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서양문명사의가장위대한이야기,
인류의‘가장오래된미래’를탐험하다!
풍부한인문학적지식과깊이있는성찰을바탕으로,무엇보다대중과의소통을향한고민과노력으로다양한대중철학서와인문교양서를집필해온철학자김용규가이번에는서양문명의심층을‘신’이라는코드로풀어낸다.서양문명을빚어내고2,000여년간그근간을이루어온것이다름아닌기독교의신,하나님이므로,저자는그를올바로이해하는것이서양문명을근본적으로이해하는길이자,우리가삶에서당면하고있는문제들을해결할수있는길이라고단언한다.
이책은지난2010년출간되어“한국어로쓴인문학의한성취”라는찬사와주목을받았던작품을“다시쓴다는마음으로고치고확장한개정증보판이다.곳곳에설명과화보를이전보다더풍성하게넣어서보완했고,욥의이야기를매개로살펴본하나님의섭리와그에대한우리의태도에관한4부8장은새로써넣었다.”그럼으로써서양문명의근간인기독교의하나님에대한좀더다층적·심층적인논의가가능해졌다.
‘호모데우스’의시대,왜다시신을이야기해야하는가?
인간이신이되고자하는‘호모데우스’의시대다.인류의‘진화’,과학·기술과문명의발달로어쩌면신이더이상불필요해보이기까지하는지금,우리는왜다시신을이야기해야하는가?신은전근대적이고시대에뒤처진,특정종교인만을위한주제가아닌가?그러나저자는신을꿈꾸는탈근대의인류가진정만족스러운삶을누리고있는지묻는다.저자가“세계화의거센물결을타고…서양문명이우리에게떠넘긴심각한문제들”이라고진단하는“가치의몰락,의미의상실,물질주의,냉소주의,허무주의,테러와전쟁으로치닫는문명의충돌”등은부인할수없게인간의삶구석구석을잠식하고있다.또한지그문트바우만이“세계화가낳은인류의단일화란근본적으로달아날곳이아무데도없다는뜻”이라고갈파했듯,우리는예측할수도통제할수도없는자연적·사회적재난들이삽시에전지구적으로확산되는시대를산다.
과거는오늘의인류가발딛고서있는지반이다.도처에위험이도사리고있는오늘날,우리는피상적문제해결을넘어문제에맞닥뜨린우리자신이진정누구인가에대해질문해보아야한다.개인적·일상적·세속적·상대적인것들(‘작은이야기’)에몰두하느라놓쳐버린과거의‘큰이야기’,곧신과영웅,자기희생과헌신,이성과주체,사회적진보와혁명등을함께되새겨야한다.“작은이야기없는큰이야기는공허하며큰이야기없는작은이야기는맹목이기때문”이다.저자는바로이이야기를서양문명의“급수펌프이자정수원”인기독교의신으로부터시작한다.
신을중심으로서양의신학·철학·문학·예술·과학을아우르는한편의대서사시
“우리는하나님과인간의관계에관하여(1부),창조주와피조물의속성에관하여(2부),창조의의미와목적에관하여(3부),섭리로나타나는하나님의인격성과그에대한인간의태도에관하여(4부),하나님의유일성과인간의연대성에관하여(5부)이야기할것이다.도중에하나님의이름이대변하는소중한가치들에대해서,열정과신앙으로그가치들을지켜온사람들에대해서,개인의삶과세계의역사가가진의미에대해서,무신론을주장하는과학자들과그들의이론에대해서,서로상반·대립하는지식들의종합에대해서,충돌하는문명들의화해에대해서도함께이야기를나눌것이다.사이사이에는우리가함께나누는이야기들과연관된시,소설,회화,조각,음악,역사,과학,철학에대해서도살펴볼것이다”(‘들어가는글’중에서).
저자는신에대한탐구를‘하나님은누구인가’라는질문으로시작하여‘하나님은존재다’,‘하나님은창조주다’,‘하나님은인격적이다’,‘하나님은유일자다’라는네개의명제로풀어나간다.철학,문학,예술,과학까지폭넓은범위를아우르는동안하나님의존재증명,창조의목적과방법문제,창조론과진화론사이의대립과균형,하나님의예정과섭리,하나님의인격성과하나님의부재,인간의정의와하나님의공의,질병이나자연재해같은자연악에대한해석,하나님의유일성과삼위일체,구약의하나님과신약의하나님의조화,기독교의배타성등에이르기까지기독교신학의주요주제와논점이제시되고규명된다.이를통해기독교의신,하나님이서양문명에어떻게,또얼마나깊숙이침투해있는지파악하고,성서와기독교신학을집단내부의언어가아니라인문학적으로이해하고설명하는전범을제시하며,성서해석학과기독교신학의근간이자중추인‘기독교적사유방식’을보여준다.
신에대한탐구를통해인간자신의참된자화상에도달하다
이모든탐구과정에서저자는시종‘이중적논법’과‘양립주의’라는사유방법을채택한다.기독교와이에기초한서양문명이서로상반되는헬레니즘(그리스철학)과헤브라이즘(히브리종교)의위대한종합으로탄생했듯이,이중적논법과양립주의는“우리의이성이가진한계를훌쩍뛰어넘어생각의지평을확장하고내용을심화하여우리의정신을새로운사유의세계로안내”하기때문이다.이는곧“신앙을전제하지않는것은오만이며,이성을사용하지않는것은태만”이라는안셀무스적태도로,이러한태도를견지함으로써저자는학문과종교사이에서적절한균형을유지하려한다.또한‘사람들이더나은삶을선택하고그것을향해스스로변화하게하는것’을본분으로삼은인문학자답게,저자는이러한논의를학문적차원에서멈추지않고‘이것이우리인간의삶에무슨의미가있는가’를끈질기게묻는다.결국저자를따라신에대한담론을파헤치다보면종착점은다시인간이다.“서양문명의뿌리에서부터근현대까지통틀어톺아보는이거대한서사의여정에서결국우리는인간자신의참된자화상에도달한다”라는이어령선생의추천사처럼말이다.
이책은독일유학시절부터시작된저자의오랜공부와고민의결실이자오늘날인류가당면한문제들에해답의실마리를제시하고자하는애정어린노력인동시에,배타성과폭력성등‘반기독교적유산’을따끔하게지적하며기독교의회복을촉구하는예언자적외침이기도하다.무엇보다고상한전문용어로선포하는일방적글쓰기가아닌,질문과반론을허용하는친근하고생동하는일상용어로쓰였다는점은이책의가장큰장점이다.『신』에이어순차적으로출간될『그리스도』(가제)와『성령』(가제)에서도인문학과신학의종합이빚어내는환상의하모니는물론이고,독자들을풍성하게차려진환담(디아트리베)의자리로초청하는저자의장기를유감없이맛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