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일지 - 열린책들 세계문학 285 (양장)

전염병 일지 - 열린책들 세계문학 285 (양장)

$14.80
Description
18세기 인본주의 서사의 전범
재난 앞에서 윤리적 성찰과 사회 개혁을 역설한 고전
대니얼 디포의 대표작인 『전염병 일지』는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로빈슨 크루소』 못지않게 영향을 끼친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17세기 영국의 페스트 대유행을 일지 형식으로 그려 낸 작품으로, 압도적인 재난 앞에서 인간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보여 주는 글쓰기의 고전으로 꼽힌다.
디포는 1665년의 런던의 모습과, 최초의 감염자가 등장하고 뒤이어 무섭게 확산되다가 절망의 끝에서 페스트가 사그라드는 일련의 상황을 촘촘하고 세밀하게 묘사한다. 독자는 무려 4세기 전의 영국으로 이동해 그 모든 고통과 절망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 재난의 풍경이 때때로 몹시 낯익은 것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은 우리에게 이 글이 주는 실감은 사뭇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자

다니엘디포

영국의저명한저널리스트이자소설가인대니얼디포.1660년영국런던근교의세인트질에서양초제조업자의아들로태어났다.14세에비국교도학교에입학하여신학,역사,외국어,지리,과학,도덕철학등다양한교양을쌓았다.목사가되려는생각을접고23세에메리야스도매상을시작으로정육업,담배,목재,포도주등의운송및수출입교역업에투자했다.31세에파산해감옥에잠시투옥되었고,이...

목차

전염병일지

역자해설:인본주의서사로서의전염병일지
대니얼디포연보

출판사 서평

전지구적재난의시대에다시읽는고전
18세기인본주의서사의전범으로꼽히는걸작

대니얼디포의대표작으로,『로빈슨크루소』못지않게영향을끼친고전으로평가받는『전염병일지』가서정은씨의번역으로열린책들에서출간되었다.열린책들세계문학시리즈의285번째책이다.
세계적규모의재난이었던코로나19를겪으면서,인간의통제를벗어난재난에대한역사적기록이나그같은경험을다룬문학에대한관심도늘었다.『전염병일지』는17세기영국의페스트대유행을기록한글로써,압도적인재난앞에서인간은그것을어떻게받아들이고행동해야하는가에대한고민을보여주는글쓰기의고전으로꼽힌다.
『전염병일지』는1719년『로빈슨크루소』로폭발적인인기를누리며작가로서견고한입지를다진대니얼디포가그로부터3년후인1722년에출간한작품이다.1720년프랑스마르세유에서페스트로4만~6만명으로추정되는사망자가발생하자,1665년대규모전염병으로10만여명의사망자가발생했던영국은그재앙이다시되풀이될지도모른다는공포에사로잡힌다.이책은이러한임박한국가적재난을앞두고디포가시민들을돕기위해쓴것이다.
전염병일지는바로그1665년을배경으로페스트의출현,확산과소강까지를상세하게그려낸다.정체를정확히알수없는화자인<나>는당시<계속런던에머무른한시민>으로자신을소개하면서,이후같은재난을겪을지도모르는후대사람들이행동지침으로삼기를바라며모든상황을있는그대로기록하기로결심했다고밝힌다.그리고그말대로<나>는당시의행정명령,예방수칙,사망주보,처방전등을인용하며마치신문기자처럼사실을기록해나간다.
이처럼사실을건조하게기록해나가는글쓰기는전염병을어쩔수없는천벌이나자연재해가아닌합리적분석과구조적개혁을통해대응할수있는사회문제로이해하고자한디포의선택이다.일견르포로도읽히는이독특한작품은18세기초서구에서등장한인본주의서사라는범주를통해이해할수있다.인본주의서사는신이나자연이아닌인간을중심에두는서사로,평범한사람들의사고,질병,사망의원인과결과를분석해기술하는것이다.이같은서사들은사실만을다루는듯이보이지만원인을규명함으로써그것을개선하도록실천을촉구하는효과를지닌다.인본주의서사는무엇보다인간이원인을밝히고이에개입해예방할수있다는믿음,즉인간의인식및도덕적행위능력에대한믿음에근거하며,그믿음을시대정신으로확산하는글쓰기였다.전염병일지역시페스트를인간이이해하고,개입하고,막을수있는것으로다루면서우연적이고통제불가능한불행을인간의재난으로번역해낸다.

