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착각과 오만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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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의 저자
토머스 프랭크가 파헤친 현대 민주당의 [오만], [착각], [배신]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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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토마스프랭크

저자토마스프랭크(Frank,Thomas)
언론인이자역사학자.1965년미주리주캔자스시티에서태어나캔자스주미션힐스에서자랐다.시카고대학에서역사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미국의『네이션』,『하퍼스매거진』,『월스트리트저널』,프랑스의『르몽드디플로마티크』같은유명잡지와신문에기고하는지성인이다.주로문화와사상에대한역사를연구하고,미국의선거정치와선전,광고,대중문화,주류언론과경제에관심이많다.시장만능주의를비판한『하늘아래유일한시장OneMarketunderGod』,보수우파의교묘하고도변화무쌍한집권전략을폭로한『왜가난한사람들은부자를위해투표하는가What’stheMatterwithKansas?』,보수정권의무능과부패를분석한『정치를비즈니스로만든우파의탄생TheWreckingCrew』등을썼다.

역자고기탁
한국외국어대학교불어과를졸업했으며,펍헙번역그룹에서전업번역가로일한다.옮긴책으로는『마오의대기근』,『문화대혁명』,『해방의비극』,『야망의시대』,『부모와다른아이들』,『이노베이터의탄생』,『사회참여예술이란무엇인가』,『공감의진화』,『멋지게나이드는기술』,『유혹하는책읽기』등이있다.



목차

서문:민주당은잘들어봐
1장진보주의자들의변명
2장자본주의는어떻게옛영예를되찾았는가?
3장바보야,중요한건경제야
4장변화의주역들
5장민주당원이필요하다
6장힙스터와은행가는친구다
7장헛되이날린기회
8장뛰어난자들의결함
9장민주당지지주(州)의모델
10장혁신계급
11장진보의도금시대
맺음말:부자동네에서벗어나라


감사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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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왜가난한사람들은부자를위해투표하는가』의저자
토머스프랭크가파헤친현대민주당의<오만>,<착각>,<배신>
미국민주당의실패에서무엇을배울것인가

<기대가크면실망도큰법이다.그렇게실망은환멸이되었고분노가되었으며이책이되었다.>2016년미국대선에서민주당의패배를예견하면서명성을떨친토머스프랭크의『민주당의착각과오만Listen,Liberal』(2016)이출간됐다.전작『왜가난한사람들은부자를위해투표하는가』등을통해정치베스트셀러작가로이름을알린저자는위트넘치는비유와따끔한시선으로미국민주당의가까운40년역사를살핀다.프랭크는이책을통해오늘날민주당이맞은위기가단순히일시적인것이아니라핵심지지계층을둘러싼전략적오판임을증명한다.프랭크는민주당을향해한때자신들의핵심정체성이었던평등주의가치를스스로포기한당,그러면서선거철마다<공화당이아니라는이유만으로전국의유권자들을깃발아래로결집시킬수있다>고착각하는오만에빠진당이라고강하게비판한다.
이책은비록미국민주당의실패의역사를다루지만,그경고는미국정치에국한되지않는다.한정당이자신의핵심가치를버리고지지층을배반하면어떤일이벌어지는지,집권정당이<경제적불평등>을방치하면어떤결과로돌아오는지준엄한진실을알려준다.<민중의당>이라는이름과철학으로한세기넘게표를얻어온정당이어떻게흔들리고있는지,그역사와인물들을우리가읽어야하는이유이다.


