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왜 잘하는가 : 성숙하고 부강한 나라의 비밀

독일은 왜 잘하는가 : 성숙하고 부강한 나라의 비밀

$23.00
Description
오늘날의 독일은 세상이 봐왔던 최고의 독일이다.
- 조지 윌, 미국의 정치 평론가
영국인이 독일을 극찬한다고? 믿기 힘들겠지만, 이 책은 자존심 센 영국인이 독일을 극찬하는 책이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수도 런던이 공습당하고, 오늘날 정치와 경제는 물론 축구 경기에서까지 끊임없이 부딪치는 〈독일〉을 영국인이 칭찬한다니, 더구나 영국 현지에서 베스트셀러에까지 올랐다니 좀처럼 믿기 힘들다. 하지만 저자가 20대부터 동서독을 오가며 특파원으로 활동한 베테랑이자,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언론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뼈아픈 과거에서 배운 교훈, 품위 있는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 문화를 존중하고 시민의 안전한 생활을 책임지려는 리더십……. 캠프너는 전후 75년간 현대 독일의 놀라운 변화를 분석하며 한 미국 평론가의 말을 빌려 〈오늘날의 독일은 세상이 봐왔던 최고의 독일〉이라고 치켜세운다.

전범국이라는 뼈아픈 역사를 지닌 나라가, 심지어 동서독의 분단 체제를 극복하고 〈기억의 힘〉을 통해 성숙한 국가로 나아가는 모습은 〈기적〉이란 표현이 과도하지 않다. 오늘날 전 세계가 포퓰리즘 정치에 시달리고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위기로 시름하는 와중에도 독일만큼은 정치와 경제, 문화 등 전 부문에서 안정된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다. 캠프너는 유럽을 넘어, 이제 세계의 모범국으로 떠오른 독일의 힘이 무엇인지 현대 독일의 정체성을 만든 네 번의 결정적인 시기(1949년 〈기본법〉 제정, 1968년 68혁명, 1989년 동서독 통일, 2015년 난민 수용 결정)를 들여다보며 그 비밀을 쫓는다. 특히 직접 체험한 독일에서의 삶과 독일인들(정치인, CEO, 예술가, 난민 문제 활동가와 평범한 사람들)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독일 사회의 경쟁력과 회복력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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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존캠프너

영국의대표적인방송인이자국제평론가.브라티슬라바유대인출신의아버지와개신교영국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옥스퍼드의퀸스칼리지에서현대사와러시아어로학사학위를받았다.베를린장벽이무너지던시기에는동베를린에서,공산주의가해체되던시기에는모스크바에서『텔레그래프』기자로활약하며경력을쌓았다.『파이낸셜타임스』와BBC에서영국정치를다루었으며,이후『뉴스테이츠먼』으로자리를옮겼다.2005~2008년,『뉴스테이츠먼』편집장을맡으면서최근30년간의최고발행부수기록을경신했고,2006년영국잡지편집자협회로부터<올해의시사편집자상>을수상했다.현재TV와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다큐멘터리작품을제작하고있다.베스트셀러인『블레어의전쟁Blair’sWars』을포함해다섯권의책을썼다.

목차

차례

들어가며:그들과우리

1장재건과기억:전후시대의아픔
2장무티의따뜻한포옹:메르켈과동독의유산
3장물티쿨티:이민과정체성
4장더이상아이가아니다:포퓰리즘시대의외교정책
5장기적:경제기적과그이후
6장개는개를먹지않는다:함께뭉치는사회
7장더이상대수롭지않은일이란없다:기후문제와자동차

