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들지 않는 기자들 (언론인 임철순의 유쾌한 어문 에세이)

손들지 않는 기자들 (언론인 임철순의 유쾌한 어문 에세이)

$15.00
Description
웃기자고 쓴 건 <절대> 아닌
우리말, 우리 언론, 우리 사는 이야기
『손들지 않는 기자들』은 일상을 비트는 뜨끔한 유머, 솔직하다 못해 직설적인 글쓰기로 정평이 난 언론인 임철순의 세 번째 에세이집이다. 우리말, 우리 언론, 소시민적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크고 작은 단상들을 맛깔나게 담았다. 임철순은 평기자로 시작해 편집국장과 주필까지 두루 거친 40여 년 내공의 신문기자다. 그러나 전작 『노래도 늙는구나』, 『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처럼 이번 에세이집 역시 세상을 주물럭거리는 여느 <논세가(論世家)>의 뽐냄을 찾아볼 수 없다. 초등학생 연애부터 지하철 독서인, 버스 기사와 택시 기사, 부고 기사에 난 어머니들 이름까지 일상생활에 바탕을 둔 체험들이 글감이 되고, 글맛을 더한다. (1974년 견습 기자 시절을 함께했던) 김훈 작가의 표현대로 <지지고 볶는 일상의 작은 기미들을 소중히 여기는> 글편들이다.

임철순은 말과 글을 다루는 언론인으로서 그간 우리말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여 주었다. 이번 에세이집은 <어문 에세이>라는 책의 부제가 보여 주듯, 우리말을 둘러싼 이야기가 중심이다. 뇌졸중을 뇌졸증으로 내걸고도 맞다고 우기는 약사. <이리 오실게요>, <저리 가실게요> 같은 일상 속 잘못된 접객어. 심지어 국가의 중요 문서인 <남북 합의문>과 <대통령 당선증>에까지 등장하는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들. ㅋㅋ와 ㅠㅠ가 범람하는 자판 시대의 씁쓸한 초상(회사 직원의 경위서에 외국인 노동자가 으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ㅋㅋㅋ을 써넣어 제출한 사연)과 한자 교육을 등한시하면서 거꾸로 우리말 이해력이 낮아지는 아이러니도 유쾌하게 담겼다. 우리말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출판사들의 엉터리 교정·교열 지적도 신랄하다. 제6판이나 찍은 스테디셀러에 오자가 수두룩하고, 기대를 품고 구입한 한문 고서 번역판이 기가 찰 만큼 오류투성이라는 사실에 분개한다. 지자체의 관광지 안내판에도 종종 저자는 <기분을 잡친다>. 오랜만에 기운을 받으러 올랐던 산에서 마주한 안내판은 교열도 안 거친 듯 오역·오자투성이다. 통신사와 내비게이션의 안내 멘트는 또 어떤가? <교통 변화를 탐색 중입니다. 기존 경로로 계속 안내합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지금 가는 길로 계속 가세요> 딱 한마디만 하면 얼마나 알아먹기 쉬운가?
저자

임철순

서울보성고,고려대독문과,한양대언론정보대학원을졸업했다.1974년한국일보에입사해편집국장과주필을거쳐2012년퇴사한뒤,이투데이이사겸주필을역임했다.한국기자상,위암장지연상,삼성언론상,장한고대언론인상,보성언론인상등을수상했다.현재자유칼럼그룹공동대표,한국언론문화포럼회장,시니어희망공동체이사장을맡고있다.
저서로는『노래도늙는구나』,『효자손으로도때리지말라』,『내가지키는글쓰기원칙』(공저),『1개월인턴기자와40년저널리스트가만나다』(전자책)가있다.대한민국서예대전행초서,전서부문에각2회입선했다.호는담연(淡硯).

