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페이션트 (양장본 Hardcover)

잉글리시 페이션트 (양장본 Hardcover)

$20.00
Description
역대 부커상 가운데 최고 작품에 수여하는
황금 맨부커상 수상작
어떤 사랑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신비하고, 사구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마이클 온다치가 압도적이고 원초적인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 보이는 시공간을 초월한 신화 같은 이야기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부커상 수상작 가운데 최고를 선정하기 위해 특별히 제정한 50주년 기념 황금 맨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온다치 문학 세계의 정점을 보여 준다.
소설은 화상을 입은 채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영국인 환자를 등장시키며 독자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작한다. 수도원을 개조한 병원에 홀로 남은 간호사 해나가 영국인 환자에게 화상을 입은 이유를 묻자 그는 “불이 붙은 채 사막으로 추락”했노라고 말한다. 이러한 영국인 환자의 설명은 태양신인 헬리오스의 마차를 몰다가 제대로 조종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떨어져 버린 그리스 신화 속 파에톤을 연상시킨다. 그에게 찾아온 운명적인 사랑은 열정적이면서도 의지대로 조종하는 게 불가능한 태양 마차나 마찬가지다. 파에톤이 제대로 운전하지 못한 태양 마차 때문에 대지에 불이 붙어 아프리카 사막이 생겨났다는 설화는 소설의 무대가 북아프리카의 대사막이라는 점과도 연관된다.
『잉글리시 페이션트』 곳곳에 불의 이미지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영국인 환자는 “전시의 배신은 평화로운 시절의 인간적인 배신에 비해 유아적”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새로운 연인과의 만남을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고, 새로운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심장이 불처럼 타오르더라도, 일은 긴장되거나 다정한 문장들로 벌어진다”고 묘사한다. 그에게 불은 사랑과 열정의 상징적인 매개체이고, 뜨거운 사막의 한 조각이자 축소판이다. 영국인 환자에게 불은 자신을 태워서 새롭게 태어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의식과 몽환 사이에 머물며 몸의 신경과 감각을 잃은” 상태에서도 그는 “땅거미가 내려앉은 사막 어디에선가 리라의 음률과 일렁이는 모닥불 불꽃 너머 춤을 추는 소년의 몸과 겹친다”. 이를 통해 영국인 환자는 사랑을 갈구하는 소년으로 다시 태어난다.
뜨거운 태양 아래 달궈졌다가 차갑게 식어 가는 사막의 대지와 거기에서 피어오르는 불의 이미지는 전 세계를 뒤덮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타오른 그들의 운명적이고 격정적인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사람의 오감을 빨아들이는 불꽃처럼 온다치가 전하는 그들만의 숙명적인 만남과 이별은 순간을 넘어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신화 같은 사랑을 시적으로 생생히 묘사한다.
저자

마이클온다치

(MichaelOndaatje)
전세계적으로권위를인정받고있는부커상수상작가운데에서도최고작품에수여하는50주년기념황금맨부커상을받은마이클온다치는1943년스리랑카의케갈레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부모가이혼한뒤어머니와함께영국에서살다가열여덟살때캐나다로이주한온다치는토론토대학교와퀸스대학교를졸업하고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에서문학강의를하며소설을썼다.1976년첫장편『살육을지나며』로데뷔했으며,이후『사자가죽을쓰고』등을출간했다.특히『사자가죽을쓰고』에는사막에추락한남자이야기가나오는데,이것이『잉글리시페이션트』의모태가되었다.1992년에발표한『잉글리시페이션트』는문학계에새로운충격을안겨주며캐나다총독문학상(소설부문)과트릴리엄상,부커상을수상함으로써국제적명성을얻었다.앤서니밍겔라감독이소설을각색한동명영화「잉글리쉬페이션트」는제69회아카데미시상식에서작품상과감독상을포함해9개부문을수상하면서대중에게도널리알려졌다.
주요작품으로『고상한괴물들』,『젤리라는쥐』,『세속적사랑』등의시집과『아닐의유령』,『디비사데로』등의소설이있다.『잉글리시페이션트』는시,소설,회고록,역사와신화등장르간경계를넘나드는온다치문학세계의정점에놓인작품으로,서로다른곳에서다른방식으로겪은전쟁의상흔을안은세인물이영국인환자라불리는,파편적인기억과감각을거의상실한인물을중심으로빌라산지롤라모에서나눈일상을통해제2차세계대전이라는세계사적파국을다루고있다.전쟁을하나의완결된역사로봉합하지않고,상이한기원의인물들이한공간에서교차하며만들어내는파편적서사는마이클온다치가왜오늘날거장의반열에올랐는지를여실히보여준다.

