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도시 : 시민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들 - 한국 도시 아카이브 2

갈등 도시 : 시민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들 - 한국 도시 아카이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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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시덕

저자:김시덕
도시문헌학자이자도시답사가.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학부와석사과정을거쳐,일본의국립문헌학연구소인국문학연구자료관(총합연구대학원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학교일본연구센터HK연구교수와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HK교수를역임했다.2021년제70회서울시문화상(학술부문)을수상했다.
주류의역사가아닌서민들의삶에초점을맞춰도시의역사와문화를기록한〈한국도시아카이브〉시리즈『서울선언』(2018세종도서선정),『갈등도시』(2020세종도서선정),『대서울의길』로언론과대중에큰주목을받았다.시리즈의네번째책『한국문명의최전선』을펴내며〈한국도시아카이브〉를이어가고있다.
그밖의주요저서로『동아시아,해양과대륙이맞서다』,『일본의대외전쟁』,『전쟁의문헌학』,『일본인이야기1,2』,『우리는어디서살아야하는가』,『문헌학자의현대한국답사기1,2』,『철거되는기억』,『한국도시의미래』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무엇을보고무엇을생각하며시민의도시를걸을까

제1장.대서울이란무엇인가
1.대서울을바라보는서로다른입장들
2.〈경인(京仁)메갈로폴리스〉의탄생과수도길
3.〈경인〉이라는지명의분포
4.부평평야
5.서해바다를통해이어지는대서울
6.한강을통해이어지는대서울과평민의신앙〈부군당〉

제2장.도시문헌학과도시화석
1.문헌학자처럼대서울걷기
2.도시문헌학
3.도시화석
4.머릿돌
5.튀어나온철근
6.마을비석,기념비,추모비
7.가게간판

제3장.갈등도시,대서울을걷다
[경인메갈로폴리스의축]
1.봉천동·신림동:남서울과대서울의도시
2.상도동:잠시존재하는풍경들
3.흑석·노량진·대방·신길:경인메갈로폴리스의동남부
4.영등포:철도와부군당
5.서울·부천·광명·시흥·안양의경계에서:대서울서남부의공업·군사벨트
6.파주와고양:무게중심의이동
7.고양에서가좌까지:핫플레이스너머의대서울
8구파발사거리에서독립문역사거리까지:삶과죽음이공존하는의주로

[대서울의한가운데]
9.해방촌:비교도시사와삼문화광장이라는관점에서
10.종로5·6가:겨울,피맛길에서
11.을지로:서울100년의시층(時層)
12.이태원,보광동,한남동:신앙의길

[대서울의과거·현재·미래]
13.약수에서길음까지:집단주택의박물관
14.길음에서도봉까지:묘지·철거민·공장·고층아파트단지
15.의정부:변화하는정체성
16.남양주:천부교·원진레이온·마석,그리고다산신도시
17.강남답사전략:농촌강남,영동개발,군사도시
18.성남:광주대단지,분당,판교세도시이야기
19.용인:확장강남의남쪽끝
20.의왕·군포·안양·과천·사당·방배·이수:대서울의과거,현재,미래

주석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한국도시아카이브〉시리즈로거듭난
김시덕의도시답사,그두번째이야기
『갈등도시』

도시문헌학자김시덕의두번째도시답사기『갈등도시』의개정판이출간되었다.지난2018년명불허전의도시답사기『서울선언』을펴내며〈도시문헌학〉이라는독창적인분야를개척한그는,『갈등도시』(2019)와『대서울의길』(2021)을연달아펴내며〈대서울〉이라는화두를한국사회에던진바있다.열린책들과저자김시덕은이책들을새로운시리즈이름아래전면리뉴얼하며,한국전역을커버하는본격도시답사시리즈로확장하기로했다.바로,〈한국도시아카이브〉시리즈다.

서울,배제와추방의역사

〈한국도시아카이브〉제2권『갈등도시』는제1권『서울선언』에서스케일을더키워,서울에인접한경기도까지답사범위를넓힌다.전작을읽은독자라면충분히예상할수있듯,그의답사대상은고궁이나문화유산이아니다.재개발이예정된불량가옥과성매매집결지,이름없는마을비석과어디에놓여있는지찾기도힘든머릿돌이다.『갈등도시』는제목부터심상치않다.부제는〈시민의도시에서벌어지는전쟁들〉이다.저자의눈에비친서울은내부적으로도,경계를맞댄주변도시들과그도시들간에도갈등상태에놓여있다.특히재개발·재건축을둘러싼이해충돌과지역간빈부격차에따른반목이두드러진다.어느재개발지역의벽보에는〈북핵〉이나〈경주지진〉보다당장의재개발문제가시급하고위중하다고쓰여있고,분당의화장실에서는구시가지시민들을향한노골적인혐오표현이발견된다.