결론:독일은왜잘하는가

감사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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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규칙에대한강박
독일인에대한고정관념으로유독강조되는것이<규칙에대한강박>이다.이책은몇가지로흥미로운일화를들려준다.한번은저자가새벽4시에빨간불이켜진횡단보도를건너다가경찰관에게딱지를떼인일이있었다.그는<이한적한차로에앞으로몇시간은차가지나다닐것같지않다>고항변했지만,소용없었다.차가다니든안다니든<규칙은규칙이다.>또다른일화.어느화창한일요일점심시간,저자는아파트발코니로나와라디오에서흘러나오는록음악을듣고있었다.그때뉴스시간을알리는소리가들리자독일인여자친구가라디오를꺼버렸다.그시간이루헤차이트(독일에서의무적으로조용히해야하는시간)이고,이웃집노인을배려해야한다는것.
저자는독일인의<규칙에대한강박>을패전후잿더미(물질적·정신적으로<제로>인상태)에서시작할수밖에없었던사정에서찾는다.승전국미국이나프랑스,영국등이<어제의영광>을바탕으로국가의정체성을만들어나갔다면,패전국독일은<역사로부터얻을수있는긍정적인준거점이거의없었다.>대신그들은<절차에대해,즉아무렇게나하는것이아니라똑바로하는것에대해열정적인관심을기울이게되었다>.그상징적인작업이1949년임시헌법(향후통일전까지)으로만들어진,<세계적으로위대한헌법적성취중하나>로평가받는<기본법>이다.
독일은<전후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그정체성과안정,자기가치를전적으로법의지배에의존하고있다>.저자의눈에독일인의애국심은국가에대한충성심이라기보다<헌법에대한애국심>에가깝다.라이프치히에서만났던펑크족뮤지션도비슷한얘기를들려준다.그는독일인이제일두려워하는건<법으로부터자유로운영역>이라고말한다.그영역에서<강자가약자를착취>하는일이벌어진다는것.<국가의역할은약자가강자에맞설수있도록도움을주고,부자와가난한사람사이의균형을새롭게맞추는것이어야한다>고.반항적인차림의펑크족이한얘기치고는너무나뜻밖이다.

독일이잘하는5가지이유
캠프너는이책에서독일이잘하는5가지를제시한다.
첫째,과거사에대한반성과책임.독일에서홀로코스트의존재를부인하는것은불법행위이고,나치상징을착용하거나관련자료를선전하는행위는금지된다.심지어학살된유럽유대인들을위한기념물이베를린중심부에위치한브란덴부르크정문과의사당가까운곳에들어섰다.어떤나라가수도의랜드마크바로옆에자신들의치부를기념하는구조물을세울수있을까?
사실패전직후에는독일사회역시속죄의식을찾아보기는힘들었다.그러나1968년학생운동을거치고,기성세대에대한저항의흐름과대중문화의영향(NBC미니시리즈「홀로코스트」)으로독일내부에서반성의기류가거세졌다(<아빠,전쟁때무슨일을했어요?>).이제독일의성숙한지도자들이앞장섰다.그들은상징적인행동과발언을통해독일의침략의역사를사죄했다.국내보수세력의반발에도불구하고그것이<독일의도덕적나침반을지키는일>이라고믿었기때문이다.
1970년12월,서독총리빌리브란트가바르샤바게토기념비앞에서무릎을꿇었고,1985년나치항복40주년을기념하는의회연설에서리하르트폰바이츠제커대통령이1945년을굴욕의날이아닌<자유의날>로선언했다.<죄가있든없든,젊은이든나이많은사람이든……거기에책임을져야합니다.>한편2019년12월,아우슈비츠를방문한메르켈총리는과거범죄를기억하는일을두고<절대끝나지않을의무>이자,그책임을인식하는것을<국가의정체성의일부>라고까지했다.오늘날독일의크고작은지역사회에서홀로코스트의역사를전시하는기념관이운용되고있고,학교에서는<시민의용기Zivilcourage>(국가의불의에대해<아니오>라고말할용기)를가르치고있다.저자는젊은이부터중년까지많은독일인들이그들의역사적과오에대해거리낌없이대화하는모습을보고놀랐다.<그들이그렇게하는것은과거에연연해서가아니라,교훈을배웠는지확인하기위해서다.>같은전범국인일본사회가역사를대하는태도와사뭇대조적이다.

둘째,이민수용.난민위기가한창이던2015년,앙겔라메르켈총리는이렇게선언했다.<우리는해결할수있습니다.>2014년부터2019년7월까지140만명이넘는난민이독일에서망명신청을했고(유럽연합전체의절반에해당한다),독일은백만명에달하는전세계난민을받아들였다.며칠동안수백명의지역주민이뮌헨중앙역에모여들어난민을환영했다.그들은집의문을열어<환영저녁식사>를대접했다.병원은환자를돌봐주었고,학교는아이들을받아들였다.<그것은독일이보여준최고의모습이었다.>그결정은<독일지도자가아니라유럽지도자로서메르켈이내린결정>이었고,세계에새로운독일을보여주었다.하지만이결정으로메르켈본인은낮은지지율에시달리며정치적희생을치러야했다.

