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 정착민 식민주의와 저항의 역사, 1917-2017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 정착민 식민주의와 저항의 역사, 1917-2017

$25.00
Description
단단한 학문적 근거, 생생한 개인적 경험…… 매혹적이고 독창적이다.
- 놈 촘스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기원과 본질
〈이스라엘, 가자지구 130곳 공습〉, 〈핏빛 팔레스타인… 하마스 로켓포 쏘자 전투기로 보복〉…….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이 국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광경은 너무나 익숙하다. 가장 최근인 2021년 5월 열흘간 벌어졌던 유혈 충돌에서도 팔레스타인인이 300명 가까이, 이스라엘인이 12명 사망했다. 미국의 국제관계 평론지 『포린 어페어』는 이번 분쟁을 〈더 폭력적인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팔레스타인은 어쩌다 〈중동의 화약고〉가 되었을까? 왜 이 전쟁은 한 세기 넘도록 끝나지 않을까?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역사학자 라시드 할리디의 신간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기원과 성격을 〈정착민 식민주의Settler Colonialism〉로 규정한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인디언을 학살하고 미국을 세운 것처럼, 영국과 미국 등 열강을 등에 업은 시온주의가 팔레스타인 원주민을 몰아낸 뒤 정착민으로서 밀고 들어왔다는 것. 오늘날 두 나라의 빈번한 충돌 역시 100년간 이어져 온 식민지 전쟁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이 책은 2020년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팔레스타인 민중의 관점에서 분쟁 전반을 기술한 보기 드문 수작〉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놈 촘스키, 아비 슐라임 등 세계적인 석학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저자 본인이 팔레스타인에 수백 년간 뿌리를 둔 명문 가문 할리디가(家) 출신으로, 역사적 현장에 있던 일가친척의 발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팔-이 분쟁사 연구에 깊이와 생생함을 더했다. 1917년 밸푸어 선언부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오늘날 가자지구 공격까지 여섯 번의 결정적인 시기를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정착민 식민주의 연구를 위한 탁월한 틀〉을 제공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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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라시드할리디

저자:라시드할리디RashidKhalidi
세계적인중동문제전문가이자팔레스타인계미국인역사학자.1948년미국뉴욕에서태어났고,유엔에서근무하던아버지가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수석총무(1962~1965)를맡으면서3년간한국의서울미국인고등학교에서학창시절을보냈다.1970년에예일대학교에서학사학위,1974년옥스퍼드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오스만제국시절부터정치인,판사,외교관,언론인등을배출한팔레스타인의명문가문할리디가(家)출신으로,대대로가계전체가팔레스타인역사의현장에있었다.종고조부유수프디야알할리디는1870~1906년사이세차례나예루살렘시장을지냈고,큰아버지후세인알할리디역시예루살렘시장(1934~1937)을역임했다.저자본인도1967년전쟁당시휴전을교섭하던유엔회의장에아버지와함께
있었고,1992년에는오슬로회담의일환으로진행된워싱턴교섭에고문으로참여하기도했다.
현재뉴욕컬럼비아대학교현대아랍연구담당에드워드사이드교수EdwardSaidProfessor로재직중이며『팔레스타인연구저널JournalofPalestineStudies』공동편집인이다.『팔레스타인의정체성PalestineIdentity』,『기만하는브로커들BrokersofDeceit』,『쇠우리IronCage』등7권의저서가있고,『뉴욕타임스』,『보스턴글로브』등유력매체와여러학술저널에글을쓰고있다.

