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주리디쿠스 (정의로운 인간을 찾아서양장본 Hardcover)

호모 주리디쿠스 (정의로운 인간을 찾아서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실제 또는 가설적 상황에서 마주할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를 세밀히 검토하고, 당사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선택 원리가 가능한지 모색한 철학 교양서『호모 주리디쿠스』. 이 책은 단순히 딜레마 상황에서 주는 지적 게임에만 머물지 않고 윤리적 판단을 위한 이론적 전개를 넘어 〈인간은 왜 정의로워야 하는가?〉 하는 실존적 물음으로까지 주제를 확장한다. 저자는 한국에 몰아닥친 샌델 열풍, 대학 강의실에 모인 수많은 학생들을 보며 우리 사회에 정의에 대한 지적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실감하였고, 이 책은 이와 같은 사회적 바람에 대한 작은 응답이다. 흥미로운 철학적 딜레마를 통해 정의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지적 즐거움과 윤리적 삶에 대한 고민도 함께 안겨준다.
저자

손병석

저자손병석은1965년생으로,고려대학교철학과에서학부와석사과정을마치고,아테네국립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고려대학교철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하버드대학교철학과객원교수를거쳤으며국제그리스철학회명예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주전공은서양고대철학이다.특히정의론과민주주의와관련된정치철학ㆍ실천철학분야에관심을갖고연구와강의를진행하고있다.이책역시「정의론과시민윤리」교양강좌중의일부내용을소개한것이다.현재「EBS민주주의특강」에서<최초의민주주의>를주제로강연하고있다.
대표저서로는『고대희랍ㆍ로마의분노론』(바다출판사,2013),역서로는『소크라테스의비밀』(간디서원,2006)이있다.그외「부동의원동자로서의신은목적인이자작용인이될수있는가?」,「공적주의정의론과최선의국가」등다수의논문을발표했다.

목차

들어가는말
제1부생과사의갈림길,어느것이정의로운선택인가?
윌리엄브라운호침몰과승무원홈스
동굴안의로저ㆍ모어
짐의선택

제2부효와정의,무엇이더우선하는가?
공자의효자와소크라테스의에우튀프론
공자의효와소크라테스의정의이해하기

제3부정의로운거짓말은가능한가?
거짓말과정의의문제
정의로운거짓말은가능한가?
정치인의거짓말

제4부사유하지않는자는왜정의로운인간이될수없을까?
예루살렘의아이히만과아테네의소크라테스
부정의한국가와정의로운인간

나가는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정의란인간이야만의존재로떨어지지않기위한최후의보루이다.”
〈석탑교양총서〉의문을여는첫책,『호모주리디쿠스』
도덕적선택의기로에서윤리적인간으로살아남기


고려대학교문과대학교수들이필진으로참여하는열린책들의새로운인문교양시리즈〈석탑교양총서〉의첫책.이시리즈는인문교양에대한일반대중의높아진관심과기대에부응하여대학의학문적성과를보다쉬운언어로시민과소통하고함께나누는것을목적으로고려대학교문과대학과열린책들이함께기획한것이다.손병석교수(서양고대철학전공)의『호모주리디쿠스』는이러한기획에값하는첫결과물이다.정의를추상적인사변을통해개념적으로정의하기보다는도덕적딜레마에빠진구체적인인간의모습을보여줌으로써정의란과연무엇이며,인간은어떻게정의로울수있는가를묻고있다.
이책에등장하는인물들은선택의기로에서있다.침몰하는보트에서승객을바다에던지라고명령받은승무원홈즈,인질들의석방조건으로살인을강요받는식물학자짐,그리스군의승리를위해필록테테스를속여활을빼앗도록요청받는정의로운품성의네오프톨레모스.과연어떠한선택이올바른것일까?그리고그기준은어디에서찾아야할까?
『호모주리디쿠스』는실제또는가설적상황에서마주할수있는윤리적딜레마를세밀히검토하고,당사자의입장에서어떠한선택원리가가능한지모색한철학교양서이다.마이클샌델의『정의란무엇인가』를필두로시중엔정의론과도덕철학에관한많은교양서들이나와있다.하지만표제인〈호모주리디쿠스HomoJuridicus〉(우리말로〈정의로운인간〉)에서알수있듯,이책은단순히딜레마상황에서주는지적게임에만머물지않는다.윤리적판단을위한이론적전개를넘어〈인간은왜정의로워야하는가?〉하는실존적물음으로까지주제를확장하고있다.샌델이〈정의〉를물었다면,이책은정의로운〈인간〉을묻는셈이다.