셋째,환경에대한관심.기후변화라는세계적현안에맞물려반세기앞선독일의환경정책은종종선견지명으로회자된다.에너지전환작업을일찍시작한덕분에독일은세계어느나라보다재생에너지비율이높고(현재재생에너지가전기생산에서차지하는비중은40퍼센트를넘고,그비중을2030년까지65퍼센트,2050년까지80퍼센트로끌어올릴계획이다),원자력발전소도단계적으로폐기할계획이다.하지만독일사회를들여다보면애초에독일의환경에대한관심은최근이슈인기후변화보다는핵공포(핵전쟁과원자력발전소사고)와에너지의안정적인수급(독일은에너지의많은부분을수입에의존한다)때문이었다.특히미국과소련이충돌하는냉전의한가운데있던독일인들은핵전쟁에대한심리적공포감을여전히갖고있다.묀헨글라트바흐시에서는지금도한달에한번핵경보사이렌을울려진지하게시민들의대피훈련을감독한다.특히1986년체르노빌사건(당시독일은핵구름의경로에있던자국의모든농작물을불태우고,학교운동장의모래도바꿨다)과2011년후쿠시마원전사고는거듭녹색운동의약진을이끌었다.이제독일에서녹색당은새로운주류로떠오르고있고,통치권력의한축을담당하는지위로까지부상하고있다.

넷째,외교정책.독일은오랫동안보호받는아이로머물러있었다.국방과안보는미국과나토,최근에는유럽연합에의존했고,독일은오로지충직한지원팀으로서정보를공유하고중요한투표에서동맹국편에서는역할을해왔다.하지만통일이후독일은점차그들의규모와위력에어울리는역할로성장하고있다.특히영국의브렉시트와미국의트럼프행정부출범이후에는유럽연합의통합과협력을확대하고,보호무역에대항하는중심역할을맡기위해분투하고있다.
독일인들은그들의전반적인전후재건과재활프로젝트가유럽이라는개념을기반으로두고있고,자신의주권이일부침해되더라도타협은불가피하다는사실을알고있다.예컨대독일의도이치마르크는전후안정과국가적자존감을뒷받침하는촉매제였지만,그럼에도유럽통합을위해독일은자신들의화폐를포기하고유로화를채택했다.난민사태에서의솔선수범도그리스와이탈리아의충격과부담을덜어주려는배려가있었다.미국의정치인키신저는이렇게물었다.<유럽과이야기하려면누구에게전화를걸어야할까?>그대답은30년동안한결같이독일이었다.

다섯째,문화에대한지원.독일인들은문화에대해편안하게이야기한다.프랑스인과마찬가지로,그들은공적지식인의존재에대해불편하게여기지않는다.신문평론은여전히수준이높고,예술에대한사회적지원은강력하고지속적으로이루어진다.베를린예술대학교에입학하기위해서는치열한경쟁을이겨내야하지만,일단입학하면모든게무료다(이러한특전은해외유학생에게도마찬가지다).독일의중소도시에는유명한박물관과극장,공연장이많다.문화관련기관과중소기업들은주민들이지역에대한자부심을갖도록노력하고있다.가령인구가300만명에불과한작센지방에서는라이프치히게반트하우스관현악단과드레스덴국립관현악단이라는세계적인수준의오케스트라가활동하고있다.
독일은지적인국가리더에대한자부심도크다.얼마나많은나라가철학을주제로여러편의글을발표한국가지도자를선출할까?동독출신독일대통령요아힘가우크는자리에서물러나고나서2년후관용의계몽적가치와,관용이왜중요하고어떻게위협받고있는지를다룬책을써서베스트셀러작가에올랐다.이책은17세기종교전쟁으로부터볼테르와밀,칸트,괴테에이르기까지폭넓은역사를조망한다.메르켈역시미술애호가로,예술에대한깊은조예를가진총리로서존경받고있다.