역자:유강은
국제문제전문번역가.옮긴책으로『불안한승리』,『불평등의이유』,『가짜민주주의가온다』,『신이된시장』,『자기땅의이방인들』,『자본주의에불만있는이들을위한경제사강의』,『팔레스타인비극사』,『우리는독점기업시대에살고있다』등이있으며,『미국의반지성주의』로58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수상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서론
1첫번째선전포고,1917~1939
2두번째선전포고,1947~1948
3세번째선전포고,1967
4네번째선전포고,1982
5다섯번째선전포고,1987~1995
6여섯번째선전포고,2000~2014
결론:팔레스타인100년전쟁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팔레스타인명문집안연구자,한국과의인연
라시드할리디는국내에거의처음소개되는학자이지만,이미세계적인중동문제전문가로인정받고있다.CNN,BBC등언론에종종인터뷰이로등장하고,『팔레스타인의정체성PalestinianIdentity』등그의주요저술들은20세기중동사회의민족주의?식민주의연구자들의필독서로여겨지고있다.
특히이력이놀라운데,저자는오스만제국시절부터정치인,판사,외교관,언론인을배출한팔레스타인의명문가문할리디가출신으로,그의집안은팔레스타인의역사적현장과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종고조부유수프디야알할리디는1870~1906년사이세차례나예루살렘시장을지냈고(예루살렘,몰타,이스탄불,빈등에서교육받았다),큰아버지후세인알할리디역시예루살렘시장(1934~1937)을역임했고,영제국의탄압을받아외딴섬세이셸제도에서유형을보내기도했다.특히서문에는저자가초기시온주의운동을추적하는과정에서할리디도서관을애용했다고밝히는데,이도서관은1899년저자의할아버지가증조할머니의유산으로예루살렘에세운팔레스타인에서가장큰사설도서관이다(팔레스타인문학·역사에관한방대한컬렉션을자랑한다).
한편할리디의아버지이스마일라기브알할리디는19년간유엔에서일했고(유엔정치안보이사회국소속),아랍-이스라엘충돌이벌어질때마다사무총장을보좌하며안보리회의의실무를담당했다(덕분에저자도1967년전쟁당시휴전을교섭하던유엔회의장에아버지와함께있을수있었다).할리디본인도1982년이스라엘공군의베이루트공습당시가족들과함께(아내와두딸,어머니,남동생)현장에있었고,서베이루트포격과포위공격이진행된10주간아이들을돌보면서<물과전기,신선식품부족이부족한상황과쓰레기태우는냄새를견뎌냈다>.1992년에는오슬로회담의일환으로진행된워싱턴교섭에팔레스타인대표단고문으로참여하기도했다.
특히한국과의인연이눈에띄는데,할리디의아버지가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수석총무(1962~1965)를맡으면서한국에근무할당시,할리디는3년간이태원의서울미국인고등학교에서학창시절을보냈다.한국어판서문에는그시절에일본식민지배에맞선한국인의투쟁에관한책들을탐독했다고밝히고있다.
정착민식민주의
흔히팔레스타인-이스라엘분쟁은<같은땅에대해각자권리가있는두민족사이에벌어진충돌로묘사된다>.일종의원조논쟁이다.수천년전의선조의땅에대한권리를주장하는측(유대인)과그땅을수백년간점유해온측(아랍인),모두에게일정한권리가있다는것이다.그러나이논리대로라면과거에선조들이어떤지역을점유했다는이유만으로,그후손들이그지역의실점유자과동등한권리를주장할수있다(고구려가한때만주지역을지배했다고지금에와서중국에그땅을내놓으라고할수있을까).할리디는이어처구니없는역사의진실을똑바로볼것을주문한다.시온주의가내건종교적명분이나역사적근거는착시에불과할뿐,이전쟁의본질은언제까지나<식민주의>였음을지적한다.다만팔레스타인의경우엔식민본국(영국인)이아닌유럽에서박해받던유대인들이정착민으로들어왔다는점에서특별할뿐이다.
