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뇌 문학

눈 뇌 문학

$48.00
Description
저명한 인문학자 석영중 교수가 평생토록 펼쳐 온 문학 연구의 집대성인 『눈 뇌 문학』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그가 눈과 뇌와 문학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탁월한 지성과 넘치는 애정으로 연결해 펼쳐 보이는 이 책은 문학을 중심으로 과학과 인문학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한편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춰 지적 호기심이 있는 누구나 두고두고 읽을 만한 교양서로, 곳곳에 배치된 60여 개의 컬러 도판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포식과 경쟁에서 출발한 눈이 어떻게 연민과 공존과 성찰을 향해 왔나〉를 통과한 후 〈어떻게 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다다라 독자로 하여금 자기 삶에 대해 같은 질문을 던져 보도록 이끈다.

저자

석영중

저자:석영중
1959년서울에서태어났다.고려대학교노어노문학과를졸업하고오하이오주립대학교슬라브어문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1991년부터2024년까지고려대학교노어노문학과교수로재직했고한국러시아문학회및한국슬라브학회회장을역임했다.지은책으로『죽음의집에서보다:도스토옙스키와갱생의서사』(공저),『도스토옙스키의철도,칼,그림:석영중교수의〈백치〉강의』,『도스토옙스키깊이읽기:종교와과학의관점에서』,『도스토옙스키의명장면200』,『매핑도스토옙스키:대문호의공간을다시여행하다』,『인간만세!:도스토옙스키의〈카라마조프가의형제〉읽기』,『자유:도스토예프스키에게배운다』,『러시아문학의맛있는코드:푸슈킨에서솔제니친까지』,『톨스토이,도덕에미치다:톨스토이와안나카레니나,그리고인생』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도스토옙스키의『분신』,『가난한사람들』,『백야외』(공역),톨스토이의『이반일리치의죽음·광인의수기』(공역),푸시킨의『예브게니오네긴』,『대위의딸』,체호프의『지루한이야기』,자먀틴의『우리들』,스트루가츠키형제의『세상이끝날때까지아직10억년』등이있다.푸시킨작품집번역에대한공로로1999년러시아정부로부터푸시킨메달을,2000년한국백상출판문화상번역상을받았다.2018년고려대학교교우회학술상을수상했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I인간의위대한눈
1눈의탄생/2주인공삼엽충/3인간,눈을뜨다/4빛,눈,뇌/5보는것이아는것이다/6생각하는대로보인다/7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8상상하는눈/9이미지만들기/10몸의눈,정신의눈,영혼의눈

II눈의윤리
1타인의시선/2보이지않는사람/3시선의위조/4구경과구경꾼/5공개처형,볼것인가말것인가/6다보는눈/7전자감시와슈퍼파놉티콘/8초윤리의시대/9팬데믹감시와감시의팬데믹/10원조감시문학/11보호와통제/12유리제국/13유리인간

III실재와환상
1두세계/2질병으로서의환시/3뇌신경의꼬리/4꿈,갱생으로들어가는문/5허접한악마/6문학과의학/7유령의사회학/8가상현실/9시지각의왜곡/10경계선의철학/11합의된환각

IV실명
1눈멂과눈뜸/2눈먼사람들의문학/3시각의보상/4시적인순교/5찬란한어둠

V창조하고감상하는눈
1잘못보기의마술/2낯선시선과벌거벗은눈/3뒤통수로바라보기/4원근법/5역원근법/6이콘에서큐비즘으로/7거칠고묵직한말/8광장이된시인/9사물과그이름/10눈의시인/11여행하는눈/12메타포의데카르트/13문학적인바라보기/14뇌와예술/15말하는그림/16그림의신학/17악마의초상화/18액자속의귀부인

VI신의바라봄,신을바라봄
1신과마주봄/2신의바라봄/3눈물흘리는눈/4인간의응시/5나는진리를보았다

에필로그

참고문헌
도판출처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인문학자석영중이평생토록펼쳐온
문학연구의집대성

시각과인지와예술을
종횡무진넘나드는기념비적저작

저명한인문학자석영중교수가평생토록펼쳐온문학연구의집대성인『눈뇌문학』이열린책들에서출간되었다.그는1991년부터2024년까지고려대학교노어노문학과교수로재직하며문학연구자로서눈부신활약을펼쳐왔으며,특히도스토옙스키연구의세계적인권위자로널리인정받는다.한편으로는비전공자도문학에쉽고재미있게접근할수있도록여러교양서를집필하고EBS강연에나서는등,대중에문학을알리는일에도적극적으로나서왔다.그가눈과뇌와문학에관한방대한지식을탁월한지성과넘치는애정으로연결해펼쳐보이는이책은과학과인문학을종횡무진넘나드는한편깊이와재미를모두갖추고있어,지적호기심이있는누구나두고두고읽을만한교양서다.이흥미진진한여정의중심에는언제나문학이놓여있으며특히러시아문학에관한폭넓고다채로운이야기가생생히펼쳐진다.아울러곳곳에배치된60여개의컬러도판이독자의이해를돕고상상력을부추긴다.

