계에서두각을나타냈다.법과정치의언어를익히는한편언제나‘이야기’의힘을믿었다.2022년첫소설『크렘린의마법사』를발표해단숨에평단의주목을받으며아카데미프랑세즈소설대상을수상했고,공쿠르상최종후보에도오르며정치평론가를넘어이야기꾼으로서의면모를널리알렸다.이어서발표한『포식자들의시간』에서는이러한문학적기량을바탕으로복잡한현실정치를마치한편의소설처럼그려내며다시한번큰반향을일으켰다.현재는파리정치대학교수로재직하며전문성과통찰을바탕으로정치·경제관련저서를집필하고꾸준히대중과소통하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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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글:새로운정복자가온다

UN은여전히세계를대표하는가
무한폭력의시대,민주주의는안전한가
세계에서가장강력한왕세자,무함마드빈살만
밀레니얼독재자,나이브부켈레
도널드트럼프의귀환
기술과정치가공모한세계
AI석학들의대격돌,누가미래를정의하는가
혁명과쿠데타의기술
테크포식자들의시대
AI,새로운권력의출현
AI가예고하는신세계
싸움은끝나지않았다

참고도서

출판사 서평

새로운세계의정복자들이온다
-독재자,테크억만장자,광란자들이폭주하는권력의지각변동

“우리시대의‘포식자’들을적나라하게드러내는어둡고도눈부신책”
-『라트리뷴』


『포식자들의시간』은프랑스종합베스트셀러2위,아마존사회과학분야1위를기록하며전세계17개국에번역된화제작이다.저자줄리아노다엠폴리는파리정치대학교수이자이탈리아총리를지낸마테오렌치의전정치고문으로,러시아권력의심장부를다룬소설『크렘린의마법사』로아카데미프랑세즈대상을수상하기도했다(이책을원작으로한주드로주연의동명의영화가지난달프랑스에서개봉했다).
저자다엠폴리는도널드트럼프와블라디미르푸틴같은정치지도자뿐아니라일론머스크,샘올트먼,마크저커버그같은기술정복자들을새로운포식자로일컫는다.이들은현대정치의혼란속에서‘속도와힘’을주요덕목으로내세우며새로운권력의종족으로부상하고있다.이신흥세력은포퓰리즘적정치인들과기술기업가들의연합으로구성되어있으며단순히권력을장악하는데그치지않고권력의본질자체를바꾸고있다.민주주의의틈을파고든실리콘밸리의억만장자들은이제단순한기업가가아니라세계질서를재편하는신흥권력자로떠올랐다.기술권력은기존의정치권력과의연합을넘어오히려그들을흡수하거나대체하며민주주의의규칙과책임을점점무력화하고있다.이책은이러한새로운권력의주체들을하나의진화된종족으로바라보며그들의탄생과부흥과정을치밀하게관찰해나간다.

왜지금이‘포식자들의시간’인가?

지금세계는‘절차·규칙·제도’보다‘속도·힘·감각적충격’을더빠르게소비하는방향으로변화하고있다.이러한흐름속에서민주주의는너무느리고복잡한체제로인식된다.기술은사회의분열을더빠르게확산시키고,플랫폼은민주주의의규칙을대체한다.경제적불안은기존엘리트정치인들에대한불신을더욱심화시키고,시민들은‘빠른해결사’를갈망하게된다.바로이지점에서등장하는이들이‘포식자’다.

“포식자들의시간에(기술과정치사이의)균형은무너지고만다.머스크나저커버그같은새로운테크엘리트들은다보스포럼에모이는기존의기술관료들과완전히다르다.그들의인생철학은기존의것을잘관리하려는욕망보다혼돈을불러일으키려는강력한욕망에기반한다.질서,신중,규칙에대한존중이페이스북의모토인‘빠르게움직이고문제들을부숴버려라’에걸맞게신속한시도와혁신의경험을쌓은이들에게는금기시된다.”(145쪽)

그렇다고해서이책이포식자들을맹목적으로비난하거나지탄하고있는것은아니다.저자는오히려그들의등장자체가시대의증상이자역사적‘정상상태’로의회귀라고말한다.즉,규칙과인권으로권력을통제했던시대는아주짧은예외적순간이었다.인류정치의긴역사에서힘,속도,폭력,결정력은오히려‘기본상태’였다.지금은단지그기본상태가기술문명과결합해새로운형태로돌아온것일뿐이다.

문제는AI가아니라
AI를만든사람들의결여된역사감각이다

저자는AI기술자체의작동원리에는관심이없다.그가주목하는것은이기술이등장한이후정치적ㆍ문화적지형이어떻게변화하고있는가하는문제다.즉기술의성능보다권력의이동이더중요하다는관점이다.자연스럽게그의시선은일론머스크,마크저커버그,샘올트먼,얀르쿤,에릭슈미트처럼기술개발을넘어정치적영향력까지행사하는‘테크개발자’들에게향한다.

“AI는키르케고르의신과마찬가지로순전히합리적인틀안에서사유될수없다.AI와관계를맺는유일한방법은그것을그냥신뢰하는것이다.AI의위대한약속은예측이다.비록우리가이해할수없다고해도말이다.기술인들은어디에문제가있는지보지못한다.그들은역사나철학에관심이없기때문에그들의제안이계몽주의시대이전으로의회귀나다름없다는것을모른다.고대의신들을우러르듯AI를우러르며AI의지배를받는,이해할수없는마법적세계로의회귀.”(177쪽)

권력의탄생과전환을누구보다예민하게포착하는저자는민주주의의위기를기술자체의문제로돌리지않는다.그는오히려맹목적인확신과역사감각의결여속에서기술을설계하고운용하는지배층의사고방식이더근본적인위협이라고진단한다.결국이책이말하는것은기술의미래가아니라권력의미래이며,AI자체가아니라AI시대를지배하는인간들의선택이다.

우리가해야할일은미래를대비하는것이아닌
이미도착한현재를직시하는일

『포식자들의시간』의가장매혹적인점은저자가내부자이자외부자,참여자이자관찰자라는두겹의시선을독특하게교차시킨다는점이다.전직정치고문이자현직정치평론가인그는권력의중심에가까이있으면서도일정한거리감을유지한다.저자는마치16세기의마키아벨리처럼권력의작동원리를현장에서포착하면서동시에풍부한역사적배경과서사를함께풀어낸다.소설가이기도한그는유엔총회현장이나오바마재단창립만찬회같은장면에서사람들의몸짓,가식적인미소,거만한손짓,의미심장한웃음을한편의블랙코미디처럼섬세하게묘사한다.이로써권력이란추상적개념이아니라일상속에드러나는구체적관계의역동임을일깨운다.
이책은미래를쉽게예측하지않는다.대신이미시작된현재를가장생생한현장의언어로포착한다.저자는독자에게무엇을해야한다고설교하지않는다.무엇이이미벌어지고있는지를냉정하고도매혹적인서사로보여줄뿐이다.『포식자들의시간』을읽는다는것은미래를대비하는일이아니라,이미도착한현재를직시하고깨어나는일이다.읽기쉬우면서도신랄한통찰과서사적흡인력을지닌이책은독자를단순한정보소비자가아니라시대의목격자로만든다.이책을읽는순간,독자는더이상이전과같은방식으로세계를볼수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