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엠마뉘엘 카레르 장편소설)

요가 (엠마뉘엘 카레르 장편소설)

$17.01
Description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작가이자 소설 『왕국』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가 에마뉘엘 카레르의 신작 소설. 출간 즉시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3개국에 출간 예정인 이 소설은, 인생이 무너져 내리는 와중에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에마뉘엘 카레르 스스로의 이야기이다. 『요가』는 작가 자신의 불륜, 정신과 입원 전력 같은 가장 내밀한 이야기까지 파고드는 가차 없는 철저함과, 언뜻 보면 주제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질적인 텍스트들로 이야기를 꾸려 나간다. 언뜻 무관해 보이는 에피소드들을 마술적인 글 솜씨로 유려하게 엮어 그 속에서 자신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이 소설은, 궁극적으로는 인생을 유지하고 보수해 나가기 위해 애쓰고, 그것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변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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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엠마뉘엘카레르

EmmanuelCarrère

유례없이문학적인저널리즘식글쓰기로탁월한역량을인정받은프랑스작가.〈문학적다큐멘터리〉,〈작가자신의에고를벗어던지고얻어낸문학적성취〉로명성을떨쳤으며,자기자신을거침없이드러내는글쓰기로문학의새지평을열었다.
1957년파리에서태어나파리정치대학에서공부했고,3주만에완성한데뷔작『콧수염』(1986)으로존업다이크로부터〈멋지고,번득이며,냉혹한작품〉이라는평을,『르몽드』로부터〈문학의천재〉라는찬사를받았다.『겨울아이』(1995)로그해페미나상을받으면서전세계독자들에게알려졌다.이후일가족을살해한실존인물장클로드로망의심리를파헤친문제작『적』(2000),뒤메닐상을받은『러시아소설』(2007),아카데미프랑세즈문학대상을받은『나아닌다른삶』(2009),르노도상을받은『리모노프』(2011),르몽드문학상을받은『왕국』(2014)등다수의작품을발표했다.문학적공로를인정받아2018년프랑스국립도서관상을,2021년아스투리아스공주상을받는등세계적으로여러문학상을수상했다.
『왕국』이후6년만에발표한소설『요가』는불륜관계,정신과이력등가장내밀한이야기까지파고드는가차없는철저함과,이질적인텍스트들로꾸려나가는구성등으로카레르의독창성과원숙함을다시한번확인시켜주며평단과독자들의열광적인호응을받은작품이다.책은문학적성공과일상의행복을누리던카레르가〈요가에대한기분좋으면서도세련된책〉을쓰기위해프랑스시골로열흘간의명상수련을떠나며시작된다.그러나집필시작과동시에잇따른악재들로인해정신적으로무너져내린카레르는그모든것을낱낱이직시하며자기탐구의여정을기록하게된다.

목차

제1부울타리
제2부1,825일
제3부내광기의이야기
제4부소년들
제5부나는계속죽지않는다
옮긴이의말:친근한개

출판사 서평

프랑스최고작가에마뉘엘카레르
그치열하고도투명한내면탐구의기록

현존하는프랑스최고의작가이자소설『왕국』으로한국독자들에게도널리알려진작가에마뉘엘카레르의소설『요가』가열린책들에서출간되었다.출간즉시프랑스아마존베스트셀러에오르고23개국에출간예정인이소설에서,에마뉘엘카레르는본격적으로자기자신의내면을탐구해나간다.『왕국』으로문학적성공과일상의행복을동시에누리고있던카레르는〈요가에대한기분좋으면서도세련된책〉을쓰기위해프랑스시골로비파사나명상수련을떠난다.하지만예상치못했던잇단악재들로인해정신적으로무너져내리고,그와함께책또한처음에는상상치못했던방향으로흘러가며카레르는자신의내면을탐구하기시작한다.


가장내밀한이야기에서가장보편적인이야기로
주어진삶을이끌고살아가야하는숙명에대하여

『요가』는인생이무너져내리는와중에다시자신을일으켜세우기위해고군분투하는한사람의이야기이다.카레르는『샤를리에브도』총격테러사건으로지인을잃고,불륜관계에있던연인이떠나며,자신의삶이무너져내리는경험을하게된다.

〈나는두달가까이몸을씻지도,옷을갈아입지도않았다.욕조배수구가막혔지만아무런조치도취하지않았다.그리고잘때만옷을벗었다.후줄근한코르덴줄무늬바지,여기저기구멍이뚫린낡은스웨터,마치내가곧정신병원에갇힐것을예기라도한듯끈을빼버린운동화등그야말로우울증환자의유니폼같은것들이었다.(……)어느날에는마치제단에올리듯선반위에올려놓았던조그만쌍둥이상을몇센티미터움직이려하다가바닥에떨어뜨렸다.쌍둥이상은그대로부서져버렸다.나는바닥에,내두발사이에흩어진그조각들을,내사랑의은밀한상징이었던그테라코타상두조각을내려다보며적어도한시간은서있었다.그리고생각했다.자,이보다더웅변적인표현은없어,모든게부서져버렸어,모든게끝났어…….〉
-본문231~232면

한개인의이야기에불과한『요가』가독자들에게감동적으로읽히는이유는이이야기가궁극적으로는인생을유지하고보수해나가기위해애쓰고,그것이무너지는것을막기위해고군분투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이기도하기때문이다.독자는『요가』를읽으며카레르라는한개인의내면을낱낱이훑어보다가,이것이실은나자신의이야기,혹은자신에게주어진삶을살아가야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라는사실을불현듯깨닫게된다.