〈이책의의의는문학연구자가문학을통해,문학안에서,그리고문학과함께추적한시각의의미에있다고말할수있을것이다.역으로문학연구자가시각성의코드로문학의저깊은심연을들여다본결과물이이책이라할수도있다.나는공시적으로는인접학문의결과물을내지성의한도안에서참조하고반영하고대화하고논쟁하면서,또통시적으로는역시내지성의한도안에서고대그리스철학에서현대현상학에이르기까지인류지성사를환기하면서문학과시각을살펴보았다.〉(「머리말」에서)

포식과경쟁에서연민과성찰을향해나아가는눈
인간은뇌로보되뇌를넘어서본다

본다는것은무엇인가?『눈뇌문학』은이질문을뿌리삼아여러갈래로뻗어나가며문학,미학,자연과학,신경과학등을총동원해그답을찾아간다.그시작점에는눈의기원에관한이야기가있다.눈이라는기관은약5억4300만년전삼엽충에게생겨난이래개체간생존경쟁을벌이는환경에서더잘볼수있도록진화했다.본다는것은생물학적관점에서광수용기세포가빛을감지해뇌에전달함으로써시각이미지가형성되는것을뜻한다.그러나그뿐만이아니다.오랫동안문학과신경과학의접점을연구하며다수의논문과저서를집필해온저자는인간이〈뇌로본다〉는사실을알기쉽게설명하는데서나아가〈뇌를넘어서본다〉고강조한다.인간은너무작거나커서,혹은너무멀리있어서보이지않는것을보기위해무수한도구를발명하는한편〈내면의눈〉으로초월적인무언가를보고자집요하게노력해왔다.바로이점에서인간의눈은위대하다.이책은무엇보다도인문학자의관점으로,〈포식과경쟁에서출발한인간의눈이어떻게그와는반대되는연민과공존과성찰을향해〉왔는가를알아본다는목표아래나아간다.그리고그모든내용의기저에는〈시각의윤리〉에관한고찰이자리잡고있다.

『성경』부터플라톤,도스토옙스키,제발트까지
중세이콘회화부터20세기아방가르드문학까지
시각을키워드로펼쳐보이는인류지성사의다채로운풍경

이책은고대부터현대까지인류의지성사에새겨진시각에관한논의를샅샅이살피며,널리알려진고전부터문학사적중요성을띠나아직우리에게잘알려지지않은작품까지다양한텍스트를시각이라는키워드로읽어낸다.『성경』에서부터플라톤,아우구스티누스,푸시킨,도스토옙스키,톨스토이,만델시탐,디킨스,헉슬리,카버,제발트에이르기까지수많은작가의작품이새로운관점에서소개된다.그리고그러한독해가언제나오늘날의독자를〈어떻게인간답게살것인가〉라는성찰로안내한다는점에서이저작의인문학적탁월함이비롯한다.
이를테면무한한재미를좇아타인의고통을구경하는세태를담아낸사례로『고백록』,『카라마조프씨네형제들』,『토성의고리』등을다루며우리에게무엇을어떻게보거나보지않을것인가하는질문을제기한다.또신의전시안부터파놉티콘,CCTV,〈빅어더〉까지감시의흐름을되짚고,자먀틴의디스토피아소설을통해감시가고도화되어가는현대사회에서인간이기를포기하지않는다는것의의미를살펴본다.한편푸시킨,체호프,와일드,디킨스등의작품이보여주는바정신질환의증상,꿈,몽상등으로나타나는환상적인것은현실적인것과공존하며맞물린다.저자는이와달리,환시를정교히구현한가상현실은실재와허구의경계를해체하고시공간의제약도,불안과고통도제거된세계를제공함으로써인간으로서의자유를제한할수있다는점을짚는다.
눈을통한창조와감상의문제를다루는장은이책의정수를담아냈다고할만하다.저자는시각과밀접히연관된창조의방법으로미술의원근법과역원근법,문학의〈다르게보기〉를풍부한예시와함께다루는데,그미술사적,문학사적사례들의연결고리를따라가다보면눈앞에는중세이콘회화부터20세기초러시아아방가르드문학까지시시각각모습을달리하는만화경같은풍경이펼쳐진다.그러한예술작품을감상하는특별한눈을지닌인간의미적경험은신경학적기반만으로설명하기어렵다.인간의감상은단순히미적쾌감을얻는데서그치지않고윤리적영역으로나아가는것이다.

신의눈을흉내낸다는것에관하여
어떻게보며어떻게살것인가

이책의마지막장은〈신의눈을흉내내는시선〉을이야기한다.문학대가들이상상한신의눈은보편적인참회와구원의눈물(『악령』,『카라마조프씨네형제들』),인간과인간사이의응시(『전쟁과평화』,『이반일리치의죽음』),타인의고통을바라보는시선이자상호이해의가능성을열어주는시선인연민(「우스운인간의꿈」)등의형태로작품에새겨져있다.〈신의바라봄〉을흉내내는이러한시선을가능하게하는것은다름아닌타인과세계와삶에대한사랑이다.〈윤리적인바라봄의영역에서감각과인지와윤리를하나로융해하는것은사랑이다.〉(640~641면)
〈본다는것은무엇인가〉에서시작해〈포식과경쟁에서출발한눈이어떻게연민과공존과성찰을향해왔나〉를통과한이책은〈어떻게보며어떻게살것인가〉라는질문에다다라독자로하여금자기삶에대해같은질문을던져보도록이끈다.수많은학문분야를넘나들며펼쳐진이장대한지적여정의끝에사랑이라는보편적인진리가묵직하게자리잡고있다는사실은깊은울림을남긴다.세계곳곳이고통받는이들로넘쳐나며타인의고통을소비하는콘텐츠가범람하는오늘날,『눈뇌문학』은인간답게산다는것이무엇인지되새기게해줄탁월한인문학교양서로오래사랑받을만하다.