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14.80
Description
혼자가 힘들면 같이는 어떤가요?
손을 내밀어 주는 두 여성의 비건 일기
독자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손수현과 개성 강한 표현력을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 신승은. 두 여성 창작자가 번갈아 쓴 비거니즘 에세이.

두 사람은 다세대 주택의 위아래 층에 모여 살면서 자주 밥을 나누어 먹는 친구 사이다. 30대 여성, 영화감독, 프리랜서, 그리고 비건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서로가 서로에게 내밀어 준 〈보이지 않는 손〉 덕분에 단계적 채식을 거쳐 비건을 지향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다시금 손을 내미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애초의 계획은 친근한 비건 음식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봄나물, 두부구이, 김밥, 감자볶음, 잡채, 수제비, 겉절이 등 맛깔난 일상 레시피가 펼쳐지는 가운데 비건으로 먹고 사는 일에 대한 고찰은 여성이자 인간 동물, 프리랜서 창작자로 살아가는 일로 넓어지고 깊어졌다. 단계적 채식을 시작으로 비건을 지향하기까지 6년에 걸친 두 사람의 삶과 고민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 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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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수현

연기를하고간간이글을쓴다.2013년에데뷔해여러작품에출연했다.2017년단계적채식을시작으로현재비건을지향한다.고양이셋과주변의개,여러인간들과어울리며잘살기위해고민한다.

목차

Intro보이지않는손_승은

Aside
꽃향기는왜난생처음맡는것같은지_승은
그래도해야지?_수현
내가좀늦었어_승은
두부는고양이로소이다_수현
김빱이아니라김밥_승은
김밥의꿈_수현
감자에싹이날뻔했다_승은
버섯하나에모자여러개_수현
분위기잡채_승은
당면과눈이마주친날에_수현
수제비혁명_승은
겉절이와신_수현
포기는배추를셀때하는말_승은
미나리헤이터_수현
기차안에서_승은

Bside
고양이와알레르기_수현
이기적인믿음_수현
하나,후,둘,후,셋,후,넷,후_승은
오늘뭐먹지?_수현
미듬의밥상_승은
목숨값_수현
착해_승은
콩은내게다정하게군다_수현
우연한만남_승은
선을뺀우리_승은
AI_수현
운수좋은삶_수현
선풍기를고치는방법_수현
Curiositykillsyou_승은
토마토방_승은

Outro밥을먹다가생각이났어_수현
Bonustrack야채전골단

출판사 서평

혼자가힘들면같이는어떤가요?
손을내밀어주는두여성의비건일기

독자적인필모그래피를구축하고있는배우손수현과개성강한표현력을인정받고있는뮤지션신승은.두여성창작자의비거니즘에세이『밥을먹다가생각이났어』가열린책들에서출간되었다.두사람은다세대주택의위아래층에모여살면서자주밥을나누어먹는친구사이다.30대여성,영화감독,프리랜서,그리고비건이라는공통분모를지녔다.서로가서로에게내밀어준〈보이지않는손〉덕분에단계적채식을거쳐비건을지향하게되었다.그리하여다시금손을내미는마음으로이책을쓰게되었다.
애초의계획은일상적이고친근한비건음식을소개하는것이었다.그렇지만비건으로먹고사는일에대한고찰은여성이자인간동물,프리랜서창작자로살아가는일로넓어지고깊어졌다.단계적채식을시작으로비건을지향하기까지6년에걸친두사람의삶과고민이번갈아쓴일기가되어한권의책에담겼다.
1부인Aside는〈먹는일〉에집중한다.어떻게하면비건으로서잘먹고살수있을지를보여준다.봄나물,두부구이,김밥,감자볶음,잡채,수제비,겉절이등의비건음식을통해코로나이후얼어붙은봄을맞는일,세고양이와함께하는고소한일상,맹맹한싱어송라이터로살아가는동력,개성강한친구들이야기가맛깔나게펼쳐진다.〈채식을시작해보려는데뭘먹어야하나요?〉에대한가이드가되어줄〈레시피다이어리〉도책을읽는색다른재미를선사할것이다.
2부인Bside는〈사는일〉이다.비거니즘이먹고입고바르는일을넘어서서삶의방식이자철학으로자리잡는과정을보여준다.갑자기생겨난고양이알레르기로어쩔수없이채식을시작하게된사연,오랜정체기를거쳐비건지향으로나아간계기,공연한다음날해촉증명서를쓰면서삶과정치의동반적관계를확인하는일,공황장애를안고살아가는일상,비건메뉴가부재하는촬영현장과동물학대를방관하는사회시스템에대한문제제기가구체적인경험담으로그려진다.두사람이직접맞닥뜨린문제에서길어올린생생한체험기는〈비건을지향하면어떤점이좋나요?〉라는질문에일상의눈높이로답변해준다.그러면서일단〈나를위해서〉시작해보라고,완벽하지않아도〈계속하면된다〉고손을내밀어준다.