목차

1.빌라
2.거의폐허속에서
3.때로는불
4.남카이로1930~1938
5.캐서린
6.묻혀있는비행기
7.현장에서
8.신성한숲
9.헤엄치는사람들의동굴
10.8월

작가의말

해설:전쟁의막다른곳에서시작된‘아주조심스러운치유’에관한이야기
판본소개
마이클온다치연보

출판사 서평

제69회아카데미9개부문을수상한
영화「잉글리쉬페이션트」의원작소설

1992년캐나다총독문학상을시작으로트릴리엄상,부커상,황금맨부커상까지수상한원작소설은1996년앤서니밍겔라감독에의해각색되어아카데미시상식에서작품상을포함해무려9개부문을수상하며영화로서도인정받았다.영화에서는시간적인제약으로영국인환자인알마시와캐서린에집중한반면,원작소설에서는두주인공외에대척점에서있는간호사해나와인도인공병킵을등장시켜이야기를좀더다채롭게이끌어가고있다.해나와킵은여러모로캐서린과알마시의또다른모습이다.북아프리카의대사막에캐서린과알마시의사랑이있다면,무너져가는중세수도원을개조한병원에서는해나와킵의또다른사랑이존재한다.해나와킵이“나란히잠든시기”는고작한달에불과하다.하지만그동안두사람은“그들사이의공식적인금욕.사랑을나누는행위안에는문명전체,나라전체가그들앞에있을수있다는것을발견”한다.사막과수도원에서이뤄지는두연인의사랑은한시대의모든것이놓일만한대사건인셈이다.사막과수도원이이슬람과기독교에서구도의장소라는사실또한흥미롭다.
캐서린과알마시의관계가사막의밤을배경으로피어오른모닥불처럼서로를태우며한데뒤섞이는것이라면,해나와킵은지구의둘레를도는달처럼서로를끌어당기는과정이다.온다치는“청년의욕망은해나의품에안긴채가장깊은잠에빠질때에만비로소완전해”진다고묘사한다.킵이느끼는절정은“달의인력”에닿아있으면서“밤이그의몸을끌어당기는힘에더깊이이어진”것이다.이처럼두연인,두개의대서사가고대부터있었던사막과중세에지어진수도원을배경으로서로보이지않는영향을주고받으며정교하게직조되어독자를이야기속으로끌어들인다.


사실과허구의경계를허물며펼쳐지는
치유와구원의연대기

온다치는한인터뷰에서『잉글리시페이션트』는“아주조심스러운치유”에관한소설이라고말한바있다.성별과국적,나이,인종,종교가다른각양각색의네인물에게폭격으로거의허물어진수녀원은더이상물러날곳도,향할곳도없이버티는공간,전쟁의끝이자동시에치유가시작되는곳이다.이러한복원과구원의식은사막에서도펼쳐진다.
영국인환자는추락한비행기에서캐서린을구해사막의성소인헤엄치는사람들의동굴로데려간다.거기서그는“그녀가인간에게물들지않도록”벽화에서훔쳐낸안료를캐서린의온몸에바른다.영국인환자는캐서린을성스러운장소의일부로만들면서“그녀의몸은선명한물감으로온통뒤덮여있었어.허브와돌,빛과아카시아재가그녀를영원하게만들었지.신성한색채에밀착된몸.파란눈동자만지워져,무명으로남겨졌어.아무것도그려지지않은벌거벗은지도”가되었다고회상한다.
헤엄치는동굴에서이뤄진이러한신비로운의식을통해캐서린은사막의일부가된다.이것은영국인환자가마지막까지자신에게서떼어놓지않았던헤로도토스의『역사』에어울리는또하나의위대한기록이기도하다.헤로도토스는“예전에위대했던도시들은이제보잘것없을것이고,우리시대에위대했던인물들도그이전시대에는미미한존재였다”고말한다.동시에“인간의행운은결코한곳에머무르지않는다”고기록한다.하지만“사람들이국가를위해서로어떻게배신하는지,사람들이어떻게사랑에빠지는지”를기록한이들의이야기는전혀미미하지않은,또하나의‘역사’다.이처럼아름답고도비극적인소설을만날수있는‘행운’은왜고전이시간을뛰어넘어여전히우리에게깊은여운을남겨주는지알게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