런던을포위한전염병은자연재해인가
인간이초래한사회문제인가

『전염병일지』에서<나>는자신의기록을<관찰>,<기록>으로부르며논평이아닌<사실만을주목>하겠다고말하지만,그가제공하는정보에는결코평가가누락되어있지않다.사망자수추이를나열하며그에결부된정책의공과를평가하고,병을물리치기위한평범한사람들의대응에대해서도평함으로써어떻게행동해야하는지를제시한다.작품은1665년의페스트에대한자료수집과관찰,그리고해석을통해1722년의동료시민들에게전염병을예방하거나그피해를줄일수있는지침을제공하려는목적에충실하게구성되어있다.
때때로이작품은전염병을신의심판이나구원으로말하기도한다.그러나이역시전염병을종교적으로받아들이는것이라기보다지도층과시민의타락을비판하고사회개혁을촉구하려는인본주의적의지에서나온것으로이해할수있다.이를테면전염병이돌자마자런던을떠난왕가를언급하며그들의행동이<무서운심판>을불러왔을지도모른다며지배층의무능과무책임을비판한다.화자의종교적인태도에조차의학적,행정적인조치뿐아니라사회의도덕적개혁이필요하다는주장이녹아있는것이다.
디포는이런끔찍한시련속에서도더고통받는자와덜고통받는자가있다는사실역시지적한다.페스트가퍼지자부자들은별장이나시골에있는지인의집으로피신한반면,가난해서피난을가지못하는사람들은도시에남아서죽음과사투를벌여야했다.상류층의자선에기대어살아갈수밖에없게된그들은벼랑끝에몰린다.감염자가나와봉쇄된주택을감시하거나페스트환자를돌보는간병인노릇을하거나넘쳐나는시신들을수습해시체수레에싣고구덩이에매장하는일을하는등살기위해죽음을각오하는상황으로내몰린다.하지만천신만고끝에살아남은가난한사람들은오히려전염병이종식된후살기가더어려워진다.재난의시기에는사람들을돕기위해돈을기부한많은사람들이그자비의손을거두어들였기때문이다.
『전염병일지』는이처럼전염병을일차적으로이해하고해결할책임이인간에게있는상황으로다루며,전염병을하나의사회문제로제기한다.그리고그책임을다하기위해서는실질적인방안들뿐만아니라윤리적성찰과사회개혁이요구된다고역설한다.재난을인본주의적으로접근하는이러한태도는재난이일상화된사회를살아가는지금의한국사회에도다시금그문제의식의의미를성찰하게한다.

허구와실제를오가는생생한글쓰기
지금의우리를돌아보게만들다

이작품은출간당시부터허구인지실제기록인지,어떤장르에속하는지를둘러싸고논쟁이있어왔다.당시에는익명이런던시민이남긴일지라는형식에다양한사료들을인용하고있어서허구보다는실제기록으로읽힐때가많았다.지금도일종의저널리즘으로봐야할지아니면역사소설로읽어야할지,이글의분류를두고의견이분분하다.그만큼허구를실제처럼생생하게재현해내는디포의특기가빛을발한작품으로,독자들을현장으로데려가듯한세기전의일을실감나게그려낸다.
디포는1665년의런던의모습과,최초의감염자가등장하고뒤이어무섭게확산되다가절망의끝에서페스트가사그라드는일련의상황을촘촘하고세밀하게묘사한다.독자는무려4세기전의영국으로이동해그모든고통과절망을목격하게되는데,그재난의풍경이때때로몹시낯익은것으로다가오기도한다.특히코로나19를겪은우리에게전염병이안기는고통과절망,두려움,그리고그과정에서드러나는사회곳곳의문제들을돌아보는이글을읽는실감은사뭇다를수밖에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