또한팔-이분쟁은최악의경우에는<유대인이하느님이주신영원한고국에대한양도할수없는권리를주장하자아랍인과무슬림이광신적이고완강하게증오한결과로묘사된다.>디아스포라와홀로코스트…….이산을겪고핍박당하는민족이라는시온주의의서사는<성경을끼고사는영국과미국의개신교도들에게>대단히매혹적이었다.또한미국으로몰려든유대인의영향력도무시할수없었다.1880~1920년사이에미국의유대인인구는25만명에서400만명으로늘어났는데.<현대의정치적시온주의는미국에서,유대인공동체내부와많은기독교인들사이에서깊이뿌리를내렸다.>
결국영국은밸푸어선언(1917)으로유대국가를꿈꾸던시온주의운동의손을들어주었다.팔레스타인에사는94퍼센트의아랍주민대신,6퍼센트의유대인에게땅의권리를넘겨준셈이다.이후유대인이새로운정착민으로순차적으로밀려들어오고,쫓겨난원주민들은팔레스타인외곽과주변아랍국가의난민촌에둥지를틀고,잃어버린땅을찾기위해투쟁에돌입한다.그렇게기나긴전쟁이시작되었다.그러니까정착민식민주의가당대의강대국(영국과미국)의지원아래원주민을몰아내려고선전포고를하고,100년간전쟁을이어온것이바로지금의팔레스타인-이스라엘분쟁이다.여전히많은사람들이<이스라엘은끊임없이평화를바라는데,팔레스타인인들에게퇴짜를맞을뿐>이라고생각하지만,그것은에드워드사이드의지적처럼그동안시온주의가<관념과재현,언어와이미지가문제가되는국제세계에서팔레스타인을차지하기위한정치적투쟁에서승리>했기때문이다.


시온주의와식민주의기획
할리디는이책에시온주의의식민주의기획가운데몇가지특징을짚어낸다.
첫째,원주민을안심시키기.시온주의창시자헤르츨은1899년예루살렘유력정치인유수프디야에게보내는편지에서유대인이팔레스타인에들어오더라도걱정할게없다고교묘한주장을편다.오히려유대인의이민을대거허용하고,<우리(유대인)의안녕과부를위해노력하면그들(팔레스타인주민)의안녕과재산도늘어날것>이라고적고있다.일반적으로식민주의자들이원주민의동의를끌어내기위해내세워온빤한논리였다.헤르츨은<다수의유대인이지적능력과경제적재능,사업수단을가지고이땅에들어오도록이민을허용하면,이땅전체의안녕이만족스러운결과를얻을것>이라고덧붙인다.하지만이후역사가증명하듯,시온주의의목적은아랍인(원주민)과유대인(정착민)의공존이아니라,오로지유대인이독점하는<유대국가>의건설에있었다.
둘째,원주민의정체성과문화부정하기.1969년이스라엘총리골다메이어는<팔레스타인인같은건없고,그들은존재하지않았다>는발언으로큰논란을샀다.하지만팔레스타인의존재를부정하거나비가시화해온역사는뿌리가깊다.할리디에따르면,시온주의도래이전에이미<팔레스타인은황량하고아무도살지않으며후진적인땅이었음을입증하는데골몰하는>문헌들이다수등장했다.<유목생활을하는소수의베두인족>이배회하고,그들은<뚜렷한정체성이전혀없고땅에대한애착심도없었다>는식이다.여기서도출되는결론은하나였다.<사람없는땅을땅없는사람들에게주자.>팔레스타인은그곳에정착하러온이들(유대인)에게<주인없는땅>이었다.
셋째,원주민의경제력과인구를희생시키는급진적인사회공학.제1차세계대전이후팔레스타인토착사회의해체는유대인정착민의정치적자율성과경제력을높이는반면,원주민의권리는제한하고경제적차별을가하는식으로진행되었다.영국위임통치당국은유대인정착민에게국가에준하는자치구조를허용했고,경제부문에서도아랍노동자를배제시키고해외로부터막대한양의자본을유대인에게만몰아주었다(1922년부터1947년까지팔레스타인의유대인경제는매년13.2퍼센트의성장률을기록했다).