목차

추천의말(소설가김훈)
책을내면서

1시상금좀올리세요
되도록이면오래살아서
아름다움을어떻게간직할까
내가배운첫문장
어김없는지하철독서인
그아이들은어디에
시련과구원사이
시(詩)상금좀올리세요
낮술을마시면서
다모토리로쭈욱한잔!
「봄날은간다」제5절
<세계한국어의날>을
독일어의성전환

2슬갑도적과여성속곳
광복분단70년명멸한유행어은어
언어의소통과경계허물기
어이,아베신조상,꿇어!
달려라,무릎을긁으면서
무릎을꿇는낙타처럼
무릎을모으라,그리고……
<운디드니>를돌아보라
슬갑도적과여성속곳
이걸어째,초딩연애<상>
이걸어째,초딩연애<하>
ㅋㅋ이잦으면ㅠㅠ가된다
치맥의즐거움이여,슬픔이여!
잎마다꽃되니
아재개그여,쫄지마시라

3피로는회복하지마세요
참이상한접객어
피로는회복하는게아니올시다
<일해라절해라하지마!>
영화제목좀알기쉽게
<디바이스가곧꺼집니다>
그만좀전하고,바로말해!
페이스북아,나이런생각한다
우스워라,서울시의<소녀행정>
니구두내구두,하우두유두?
아아니,소주를팔지말라구?
<한마리의소시민>이되어
어머니들의서러운이름

4남의책시비거는사람
피눈물흘리면서책을버리다
낭독은힘이세다
<깃동>과<문주반생기>
남의책시비거는사람
출판물에<교열실명제>를
편집자들에게
선능역인가설릉역인가
남북합의문에이의있음
혼찌검,손찌검,말찌검
살풍경공화국
은행을밟으면서

5남의글에손대지마시오
골퍼들이여,재치를키우시오
대통령이우스갯거리가돼야
시오노와소노,일그러진일본의지성
<좋은글>을퍼뜨리기전에
남의글에손대지마세요
공짜글은없다
동거동락이라고쓰는아이들
패러디의기쁨을아는몸
알수없는국립국어원
<당신들의우리말샘>은곤란
<말다듬기>에서유의할것
당신의()가좋아요,그냥
지자체에공공어문심의위원회를

6아빠,한심한우리아빠
좀<지저분한>부부이야기
남자는다애아니면개?
정말로또같은남자들
아빠,한심한우리아빠
가기전에,떠나기전에
성인유치원다니고싶어?
그놈의메르스마스크때문에
졸릴때는욕이특효여
<철>자는아무죄가없다
나도<어시>가있었으면
아베군,이제그만좀하시게
고독녀가진실남에게
<마밀라피나타파이>정치인들

7손들지않는기자들
언론의품격은글에서나온다
손들지않는기자들
사람기사를잘쓰는신문
낙종과실수의<반성문적기록>
형과선배,그리고당신
버릴것,남길것,넘길것
육필의시대는이미갔지만
정작대필이필요한것은
가짜기사,똥이나먹어라!
<집필이아니라주필입니다>
백가지생각천가지행동의언론인장기영
사회부기자의전범김창열

출판사 서평

남의글에손대지마시오

임철순의우리말에대한<지적질>은인터넷시대의ctrl+c,ctrl+v문화가만들고있는신종병폐로향한다.첫째,<글도둑질>.다른사람의글을자기가쓴글인양올리는사람들얘기다.직접경험한바,저자가칼럼을써서온라인상에서다중의독자에게배달했더니마치자기가쓴글처럼출처표기도없이블로그에꾸며놓았단다.어떤온라인매체는대담하게본인을매체에소속된사람인양<임철순칼럼기자>라고명패까지붙여놓고글도둑질을했다.<세상에공짜글은없고(……)한번저지른글도둑질도전과가잘지워지지않으니>,저자는제발글도둑질을삼가라고경고한다.
두번째는<왜곡전파>.유명인사의글을퍼나르는것이일종의유행처럼번지다보니원작자와출전이왜곡되는일이허다하다.김수환추기경의「우산」이라고지인이보내온시는알고보니양광모시인의작품의축약본이었다.<내인생에가을이오면>으로시작하는작품역시윤동주가아닌,김준엽의작품이었다.심지어우리에게익숙한타고르의시.<일찍이아시아의황금시기에빛나던등불의하나인코리아,그등불다시한번켜지는날에너는동방의밝은빛이되리라>이게전문이다.헌데언제부터뒷대목에<마음에두려움이없고머리는높이쳐들린곳(중략)나의마음의조국코리아여깨어나소서>가덧붙여졌다(232면).저자는<남의글을인용할때근거를제시하는교육을받지못한채퍼나르기만하다보니왜곡공해가쌓여가고있다>고비판한다.
손들지않는기자들-<낡은>언론인의충고

