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안이희옥 연작소설 | 양장본 Hardcover)

안젤라 (안이희옥 연작소설 | 양장본 Hardcover)

$14.80
Description
여성의 언어로 직조한 공동체의 기억
강력하고 시의적절한 문학의 목소리
〈1세대 페미니스트〉이자 〈자유 의지로 광장에 선 여성〉 안이희옥의 연작소설 『안젤라』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1995년 독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그린 장편소설 『여자의 첫 생일』과 2000년 가부장제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제기한 장편소설 『버지니아 울프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이후 21년 만이다. 안이희옥은 그간 공들여 써낸 7편의 소설에서 노년에 접어든 독신 여성의 삶과 기억을 펼쳐 낸다.
작중 화자인 안젤라는 퇴직한 뒤 신도시 한구석에 살고 있다. 평생 노동한 대가로 병과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끓어오르는 정의감 때문에 수시로 광장에 선다. 양심과 원칙을 지켜 온 안젤라의 곁에는 암으로 투병하고, 아이를 잃고, 화재 사고를 겪고, 옛사랑을 다시 만나고, 한글을 배워 나가는 이웃들이 함께한다. 이런 일상의 경험담에 군부 독재 시절의 국가 폭력이, 남성 권력에 짓눌려 지워져 버린 여성들이, 낙태와 생명 윤리, 치매와 사회 복지 제도의 상관관계가 깃든다.
안젤라는 일상과 역사를 넘나들며 〈사람의 뼈와 살〉처럼 구분할 수 없는 〈여성 공동체의 체험〉을 기록해 낸다. 사회 참여의 기억을 씨줄로, 가난한 노년의 삶을 날줄로 삼아 여성 서사를 직조해 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통념과 겨루어 내는 이 엉뚱하고 명랑한 목소리는 새로운 노년 서사를 획득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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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이희옥

한국전쟁이휴전된이듬해인1954년,경남의령에서태어났다.유신헌법이선포된1972년,고려대학교국문학과에입학했다.유신반대시위에참여하다가1979년,긴급조치9호위반으로구금되었다.이때의후유증으로40년이넘도록정신과치료를받고있다.한성여중국어교사,민음사편집장,평민사편집장,동광출판사편집장,또하나의문화편집장으로활동했다.제앞가림도못하면서수시로끓어오르는정의감에잠을설치는성격으로시위에머릿수채워주는조역으로빠짐없이참석했다.최근에는할머니들을대상으로한글문해교육을하고소설을쓰며지낸다.독신여성에대한사회적압박을그린장편소설『여자의첫생일』과가부장제사회에만연한성폭력문제를제기한장편소설『버지니아울프가결혼하지않았다면』을펴냈다.

목차

나선형회전거울
제망매가
판도라
옥수수를찾아서
스테이크와된장찌개
고통과더불어살다
못다한이야기

작가의말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일상의기록이역사가되다

추천사를쓴여성학자정희진의말처럼〈윤리적·정치적·미학적글쓰기는일상이곧역사라는사실을증명하는일〉이다.〈역사는우리들,개인각자의몸〉에새겨지며,투쟁한개인은〈다른형식의예술을쟁취〉하게된다.고문후유증으로오랜세월정신과치료를받아야했던안젤라에게국가폭력은현재진행형의살아있는공포이다.안젤라는이를극복하고자광장에선다.그리하여공포의실체와마주하면서자신만의목소리를쟁취해낸다.학내민주화투쟁에서도주변적인역할을강요받고,고문후유증을앓아도내면적트라우마로매도되는여성의현실을드러내는것이다.또한자본주의가부장제사회에서〈여성을둘러싼보이지않는그물망,행동반경을옥죄는올가미〉에서벗어나기위한여성운동의기억은그자체로역사적기록이된다.