사회적시장주의
독일경제의급속한발전은놀랍다.전쟁이끝나고채20년이지나지않은1968년,서독의경제규모는영국을앞질렀다.2003년독일은미국을제치고세계최대수출국으로자리매김했다.2014년이후독일정부는지출을늘리고완전고용에가까운상태를유지하면서도재정흑자를이어오고있다.하지만이런생산성의바탕엔독일식<사회적시장주의>도한몫했다.자본주의안에서<사회는어떤역할을해야하는가?>독일의<사회적시장>은널리받아들여진규칙과관행에기반을두고있다.장기주의를격려하고,작업장에서분쟁보다협력을강조하고,근로자의기술과생산성에투자하는기업에혜택을제공한다.그렇게지속적인경제성장과더강력한사회적결속이라는쌍둥이목표를추구한다.
기업지배구조의핵심에는공동결정의관행이있다(1976년에법으로제정).대기업은감사위원회의석중절반을일적으로노동조합이선출한근로자대표에게주어야한다(중소기업의경우에그비중은3분의1).MIT와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의독일고용연구소가최근에내놓은보고서는독일기업중근로자가이사회에참여하는기업과그렇지않은기업을비교했다.결과는충격적이었다.근로자가이사회에참여하는기업은장기고정자본주식을갖고있었고,그규모는그렇지않은기업보다40~50퍼센트가량더컸다.곧근로자를이사회에참여시킴으로써훨씬더많은투자를이끌어낼수있었다.임금은공동경영을하는기업에서더많이상승했고,이는근로자의생산성증가에따른것이었다.독일에서는근로자들이이사회회의실에서위화감을느끼지않고,많은독일사장들은구내식당에서점심을먹는것에대해거리낌이없다.<독일에서파업은언제나최후의수단이다.보통은타협으로끝이난다.>이사회회의실에서노사가<느리지만확실하게>합의를추구하는풍경은인상적이다.

함께뭉치는사회

『빌트』는한인터뷰기사에서메르켈에게독일하면무엇이떠오르는지물었다.메르켈은이렇게답했다.「완전히밀폐된창문이떠오릅니다.어떤나라도그처럼완벽하고아름다운창문을만들어내지못할겁니다.」그녀의발언은<신뢰가최고의자산으로인정받는국가와사회에대한은유였다>.
세계적인혁신가들이자신의성취를내세울때,오히려독일은개인의성공보다는공동체의책임에더큰가치를부여한다.부와재화를창조하는하나의원칙으로서자본주의는독일에서도의심의여지가없다.다만독일인은과시적인소비를좋아하지않으며,독일갑부들은대중의눈에띄지않기위해안간힘을쓴다.독일사람들은주식시장에다른나라들처럼열광하지않으며,<저축하고또저축한다>.
독일의공동체에대한책임의식을잘보여주는것이<케어보헤Kehrwoche>이다.청소주간을뜻하는국가적인제도로서,우리나라의새마을운동과비슷하다.주민들은마을의힘든일을처리하기위해1년에일주일동안협력한다.각가구는그기간에쓰레기를치우고,낙엽을쓸고,혹은눈이올때모래를뿌린다.이러한봉사는지역공동체에대한의무감또는소속감의작은사례에불과하다.2천곳에달하는독일의마을과도시중에서전문적인소방인력을제대로갖춘곳은100군데에불과하다.나머지는전적으로,혹은부분적으로자원봉사자에의존한다.무려100만명에가까운독일인이소방자원봉사자로등록되어훈련을받고있다.또한<페라인Verein>이라고하는사교클럽은독일인의일상생활에서중요한부분을차지한다.모든도시에크고작은사교클럽이수십개있다.부모들은음악이나핸드볼,혹은축제준비를위해자녀를여러다양한클럽에보낸다.독일전체인구의44퍼센트가하나이상의클럽에가입해있다.오늘날독일사회를지탱하는밑바탕에는<함께뭉치는사회>를향한공감대가놓여있다.

전후독일의국민의식은나치유산에대한공포와수치,교훈에기반을두었다.이러한국민의식덕분에독일은지난세월숱한위기(68혁명,몇차례의경제위기,동서독의통일)를극복할수있었다.오늘날새롭게마주하는난민위기와극우세력의부상속에서도캠프너는다시한번독일의미래를낙관한다.<투명한창문>처럼완벽을추구하고,절차를지키고,공동체와의연대를중시하는독일의힘은여전히유효할것이기때문이다.
이제저자는<지금까지등대와같은나라로인정받던>영국과미국이자유민주주의세계의리더자격을잃어가는상황에서독일의역할에주목한다.독일이새로운리더역할을충분히대신할수있고,마땅히그래야한다고.<영국과미국두나라는더넓은세상에대한책임을유기하고있다.누가급속하게변하는세상에서유럽의가치를대변할것인가?누가권위주의국가에맞서일어설것인가?누가자유민주주의를위해앞장설것인가?독일만이그럴수있다.그것은국가가역사의교훈을배우지못할때무슨일이벌어지는지그들이너무도잘알고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