이책은우리말뿐만아니라우리언론을향한따끔한비판도적지않다.임철순은스스로를<낡은언론인>으로낮추지만,언론계선배로서우리언론을향한조언과,경륜에서나오는지혜의말들은되새길만하다.먼저,질문을던질줄아는기자가되라는충고.임철순은우리언론사의가장창피한순간으로2010년열린G20정상회의폐막식을꼽는다.당시오바마대통령이한국기자에게질문권을주었지만,아무도질문하지않았다(그질문권은중국기자한테로넘어갔다).<나를포함한요즘기자들은질문을잘할줄모른다.기자들은어느새받아쓰기글꾼으로전락해버린느낌이다.(……)틀을깨는공격적이고비판적인질문을하는기자를본적이없다.>저자는<기자에게본질적으로무례한질문이란없다>고강조한다.<질문은공격적이고비판적이어야한다.사실을이끌어내기위해서다.다만보도는냉정하고중립적이어야한다.>이번에세이집의제목<손들지않는기자들>은바로우리언론의모습을압축한말이다.
저자는우리언론의신뢰위기를절감하며,언론이믿음을회복하기위해서라도기자들이좀더분발해주길독려한다.그는오래전(육필시대)편집국에<기자의자세를일깨우고자신을돌아보게하는자료로「영구보존하세」라는스크랩북이있었다>고추억한다.<말도안되는잘못이나오류,우스운기사를적발해놓은스크랩북>으로,수습기자들의교육에유용했단다.

<여기는적도.사방어디를둘러봐도빨간줄은없다>로시작되는해사순항부대동행취재기로부터<갈매기울음소리까악까악>등재미있는게참많았다.만날화재등사건사고만따라다니던기자가취재한대학총학장회의기사는<이날회의는3시간만에꺼졌다>로끝난다.최고히트작은이거다.<벙어리김모씨가신병과생활고를비관해스스로목숨을끊었다.김씨는평소죽고싶다고입버릇처럼말해왔다.>기사를받은시경캡은그기자를세워놓고<벙어리가말을했어?야인마,그러면그게기사지,자살한게기사냐?>하고놀려먹었다.-352면,「가짜기사,똥이나먹어라!」

<보도인지해설인지모를기사와,아니면말고식의폭로,진영의논리와주장에봉사하는논평>이쏟아지는어지러운언론판이지만,그럴수록저자는언론의본질을놓치지말것을주문한다.<민주공화국의권력이국민으로부터나오는것처럼언론의힘이나권력은글로부터나옵니다.이평범하지만분명한사실을고맙게새로확인하면서기자의존재이유와본분을마음에다시새깁니다.>

우리시대의문장가김훈은임철순의글에대해<어려운말을어렵게하기는쉽고,쉬운말을어렵게하기는더욱쉬운데,어려운말을쉽게하기는어렵다.어려운말을쉽게한말은어려움의티가나지않는다>고평한다.만만한언어로쓰였지만,단어하나,문장하나도허투루읽히지않는임철순표에세이가이번『손들지않는기자들』출간을계기로더많은독자들에게사랑을받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