여성선후배가함께읽는책

『안젤라』에실린7편의소설은70년대부터현재까지자신의기억과경험을의미화하는소시민여성의목소리다.역사적흐름으로연결되면서도각기다른의제와선명성을품고있다.
「나선형회전거울」은한국전쟁으로일그러진부모세대와유신반대투쟁에나섰던〈나〉의기억을교차하여진술한다.개인의삶에침투한시대적아픔을거울상으로드러내며자신이되여성공동체의일부이기도한〈안젤라〉라는화자를끄집어낸다.「제망매가」에서는후배의암진단과죽음에이르는과정에서갈등과불신이청산되지않은운동권내의분위기를드러내고,여성의관계맺기를인정하지않는남성위주의사회통념을꼬집는다.
「판도라」는남성권력의횡포로능력과욕망이꺾여버린폐허속에서새로운싹을틔우는두여성의우정을그려낸다.「옥수수를찾아서」에서는역사에짓눌린이웃들의현재와과거민주화운동의기억을응시하며아픔과고통,실패와좌절이라는문학본연의힘으로서새로운시각의일상읽기와만날수있다.
「스테이크와된장찌개」는옛사랑의추억을돌아보며여성운동의경험과남은과제를되짚어본다.「고통과더불어살다」에서는옛친구들과의재회에서낙태죄를둘러싼첨예한논점을일상의체험으로보여준다.또한운동권내의여성비하적분위기에서여전히고통받는여성들의현실을드러낸다.「못다한이야기」는노년에찾아온육체적고통과고문후유증으로분열된자아를교차하며과거에서미래로나아갈동력을끌어낸다.
이처럼과거와미래가공존하는주체적인여성의목소리는연령을초월하여여성공동체에호소력을발휘한다.그리하여안젤라처럼고단한삶을헤쳐온노년의여성들에게는공감과위로가,인생의방향을고민하는젊은여성들에게는조언과격려가되어줄것이다.엄마와딸이함께읽고기억과다짐을나누는긴대화에마중물이되어줄것이다.

인터뷰
1.허구의소설이라기엔현실을있는그대로반영하고,사실적에세이라기엔삼인칭화가작동합니다.〈사실도허구도아닌묘한소설〉이라고명명하셨는데,이런독특한형식을구사하신이유가궁금합니다.
-시대가변하면서소설의내용도변하지요.특히여성의경험은남성의경험과달라서시각도다를수밖에없지요.여성적글쓰기를하면서미시담론과거대서사를엮어내자니,조금특이한형식이나왔다고나할까요?르포만도아니고허구만도아니고의식의흐름만도아니고대서사만도아니에요.일상을바탕으로꾸며낸〈현실적허구〉라고말하고싶네요.

2.그렇다면안젤라를작가님과어느정도로동일시하면될까요?
-우스개로작가의인품이낮을수록글은재밌고잘쓴다는비아냥이있어요.그런의미라면저는인품이좀있으니까이야기가재미없을지도모르겠어요.농담이고요.개인서사만은아니면서도저의이야기가녹아있어서,어디서부터작가이야기이고어디까지가남의이야기인지분석하기가쉽지않아요.삶이란게그렇잖아요.내가겪어온것만이진실은아니듯이,경험한것만이세계의전부는아니에요.특히여성서사는공동체적원체험과닿아있기도하고요.마치사람의뼈와살이붙어있듯이…….그러니분해하려고하지말고통째로읽어주세요.

3.『안젤라』에서그려지듯이학내민주화투쟁에서도여성들은물수건이나돌을날라다주는주변적인역할을강요받습니다.고문후유증을앓아도여성이라는이유만으로내면적트라우마로매도되기도하고요.운동권내의여성비하적분위기를짚어주신부분이인상적이었습니다.
-90년대후일담소설이쏟아져나왔을때,여성들이얼마나보조적역할에머물렀었나실감했어요.운동의핵심적이야기는빠지고주변적이야기만다루고있다는느낌을받았거든요.다만보조적역할로만족하지못하는주체적여성들,또운동핵심에서분투했던여성들의이야기가더나오지않는게아쉬웠어요.소위〈드센여성투사〉들에관한서사가절대적으로부족했다고나할까요?심지어고문방법이나재판에서의평가조차남성위주예요.
4.흔히사회적인통념에얽매이지않는자유로운영혼을〈괴짜〉라고부르는데요.그런의미에서안젤라는주변인모두에게인정받는괴짜입니다.안젤라가품고있는정체성,이를테면독신이나노년,사회참여,정신병,가난등은일반적인통념에서비켜나있습니다.이런개성의원천은무엇일까요?
-통념에대해의문을품고겨루어본힘이라고할까요?아이들은태어날때활발한생명력을갖고나와요.그러다사회적억압과제재,경쟁체제속에서무수한상처를입고움츠러들지요.그건안돼,넌안될거야.그런말에주눅든학생들을많이봤어요.어린나이에생명력을잃어버리는거죠.사회는좀처럼개인을인정해주지않아요.그럴때는자기가스스로를인정하는거예요.〈남이뭐라든난참괜찮은사람이야〉하고.안젤라는그렇게살아왔어요.그렇게열심히자신을위해노력하다보면어떤내공이쌓여요.살아낸힘,살아갈힘이죠.

