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후진국의척도,창의력
『문화예술교육은왜중요한가』는토니블레어정부부터현재데이비드캐머런정부까지약15년간영국의창의산업과창의교육을성공적으로이끈세거목의기록이다.영국문화예술교육의철학과비전,방향을담았다.공저자인폴로버츠(창의문화교육회의이사)와대런헨리(영국문화예술위원회대표)는영국의문화예술교육정책에결정적인영향을미친세편의보고서를작성했으며,대표저자인존소렐경은십여년간두행정부의교육설계를실질적으로책임졌다.오늘날창의강국영국이라는명성뒤에는,문화예술교육의정책방향에대한사회적합의,각계각층의연계와자금확보,유아부터성인까지질높은교육,지역단위의프로그램강화와같은교육정책분야에서의눈부신성과가있었다.이책면면에서창의영국의설계자로서최일선에서활약했던저자들의포부와자부심이느껴지는이유이다.
오늘날문화예술교육이왜중요할까?저자들의역사인식에따르면,산업적측면에서우리시대처럼창의력의중요성이부각된시기가없었다.현재창의산업은전세계GDP의약7퍼센트를차지하고있으며,미국과중국,싱가포르를비롯해세계각국이자국민의창의력을동력화하고자역량을쏟고있다.<이제인류를개발선진국과저개발후진국국민으로나누는것은창의력>이며,<농경과산업시대를지나바야흐로창의력의시대가도래했다>는게저자들의공통된생각이다.
하지만저자들이문화예술교육을열렬히강조하는데에는더근본적인이유가있다.문화예술교육이<그자체로삶의질을높인다>는신념이다.예술에대한애정을키움으로써한개인은일생을좌우지할가치있는습관을형성할수있고,삶에활력을얻을수있다.유네스코가얘기하는균형잡힌인간,곧<전인(全人)>으로성장해나가는데문화예술교육의가치는결코무시할수없다.그럼에도일선교육현장에서는문화예술교육의실효성에의구심을내보이는사람들이적지않다.문화예술활동을병행한학생들이읽기?쓰기능력,수리력에서향상을보였다는무수한연구사례를들이밀어도꿈쩍하지않는사람들이다.저자들은그런사람들에게강력히호소한다.<창의력학습은안이한선택지가아니다.지식콘텐츠를회피하는교육이아니다.깊은지식과이해,숙련된기술이요구되는교육이다!>
모든아이들에게최고의예술경험을!
이책을통해독자들은영국의문화예술교육정책이추구하는최종목표를확인할수있다.한마디로<모든아이들에게매시기마다최고수준의예술경험을제공하라>는것이다.
저자들이정의하는문화예술교육의범위는상당히폭넓다.고고학,건축물,건조환경(建造環境),기록보관소,공예,춤,디자인,디지털아트,연극,영화,미술관,문화유산,도서관,문학,공연,박물관,음악,시,시각미술등을망라한다.저자들은문화예술정책의우선과제로이러한교육을체계화할필요가있다고주장한다.이책에서는소렐재단의케밥꼬치식접근법(kebabstickapproach)을예로들고있다.어린이집보육에서시작되어초,중,고등교육을거쳐3차교육(대학및직업교육과정),직장생활시기까지이어지는촘촘한단계별교육프로그램이다.이프로그램은각나이에맞는적절한수준의교육,한시기에서다음시기로넘어가는과정에서의매끄러운연계를중시한다.
또한인종,장애,부모의계층등의이유로양질의교육에서배제되는아이들이없도록해야한다.이책이참고한연구를보면,교육수준이최하인부모의아동중70퍼센트는문화활동에보내는시간이일주일에3시간이하였고,42퍼센트는아예시간을할애하고있지못했다.반면대학졸업수준의부모를둔아동중80퍼센트는일주일에3시간이상을,27퍼센트는10시간이상을문화활동에보냈다.이책은영국에서<진정으로긴요한것은문화예술경험을풍요롭게누리는사람들과그런경험이존재하는지조차모르는사람들사이의격차를좁히는일>이라고말한다.훌륭한문화예술교육을받을수있는기회가이런저런사회적편견이나환경적제약때문에박탈된다면그것은곧제도의실패이기때문이다.
하지만무엇보다중요한것은아이들이최초로체험하는문화경험의질이다.소위고전이라불리는최상의예술작품들이그렇다.아이들은역사속의위대한작가의작품을배움으로써,그양식의발전양상뿐아니라새로운작품의위상또한그연장선상에서파악할수있다.그렇게최상의창작물(미술,문학,건축등)을접하고,분석?비판능력,숙련성,창의력을갖출때,비로소아이들은21세기가요구하는창의인재로성장해나갈수있다는설명이다.
창의강국으로의길
지난십여년동안,영국은정파를초월하여문화예술교육에대한확실한합의를도출했고,그것을정책적으로밀고나갔다.이제영국의문화예술정책입안자들은제2의<크리에이티브브리튼>을준비하고있다.이책은그청사진이며,정부와민간,지역단위모두에서창의적인재를키우기위해다시한번힘모으자는강력한메시지를담고있다.
우리사회역시,경제와산업부문에서창의력에대한요구가어느때보다커지고있다.영국의성공사례는문화예술정책이소수정부기관이나지역단위,몇몇개인들이개별적으로풀어갈수있는문제가아님을보여준다.국가전체가문화예술교육에대한공통의철학과비전을지닐필요가있음을증명하고있다.그런점에서21세기<크리에이티브코리아>를고민하는정책입안자들,창의세대를키우기위해애쓰는문화예술계인사들과교육자들에게이책이시사하는바는크다.<우리교육에창의력을어떻게접목시켜야하는가>하는오래된물음을다시한번숙고하는계기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