이야기를위한이야기가난무하는시대속
전례없는구성방식과자기성찰로우뚝선책

『요가』를특별한소설로만드는또다른점은작가자신의정신과입원전력같은가장내밀한이야기까지파고드는가차없는철저함과,언뜻보면주제와관계가없어보이는이질적인텍스트들로이야기를꾸려나가는구성방식이다.비파나사수련원에서의명상에서부터시작해중구난방처럼보이는다양한에피소드들을거쳐난민들이모여있는레로스섬에서일어나는에피소드까지,『요가』는작가자신에게발생한,일견아무런상관관계가없어보이는수많은일화들을단편적으로나열한다.그러나카레르는이무관해보이는에피소드들을마술적인글솜씨로유려하게엮어그속에서자신이무너져내리는과정을여과없이드러낸다.

〈방은너무나,너무나많이작아져서조그만상자가되는데,이상자는또줄어들어나는천장에달라붙어울기시작한다.나는울고또울면서죽고싶다고말한다.나를죽이는것은직업상그들이할일은아님을잘알지만그래도제발나를죽여달라고애원한다.내가이렇게신음하며내의식을꺼버릴수없다면차라리죽여달라고애원하자의사들은신속히소원을들어준다.그들이주사한방을놓자퓨즈가퍽나가버리면서더이상아무도보이지않는다.〉
-본문258면

카레르라는한개인을독자들에게낱낱이까발리며,마치독자가그를자기자신처럼,혹은친밀한친구처럼속속들이아는듯한효과를만들어낸다.또한이독창적인구성방식은수많은픽션들이난무하는이시대에,『요가』를진정한자기성찰이돋보이는책으로우뚝설수있게한다.


진정한〈요가〉란무엇인가
삶을달관하고다시살아가는방법에대하여

카레르는무너져가는와중에도다시자신을일으켜세우기위해요가에대한정의를하나씩차곡차곡쌓아나간다.
카레르에게있어서요가는자신의삶을다스리는하나의방식이다.이런카레르에게요가는〈사물을있는그대로보는것〉이기도하고,〈자신의실제의모습을검토하는것〉이기도하다.〈삶가운데서거슬리는것들과마주칠때그것들을피하는대신에순순히받아들이는것〉이기도하고,〈마음의요동을멈추는것〉이기도하다.그런데이렇게요가에대한정의를하나씩만들어나가다결국소설의말미에서카레르가다다르는마지막열세번째정의는아주속되고단순하다.요가는바로〈오줌눌때오줌누고,똥쌀때똥싸는것〉이라는것이다.

〈내가머물러야할이유도떠나야할이유도찾지못하고레로스에서뭉그적대고있는첫가을의오늘,나의마음은명상은오줌눌때오줌누고,똥쌀때똥사는것이다,이정의로쏠린다.이것은지금내가별다른논평없이하고있는것과거의비슷하므로,이따금나는마침내정말로명상하고있다는재미난느낌에사로잡힌다.난즐겁지도슬프지도않고,그저친근한개들에게녀석들의막대기를,허영심의막대기,자신에대한증오의막대기,너무늦었다는생각과생각에동반되는쓰디쓴맛의막대기를던지고있을뿐인데,너무나놀라운일이지만지금나는거의행복감마저느낀다.〉
-본문402~403면

삶에대한이러한체념혹은달관끝에카레르는다시삶을살아갈원동력을찾는다.자판을외우고타이핑을연습한다는핑계로이소설을집필하고,〈누구도내사랑안에서안식하지못했고,나역시누구의사랑안에서도안식하지못할것〉을알면서도새로운사랑을시작한다.카레르는이렇듯〈삶을진짜배기지옥으로만드는일에탁월한재능을〉지닌자기자신과화해한다.모든것을내려놓고서비루한자기자신을그대로보고,받아들이고,또그것과더불어사는것이다.


**역자의말

비루한개…….이게바로인생의결산이다.그렇다,삶의황혼녘에이른우리는빛나는거인도,지혜로운현인도,품위있고고상한노신사도아니요,그저한마리비루한개일뿐이었다.
그렇다면〈비루한개〉가이책의결론인가?아니,이책의결론은개는개로되,〈비루한개〉는아니고,〈친근한개〉다.이책이참으로드라마틱한것은생의빛나는정점에이르렀다고믿었을때느닷없이파멸이찾아오고,더이상아무런희망이없다고생각했을때,바로거기서생각지못했던새순이움튼다는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