인구비율에서도급격한변화가나타났다.차별과탄압으로팔레스타인원주민의수는줄고(1936~1939년아랍대반란으로팔레스타인성인남성의10퍼센트가죽거나다치고추방당했다),정착민유대인의인구는대폭늘었다.특히나치의박해를피해온이민자가대거유입되면서팔레스타인에서유대인인구비율은1932년에18퍼센트에서1939년에31퍼센트로크게증가했다.그리하여1948년이되면,팔레스타인종족청소에필요한인구학적임계점과군병력이마련되었다.<마침내시온주의민병대에이어이스라엘군이팔레스타인에서아랍인구의절반이상을쫓아냄으로써시온주의의군사적·정치적승리가완성되었다.>
넷째,무자비한폭력과응징.시온주의운동과이스라엘국가편에는언제나거대한군대가있었다.1939년이전에는영국군,1947~1948년에는미국과소련의지원,1950~1960년대에는프랑스와영국이있었으며,1970년대부터오늘날까지는미국의무제한적인지원외에도이스라엘의막강한군사력이있었다.이스라엘군은팔레스타인인의작은소요나폭력(시위,로켓포,테러)에도,무자비한폭력으로응징했다.비례원칙을넘어서가장치명적인무기로민간인거주지를무차별적으로파괴하는이른바<다히야원칙>(이스라엘공군이약907킬로그램폭탄등살상무기로파괴한베이루트남부교외의이름에서따옴)이다.2008년이스라엘의북부사령관가디에이젠코트는<이스라엘을향해로켓포를발사하는모든마을에서……불균형적인무력을가해서막대한피해와파괴를야기할것이다.이건……정해진계획이다>라고말했다.

평화는가능할까?
할리디에따르면,정착민식민주의와원주민의대결은결국세가지경로를걷는다.1)아메리카인디언과오스트랄라시아원주민처럼완전히밀려나고삭제된다.2)알제리처럼식민지배(프랑스)를깨뜨리고독립한다.3)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소수정착민과아슬아슬하게공존한다.그러나팔레스타인과이스라엘은이중어느길도쉽지않다.만약<18세기나19세기였다면,팔레스타인인들이소수였거나오스트랄라시아와북아메리카토착민처럼완전히몰살되었다면>시온주의유대인이팔레스타인을몰아내는게가능했을지모른다.그러나20세기말에등장한시온주의는역사학자토니주트의표현대로<너무늦게도래>했다.또한오늘날인구규모면에서이스라엘인의수와,주변지역에거주하는팔레스타인인까지모두합친숫자가엇비슷하다.그출발이야어찌됐든,팔레스타인과이스라엘이서로의존재자체를인정하지않고는아무것도해결할수없다.100년간계속된전쟁이그증거다.
이제저자는팔레스타인의민족적목표를어디에둬야할지공구한다.가장이상적인것은이스라엘이<점령을종식하고팔레스타인식민화를번복하는것>이지만,<이스라엘에빼앗기고남은22퍼센트땅에아랍권동예루살렘을수도로해서팔레스타인국가를수립하는것>,<국외에서사는나머지절반의팔레스타인인을고국으로귀환시키는것>,<팔레스타인땅전역에서모두가동등한권리를누리는민주적인두-민족국가를창설하는것>등(또는이선택지들의조합이나변형)도가능하다.물론어느것도쉽지않고,특히이스라엘이동의할리만무하다.
그렇다고이싸움을멈출수는없다.팔레스타인내부의자성도요구된다.지난시기동안팔레스타인해방기구,하마스등팔레스타인지도부는당대의지정학적형세를제대로읽지못하고내부분열과무모한저항에몰두했다.저자는팔레스타인이이스라엘의서사에맞서새로운이미지를만들어나가고있는지금의호기를놓치기말고,주변아랍인과세계여론,심지어이스라엘여론에호소하면서정당성을확보하는데주력할것을주문한다.여전히수많은팔레스타인민중이이스라엘의통제아래기본권을침해당하고있다.이것은팔레스타인인은물론이스라엘에도불행한일이다.저자는<상호인정>과평등,정의를원칙으로삼아국제사회를팔레스타인의편으로만들려는노력이절실하다고요청한다.압도적으로불리한가운데서도오직이런정당성을손에넣을때에만팔레스타인이세계인의지지를받을수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