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의 하루

반려인의 하루

$20.00
Description
비인간 생명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의 시간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의 포획 과정에 많은 국민이 ‘늑구 앓이’를 하고 ‘늑구 밈’이 유행하는 시대상이 보여 주듯, 비인간 생명과 올바르게 관계 맺는 일에 대한 질문이 늘고 있다. 『반려인의 하루』는 고양이·식물·개와 함께 살아가는 세 작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에세이다. 인간이 아닌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돌봄과 공존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은 시시때때로 고개를 든다. “고양이들이 좁은 집 안에서만 살면 갇혀 있다고 느끼지 않을까?” “함께 살던 식물이 죽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죽음은 정말 이별일까?”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 보고 맞닥뜨리는 일들 앞에서 이 책의 세 저자는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으며 스스로의 답을 찾아 간다.
저자

김영글

쓰고만드는사람.미술과출판등다양한매체로활동하며눈빛이닮은세고양이와살고있다.『아무튼,야구』『사로잡힌돌』『노아와슈바르츠와쿠로와현』『모나미153연대기』등의책을썼고,옮긴책으로『우리몫의후광은없나보네』등이있다.서울에서1인출판사‘돛과닻’과‘안녕글방’을운영한다.

목차

들어가는글─김영글

1부오전의고양이(김영글):완전히이해하지못한채사랑하기

누군가를이해한다는것/이름짓기/다투고난뒤/털복숭이의엄마/야생과야만사이/언어가소용없는곳에서/내고양이의집은어디인가/누가누구를기르는걸까/고양이를쓰다듬다가고기를그만먹기로했는데/모르는것속에서/요물은아니지만/함께걷기/추앙하는시간/고양이합사적응기/색깔이말해주지않는것/사랑법/유희하는존재/내고양이의MBTI/서식지의밤/방주는없다/시간이필요한일/고양이세‘명’과삽니다/어떤섭리/죽음이끝이아니라면/눕고싶은곳에누웠으면/우리의시간은다르게흐른다/우리가본것

2부오후의식물(안희제):함께숨을나누는마음

나의동네나무/거미의안부/누구의것도아닌나비와사마귀/이끼,화분위의작고깊은생태계/우린,흔들리며,마주하지못했네/책임을다할때만볼수있는것들/죽은나무는살아있다/시신이묻힌곳은풀이더윤기가돈다/사실그건벌레의일/예상치못한틈새의삶/할머니의꽃병/돌봄과응답의시간/마지막남은레몬나무와의시간/이름모를나무는철망울타리를휘어놓고/공터에서/식물,나름의인간/좋은도시를고민하는시간/그곳에소나무가있었네/빈화분들/반려의질문/할머니의소중하고울퉁불퉁한화원/나보다일찍죽는것을사랑하는일/통제할수없고,통제하지않는/오랫동안자세히들여다보기

3부저녁의강아지(정우열):사랑한뒤에남는것들

반려동물과함께살아간다는것/개똥이야기/반려견입장가능하십니다/제주에서떠돌이개와마주친다면/호두야,하고부르면/왜하필채식이냐묻는다면/개를그리며살아온대가/떠난자리/개가다치지않아다행이야/우리에겐파티를열구실이필요하다/우정의표시/개의몸에바늘을꽂는일/초당옥수수와풋코/탈출전문견고메리/아가,우리집에갈래?/노화로부터배우는것/죽음은정말이별일까?/개의물건을마켓에내놓다/해피홀리데이/안녕,내사랑/개를떠나보낸게맞을까?/개똥치우셔야죠/펫로스클럽/지구인들이여,마음모아기원해보자/제발누가이개좀……/에어컨을장만할때까지/좋은사람과좋은사람사이에서/개를떠나보내고한일/가슴이갑갑해지는경험/네버엔딩스토리/달리를임보보내며

