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수레바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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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의 장편소설 『수레바퀴 아래서』가 전문 번역가 강명순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에서 출간되는 [세계문학] 시리즈의 239번째 책이다. 1906년에 출간된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세의 사춘기 시절 체험이 담긴 자전적 성장 소설로, 총명하고 성실한 한 소년이 어른들의 욕심과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교육 제도에 희생되어 비극을 맞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명문 신학교에 입학하지만 결국 상처를 입고 무너져 가는 한 소년의 비극을 통해, 무자비한 수레바퀴처럼 개인의 개성과 인격을 짓누르는 기성 사회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는 작품이다.

이 책을 옮긴 전문 번역가 강명순 씨는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가독성을 살린 섬세한 번역으로, 헤세 특유의 서정적인 독일어 문장을 아름답게 살려 냈다. 번역 원본으로는 독일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출간한 헤세 전집 중 한 권인 Hermann Hesse, S?mtliche Werke 2: Peter Camenzind, Unterm Rad, Gertrud(Berlin: Suhrkamp, 2001)를 사용했다. 현재로서는 가장 권위 있는 판본 중의 하나이다.
저자

헤르만헤세

1877년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의칼프에서태어나목사인아버지와신학계집안의어머니밑에서자랐다.1890년신학교시험준비를위해괴핑엔의라틴어학교에다니며뷔르템베르크국가시험에합격했다.1892년마울브론수도원학교에입학했으나기숙사생활에적응하지못하고,시인이되기위해도망쳐나왔다.1899년낭만주의문학에심취하여첫시집《낭만적인노래》와산문집《자정이후의한시간》을...

목차

수레바퀴아래서

역자해설:보편적인청춘의자화상

헤르만헤세연보

출판사 서평

모순적인교육제도에짓눌린안타까운청춘의이야기

독일의작은시골마을에사는소년한스기벤라트는총명하고성실한학생으로,그를몰아붙이는아버지와교사들,마을어른들의기대속에서신학교시험에합격하기위해밤낮두통과싸우며공부에매달린다.마침내주(州)시험에합격하여마울브론신학교에진학한한스는,그곳에서자유분방한성격의친구헤르만하일너를만나가까워지게된다.시인의기질을지닌하일너와의우정으로한스는새로운세계에눈을뜨게되지만,그영향으로그가점점공부에서멀어지자두사람의우정은곧학교의골칫거리가된다.그러던중획일적인학교시스템을견디지못한하일너가학교기숙사에서탈주하여퇴학처분을당하는사건이벌어지고,신학교의강압적인분위기속에서겨우의지했던친구마저잃은한스는점점더학교생활에적응하지못한다.결국신경쇠약진단까지받은그는신학교를그만두고다시고향으로돌아오게된다.낙오자가되어돌아온그를향한주변의무심한냉대속에서,무너져내린한스의마음은좀처럼쉽게회복되지못하는데…….
이처럼이작품은타고난총명함으로촉망받던한소년이어른들의비뚤어진욕심과교육제도에희생되어비극을맞게되는이야기를담고있다.본래자연을좋아하고감수성이풍부한소년인한스는어린나이에학업과입시경쟁에내몰린이후부터좋아하던모든여가활동을빼앗기고공부에만몰두하며제대로된유년기를누리지못한다.그런그를몰아붙이는아버지와교사들,교장과목사를비롯한기성세대들은개인의개성과자유를억압하고성적에따라규격화된인물만을양산하는사회와교육제도의모순된단면을보여준다.
그러나비극으로치닫는듯한줄거리에도불구하고이작품은한편으론매우섬세하고서정적인아름다움이가득한소설이다.억압적인제도속에서위태로운성장통을겪으면서도자기나름으로솔직하게세상을이해하며조금씩성숙해가는소년들의모습이나,다소서툴지만진실된교감을나누는그들의우정은,위선적인권위만내세우는경직된어른들의모습과대비되어순수하고진솔한아름다움을보여준다.또수채화처럼투명한필치로묘사되는독일마을의자연풍광,아득한향수(鄕愁)속에서오감을자극하며생생하게그려지는유년시절기억들은그것이아름답기에더욱안타깝고애잔한애수를불러일으킨다.향수가자아내는짙은서정성은그것이이미상실된것에서오는그리움이기때문이다.어른들의욕심으로유년기를<도둑맞고>변해버린주변의모든것을바라보는한스의시선을따라가며독자들은그의아픔과그리움에더욱깊이공감하게된다.