윤리적행위를위한원리찾기

철학이단순한지적놀이가아닌,실천적의미를지녀야한다는게저자의생각이다.이책이개별적인사례를통해보편적인정의의원칙을발견하고자하는것은그때문이다.서두를장식하고있는윌리엄브라운호침몰사고.1841년북대서양에서배가빙산에충돌하고,승무원홈즈는1등항해사의명령에따라남자승객12명을보트밖으로던져버렸다.사건후홈즈는유가족들에의해살인죄로기소되어법정에섰다.저자는현실의재판결과를떠나,당시홈즈의행위속에서가능했을올바른선택원리theselectionprinciple를추출해내고자한다.희생자선정과정에서합의가있었나?왜여성과승무원은배제되었나?항해사의명령을받아들이기전에다른대안은없었나?이런물음속에서홈즈의행위가위험의공동부담원칙,승객안전우선원칙,선택원리의필요성충족요건에합치되는지다각도로살피고있다.2부거짓말에대한논의역시마찬가지다.저자는어떠한경우라도거짓말을허용해서는안된다(심지어살인자앞에서도)는칸트의거짓말불허용론과다수를위한선의의거짓말은당연히허용될수있다는공리주의를논하며,각각의한계를지적한다.이를통해예외적으로허용할수있는거짓말의세가지구성요건,곧발화자의양심,타인의지지와승인,공동체적가치충족여부를이끌어내고있다.

효와정의의목적은하나,윤리적인간의배양

이책에서가장주목할부분중하나가동양의효와서양의정의를대비ㆍ분석한대목이다.죄를지은가족을보호하는게옳은가,나라의벌을받도록재판대에세우는게옳은가?이물음은동서양의옛문헌에서다른온도차를보여준다.공자의『논어』에서는양을훔친아버지를관가에고발하는게아니라숨겨주는게옳다고하고,플라톤의『에우튀프론Euthyphron』에서는외국인노동자를죽게한아버지를고발한에우튀프론의논변,곧살인자에게처벌이이루어지지않으면그오염miasma이공동체전체로퍼져재앙을맞을수있다는주장에힘이실린다.
하지만저자가주목하는지점은따로있다.효와정의는공히동서양에서〈윤리적인간만들기〉라는교육적역할을수행해하기위해강조된개념이라는주장이다.저자가보기에유교에서효윤리는단순히부모봉양이상을의미했다.가정이라는울타리속에서자식이〈윤리적인간〉이되기위한자아실현과자기수양의덕목으로이해되었다.마찬가지로고대그리스에서정의윤리는올바른인격형성을위해강조되었다.아리스토텔레스는〈인간은정의에서벗어났을때는(……)색욕과식욕을밝히는동물이되지만,정의로무장했을때는가장훌륭한동물이될수있다〉고말했다.다만〈윤리적인간〉은폴리스Polis라는정치공동체에서정의를체득함으로써가능하다고보았고,가족은마을로,마을은다시폴리스로이행되어야한다고여겨졌다.온정주의에대한우려때문이다.플라톤이『국가』에서올바른통치를위해선가족을해체해야한다고역설한이유다.그럼에도동서양공히〈윤리적인간〉을키운다는궁극적인지향에는차이가없다.그배양소가가족이냐폴리스냐하는차이만있을뿐이다.동양에서〈윤리적인간〉은가족인(家族人)이됨으로써가능했다면,서양에서그것은폴리스라는정치공동체의일원이됨으로써가능한것이다.