주체적인연기노동자,
손수현이전하는〈믿음의가치〉

손수현은고양이알레르기가생긴뒤궁여지책으로채식을시작했다.그는순전히이기심으로시작했다하더라도먹을것이바뀌니생각이바뀌고,삶의모습이바뀌고,결국인생의지향점이바뀌더라고말한다.동물이생명임을감각하자나를둘러싼세상이달라졌다는것이다.그는달라진세계안에서동물권과페미니즘으로이어지는가치의연결고리를획득해낸다.

〈나는어느날느닷없이생겨버린알레르기때문에채식을시작했다.그런계기가없었다면장담컨대그무엇도의심하지못하며살았을것이다.내가비거니즘을지향하게되는과정은페미니즘을알게되는과정과유사한방식으로확장되었다.보이지않고들리지않던것들이비건을지향하고난후점점보이고들리게되었다.무심히지나치던것들을의심할수있게되었고,뿌옇던시야가또렷해졌다.무엇을놓치고있었는지,무엇을해야하고무엇을하면안되는지,시간이지날수록점점더정리되어갔다.그러면서연결고리가생겨났다.〉_손수현,「목숨값」,149면

손수현은촬영현장에서만나는밥차와도시락,회식과송년회의경험담으로구체적인사례를제시한다.단백질신화와서울중심의인프라속에서개인에게만전가되는〈가치를지키는일〉이비건을언제까지나〈비건지향〉상태에머무르게하는것은아닐까.이단단한문제제기는그간인권문제,사회문제에적극적으로목소리를내온그의행보를반영한다.동물을먹지않는다고하면〈상추는안불쌍하냐〉는식의비약으로튀어버리는현실에서개인이비건지향을지켜나가는일의어려움을드러내며시스템마련을촉구하는것이다.

〈누군가는이렇게말할것이다.네가도시락을싸서다니세요.아무리생각해도허무맹랑한소리다.주로집에서시간을보내는나도매끼밥해먹기귀찮고힘든데,새벽에나가서저녁에들어오는직장인이어떻게매일도시락을싸겠는가.각자의선택을스스로책임지라는말일텐데,그런말들은아주치사하기짝이없다.본인은잘짜인시스템안에서충분한선택을누리며살고있음을간과하기때문이다.스스로책임질부분이있다면그것은결과이지,결코불합리한과정은아닐것이다.〉_손수현,「오늘뭐먹지?」,135면

이처럼사회적인식개선과시스템마련을촉구하는그의목소리에서오랜고찰을읽어낼수있다.더공부하고실천하고싶은4년차비건손수현의글은〈채식을시작해볼까?〉하는독자들에게일단해보면바뀔수있다는〈믿음〉을전달할것이다.

