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비즈니스의기만적영업전략을
치밀하게조사해밝힌환경·산업르포르타주
환경파괴와기후위기경고에도성장을멈추지않는플라스틱산업계,그들의기만적행태를고발하는책『플라스틱테러범』이출간되었다.플라스틱폐기물이지구환경에미치는악영향은이미널리알려진사실.플라스틱생산과정에서오염물질이배출되고,그렇게생산된플라스틱제품도다양한독성을지닌다는사실또한거듭된연구를통해밝혀졌다.그럼에도플라스틱비즈니스는위축되기는커녕그성장세를나날이키워간다.
이책저자이자기후·환경전문저널리스트인도로테무아장은,글로벌플라스틱비즈니스를주도하는기업들을<플라스틱테러범>으로명명하며,그들이구축해온플라스틱유토피아의민낯을고발한다.업계의기만적인프로파간다전략을분석함으로써,플라스틱유관산업계가어떻게비난의화살을피하는지,또어떻게그위기를기회로뒤바꿔놓는지살핀다.플라스틱생산과사용,폐기의과정속에서생산종사자,소비자,환경에미칠해악을꼼꼼히따져보고,서구의폐기물이비서구로이전되며발생하는불평등한폐해등도꼬집는다.아울러,플라스틱사용저감을위해힘쓰는시민,비정부기구,규제당국의저항과제안,실험도소개한다.
(*기후·환경위기대응에동참하고자,이책은친환경인증용지에콩기름잉크로인쇄했습니다.)
플라스틱테러범들:글로벌화학기업과거대소비재브랜드
저자는플라스틱산업계의무비판적성장을떠받쳐온주역으로두그룹을지목한다.첫째는플라스틱원료나제품을생산·공급하는글로벌화학업체들로,이네오스,엑손모빌,토탈,듀폰,바스프등이다.주로소비재기업을대상으로플라스틱을공급하는터라대중에겐잘알려지지않았지만,이들이바로플라스틱세계의토대를다지는제1의주역이다.이업체들을필두로,전세계플라스틱생산업계가만들어내는플라스틱의총량은한해4억5000만톤.지구상인구의몸무게총합과맞먹는엄청난양의플라스틱이해마다생산되는것이다.이플라스틱들은사용직후쓰레기로전락하는데,그중재활용되는비율은10퍼센트미만이고나머지는소각되거나땅에묻히거나바다로흘러든다.
플라스틱유토피아의두번째주역은글로벌소비재기업들로,코카콜라,펩시코,네슬레,유니레버등이다.갖가지생활용품을플라스틱포장재에담아판매하는이들은,일상영역과맞닿아있어대중에게좀더직접적인영향을미친다.실례로,코카콜라는분당20만병의음료를판매해전세계기업중가장많은플라스틱을유통하는데,이는플라스틱쓰레기도가장많이배출하는기업이란뜻이다.코카콜라는2025년까지플라스틱용기에재활용소재를25퍼센트이상사용하겠다고했으나,2020년말기준으로10퍼센트비율밖에달성하지못했다.한편2020년에한비정부기구에서코카콜라,네슬레,펩시코,유니레버가시중에내보낸포장재를수거해중국,인도,브라질,나이지리아등6개국의야외에서소각하고그온실가스배출량을측정해보니,이들기업이배출한온실가스양이460만톤에달할것으로추산되었다.이는영국에서자동차200만대가배출하는매연에해당한다.
재활용과분리배출,그기막힌눈속임
이들산업계는빗발치는비판과견제속에서,대체어떻게그토록많은플라스틱을생산해왔고,또어떻게그생산량을늘려가는것일까.비결은바로기만적인프로파간다이다.기업들은사회적책임을다하겠다며문제해결비전을여럿제시해왔다.그중대표적인게재활용플라스틱이다.배출되는플라스틱폐기물을최대한수거하여(화학적)재활용을함으로써환경오염을줄이고자원의선순환을도모하겠다는것.하지만재활용률은앞서언급했듯10퍼센트미만이다.실제로재활용되어새생명을얻은플라스틱도순수한재활용품이라고보기어렵다.재활용공정에서순도를높이고자새플라스틱을혼합하는까닭에,결과적으로새로만들어지는플라스틱의양이그만큼늘어나는셈.게다가재활용과정에서첨가제가들어가는데어떤것들이투여되는지외부에서알기어려울뿐더러,인체와환경에악영향을미치는성분을포함한물질일가능성이높다.
한편,이런상황을알리없는대중은산업계가선전한<대책>을믿고착시에빠진다.그런<노력>을통해플라스틱문제가점차해결되리라는믿음,그리고업계가보기보다양심적인것같다는<착각>속에서,대중은플라스틱문제의심각성을잠시잊는다.실제로문제가해결되고있는것같다고안심한대중은플라스틱으로포장된상품을걱정없이구입하고,<불성실한시민>이되지않으려포장재를정성껏분리해수거함으로가져간다.그렇게폐기물처리의책임은슬그머니소비자에게떠넘겨지고,기업들은매일전세계수십억시민에게플라스틱으로겹겹이포장한상품을팔아막대한이윤을남긴다.이로써플라스틱비즈니스는나날이성장하고,저들만의플라스틱유토피아는더욱공고해진다.성실한시민들의노력은헌신짝처럼버려지고,그렇게지구는더욱병들어갈따름이다.
진짜문제는<플라스틱산업의지속>,그자체다!
1907년최초의완전합성플라스틱인베이클라이트가개발된후,우리는100여년간말그대로플라스틱시대를살아왔다.합성수지의가소성(plasticity)을이용해필요한건뭐든만들어온플라스틱세계.철학자롤랑바르트조차<마법같은재료>라평했던플라스틱은,물질에대한욕망을한껏충족해주며현대인의사랑을받았다.도깨비방망이처럼거침없는생산력으로인류에게<편리>를선사해온플라스틱은,그러나이제지구환경의존속을위협하는철퇴임이드러났다.플라스틱에대한애증을넘어그것을완벽히통제하고,실효적인대안을마련해탈(脫)플라스틱세계로이행해야만하는상황.하지만일상의편리함에익숙해진우리는,눈앞에다가온위기에도불구하고플라스틱비즈니스의지속을눈감아주고있다.
산업계가펼쳐보인<플라스틱유토피아>가사실은<디스토피아>였음이드러나고있는오늘,우리가진짜로주목해야하는지점은어디일까.개인텀블러를사용하고,페트병의라벨을깔끔히떼어내고,소재별로분류해배출하고…….소비자개개인의이런일상속실천은대단히가치있는행동이지만,오늘의플라스틱문제는사실그것들로해소할수있는수준이아니다.성실한시민에겐죄가없다.문제의근원은<플라스틱산업의지속>그자체임을,그리고진짜책임져야할주체는<플라스틱테러범>들임을인식해야한다.실효성있는대안,과감한전환을그책임자들과정책입안자들에게요구해야한다.치명적위험에눈감은채성장만고집해온플라스틱산업계와의싸움은분명쉽지않을터.하지만하루바삐그투쟁의장으로나아가야만함을『플라스틱테러범』은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