5.안젤라같은자유로운영혼이머물기에한국은너무팍팍하고경직된사회같습니다.
-특히〈체면문화〉가낳은병폐에대해생각해왔어요.수치심을자극해서기를꺾어버리고체제에순응하게하는체면문화.제가정신병원에입원했을때쉴수가없었어요.다른환자들돌보느라고요.지나친은폐와억압이만들어내는갖가지광기들…….잘못은타인이했는데힘에의해말문이막혀버린억울함,어쩔수없는가난에서오는무기력,거절당한우울등많은고통을봤어요.고통을이겨내기는쉽지않지요.자신과겨루면서동시에사회모순과겨루어내야해요.그겨루기를제대로해냈을때자유로운힘이생기는것같아요.

6.『안젤라』에서언급된관행적인결혼퇴직제나남녀임금격차는80년대나지금이나여전합니다.작가님께서그려주신여성빈곤층의모습이생생하게다가왔습니다.
-여성문제는집요하게안변해요.엘리트사회에서만약간의관련법안이법제화되어성평등이완료된것같은착시현상을일으키지만,머리만진보고현실은심각하게불평등한지체현상을빚고있어요.노년에도여성빈곤은남성보다훨씬심각하고요.기초생활보장제도와기초연금수급자가남성이여성보다두배나많다는통계가있어요.남성생계부양자중심으로돌아가는사회에서여성빈곤이구조적으로굳어지는거죠.얼마전신문기사를보니독일같은선진국에서도코로나기간에성별임금격차가더커졌다고하더라고요.사회적위기가닥치면여성들이먼저잘려나가고,가사나돌봄노동때문에일을관둘수밖에없는처지에놓여요.여성의일,여성의돌봄에사회가비용을지불해야해요.

7.독신여성으로살아오면서그야말로지긋지긋하게연애하고결혼하라는압박에시달리셨을텐데,어떻게대처해오셨는지궁금합니다.
-마흔까지하도시달려서여성운동을하기로결심했어요.농담아니에요.그러다가마흔이후무섭게살이쪘지요.여성학에는〈위대한거부로서의비만〉이라는개념이있는데,비만해지자괴롭힘을덜받았어요.건강한아름다움이재앙이되지않는안전한사회를향해갔으면해요.

8.『안젤라』를읽으면서일상이역사가되는글쓰기의힘을실감합니다.작가님처럼삶쓰기를시도하는분들에게도움이될만한방법이있다면알려주세요.
-솔직히모든것에직면해보라는말밖에는할말이없네요.글쓰기는거울을보는일같아요.자기자신과관계,욕망과사회그리고모든주입된가치관을내려놓고요,그래도쓰고싶은알맹이가남는다면써보라고하고싶어요.

9.여성혼자서꾸려가는노년의생활은어떤가요?
-『안젤라』에서돈못버는문제하고건강나쁜문제외에는아무걱정이없다고말했는데…….물론돈이전부는아니에요.돈이란게일시에사라질수도있으니까요.몸이쇠약해지는것도어쩔수없는문제고요.그보다는마지막까지강인한자긍심을지킬수있어야해요.제남은목표는인간적한계를받아들여서자신의무가치함을인정하는겸손함을터득하는거예요.혼자인삶은여기에더집중할수있게하고요.

10.끝으로누구보다힘든젊음을지나온선배로서,힘든시간을보내고있는후배들에게격려의말을해주신다면요?
-인생은게임이아니에요.모아니면도도아니고요.끝까지완주해냈을때지구별에왔던의미를만끽할수있으니까요.어떻게든포기하지말고트랙을끝까지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