민주당의배신

민주당이<민중의당>이라는계급적정체성을확고히다졌던때는1930년대뉴딜시기다.당시미국은대공황으로실업자가넘쳐나고국내적으로계급갈등이극에달하던때였다.민주당대선후보로나서승리한프랭크루스벨트는국가주도의대규모경기부양책을시행했다.동시에블루칼라노동자와서민들을위한복지정책과노동친화적정책을대대적으로도입하여대중들로부터큰호응을얻었다.민주당이루스벨트집권이후20년간행정부와의회를완벽히장악할수있었던이유였다.
그러나한세대가흐르면서상황이바뀌기시작했다.1970년즈음의미국은더이상뉴딜정책이필요한궁핍한나라가아니었다.1968년민주당대선후보로나선휴버트험프리가리처드닉슨에게패배하면서민주당내부에서인식변화가나타났다.뉴딜시대와작별하고미래를준비할때라는목소리가힘을얻었다.그리고1972년대선을준비하면서맥거번위원회의주도로일단의개혁을진행했다.그과정에서1968년대선에서압도적인지지를모아주었던(민주당의참패를막아주었던)노동계급을하루아침에차버렸다.민주당이보기에노동계급이란여전히평등과연대라는철지난구호나외치는뉴딜시대의산물이었다.노동계급은선거철필요할때는친한척을해야겠지만,그외에는별로만나고싶지않은천덕꾸러기같은존재였다.대신그들은백인중상층출신의<전문직종사자들>로그자리를메워나갔다.그들이야말로능력주의시대가요구하는변화의목소리이고,<최고의인재들>이었기때문이다.
문제는그다음이다.민주당이전통적인지지기반과거리를두고<최고의학벌>을갖춘엘리트친구들과어울리는사이<블루칼라들은한때그들의요구에절대적인지지를보여주었던당에다시비집고들어가고자애써야하는>비참한처지가되었다.이런흐름이한세대넘게지속되면서월스트리트,실리콘벨리와같은특정도시를기반으로한소수의전문직종사자들은더욱번창한반면,블루칼라노동자와국가전체로는불평등의결과를온몸으로치를수밖에없었다.더이상<민중의당>에민중은없었다.민주당지도층의입에서는<무엇을배우느냐에따라얻는것이달라진다>,<당신은당신의능력에걸맞은보수를받고있으며,당신에게걸맞은보수란당신이학교생활을어떻게했는지에따라결정된다〉따위의신자유주의식의계몽의목소리만넘쳐났다.


할수없었던게아니라하지않은것

이책은클린턴과오바마집권기의민주당을집중적으로분석한다.프랭크는이시기민주당이우리시대의최대과제로떠오른<경제적불평등>문제를뒷전으로미뤄뒀다고지적한다.또한전통적인진보주의의목표,곧기회를늘리고,사회정의를위해싸우고,노동자들에게공정한대우를보장하기위해사실상아무일도하지않았다고비판한다.기회가부족해서가아니었다.민주당은어쨌거나24년중16년을백악관의주인으로지냈기때문이다.
물론클린턴정부는이해할만하다.100퍼센트에가까운고용률에주가역시고공행진하면서노동자의생활도나름윤택했기때문이다(거품경제가꺼지기전까지의이야기다).시장의번영은정치판에서최고의패였다.그러나오바마집권기는상황이아주달랐다.2008년최악의금융위기로최상위계층에대한대중적분노로들끓던시기였다.차라리70년전대공황시기의프랭클린루스벨트행정부의상황과흡사했다.그러나최고의권력을쥔오바마였지만,그역시8년간경제적불평등문제에뚜렷한성과를내지못했다.
오바마정부는<파산시키기에는너무거대해졌다>는이유로은행들에막대한구제금융을제공했고,담보빚을진수백만명의주택소유자를보호하기(크램다운cramdown)보다수수방관하며채권자인은행들의손을들어줬다.노동자들의단결권에유리한<노동자유선택법>은방치하거나,노동자들의고용안정을위협하는<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은밀어붙였다.프랭크는<노동자와사용자에대한극명한차별대우가오바마시대의원칙이되었다>고비꼰다.저자의말마따나<경제적불평등>을개혁할수있는완벽한기회가주어졌음에도,<실패하고싶어도실패할수없는>조건이갖춰졌음에도오바마행정부는역사상최고의패를스스로던져버렸다.
물론오바마에게도할말은있었다.<때때로정부는점진적인발전을추구해야한다.원양정기선으로치자면북쪽이나남쪽으로2도정도방향을틀려고노력해야한다.그렇게만하더라도지금부터10년뒤의우리는현재위치와매우다른곳의경이를경험하게될것이다.하지만지금이순간에도누군가는50도로변침해야한다고생각할것이다.2도변침은소용없다고생각할것이다.(……)하지만50도변침은불가능한일이다.>그러나프랭크가보기에원양정기선은핑계일뿐이다.대통령의힘만으로타륜을힘차게돌릴무수한방법들이있었다.프랭크는오바마정부가일반시민의편에서는데주저했던이유가,그것이불가능했기때문이아니라민주당을둘러싼상위계층의이익과충돌했기때문이라고지적한다.한때환생한루스벨트처럼여겨졌던오바마는<둘중하나를선택해야했고,결정했다.>물론루스벨트의길은아니었다.