진심을담아내는포크싱어송라이터,
신승은의〈계속하는힘〉

신승은은동물권단체〈카라〉에서일하며학대당하는동물들의실태를알게되었다.처음에는페스코베저테리언(생선과우유,달걀허용)으로지내다가자신이고기대신생선을많이먹는사람이되어있더라는깨달음뒤에비건을지향하게되었다.그는단계적채식에서비건으로넘어가기까지오랜정체기를거쳤다.그리고그과정을솔직하게드러냄으로써공감을넘어용기의영역으로나아간다.그진심의목소리는삶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면서도편견이나혐오와똑바로마주하는그의노랫말과닮았다.

〈나름대로채식을실천하고있었지만정말나름이었다.동물권에대해공부했던기억은점점옅어졌다.내가왜이것을하는지잊은사람처럼그냥행위만하고있었다.페스코를지향하는삶은육류를지양하는삶이아니라어패류를많이섭취하는삶으로변질되었다.그렇게지내다보니점점내가종차별주의자라는찝찝함이차올랐다.어패류는나와많이다르게생겨서?소젖과닭알역시착취의산물이지만죽인건아니니까?스스로에게이런의문이들기시작하자나자신이비겁하고약아빠진인간으로여겨졌다.〉_신승은,「하나,후,둘,후,셋,후,넷,후」,128면

그에게비거니즘은단지먹는것을넘어서서공황장애와더불어살아가는일,사회적약자와연대하는일,게으른언어의혐오를털어내는일로확장되었다.입안에서춤추는후추의맛을알게해주었고,죽이는것보다사양하는법을익히게해주었으며,무엇보다구원이아닌연대에이르는길을내주었다.구어체로툭툭던지는듯한신승은의문장은솔직하고친근하게벽을허문다.여러번넘어지고헤매면서쌓아온신념과〈비건페미니스트콩쥐〉로살고싶은바람을솔직하게드러내는그의글에서독자들은〈계속〉할힘을얻게될것이다.

〈이과정들이뿌듯함을가져다줄때도있지만무력함을가져다줄때도많다.특히장을보러가서비닐에싸여있는야채들을볼때그렇다.혼자서는무리다.그러니까나자빠지기전에다짊어지려고하지말아야하는데,나보다더많은것을실천하며사는사람들을볼때면존경심과함께나도다리를쫙찢어지금은턱도없는요가자세를해보고싶은것이다.
요가선생님이항상해주는말이있다.호흡하면서하라고.하나,후,둘,후,셋,후,넷,후…….그래,숨쉬면서오래계속할것이다.〈잘못살아왔다〉는사실에나자빠지고싶을때가많지만그래도조금만더,조금만더!〉_신승은,같은글,131면

지속가능한연대를위하여

긴긴겨울을거쳐어김없이새봄이찾아왔다.그사이세상을바라보는우리의관점도이전과는달라졌다.올봄에는채식에도전해볼까.막연하던생각이실체감을얻게된건팬데믹과기후위기의영향일것이다.
인간의보양을위해평생우리에갇혀지내다가오직살기위해탈출을감행한곰들의소식이또들려온다.맥주나와인의〈침전물을거르기위하여바닷물이아닌술위에둥둥떠있게된누군가의공기주머니를떠올리면내숨이차오른다〉.수억년을살아온투구게가백신개발에이용되면서멸종위기에놓였다는경고에는차마고개를들수가없다.하지만신승은의말대로이생각의과정에우울한죄책감만꾹꾹찬것은아닐것이다.안다는것,공감한다는것,그리하여내삶의일부가된다는것,실패하고넘어지더라도계속해본다는것,이따금주변을둘러보면서혼자가아니라같이걷고있음을확인한다는것,즉비건으로사는일은손수현의표현에의하면〈선풍기줄에걸려넘어지는일,게으른세상에서발을걸어주는일〉이니까.
각자의자리에서함께썰고볶고무치며반짝이는것들을만들어나가는창작자들의첫발에함께하는건삶에대한용기를충전하고북돋는일이된다.이책을읽다보면자연스레빠삭한두부구이가,위로의감자볶음이,밀가룻빛미래를꿈꾸는수제비가떠오를것이다.마침새롭게출발하기에좋은계절,〈봄을부르는나물밥상〉으로시작해보는건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