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쟁 (펠렐리우 · 오키나와 전투 참전기 1944-1945)

태평양 전쟁 (펠렐리우 · 오키나와 전투 참전기 1944-1945)

$25.00
Description
태평양 전쟁, 지옥의 2년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 펠렐리우섬과 오키나와섬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를 기록한 『태평양 전쟁With the Old Breed』(1981)이 번역 출간된다. 〈역대 최고의 전쟁물〉, 〈태평양 전쟁의 지상전을 다룬 최고의 걸작〉이라는 명성과 함께 30년 넘게 전 세계 독자들이 애독한 참전기다. 산호 바위, 진흙 참호, 습지대에서 펼쳐진 지상전부터 전함·함재기와 해병·육군이 총동원된 상륙 작전까지 태평양 전선에서 벌어진 군사 작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 해병대원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상과 죽음의 문턱에서 문명과 야만의 경계를 오가는 군인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2010년 『태평양 전쟁』을 원작으로 HBO 미니 시리즈 「퍼시픽The Pacific」이 제작되어 큰 화제를 모았고, 출간 29년 만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익히 알려져 있듯, 태평양 전쟁은 1941년 12월 8일 일본의 진주만 공격부터 1945년 8월 일본의 패망까지 동남아시아·태평양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벌어진 일본군과 연합군 간의 전쟁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막바지로 갈수록 전투는 더욱 치열했고, 이 책은 미군 사단 규모의 병력이 궤멸할 만큼 치열했던 두 전투, 펠렐리우 전투(1944)와 오키나와 전투(1945)를 다루고 있다.

저자 유진 B. 슬레지는 태평양 전장에서 박격포병(제1해병사단 5연대 3대대 K중대)으로 참전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은 소수의 해병대원 중 한 명이다. 입대 전까지만 해도 〈전투 현장에 투입되기도 전에 전쟁이 끝나버릴까 봐 조바심을 내던〉 패기만만한 청년이었지만, 펠렐리우 상륙 작전 첫날 〈빗발치는 총탄〉과 〈포성의 쇳소리〉와 함께 전쟁에 대한 환상은 무참히 깨진다. 슬레지는 당시 전투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내용을 성경책 여백에 상세하게 기록하기 시작했고, 36년 전 기록했던 메모를 토대로 『태평양 전쟁』을 집필했다. 해병대 입소부터 일본 본토에 원자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2년 8개월여의 기록이 담긴 참전기다. 〈죽음의 냄새는 내 코 안에 늘 가득 차 있었다〉, 〈어쩌면 죽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전쟁은 그 자체로 미친 짓이다〉 등 회고록에 등장하는 독백과도 문장들은 건조한 역사 서술로는 도저히 담아 낼 수 없는 〈진짜 전쟁〉 이야기를 보여 준다. 저명한 전쟁사가 빅터 데이비스 핸슨은 이 회고록에 대해 〈사실 관계와 관련해서 지적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내용의 진실성과 사실성을 보증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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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진B.슬레지

저자:유진B.슬레지EugeneB.Sledge
태평양전쟁참전병사이자회고록작가.생물학자.1923년앨라배마주모빌에서태어났다.1942년미해병대에입대해,기초군사훈련을받은뒤태평양전장에박격포병으로참전했다.제2차세계대전에서가장맹렬했던두전투,펠렐리우전투(1944)와오키나와전투(1945)에서살아남은소수의해병대원중한명이다.제대뒤에는생물학박사학위를받아몬테발로대학교에서생물학과교수로재직하다은퇴했다.2001년에사망했다.1981년에출간된『태평양전쟁WiththeOldBreed』은슬레지가전투현장에서수첩크기의성경책에몰래기록했던메모를토대로쓴작품이다.한해병대원이전쟁에서보고겪은충격과참상이고스란히전달된다.저명한전쟁사가빅터데이비스핸슨은『월스트리트저널』에서『태평양전쟁』을〈20세기전쟁서사를다룬최고의책〉중하나로꼽았다.

역자:이경식
서울대경영학과,경희대대학원국문학과를졸업했다.옮긴책으로는『플랫폼기업전략』,『부의감각』,『프레즌스』,『구글의아침은자유가시작된다』,『신호와소음』,『승자의뇌』,『안데르센자서전』,『카사노바자서전』,『투자전쟁』등90여권이있다.저서로는에세이집『1960년생이경식』,『청춘아세상을욕해라』,『대한민국깡통경제학』,『미쳐서살고정신들어죽다』,『나는아버지다』,소설『상인의전쟁』,평전『이건희스토리』등이있고,영화「개같은날의오후」,「나에게오라」,TV드라마「선감도」,연극「동팔이의꿈」,「춤추는시간여행」,오페라「가락국기」,음악극「6월의노래,다시광장에서」등의대본을썼다.