민주당은혁신을좋아해

민주당이실리콘밸리의혁신가들을좋아한다는것은잘알려진사실이다.그들은<깨끗하고고결한산업(지식산업)을주도했고,학식있고창조적인계급을대표했다.>물론비슷한최고의학벌에문화적동질감도강하고,능력주의를당연시한다는점에서도민주당과통했다.유수한명문대학과실리콘벨리가위치한혁신의땅메사추세츠가개표방송에서유독민주당의파란색을띠는이유다.
하지만프랭크가보기에실리콘벨리의기술혁신은전통적인노동계급과충돌하는진원지가되고있다.혁신기업들이하는사업은말이혁신이지<독점을강화하는우회로>에불과했다.이를테면우버(승객과운전기사를연결하는기술플랫폼)라는회사가지닌가치의대부분은그들이고안해낸택시잡기의효율성보다안전이나보험에관련된지방정부의택시규정을우회할수있도록만든능력에있다.에어비앤비(개인의거주공간을타인에게임대해주는숙방공유플랫폼)역시소비자와제공자모두에게전통적인호텔이라면반드시준수해야하는다양한안전과입지규정을우회할수있도록만들어준다.그결과전통적인택시기사나소규모숙박업종사자들의생계는물론이고,그것을이용하는소비자의안전역시위협받는다.프랭크는기술혁신이라는이름으로행해지는<공유경제>가사실상오래전부터노동자와소비자의권리를보호하기위해공들여마련한사회적규칙들을손쉽게부수고있다고비판한다.연대를통해권리를획득했던전통적인노동자들은사라지고<일거리를얻으려고동네철물점밖에서서성거리는일용직노동자>만남기고있다.민주당이국가의<미래>라는이유로매번실리콘밸리혁신가들의손을들어주면서,중산층의삶을보호하는전통적인사회적합의들은발로차버리는형국이다.


민주당의오만

빌클린턴집권시기주식가격이치솟을때만해도,버락오바마가〈담대한희망〉을부르짖으며백악관에입성할때만해도미국정치사에서민주당의전성기는계속될것같았다.2008년부터언론에등장한<우세의고착화>라는말이민주당에겐일종의보루였다.인구통계학적으로봐도〈젊은세대,소수자,중상위계층백인전문직종사자〉가지지하는민주당이대선에서<끔찍한>공화당에질리없다고여겨졌다.『민중당의착각과오만』이출간당시보다대선이후더주목받은것은그때문이었다.이책에서보여줬던민주당의약점들은실제로현실이되었다.민주당이<달리갈곳없는사람들>로부르던노동계급은아무리갈곳이없더라도민주당한테만은가지않았다.
미국민주당의이야기는비슷한양당제구조의한국정당들에게도특별한의미를지닌다.양당제하에서포퓰리즘을표방한진보정당은언제든기로에서게된다.어떤국가적사업을진행하더라도계급적이익의충돌은피할수없다.부자들을비난하면서표를구한정당이거꾸로부자들에게보탬이되는정책을펴면대중들은속았다는생각밖에들수없다.특히나자신들의삶이경제적불평등때문이라고분노하는상황이라면더그렇다.19세기초민주당상원의원토머스하트벤턴은민주당과공화당을가르는정수를한마디로요약했다.<미국을지배하는것이대중인가?아니면돈인가?>결국어느편에서서사안을보느냐가문제다.최후의순간에누구의손을드느냐가문제다.이것은프랭크가말하는정당의존재이유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