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 -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양장)

평범한 인생 -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양장)

$12.80
Description
토마스 만이 극찬하고 밀란 쿤데라에게 영향을 준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카렐 차페크의 장편소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우리의 삶을 노래한 걸작
체코의 국민 작가 카렐 차페크의 장편소설 「평범한 인생」이 송순섭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75번째 책이다.
카렐 차페크는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차페크는 흔히 〈로봇〉이라는 신조어를 도입하고 과학 기술의 오용과 통제되지 않는 이윤 추구를 풍자한 디스토피아 희곡 「R. U. R.」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지식인이자 작가로서 차페크의 지평은 그보다 훨씬 넓다. 첫 독자적인 단편소설집 「그리스도 수난비」(1917)를 발표한 이래 마지막 작품인 희곡 「어머니」(1938)를 쓰기까지 그의 창작 기간은 20여 년에 불과했지만, 작가 외에도 언론인, 평론가, 연출가, 사진작가로서 다양한 재능을 보이며 철학적 깊이와 해박한 지식을 보여 주었다.
「평범한 인생」은 차페크의 대표작 중 하나로, 죽음 앞에서 자신의 〈평범한 인생〉을 돌아보며 새로운 〈자신들〉과 조우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사망한 한 철도 공무원이 자신의 삶에 대해 남긴 기록을 통해, 한 개인의 삶 속에 숨겨진 다양한 자아들을 조명하며 정체성의 진실을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르두발」, 「별똥별」과 함께 차페크의 〈철학 3부작〉 소설 중 하나로, 세 소설은 각자 독립적인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평범한 인생」은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이며,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서술로 삶에 대한 물음을 진솔하게 녹여낸 걸작으로 평가된다.
저자

카렐차페크

체코의극작가·소설가.체코가낳은가장위대한작가,G.K.체스터턴보다자유롭고,조지오웰보다낙천적인,체코의몽테뉴(「데일리텔레그래프」).카프카,쿤데라와함께체코문학의길을낸작가로체코SF의대부로불린다.1890년1월9일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보헤미아북동부지역에서태어났다.명문아카데미김나지움을전과목A의우수한성적으로졸업하고프라하카렐대학철학과에입학했다.대...

목차

평범한인생

역자해설:세상은내가아닌우리가있어좀더따듯하다
카렐차페크연보

출판사 서평

<추천사>
우리가살아내는평범한현실이상상처럼불변이라든가불가역적인게아니라고,천진난만하게믿고전제한다는점에서카렐차페크는특별하다.
―아서밀러

차페크는정말즐겁게,완전무결할정도로자연스럽게이야기한다.
―밀란쿤데라



<본문중에서>
나는평생동안책을읽었다.얼마나많은신기한모험이야기를읽고,비극적인인물들과별난성격들을접했던가.마치비일상적,예외적,일회적사건과우연외에다른이야깃거리는없는것처럼말이다!하지만인생이란별난모험이아닌일상적법칙의흐름이다.삶에나타나는특이하고비일상적인것은단지삶의바퀴가덜컥거리는소리일뿐이다.오히려정상적이고평범한삶을찬미해야옳지않을까?덜컥거림이나비통함이없고산산이부서지지않았다고해서부족한삶일까?그대신우리는많은일을해냈고,태어나서죽음에이르기까지모든책임을완수했다.나의삶은전체적으로보아행복했고,소심하지만목가적인삶에서발견한조그맣고규칙적인행복은부끄러울게없다.
-본문19~20쪽

인생은아이의상태에서서서히,그리고눈에띄지않게남자가되는것처럼그런식으로진행되는것이아니다.갑자기아이에게서놀랍게도완성되고성숙한인간의면모가나타난다.그러한면모는서로들어맞지도조직적이지도않으며,아이의내면에서연관성이나논리성없이상충되어거의광기처럼나타난다.다행히도우리어른들은이상태를사려깊게관조하는데익숙하며,인생을대단히심각하게여기기시작하는소년들에게그시기는지나가는것이라며위안을준다.
-본문57쪽

처음에나는평범한인생에대한변명같은글을쓰려고했던것같다.유명하고비범한사람들이회상록에다자신의비범하고특출한운명에대한변명을적는것처럼말이다.그들역시어떻게든자신들의인생이야기를꾸며내어그이야기가단일하고사실에가까운그림이되게만든다.그이야기에어떤단일한연결선이생기면더욱그럴듯해보인다.이제나는가능성이란게무엇인지를이해한다!인생은여러상이하고가능한삶들의집합이며,그중에서단지하나또는몇개만이실현되는반면,다른삶들은단편으로서나가끔발현되든지,또는전혀나타나지않는것이다.모든사람들의이야기가그럴거라고생각한다.
-본문213쪽

나는내가이해할수있는만큼의나이다.더많은사람들의삶을이해할수록나자신의삶은더욱완성되리라.나는내가될수있는모든것이되며,가능성이기만했던것은현실이된다.나를제한하는이자아가내가아니면아닐수록나는더많은존재가된다.이자아는도둑이가지고다니는손전등처럼그불빛의반경안에있던것외에는아무것도보지못했다.그러나이제는너,너,그리고너!너희는그렇게많고,우리는그렇게많아교회축일에모인사람들같다.다른사람들이있음으로써이세상은얼마나늘어나는가!세상이이렇게커다란공간이고,이렇게찬란한곳인지누가알았으랴!그것이진정하고평범한인생이며,가장평범한인생이다.내것이아닌우리의삶,우리모두의광대한생명말이다.우리가그렇게많은사람들이면우리모두는평범한사람들이다.평범하면서도그것은축복이다.
-본문239~2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