목차

추천의말
해제
이책을쓰면서
감사의말

제1부펠렐리우전투:주목받지못한전장

1부머리말존A.크라운중령
1장해병대원의탄생
2장전투준비
3장가자,펠렐리우섬으로
4장지옥으로진격하다
5장또한번의상륙작전
6장용감한병사들스러져가다

제2부오키나와전투:최후의승리

2부머리말토머스J.스탠리대위
7장휴식과충전
8장진격의서막
9장4월한달동안의집행유예
10장바닥이없는구렁텅이속으로
11장불안과공포
12장진흙과구더기
13장돌파구
14장슈리고지를넘어서
15장고통은끝나고

화보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펠렐리우전투:주목받지못한전장

슬레지가첫번째로투입된전장은팔라우제도의산호섬펠렐리우였다.남북으로9킬로미터,동서로3킬로미터크기로<지도의어디에서찾아야할지모를>만큼작은섬이었다.맥아더장군이굳이이섬에주목한것은필리핀으로진격하는연합군의우익선을보호하기위해서였다(훗날역사학자들사이에서는그것이불필요한군사작전이었다는논쟁이있었고,이전장에서수많은동료를잃은슬레지의마음은심란했다).지휘관들은사나흘이면끝날전투라고호언했지만,일본군이섬지하에굴과터널을파서방어진지를구축하면서(종심층방어전술)전투는장기전으로흘러갔다.일본군의방어망은해안선에서섬중심부의지휘본부까지촘촘해설계되어,섬전체를하나의전선으로만들어놓았다.일본군은<(미군을)섬에서몰아낼수있다는희망도,추가병력이자기들을지원하러올것이라는희망도없었기>때문에이전략이그들이취할수있던유일한방법이었다.
미군은산호능선을오가며방어진지를하나하나격파해야했고,1944년9월중순부터11월말까지10주간벌어진전투는군인들에게는그야말로악몽이었다.작은산호섬이<절대적인파괴와황량함의극치>속에<외계의행성>처럼변해갔다.<이빨이뽑힌채로마치웃고있는듯한표정의사체들은기괴한자세와상태로여기저기도처에널려있었고>,작전지역에방치된적의사체는<일종의랜드마크기능>을했다.시체와오물도넘쳐났고,그로인해청파리가들끓었다(막개발된살충제DDT가처음사용된전장이펠렐리우였다).심지어고장난장비가쌓이면서섬곳곳이쓰레기장이되었다.<기괴한윤곽의산호능선과돌무더기로채워져있는계곡등은우리가알고있던일반적인전장이아니었다.특히조명탄아래에서바라볼때나흐린날에는아무리봐도지구의전투현장이아닌것같았다.>
결국일본군이전멸한뒤에전투는끝났지만(일본군1만1,000여명이죽고,미군8,769명이죽거나다쳤다),<전쟁의가혹한진실을맛본>슬레지의가슴을채운것은기쁨보다는냉담함이었다.<내안에있던어떤것이펠렐리우섬에서죽고없어졌다.어쩌면그렇게죽고없어진것은,인간은기본적으로선하다는것을신념으로받아들이는유치한순진함일지도모른다.>