헤세자신의사춘기시절체험이담긴자전적성장소설

이작품은자전적요소가강한헤세의수많은작품들중에서도,특히그의청소년기시절의체험들이곳곳에가득담겨있는성장소설이다.1877년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주의소도시칼프에서태어난헤세는그자신역시치열한경쟁률을뚫고주시험에합격하여1891년마울브론신학교에진학했다.그러나규율과인습에얽매인신학교생활을이겨내지못하고7개월만에학교에서도망쳐나왔다.작중에서몰래신학교기숙사를도망쳐나와퇴학을당하게된하일너의탈주사건은이때그의체험을반영한것이다.이후자살기도를하기도하고신경쇠약으로정신과치료를받는등방황을거듭한헤세는,우여곡절을거쳐김나지움에입학했으나적응하지못하고결국1893년학업을중단했다.그후그는시계부품공장과서점등에서수습직원으로일하면서글을쓰기시작했고,글쓰기를통해스스로를치유하며작가의꿈을키워나갔다.
『수레바퀴아래서』는이러한인생여정을거쳐전업작가의길을걷기시작한20대의헤세가쓴초기작품으로,자신의쓰라린사춘기시절을돌아보는그의아픔과향수가짙게배어있는소설이다.신학교를그만둔후고향으로돌아와어린시절뛰놀던숲을떠돌면서은밀하게자살계획을세우는한스의모습이나,마음을다잡고기계공일을배우기시작하며어떻게든현실과타협하여살아가려애쓰는모습등은,특히학업을중단한후위태롭게발버둥치던10대시절헤세의방황이고스란히담겨있다.그러나작품속의문학청년하일너처럼헤세에겐글쓰기가있었기에스스로를치유하며자신만의길을걸어갈수있었지만,주인공한스는결국인생의수레바퀴아래깔려비극적으로생을마감하고만다.청운의꿈을안고신학교에진학하지만상처를입고파멸해가는내성적인모범생한스와,반항적이고자유분방한시인기질을지닌그의친구하일너는서로대조되는인물이면서도모두헤세자신의방황했던젊은날을비추는초상이자거울들이라고할수있다.

우리시대청소년들의현실을비추는자화상

앞서강조했듯,『수레바퀴아래서』는헤세가10대시절직접피부로느끼고경험했던모순적인교육제도에대한비판과고발이담겨있는작품이다.그리고<그바탕에는19세기말엄격한규율과통제를수단으로이루어지던독일교육에대한비판의식이확고히자리하고있다.19세기말에서20세기초에걸쳐독일에서는청소년의자살이심각한사회문제로대두되었고,그해결책으로학생들의다양성을무시하는획일적인교육제도를바꿔야한다는목소리가높아졌다.>(본문244쪽,「역자해설」에서)『수레바퀴아래서』는이러한문제의식을다룬대표적인작품으로,<엄격한교육과정과규율만강조하는학교생활,편협한사고에갇혀학생들의자율성과선택권을인정하지않는교사들,제대로된의사소통없이오로지자신들의기대에부응해주기만을강요하는권위적인부모나기성세대가이제막세상의비밀을깨우치고자신의정체성을확립해나가야할청소년에게얼마나치명적인해악을초래할수있는지를잘보여준다.>(244쪽)
그러나이러한문제는비단당시의독일사회에국한된문제만이아니다.<1906년독일에서출간된이소설이21세기를살아가는현재우리나라에서여전히사랑받고있는이유는,소설속주인공인한스가겪는일이우리청소년들이직면하고있는현실과너무도닮아있기때문일것이다.>(251쪽)오로지입시를위해,입시에성공한후엔치열한경쟁을뚫고들어온동급생들과의경쟁에서앞서나가야한다는강박감속에서공부에만몰두하는한스의모습은,성적위주의교육과치열한입시경쟁속에끊임없이시달리며인생의다른기쁨들을유예해야하는우리나라청소년들의안쓰러운자화상이기도하다.이작품을통해한스의이야기와다를바없는우리의현실을다시한번돌아보고,여전히되풀이되고있는비극속에서우리가잊지말아야할것이무엇인가를다시금깊이생각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