나쁜국가의훌륭한시민은왜유죄인가-생각하지않은죄

이책의4부에서저자는아이히만의사례를통해올바른시민윤리에대한자신의생각을드러낸다.제2차세계대전의전범아이히만은나치하에서유대인을절멸수용소로이송시킨총책임자였다.저자는한나아렌트의분석을빌려아이히만의주장을꼼꼼히따져묻는다.〈좋은정부의시민인것은행운이고,나쁜정부의시민인것은불행이다.나는운이없었다〉는아이히만의강변,어떻게봐야할까?
전체주의국가의훌륭한시민이있을수있고,민주국가의훌륭한시민이있을수있다.저자는훌륭한시민은정체(政體)의존적이지만,선한시민은그렇지않다고강조한다.선한정부(민주국가)에서훌륭한시민은곧선한시민이되지만,나쁜정부(독재국가)에서훌륭한시민은곧그정권과악을공유한다.나쁜정부하에서선한시민은정권에저항한다는것이다.나치하에서유대인을구해준안톤슈미트나라울발렌베리같은인물들이그예로등장한다.
저자는무사유의전형인아이히만을극복하기위한대안모델로아리스토텔레스의프로니모스phronimos(실천지를가진인간)개념을끌어온다.실천지는행동결정을위한구체적상황에서발휘되는지적인덕으로,프로니모스는자신의행위가가져올결과에대해비판적검토한뒤행동하는인물이다.올바른일일경우에명령을따르지만,국가의지시라고무조건복종하지는않는다.아이히만은행위의결과에대해판단을중지하고,주어진명령을어떻게하면효율적으로처리할수있을까하는도구적이성만발휘했다.저자가보기에아이히만이범한가장심각한죄는바로〈생각하지않은〉데있다.

정의의실천은그자체로즐거운일

정의로운삶은우리에게꼭필요할까?이책을통해거듭정의로운인간을요청하는저자이지만,정의로운행동이윤택한삶을누리는데유리한가에대해선회의적이다.실제현실에선부정한방법으로부와권력을잡은사람들이많고,겉으로내보이는정의로운행동이면에는자신에게좀더유리한결과를기대하는욕망이숨겨져있는것도사실이기때문이다.하지만저자는고대그리스철학자들의입을빌려왜우리가정의로운삶을추구해야하는지역설한다.한마디로정의는수단이아니라그자체로목적이란주장이다.플라톤은〈정의는그자체로좋음의가치를갖는다〉고말한다.몸이건강한사람이행복한것처럼,정의는영혼을건강하게함으로써한인간의행복을실현해준다는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역시애마가가말타는것을즐기듯,고귀함과숭고함을사랑하는사람은정의로운일을행하는것자체가행복하다고한다.정의는인간의본성에내재되어있고,그것을발현할때진정한기쁨을얻을수있다는주장이다.여기에저자는한마디덧붙인다.〈정의란인간이야만의존재로떨어지지않기위한최후의보루이다.〉

〈정의론과시민윤리〉라는대학교양강의에서출발한이책은일반인들이삶속에서직면할수있는중요한윤리적물음을담고있다.다수의생존을위해한사람을희생시키는행위는옳은가?효와국가의의무가충돌할때무엇을우선해야하는가?윤리적으로허용가능한거짓말의조건은무엇인가?생각하지않는자는왜정의로운인간이될수없는가?저자는한국에몰아닥친샌델열풍,대학강의실에모인수많은학생들을보며우리사회에정의에대한지적관심이높다는사실을실감했다.이책은이와같은사회적바람에대한작은응답이다.흥미로운철학적딜레마를통해정의에대한물음을던지는이책은독자들에게지적즐거움은물론,윤리적삶에대한고민도함께안겨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