오키나와전투:최후의결전

슬레지의두번째전장은태평양전쟁최후의전장인오키나와였다.일본영토였던오키나와에는10만명이넘는일본군정예부대가배치되어있었다.1945년4월1일,미군은전함과함재기,전차가총동원된상륙작전을전개했고,슬레지와해병대원들은수륙양용선에올랐다.그러나막상도착한해변에일본군은전혀보이지않았고,슬레지와고참병들은혼란에빠졌다.그무렵일본군의주력은이미오키나와남부에겹겹의방어진지를구축하고최후의결전을준비하고있었다.
초반전투에서미군은기세좋게오키나와북부와중부를손에넣었지만,남부의전황은악화일로였다.제7보병사단과제96보병사단,예비대인제27보병사단까지모두슈리전선에서막혀막대한손실을입었다.결국1945년5월1일,제1해병사단이제27보병사단과교대해슈리전선으로투입됐다.슈리공격은일본군의단단한방어술도문제였지만,5월이후엄청난폭우가쏟아져서군인들의전투수행에막대한지장을주었다.참호안으로빗물이끊임없이들이쳤고,진흙때문에차량이동이쉽지않아보급도어려웠다.<시체주변1~2미터에는구더기들이기어다니다가비가오면빗물에쓸려가곤했다.>
또한전쟁이길어지면서많은군인들이전쟁피로증combatfatigue에시달렸다.증상은다양했다.무방비로상황파악을전혀못하는병사도있었고,<계속울기만하는>병사,<큰소리로절규하는>병사도있었다(오키나와에서미군사상자는실종자를포함한사망자가7,631명이었고부상자는3만1,807명이었다.이가운데서전쟁피로증으로인한정신질환자는2만6,221명이었다.)슬레지역시악몽에시달렸다.<나는죽은해병대원들이벌떡일어나소리도없이그구역주변을돌아다니는상상을했다.늘똑같은꿈이었다.죽은사람들이널브러져있던포탄구덩이나진흙탕에서슬금슬금일어나서는구부정한허리로다리를질질끌면서여기저기아무런목적도없이어슬렁거렸다.>
6월11일부터18일까지쿠니요시-요자-야에세고지에서펼쳐졌던연이은공방전은슈리전선못지않게아군에대규모인명피해를안겼다.이전투를끝으로오키나와섬에서일본군이벌이던조직적인저항은완전히끝났다.일본군사상자수는확인된시신만10만7,539구였다.오키나와작전에투입된K중대원총485명중살아남은인원은슬레지를포함한50명이었다.
8월8일,최초의원자폭탄이일본에투하되었고,일주일뒤일본이무조건항복하면서전쟁은끝났다.슬레지는그순간을이렇게기록한다.<침묵속에서우리는죽은전우들을떠올렸다.정말많은전우들이죽고또정말많은전우들이불구가되었다.(…)지옥의구렁텅이에서살아남은많은대원들은멍한눈을한채아무말도하지않고그냥가만히앉아있었다.그들은그렇게,전쟁이없는세상이란도대체어떤것일지가늠하려고애를썼다.>


고통은끝나지않고…

슬레지는이책에서전쟁을<야만적이고수치스럽고끔찍한낭비>라고쓰고있다.그는<조국을위해서흘린피>,<생명의피를바쳐희생했다>,<영웅적>등의정치인과신문기사의수사가얼마나공허한지잘알고있고,<전우가흘린피의덕을보는것은그저파리들뿐>이라는것도안다.그러나슬레지가회고록에서내비치는참전병에대한생각은좀복잡하다.조국을위해목숨을걸고헌신했던이들이,이제는평생전쟁의후유증으로고통받아야한다는사실때문이다.
<야수적이고원시적인증오에서비롯된살육이야자나무와섬들만큼이나독특한모습으로벌어졌던>태평양전선에서,해병대원들은<자기들이일본군병사들을마지막한명까지모두죽여야한다는것을당연한사실로받아들였다>.슬레지가당시전장에서미해병대가보인야만성과광기에대해변명하는것은아니지만,그는일본군을향한해병대의증오는일상적이었고지극히자연스러웠다고고백한다.일본군에의해아군이당했다는소식이들릴때마다그들의분노는타올랐고,그렇게전쟁은그들을야수로만들었다.슬레지역시마찬가지였다.결국그런행위들은그들의정신에지울수없는상처를남겼고,<그들은그끔찍한흔적을안고서평생을살아야했다>.슬레지가오키나와하프문고지에서<얼굴이반쯤날아가고없는>해병대원의입을빌려들려주는비웃음과저주는살아남은군인들의운명을예고하는것이었다.<나는인간이가지고있는어리석음의결과물이다.나는대량학살의열매이다.(…)지금내모습을봐라.죽은우리는모든게다끝났다.하지만너는필사적으로노력해야하고,평생그모든기억을짊어지고살아야할것이다.>
전쟁뒤고향으로돌아간군인들은대체로환대를받았지만,주변사람들이진정으로자신들을이해한다고느끼지는못했다.거꾸로자신들이<미국이완벽하지않다는이유로,커피가충분히뜨겁지않다는이유로,혹은기차나버스를기다리려면줄지어늘어서야한다는이유로불평을늘어놓는사람들을>억지로라도이해해야했다.전쟁의고통은고스란히참전병개인의몫으로돌아갔다.
슬레지와동료들은<만일우리조국이살아갈가치가있는좋은나라라면,이런조국을위해서싸우는것은충분히가치가있는행동>이라고스스로를격려하곤했다.특권에는책임이따르기때문이다.하지만그<책임을받아들이고조국을위해스스로희생을감수했던>사람들을이해하려는노력은그들덕분에평범한일상과자유를누린시민들이베풀수있는최소한의예의이다.그들이어떤전투를치렀고,어떻게광기속으로빠져들어갔는지,어떤고통에시달리고있는지,그들의희생과고통,비이성과몰지각모두에대해정당한가치를매겨주어야한다.슬레지가36년간가슴속에묻어두었던그날의기억을책으로묶은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