하지만저자가이책에서진짜중요하게생각하는문제는따로있다.저자는현대서울의역사를배제와추방의역사로이해한다.〈서울이발전하는데방해가되고서울시민이보기에좋지않다고간주되는수많은시설과사람들을경기도로밀어낸역사〉라는것.〈서울곳곳의빈민촌에살던10여만명을지금의성남원도심인광주대단지에보낸것이그러했고,서울시에서사용할화장장을고양시덕양구에세운것〉이그러했다.혐오시설을외곽으로밀어내어〈청결〉하고,가난한자들을외곽으로밀어내어계급적으로〈균질〉해진서울〈특별〉시가만들어진것이다.서울과경기도의경계지대에빈민촌과화장터,사이비종교시설,군부대가몰려있는것은그리놀라운일이아니다.

하지만배제와추방은비단서울과경기도사이에서만일어났던것은아니다.눈에보이는유형의대상들,즉빈민과한센인,혐오시설과군사시설만쫓겨난것이아니었다.재개발이나국가정책에의해내몰리기전까지그곳을삶의터전으로삼고살아온서민·시민들의문화와역사까지송두리째지워져왔다.그렇게서민·시민들의역사가지워진자리에는조선시대왕과사대부의문화(지명,기념비,건축물)가거듭소환되고,새로운역사미화가벌어진다.저자의표현그대로이것은〈기억의전쟁이자계급의전쟁〉이다.저자가굳이이전장에뛰어들어〈시민들이갈등하며살아가고또죽어간이야기들〉을수집하는이유이기도하다.

대서울,도시문헌학,그리고〈불온한〉도시걷기

어떤면에서『갈등도시』는저자가자신의작업에이름붙인그대로〈도시문헌학〉의출발을알리는저술이다.전작『서울선언』에서아이디어로제시했던몇몇개념들이보다명료해졌고,도시답사를위한방법론도꼴을갖추었다.먼저이책은좁은의미의〈서울시〉와확장된서울로서의〈대서울(GreaterSeoul)〉개념을구분한다.〈서울시의정치?경제?문화적영향력이주변도시들로확산되고서울시와주변도시들이하나의거대한공동체를만들어가는〉현실에서,서울의범위를서울시의행정구역으로한정해서는서울의본질을포착할수없기때문이다.따라서이책은엄밀히말하면서울답사기가아니다.부평과부천,1?2기신도시와서울시로출퇴근하는주민의수가많은경기도도시들까지답사범위를아우르는〈대서울답사기〉다.

또한저자는고고학자가절벽의단면을통해지층을탐구하듯,대서울이성장하고변화해온시층(時層)에주목한다.예를들면,을지로는19세기말에서20세기전기,20세기후기,21세기초에만들어진건물이한공간에뒤섞여있다.일종의〈삼문화광장〉이다.이런광경은유서깊은대도시에서는흔하며,그자체로그도시의역사와문화를증언해주는귀중한유산이다.건축양식,길의형태,머릿돌과비석,간판,팸플릿?벽보?플래카드,점집깃발등〈도시에존재하는모든것들〉이바로,시층을탐구할수있는중요한수단이다.저자는이것들을〈도시화석〉이라고부른다.

머릿돌을통해한거리의변화과정을추적할수도있고,가게간판을통해그지역의상권변화를추적할수도있으며,벽보와낙서를통해당대이슈에대한시민들의심리를추적할수도있다.이런방법론과문제의식으로무장한채저자는관악구봉천동에서시작하여시계방향으로대서울을차근차근기록해나간다.총20개의답사코스는크게세가지로묶을수있다.서울시를중심으로북쪽의파주부터남쪽의시흥까지서부를훑는〈경인메갈로폴리스의축〉,종로구와중구와용산구를깊게들여다보는〈대서울의한가운데〉,그리고북쪽의의정부부터남쪽의용인까지서울동쪽을아우르는것.20개답사코스는그자체로도흥미롭지만,대서울의과거,현재,미래를엿볼수있다는점에서지적인즐거움역시무시할수없다.

위대한조선왕조를찬양하는건축이나,일제강점기의아픈유산을돌아보는답사도좋지만,그것이서울의전부일리는없다.거대하고아름다운구조물만이서울의역사를말해주는것도아니다.재개발동네의벽보,이재민과실향민의마을비석,부군당과미군위안부수용시설에도시민의역사와스토리가담겨있다.그런의미에서〈도시의맨밑바닥〉을산책하는이책은〈불온〉하다.하지만이런답사기야말로표백된서울이아니라진짜서울의역사를만나는기회라할것이다.

서울선언』을출판하고나서,경기도의도시에거주하는몇몇분들로부터저의책이〈서울패권주의〉라는말씀을들었습니다.물론,그경기도같은도시에거주하는또다른분들은저의책이주장하는대로서울시의영향력이수도권도시들로침투하고있다며동의해주셨고요.우선말씀드리고싶은것은,서울시의정치?경제?문화적영향력이주변도시들로확산되고서울시와주변도시들이하나의거대한공동체를만들어가고있음은저의바람이아니라실제로일어나고있는일이라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