나오는글─정우열

출판사 서평

씨네21김혜리,소설가이기호추천

나자신이변화하고,‘우리’의범위가확장되고,
아픈결말을알면서도앞으로나아가는인간의이야기

1부에서김영글작가는길고양이출신의세고양이요다·모래·녹두와함께살아가며타종과의관계를끈질기게응시한다.겁이많지만야생성이남아있는요다,집사의감정에민감하게반응하는모래,식탐많고순한녹두는각기다른방식으로인간의삶에스며든다.작가는“나와고양이는완벽한타자이며,그럼에도불구하고서로를사랑한다”라고말한다.계획형인간과는거리가먼자신이고양이들의식단을관리하며계획이란걸세우고,불완전하게나마육식을줄이는삶으로변화해온시간은,관계가타자를길들이는일이아니라자기자신이다른존재로변화하고성장하는일임을보여준다.나와다른존재에대해이해되지않는부분을끝내이해하려하기보다그상태로놓아두는태도,그속에서발견되는고요한평화와언어너머의감각이그의글을관통한다.
2부에서안희제작가는식물을집에들이면서삶을대하는감각이점차바뀌어나가고,관계의범위를집안에서거리와동네로확장해나간다.작가는식물뿐아니라그주변에서함께살아가는거미와애벌레,이끼를통해작은생태계를경험한다.이경험은집밖으로까지이어져신호등옆잘려나간나무와문닫은고철상에서자라나는생명들을다시보게만든다.그는가로수를‘동네나무’라부르며식물역시우리가함께책임져야할반려의존재라고말한다.그에따르면식물과함께사는일은단순한취미나인테리어요소가아니라,다른종과의공존을위해일상의조건을재구성하며끊임없는응답을배우는과정이다.그의글은인간중심의시선을벗어나,관계가어떻게환경과공동의삶으로번져가는지를섬세하게보여준다.
3부에서만화가정우열은스무해를함께한반려견풋코와의시간을통해이별을감당하고책임지는관계를그린다.제주에살며함께바닷가를산책하고,동네빵집을향해질주하던풋코는열여덟살에접어들며점차거동이불편해진다.작가는풋코를데리고병원을오가고수액주사를놓으며서서히다가오는끝을준비해간다.그과정은생명을붙잡기위한싸움이아니라,가능한한고통없이평화롭게생을마감하기를바라는기도에가깝다.그는묻는다.“어째서우리는반려동물을잃은절망에서빠져나와야하는가?”절망에서벗어난다는것은그사랑이희미해져감을의미하지않을까?그러나그는그질문의끝에서사랑은희미해지는것이아니라형태를바꾸어다른방식으로스미는것일지도모른다는생각을하게된다.

‘반려’의의미를곱씹는세저자의
용기와헌신의기록

책속에함께실린황미옥작가의일러스트는반려인과반려동식물사이의한순간을절제된흑백의선들로포착한다.김영글작가의세고양이,안희제작가가집안팎에서마주한식물과곤충,정우열작가의개일러스트를유심히들여다보면,이들이단지어떤‘대상’에불과한게아니라우리와눈을맞추고숨을나누고일상을공유하는삶의동반자임을알아차리게된다.
이책의세저자는약속이나한듯각자의글에서‘반려’의의미를곱씹고되새긴다.‘짝이되는동무’.혐오와배제가일상이된이시대에인간이아닌다른존재와어디까지연결될수있고,그존재를어디까지감당하고책임질수있는가가‘반려’라는단어를통과하여우리앞에당도한다.이책은각자인생의짝이되는동무를만나기꺼이그질문앞에머물기를선택한저자들의용기와헌신의기록이기도하다.

“내게깊은위안을주는건
아픈결말을알면서도앞으로나아가는인간의이야기다”
2021년9월부터2023년12월까지약2년간『시사IN』에연재되었던글을다듬고엮은책『반려인의하루』가출간되었다.코로나19가절정이던시기,고양이·식물·개와함께각자의공간에서살아가는세작가의이야기는답답했던일상에활기를더해주고,진정한‘반려’란무엇인지한번쯤생각해보는계기를만들어주었다.연재이후꽤오랜시간이흘렀지만이야기는현재진행형이다.미술작가김영글은세고양이와의생활속에서서로완전히이해할수없음에도함께살아가는법을배우고,문화비평가안희제는식물과의공존을통해인간중심의시선을벗어난확장된삶을탐색한다.만화가정우열은노견과의시간을지나며이별을받아들이는태도를그려낸다.만남에서공존,그리고이별에이르는반려의전과정을담아낸이책은인간과비인간의경계에서‘함께살아간다는것’의의미를다시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